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행지 : 광덕산(1,046m) 경기 포천시 이동면, 강원도 철원군 서면, 화천군 사내면

2. 산행일시 : 2004. 11. 27(토) 08:15 - 11:25

3. 산행자 : 산곰, 초이스

4. 산행코스

08:15. 광덕동 → 08:45. 회목현 → 0:30. 헬기장 → 09:45. 회목봉 → 10:32. 광덕산 → 11:25. 광덕동 주차장

***산행시간 : 약 3시간 10분(휴식시간 포함)

***산행거리 : 광덕동 → 2.0km ← 회목현 → 1.7km ← 상해봉 → 1.5km ← 광덕산 → 약 2.4km ← 광덕동 주차장 【약 7.6km 】



▶▶▶광덕산은 경기도에서 1,000m가 넘는 산으로는 가장 북쪽에 자리하고 있으며, 강원도 화천군, 철원군과 경계 지점으로 능선은 대체로 바위로 이루어져 있다. 산꼭대기에 오르면 백운산, 국망봉 등 위세 당당한 산봉우리가 둘러져 있어 깊은 산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광덕산은 높이가 1,000m가 넘는 높은 산이지만, 해발620m 나 되는 광덕동에서 산행을 시작하기 때문에 쉽게 오를 수 있으며, 산행 기점인 광덕동은 경기도와 강원도 화천군 경계인 광덕 고개를 넘어선 지점이다.

많은 명산 가운데 광덕산이 겨울에 오르면 좋은 산행지로 손꼽히는 이유는 줄곧 능선으로 만 오르내리게 되어 있어 눈이 많이 쌓인 겨울철에도 별다른 위험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겨울 광덕산은 눈이 많으므로 반드시 아이젠과 스팻츠(발토시)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광덕산은 또한 38선 북방 10km 지점에 위치하여, 자연 경관과 식생이 완벽하게 보존되어 있어 때묻지 않은 풍경을 자랑한다.
또한 영평천의 최상류를 이루는 약사계곡, 각흘계곡과 동남쪽으로는 백운동계곡이 광덕산을 감싸고 흐른다. /자료 펌/


♠♠♠ 산행기 들머리

어제 낮부터 내리는 비는 오후가 되어 눈발로 바뀌어 내리기도 하고...

그래서 유난히 바위가 많은 불수사도북 산은 더 미끄러울 것 같다는 생각에 토요일 새벽부터 하려던 불수사도북 종주를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했다.

산은 항상 그 자리에 있을 테니 걱정할 필요도 없겠지?

마침 경기북부쪽에 눈이 많이 내렸다는 소식을 접하고 나니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어진다.
눈이라면 강원도 지방이 많이 내린다지만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은 경기도에서는 광덕산에서부터 국망봉까지의 코스가 겨울 눈 산행으로 가장 좋은 곳이라고 생각한다.

06:30. 길동에서 「산곰」 친구를 만나 단숨에 백운동계곡까지 달려갔다.

오늘은 첫눈 산행기념 산행이지만 오후에 꼭 해야 할 일이 좀 있어서 서너 시간 흰눈이나 즈려밟고 빨리 내려오기로 했다.

길가에 잠시 차를 세우고 동네 어르신께 광덕산 산행에 대해 여쭈어 보니 역시나 통제기간이란다.
그 분은 광덕고개에서 백운산 방향으로 입산하는 들머리에서 요금을 받는 분이었다.
그런데 광덕고개에서 백운산 방향으로는 입산이 되고 광덕산쪽으로는 통제를 하는 이유가 지방자치단체가 달라서 그렇단다.
(백운산- 경기도 포천시, 광덕산 - 강원도 화천군 관할)

그래서 그 분을 광덕고개까지 모셔다 드리고 고개를 넘어 화악산 방향으로 가다가 적당한 산을 오르기로 하고 고개를 내려가는데 광덕동 입구에서 버스를 세우려는 동네 분을 만났다.
아마 그 동네에서 식당을 하시는 분 같았다. 그 분 말씀이 요즘 광덕산 산행이 가능하단다.

그런데 눈이 많이 내려서 가능하다는 얘기인지? 아니면 경방이 형식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인지는 알 수가 없다.

아무튼 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 보기로 했다.
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비포장 길이 끝없이 이어지는데 눈이 내린 후 올라 다닌 자동차 바퀴 흔적이 선명하게 나 있다.

도로를 따라 한참을 올라가니 군데군데 리본이 매달려 있고 드디어 등산안내판이 나타났다.(회목현 ↑ 1km지점)

회목현은 회목봉과 갈라지는 고갯마루를 가리키는 것 같다.

