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 산행일자 : 2004년 11월 27일(토)
ㅇ 산 행 지  : 보문산~만인산~식장산~계족산 일시종주

ㅇ 산행인원 : 나홀로
ㅇ 코 스 : 대전동물원 750번 버스 종점~보문산 시루봉~오도산~금동고개~만인산~정기봉~닭재~등오리고개~식장산~세천유원지~갈현성~절고개~계족산~회덕정수장 정문

ㅇ 산행거리 : 60km
ㅇ 소요시간 : 11시간 42분 34초(실제소요시간 11시간 15분 48초, 휴식 26분 46초)
ㅇ 구간별 소요시간 

  - 제1구간 : 동물원 750번 버스 종점--33‘51“--보문산 시루봉--43’45”--오도산--40‘44“--금동고개--2:16’58”--만인산(4:15‘18“ 소요, 누계 4:15‘18“ 소요)  

  - 제2구간 : 만인산--39‘40“/휴식9’45”--정기봉--1:43‘33“--닭재--1:21’20”/휴식5‘25“--등오리고개--36’48”--식장산[4:36‘31“ 소요(휴식 15’10”포함), 누계 8:51‘49“ 소요(휴식15’10”포함)]  

  - 제3구간 : 식장산--33‘02“/휴식11’36”--세천유원지--24‘52“--갈현성--1:06’54”--절고개--19‘35“--계족산--14’46”--회덕정수장 정문[2:50‘45“ 소요(휴식 11’36”포함), 누계 11:42‘34“ 소요(26’46”포함)]

 

 

대전의 유명한 산꾼이신 강산에님의 산행일기를 통해 보만식계라는 대전근교산 종주를 처음으로 접하게되면서, 평소 등산을 즐겨했던 나로서는 한번쯤은 해보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를 위한 사전답사를 계획하고, 만인산→식장산 구간은 불수사도북 종주를 위한 연습산행삼아 6/6, 보문산→만인산 구간은 여러번의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11/13, 식장산→계족산 구간은 11/21 종주를 마치면서 전구간 종주를 위한 사전답사를 마칠 수 있었다.


 

드디어 11/27 오늘 동물원 750번 버스종점에서 시작하여 보문산 시루봉을 거쳐 만인산 정상, 식장산 해돋이전망대, 계족산 봉황정에서 회덕정수장 정문으로 이어지는 보만식계 종주를 14간 이내로 마치는 것을 목표로 실행에 옮긴다.


 

제1구간 : 동물원 750 버스종점→보문산→만인산(4:15‘18“ 소요, 누계 4:15‘18“ 소요)


 

택시를 타고 대전동물원 750번 종점에서 하차하여 정확히 06:00에 보문산 들머리를 향해 언덕길을 속보로 오르기 시작한다. 저번 연습산행때는 시루봉까지 쉬지 않고 뛰어서 올라갔었지만 지금은 장거리의 산행이기에 힘을 비축하면서 평지와 내리막은 뛰고 오르막은 속보로 올랐다. 시루봉 보문정까지 33분 소요. 이른 시간인데도 야호를 외치시는 분들이 계신다.


 

보문정을 뒤로하고 헬기장을 지나 구완터널 방향으로 향한다. 이곳은 여러번의 사전답사시에 시행착오가 많았던 구간이다. 한번은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진행하여 석교동으로 하산한 적도 있었다. 11/13 연습산행시에 제대로 등산로를 찾을 수 있었지만 한번에 불과하고 지금은 날이 어두어 조심조심 진행한다. 구완터널 위를 지나 오도산을 거쳐 금동고개에 도착한다(7시 58분).


 

이 구간에서 두번의 알바는 있었지만 낙엽이 진 상태에서 시야확보가 가능했기에 어렵지 않게 제 등산로를 되찾을 수 있어 시간손실이 적었던 것 같고, 연습산행시에는 없었던 대전시청에서 걸어 둔 보만식계 안내리본이 자주 보여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금동고개에서는 포도밭을 지나 천비산 자락에 붙는다. 이후부터는 급경사의 오르막이 많은 코스인 반면에 정상적인 등산로로 개발되지 않아 급경사면 그대로를 발 앞굼치로 디디며 올라야 하기에 힘이 든다. 저번 연습산행시에는 간단한 요기를 위해 휴식을 취했었지만 이번에는 휴식도 없이 진행했기 때문에 더욱 힘이 들었던 것 같다.


