11월 28일(일요일), 10시 20분에 집을 나선다. 10시 30분에 도봉구민회관 앞에서 소요산행 139번 좌석버스를 타고 의정부를 지나서 샘내 부대앞(수색대)의 다음 정류장인 샘내에서 내리니 11시 10분. 건너편에 양주농협이 보이는 횡단보도를 건너 중랑천 상류를 왼쪽에 끼고 거슬러 올라간다. 삼거리의 좌측으로는 부대가 있고 우측으로 등산로 표시가 돼 있다. 비포장도로를 따라가니 천주교 공동묘지가 나오고 이어서 불곡산 등산 안내 표지판이 보인다.

 부흥사 입구에 도착하니 11시 51분. 부흥사 입구 좌측으로 등산로 표시가 돼 있지만 임꺽정봉부터 올라 불곡산을 종주하기 위해 부흥사로 들어가서 왼쪽으로 깊숙이 들어서니 산신각이 보이고 산신각 좌측에 낙엽이 깔린 등로가 보인다. 오늘 불곡산 산행의 들머리다. 낙엽이 깔려서 희미한 등로의 흔적을 좇아서 오른다.

 


부흥사 입구.

 


불곡산 들머리 - 부흥사의 산신각 왼쪽길.

 


낙엽이 깔린 등로.


 낙엽이 두텁게 깔려서 희미한 등로에서 길을 잃고 엉뚱한 곳으로 가다가 다시 제 길을 찾아 나아간다. 그런데 한참 오르다 보니 군부대의 유격훈련장이 나온다. 어디선가 길을 잘못 든 모양이다.좌측으로 꺾어져서 오르니 초입부터 암릉의 표정이 험상궂다. 암릉을 지나 조금 더 나아가니 철조망이 나오는데 사람들이 넘어간 흔적이 있는 곳이 보인다. 그 곳을 넘어 가니 삼거리가 나오고 군부대의 안내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이 삼거리의 내리막길이 부흥사에서 올라오는 정상적인 등로인데 길을 놓쳐 엉뚱한 곳으로 가게 된 것이다.

 삼거리에서 8분 쯤 진행하니 수직에 가까운 가파른 암릉이 나오는데 군데군데 물기가 배어 있고 로프도 설치돼 있지 않아 꽤 위험해 보인다. 물기만 없어도 괜챦겠는데 오르다가 미끄러지면 크게 다칠 수도 있는 이 암릉에서 한참 주저하다가 물기가 있는 부분을 피해서 간신히 오른다. 릿지에 익숙한 사람이 아니면 당황하기 쉬운 부분이라서 반드시 로프를 설치해야 한다고 생각된다.

 조금 더 진행하니 안개가 자욱히 낀 주변의 산세가 나름대로 멋있게 보인다. 보호철책이 설치된 암릉에서 음료수를 마시며 잠시 쉰다. 눈 앞에 단단한 근육질의 암봉인 임꺽정봉이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로프를 잡고 임꺽정봉을 오르는 것이 조그맣게 보인다.



군부대의 유격훈련장으로 잘못 들어와서...



정상적인 등로로 들어와서...



로프 설치가 필요한 가파른 암릉.



안개가 자욱히 낀 주변의 산세.



단단한 근육질의 임꺽정봉.


 조금 더 진행하니 임꺽정봉까지 0.1 킬로미터라는 방향표지판이 나오고 철사다리를 오르니 임꺽정봉으로 오르는  암벽에 5 미터 정도의 로프가 설치돼 있는데 직벽보다 더 어려운 100도 정도 경사의 암벽이다. 주저하다가 누군가의 도움으로 오르는데 자세를 잘못 잡아서 무게 중심이 뒤로 쏠려 로프를 쥔 양팔에 체중이 거의 다 실려서 포기하고 내려와서 좌측의 우회로를 통해 임꺽정봉에 오른다.

 해발 445.3 미터의 임꺽정봉에는 양주에서 백정의 아들로 태어난 임꺽정이 의적으로서 백성들의 도움을 받으며 상당한 조직을 거느리자 체제 유지에 불안을 느낀 조정에서 파견한 토포사 남 치근에 의해 체포되기까지 무려 삼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는 설명이 스테인레스 안내판에 적혀 있다.

 임꺽정봉의 나무벤취에 앉아서 점심 식사를 한다. 조망이 꽤 좋다. 임꺽정봉에서 20분 쯤 머물다가 상투봉으로 걸음을 옮긴다. 암릉을 내려가는 길에 바라보이는 420봉과 상투봉, 상봉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로프를 잡고 내려와서 420봉에 오른다.

