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산산행기(눈과 억새의 절묘한 조화)


 

◉일시 : 2004.11.27(토) 11:00~17:10 아내와 동행

◉지나간곳 : 들머리[등산로가든](11:03)-비선폭포(11:11)-등룡폭포(11:40)-억새꽃축제등산반환점(12:24)-팔각정(12:40)-(삼각봉1:45)-헬리포트장(14:00)-명성상정상(14:40)-산안고개갈림길(15:18)-산안고개입구(16:43)-주차장(17:12)


 

  오늘은 모처럼 쉬는 토요일 이다. 집사람도 쉰다고 하니 평소 혼자만 산에 간다고 불만이 많은 집사람을 위로해줄 좋은 찬스가 아닌가 생각하며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해본다.

 

  애들 학교는 보내야하니 그 이후 둘이서 여행을 떠난다는 것도 시간관계상 마땅치 않고 언 듯 떠오르는 것이 얼마전 어느분이 다녀와서 쓰신 명성산 산행기를 보고 꼭한번 가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던터라 집사람에게 산에 가자고하니 반응이 영 시원치 않은데 산에만가는 것이 아니고 온천욕도하고 저녁도 먹고 할 것이라 하니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인다.


 

  47번 국도를 따라 가다가 산정호수 표지판만보고 가니 길을 가로막고 입장료(1,000원)와 주차료(1,500원)를 징수하는 곳을 지나 얼마를 더 가야 주차장이 나온다.

 

  주차를 하고 산행준비를 한 후 도로쪽으로 나오니 등산로 안내판이 크게 표시되어있고 등산로 입구라고 쓰여 있는 곳이 보인다.

 

  조금 오르다가 파전하나 사서 포장하여 배낭에 쑤셔넣고 위쪽을 보니 비선폭포라고 쓰여져 있고 책바위능선과 등룡폭포의 표시가 있는것으로 보아 이곳이 갈림길이다. 책바위능선은 험한길이라고 표시되어있지만 얼마전 다녀오신분의 산행기에서는 오를만하다고 되어있는 것을 보긴했지만 오늘은 급할것이 없으니 등룡폭포 쪽으로 오른다.

  조금을 오르니 군데군데 눈이 쌓여있고 마지막 가는 가을이 아쉬운 듯 단풍나무의 단풍이 아직은 나를 보아달라고 미소를 보내고 있다.

 

  약40분 정도 오르니 멋진폭포가 숨어있는데 이곳이 등룡폭포이다. 설악의 비룡폭포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는 생각을하며 기념사진을 찍고 보니 바로가면(험한길)1.0km, 돌아가면1.2km라는 표지판이 있다. 집사람이 산에서 200m면 얼만데 하면서 바로 가는길로 가자는데 바위길에다가 경사가 급해 오늘 산행중 제일 힘든구간이었다.

 

  헥헥거리며 40여분을 오르니 여기가 억새꽃밭이다. 여러군데서 올라오는 사람들이 보이고 트럼펫소리에 맞추어 때이른 성탄절 노래를 부르는 한무리의 사람들도 있다. 올려다 보이는 넓은 억새밭이 가히 장관이다.

  10월에 왔더라면 더멋진 광경을 보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오늘은 눈밭에 억새가 나있는 광경이라 또다른 의미가 있다하겠다

 

  팔각정이 보이고 자인사 쪽에서 올라오는 길이 보인다. 鳴聲山(포천군)이라는 표지판이 있는데 무슨 의미일까? 명성산 정상은 3.5km를 더 가야하는데… 그러고 보니 명성산 정상은 철원군이었다.

  바람을 피해 양지 바른 곳에 자리 잡고 준비해간 컵라면과 밥을 먹고 따뜻한 물을 마시니 이제 살 것 같다. 약30분이 지난 후 다시 출발한다. 이제부터는 능선길인데 눈이 녹아 길이 몹시 질퍽거린다.

 

  약 10분을 오르니 좌측으로는 산정호수가 한눈에 들어오고 내뿜는 분수가 장관을 이룬다. 우측으로는 포사격장인지 출입금지 경고판이 붙어있다.

 

  삼각봉을 지나려니  족발에 소주 한잔하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있다.

 

 

  헬리포트장을 지나는데 시간은 14시를 가리키는데 팔각정 부근에 그 많던 사람들이 다들 어디로 갔는지 아무도 보이지가 않는다. 이제 정상까지는 2km 정도 남았다. 묵묵히 쫓아오던 아내가 힘이 드는지 자꾸 뒤로 처지는데 지금 이 순간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정상을 300m 앞에 두고 정상에서 내려오는 몇 사람을 만났는데 하산길이 미끄러운데 장난이 아니라고 귀띰해 준다.

 

  드디어 명성산 정상(922.6m)이다. 태봉국의 궁예왕이 재기에 실패한 것을 슬퍼하여 통곡하며 울었다하여 명성산이라고 한다는데 산에 다니다보니 본의 아닌 역사공부도 하게 된다. 캔맥주와 파전으로 간단한 정상주를 하고 약0.4km 정도를 지나쳐오니 산안고개, 약물고개, 궁예봉의 갈림길이 나오는데 산안고개 쪽으로 내려선다.

 

  진흙탕길이 100m쯤 이어지고 경사가 급해 상당히 조심을 요하는 구간이다. 그 이후는 너덜 구간이 많아 하산에 크게 어렵지는 않다. 아내가 발에 물집이 났다고 투덜거리며 계속 뒤처져 하산길도 시간이 많이 지체되고 있다.

 

  산안고개 입구에 도착하니 16시40분 11시에 출발해 여기까지 5시간 40분(식사시간 제외하면 5시간정도)이 걸렸다.

 

  여기서 주차장까지는 3.7km를 걸어야 한다. 부지런히 걸어 주차장에 30분 만에 도착하여 차를 가지고 다시 산안고개쪽으로 다시 back하니 아내가 중간쯤에 오고 있다.

  이렇게 오늘의 산행을 끝내고 유황온천에 들러 그동안의 피로를 씻어버리고 귀가하니 밤 10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