 

오른쪽 방향 멀지 않은 곳에 만인산 전망대가 보일 쯤, 시간상 만인산 정상에 거의 왔을 시점에서 등산객 한분을 유일하게 만난다. 마지막 오르막 급경사를 힘겹게 오르니 만인산 0.2k 이정표가 보인다. 드디어 만인산 정상이다(10시 15분). 동물원 버스종점에서 시작하여 4시간 15분만에 1구간을 마친다. 힘을 비축하면서 진행했음에도 중간에 휴식없이 진행했기 때문인지 오히려 저번 연습산행시보다 시간을 8분 단축했다.


 

제2구간 : 만인산→식장산[4:36‘31“ 소요(휴식 15’10”포함), 누계 8:51‘49“ 소요]


 

만인산 정상에서 준비해간 맥주 1캔에 가래떡 1개를 먹으며 휴식을 취해보지만, 런다 긴바지에 긴팔 셔츠의 복장이다보니 이내 추위를 느끼고 정기봉을 향해 서둘러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휴식 9‘45“).


 

정기봉의 긴 오르막 전까지는 대체로 평지가 많고 오르내림이 적은 코스이다. 속도를 내서 달렸다. 태봉고개에서는 세줄타기 로프가 설치되어 있고 그 아래로 안전그물도 설치되어 있어 군대시절 유격훈련을 생각하며 조심스레 로프를 건너 지났다. 뗏목타기, 타고넘기, 프라스틱통으로 만든 오소리동굴 등을 지나 긴 정기봉의 오르막이 시작되고 힘겹게 올라 정상에 올라선다(11시 4분).


정기봉에서 50m 쯤 내려가면 이정표(청소년수련원 2.2km, 식장산 17.5km, 만인산 3.0km)가 있는데, 6/6 연습산행때는 이 이정표를 보지 못하고 청소년수련원 방향으로 1km쯤 내려가다 다시 올라오는 바람에 30분을 허비했던 구간이다. 다행이 지금은 늦가을이라 이정표를 확실히 확인할 수 있었고 제대로 방향을 잡고 가파른 내리막을 뛰어 내려갔다.


 

닭재까지의 구간은 심한 오르막이 없는 구간이라 심한 오르막이 아니면 뛰었다.


 

중간의 긴내리막을 뛰어 내려가다 보니 앞에 남자 두 분이 내려가고 있다. 인기척을 내고 지나치려하니 남자분들이 깜짝 놀라신다. 나는 미리 인기척을 낸다고는 했는데 그분들에게 미리 알려지지 않았던 모양이다. 어디까지 가느냐고 물어 오길래 보만식계 중이라고 크게 말씀드리면서 달려 내려가니 못 알아 들었는지 되묻는다. 다시 식장산을 거쳐 계족산까지 간다고 말씀드리고 계속 뛰어 내려갔다.


 

내리막을 마치면서 바로 시작되는 제법 급한 오르막을 중간 쯤 오르는데 언제 따라왔는지 남자 두 분이 따라 올라오면서 “말동무나 하면서 같이 갑시다.”라는 것이다. 순간적으로 나는 뛰는 나를 따라오는 저분들도 등산실력이 보통이 아니라는 느낌, 그런데 남자 두 분이 등산을 같이 하면서 또 다른 말동무가 필요한 것인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전체 종주 시간을 14시간 이내에 마치기 위해서는 힘이 남아 있을 때 시간을 최대한 절약하여야 했기에 “시간이 없습니다”라고 답하면서 내 속도를 유지하면서 오르막을 올랐다.


 

이후로는 그분들에 대한 경쟁심과 이상한 느낌은 나를 더욱 빠르게 했고 덕분에 만인산 식장산 구간을 당초 생각했던 5시간 30분보다 훨씬 단축한 4시간 36분만에 마칠 수 있는 힘이 되었던 것 같다. 오히려 그분들에게 고맙게 생각해야 할 것 같다.


 

12시 48분에 닭재에 도착했다. 닭재에는 진행방향 왼쪽 하산길로 200여미터를 내려가면  약수터가 있어 산행전에는 이곳에서 식수를 보충할 예정이었으나, 250ml 물과 355ml의 맥주 1캔이 남이 있었기에 식수 보충 없이 바로 진행했다.