 420봉의 우측에 외따로 서 있는 암봉 위에 몇 사람이 서 있는데 그 암봉의 모습이 너무 멋져서 그 곳으로 간다. 조망이 꽤 좋은데 날씨는 맑지만 안개가 완전히 걷히지 않아서 근경도 뿌옇게 보인다. 이 암봉에서 상투봉과 상봉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다시 420봉으로 돌아온다. 무명봉에는 보통 그 봉우리의 높이로 이름을 대신하는데 해발 403.6 미터의 상투봉보다 더 낮아 보이는데 420봉이라니 참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



임꺽정봉 - 해발 445.3 미터.



임꺽정봉을 내려와서 바라본 420봉과 그 우측에 외따로 서 있는 돌올한 암봉, 상투봉, 상봉.



420봉의 우측에 외따로 서 있는 암봉.



외따로 서 있는 암봉에서 바라본 상투봉과 상봉.



420봉 정상.


 420봉을 내려서니 기암괴석이 좌우에 한개씩 있는 곳이 나온다.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서 카메라에 담는다. 상투봉까지 0.3 킬로미터가 남았다는 이정목을 지나서 나아가니 바로 위에 상투봉이 보이는 암릉길이 펼쳐진다. 암릉미가 빼어난 곳들을 촬영한다.

 위험한 암릉길이 전개된다. 위험한 릿지를 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서 우측으로 우회하니 그 곳도 그렇게 만만치는 않다. 상투봉은 암릉길의 한 부분 같은 곳에 보호철책을 설치한 곳이 정상이다. 해발 403.6 미터라고 표기돼 있다.



420봉에서 상투봉으로 가는 길의 기암괴석 1.



420봉에서 상투봉으로 가는 길의 기암괴석 2.



상투봉으로 오르는 암릉길.



암릉미를 보여주는 한 정경.



상투봉 - 해발 403.6 미터.


 상투봉을 지나니 바로 425봉이다. 이 곳의 높이도 420봉과 마찬가지로 의문이 든다. 상투봉보다 20 미터 이상 더 높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 곳을 지나 울퉁불퉁한 돌밭이 낙엽들에 가리워진 등로를 조심스럽게 오르다 보니 노점이 나오고 상봉까지 0.1 킬로미터라는 이정목이 설치돼 있다. 경사 70도 정도에 설치된 로프를 잡고 오르니 양주시청 쪽으로 하산하는 종주코스인 육산의 능선길이 빤히 내려다 보인다. 두 번째 로프를 잡고 오르니 드디어 불곡산의 정상인 해발 468.7 미터의 상봉이다.

 상봉 정상에서는 사방의 조망이 시원하게 펼쳐지는데 아침에 자욱하게 낀 안개가 완전히 걷히지 않아서인지 시야가 선명하게 확보되지는 않는다. 여태까지 땀흘려 올라온 임꺽정봉과 420봉, 상투봉, 425봉을 바라본다. 임꺽정봉과 상투봉, 상봉 뿐만 아니라 420봉과 425봉도 단단한 암벽으로 무장한 암봉이다. 이렇게 좁은 면적과 500 미터도 채 되지 않는 높이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아슬아슬한 위태로움과 다양한 암릉미를 보여주는 산이 또 있을까?

 로프가 설치된 곳의 반대쪽에 철제계단이 설치돼 있어서 그 쪽으로도 사람들이 올라오고 있다. 반대쪽에서 오르는 길도 있나 보다. 그 쪽에서 편한 길도 있는데 굳이 기암괴석을 타고 릿지를 해서 오르는 부부 한 쌍을 본다. 코뿔소의 머리 처럼 보이는 기암괴석이다.



425봉.



양주시청으로 하산하는 육산의 능선길.



상봉 - 해발 468.7 미터.



상봉에서 바라본 임꺽정봉과 420봉, 상투봉, 425봉.



상봉 위의 새 한 마리와 반대쪽에서 오르는 철제계단.



상봉 밑의 기암괴석.


 상봉에서 간식과 음료수를 먹으며 무려 35분간 쉬다가 다시 로프가 설치된 곳으로 내려선다. 조심해서 두 군데의 로프지대를 내려와 종주코스인 양주시청 쪽으로 가는 지릉길로 향한다. 여태까지의 험한 암릉과 암봉은 흔적도 없고 전형적인 육산의 걷기 좋은 능선길이 나를 반긴다. 그런데 시간이 16시 4분. 바로 양주시청까지 내려가는 데에는 문제가 없는데 백화암을 들렀다가 다시 되올라와서 양주시청 쪽으로 하산하려는 원래의 계획대로 밀고 나가자니 일몰시각이 지나게 되어 좀 불안했지만 양주시청 하산길은 육산의 지릉길이라는 정보를 믿고 원래의 계획대로 밀어 붙인다.