 

등오리 고개를 거쳐(14시 15분), 이정표(세천유원지4.3km, 만인산17.5km, 고산사 2.6km)가 있는 갈림길 삼거리에 도착한다. 삼거리에서 고산사 방향으로 진행하여 기도터의 가건물에 도착하여 그 곳에서 식수 500ml를 보충한후 급경사 오르막을 올라 송신탑지대를 왼쪽으로 우회하여 제2구간 종착점인 해돋이전망대에 도착했다(14시 52분, 만인산에서 4시간 36분 소요).

 

 


제3구간 : 식장산→계족산[2:50‘45“ 소요(휴식 11’36”포함), 누계 11:42‘34“ 소요]


 

식장산 정상에서 맥주와 떡으로 요기를 했다(휴식 11‘36“). 이제까지 소요된 시간과 계족산 구간의 연습산행 시간을 고려해 보면 당초 계획했던 14시간 이내 종주는 충분히 가능할 것 같고 어두워지기 전에 종주를 마칠 수도 있다는 자신감에 오히려 힘이 솟는다. 15시 03분에 세천유원지를 향해 출발한다.


 

오버맨, 대지마, 수심행님의 산행일지, 강다구님의 일지에서는 식장산→세천유원지까지 계곡길을 따랐다고 되어 있는데, 나는 그 길을 모르겠기에 송신탑 부대에서 시작되는 시멘트 식장산길을 따라 달려 내려갔다. 중간에 옥천의 어느 초등학생들이 언덕훈련을 하는 모습도 보였다. 식장산길은 내리막길이 대부분이고 간혹 짧은 언덕이 있었는데 언덕훈련 삼아 쉬지 않고 뛰어 33분만에 세천유원지에 도착했다.


 

세천상회에서 물 500ml를 보충하고 계족산 능선을 향해 옥천행 4번국도를 횡단한다. 계족능선 들머리가 각 산행기마다 차이가 있다. 강산에님의 산행기에는 대청댐 가는 길을 따라 진행한후 비룡동 마을 입구에서 능선으로 올라갔고, 강다구님의 일지에는 구정골 마을에서 능선을 올라선 것으로 되어 있는데(강다구님은 계족산→만인산 방향이니까 이쪽으로 내려왔다), 나는 그 중간쯤으로 보여지는 오버맨님 등의 들머리인 동신고등학교 뒷길을 타고 오르기로 한다. 등산로는 딱히 있는 것 같지 않고 능선에 올라서면 등산로가 있을 것 같아 계속하여 오르막을 오르니 제법 너른 등산로와 만날 수 있었고, 이정표를 따라 얼마를 진행하니 갈현성에 도착했다(16시 1분).


 

이후부터는 이정표가 잘되어 있어 길을 잃을 염려가 없다. 예비군훈련장을 지나고, 능성, 질현산성을 거쳐 절고개에 도착했다(17시 08분). 11/21 연습산행시에는 임도삼거리까지 임도를 따라 뛰어갔지만 이번에는 계족산성 방향의 능선을 거치기로 하고 계단을 올랐다. 계족산성 갈림길 이정표에 도착하여 임도삼거리 방향으로 힘차게 뛰어 내려가니 이내 임도삼거리 도착, 임도를 건너 계족산 정상으로 가는 능선길을 올라섰다.


 

이곳에 이르러서는 힘이 빠진 시점이지만 18:00이전에 대망의 종주를 마칠 수 있다는 생각에 스퍼트를 하였다. 드디어 17시 27분에 계족산 정상에 도착했다. 어느 분들의 산행기를 보면 정상에 도착하여 ‘영역표시 행사’를 하면서 종주의 기쁨을 만끽한 것으로 되어 있는데,  홀로 종주이다보니 생각보다 무덤덤하다. 막바로 하산이다. 회덕정수장 방향으로 급경사 계단길을 뛰어내려 시멘트길을 거쳐 17시 42분 종주를 시작한지 11시간 42분만에 대단원의 종주를 마친다.


 

그리고 집에 핸드폰으로 전화를 한다. “보쌈이나 삶아놓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