 철제 사다리를 내려가서 십자고개 사거리에 도착하니 직진하면 양주시청 하산로이고 우측으로 내려가면 백화암이다. 그런데 어느 산행지도에서 본대로 백화암으로 내려가는 길과 백화암에서 올라오는 길을 달리 하기 위해 360.8봉까지 진행하기로 한다. 십자고개의 안부 사거리에서 5분간 더 나아가니 헬리포트가 있는 삼거리인데 좌측으로 내려가면 양주시청, 직진하면 봉화대라고 이정목에 적혀 있다. 이 곳이 360.8봉으로 추정되지만 백화암으로 내려가는 우측의 내리막길은 보이지 않고 우측에는 벼랑 뿐이다. 봉화대 쪽으로 직진하지만 백화암으로 내려가는 길은 보이지 않는다. 할 수 없이 다시 십자고개로 돌아오니 16시 34분. 무려 23분을 손해보고 나서 가파른 돌밭길을 십여분 내려가서 백화암에 닿는다.



상봉에서 되내려오는 로프지대 1.



상봉에서 되내려오는 로프지대 2.



양주시청 쪽으로 가는 지릉길.



십자고개(안부 사거리)의 이정목.



봉화대 쪽으로 가다가 되돌아 온 헬리포트 삼거리.


 백화암으로 내려가는 길에 오늘 산행중 몇 번 마주친 사람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백화암의 대웅전과 약수터, 수령이 약 350년이라는 느티나무를 카메라에 담는다. 그리고 수통에 약수를 가득 채운다. 백화암에서 등로의 우측길로 오르면 나온다는 마애불을 보고 싶었지만 시간관계상 생략한다. 다시 십자고개로 되오른다. 15분 만에 십자고개에 닿으니 일몰시각이다. 다시 헬리포트 삼거리로 가서 좌측으로 꺾어져 내려간다.



백화암의 대웅전.



백화암의 약수터.



백화암의 느티나무 - 수령 약 350년, 높이 28 미터, 둘레 3.8 미터.



십자고개(안부 사거리)로 되오르는 길 1.



십자고개(안부 사거리)로 되오르는 길 2.


 어느 산행기의 표현 처럼 양주시청으로 가는 등로는 전형적인 육산의 지릉길이다. 무른 땅에 벌겋게 변색한 솔잎들이 떨어져 있어서 발과 다리에 부담을 거의 주지 않는다.

 낙엽이 깔린 호젓한 지릉길을 걷는다. 걷다 보니 양주시청까지 1.4 킬로미터라는 이정목을 지난다. 그리고 보루성이라는 표지판을 지나 내리막길을 타니 저 멀리 북한산과 도봉산, 사패산이 조망된다. 안개가 낀 낮의 사진보다 야경의 뚜렷한 실루엣이 더 선명히 시야에 다가온다.



양주시청으로 하산하는 지릉길.



낙엽이 깔린 지릉길.



지릉길에서 바라본 북한산과 도봉산, 사패산.


 다시 솔밭의 지릉길을 걷는다. 어둠이 짙어지지만 걷는 데에 큰 지장이 없어서 일부러 후래쉬를 켜지 않고 진행하는데 등로의 좌측 밑에 콘크리이트 포장의 임도가 보이기 시작한다. 그러나 산길을 고집해서 걸으니 우측으로 마른 계곡길로 보이는 폭이 좁은 너덜겅이 나타난다. 이 길을 십분 정도 내려오니 삼거리가 나오는데 좌측으로 진행하니 한사람 만이 오르내릴 만한 폭 좁은 시멘트 계단이 나온다. 그 곳을 내려가니 세무사사무소가 나온다.

 차도변의 인도로 나와서 우측으로 약간 걸어서 다시 우측의 오르막으로 오르니 그 길은 조금 아까 내려온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꺾어지면 내려오게 되는 길이다. 이 길을 오늘의 불곡산 날머리로 삼는다.

 귀가 후에 검토해 보니 아까 등로의 좌측에 보이던 임도로 내려가서 진행하면 완전한 종주코스인 현충탑으로 내려가서 양주시청의 뒤편으로 내려오게 되는 것인데 산길을 고집하여 마른 계곡길로 내려오는 바람에 약간 다른 쪽으로 내려오게 된 것이다.

 18시 25분에 양주시청 건너편에서 32번 버스를 타고 18시 35분에 의정부북부역 앞에서 내려 바로 106번 버스를 타고 귀가하니 19시 10분이다.

 작고 낮은 산이지만 아슬아슬한 암릉타기의 재미와 암릉의 강인한 아름다움을 접하고 온 하루였다.



불곡산 날머리 - 양주시청 인근의 하산로.



양주시청.



오늘의 산행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