갈림길에서 스패치와 아이젠을 착용하고 회목봉 방향으로 올라가는데 눈이 많이 쌓여 있고 경사가 심해 오르기가 쉽지 않다.
가야할 위쪽 봉우리를 보니 음지에다 경사마저 만만찮아 보인다.
갔다가 다시 되돌아와야 한다고 생각하니 가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진다.

(언제부터 이렇게 약한 모습을???)

헬기장까지만 올라갔다가 다시 상해봉 방향으로 되돌아 내려왔다.
기상관측소 올라가는 도로를 벗어나 리본을 보고 상해봉으로 올라가는데 발자국도 없는 안부에 눈이 발목까지 빠진다.
길의 흔적은 눈에 묻혀 버렸고 오직 가끔씩 나타나는 리본의 안내를 받으며 능선으로 올라선다.

능선길에 오르니 나무에 눈꽃이 피어 장관을 이루고 있다.
멋진 눈꽃의 모습을 보면서 새벽부터 달려 온 보람이 있구나 라고 생각했다.

상해봉 가는 길에는 눈이 더 많이 쌓여 있다. 어느 곳은 눈이 무릎까?빠질 정도이다.
유난히 능선에 눈이 많은 까닭은 눈이 바람에 날려서 둔덕이 만들어 졌기 때문인 것 같다.

상해봉 아래에 도착하니 바위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에 밧줄이 눈을 하얗게 쓰고 매어져 있었다.
손으로 털어 내도 얼음이 꽁꽁 얼어 있어서 밧줄이 뻣뻣하다.

바위 아래쪽에 배낭을 벗어 두고 장갑도 벗고 맨손으로 밧줄을 만지니 손이 무척 시리다.
장갑이 금방 축축히 젖어오기 때문에 장갑을 끼고는 바로 밧줄을 잡을 수가 없었다.
급히 챙기느라 장갑을 한 켤레만 가지고 왔더니만 낭패가 아닐 수 없다.
손이 무척 시린 걸 꾹 참고 정상까지 올라갔더니 이젠 바람이 무척 심하게 분다.
모자가 날릴 것만 같아 손으로 꼭 잡고서 잠시 머무르다 내려왔다.

광덕산 정상 못 미처에 기상관측소가 웅장하게 서 있었다.
규모로 보아서는 근무자가 여럿 있을 것 같았으나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다만 흰둥이 개 한 마리가 나와 날카롭게 짖어댄다.

광덕산 정상에는 의정부 소리산악회에서 세워둔 표지판이 유일하다.
이 표지판마저 없다면 정상이라고 알기도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달봉 가는 갈림길에서 능선을 계속 따라가면 박달봉을 거쳐 백운계곡 입구로 내려 갈 수 있으나 차량 회수문제와 무엇보다도 오늘 오후 해야 할 일에 차질이 오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왼쪽방향으로 내려와야 했다.

리본을 따라 내려오는 하산 길에 무슨 짐승의 발자국인지 계속 길 안내를 해 준다.
어쩌면 그렇게 리본이 붙어 있는 등산로 흔적만 따라서 가는지 모르겠다.
혹시 광덕산 기상관측소에서 본 그 강아지거나 혹시 노루가 아닐까?
만약 그 강아지가 혼자서 1,000m가 넘는 산꼭대기까지 혼자 올라갔다면 대단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산을 내려오는 내내 무척 궁금했다.

11:20경. 드디어 광덕동 도로에 내려왔다.

아이젠과 스패치를 벗고 가지고 간 보온병 물도 모두 쏟아 버렸다.
그러고 보니 가지고 간 컵라면도 먹지 않고 산행 내내 물 한 모금도 먹지 않았다.
산행을 빨리 끝내고 포천에 가서 이동갈비나 좀 먹자고 했기 때문에 일부러 간식도 들지 않았다.

포천 이동에서 일부러 맛나 보이는 집을 찾아 갈비를 시켰다.
그런데 갈비 맛이 산에서 먹는 컵라면보다도 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산에서는 신 김치 한 조각도 꿀맛이었는데 왜일까?

올해들어 처음하는 첫눈 산행에서 산행시간은 비록 짧았지만, 그 멋진 여운은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 회목현 오름길에 산행안내판>

<↑ 회목봉 방향 >
웬지 올라가고 싶은 마음이 사라진다.

<↑ 회목봉 오름길 다시 내려와서 돌아 본 모습>

<↑ 상해봉 가는 들머리>
리본을 보고서야 들머리를 찾을 수 있었다.

<↑ 상해봉 오름 길>
스틱이 푹푹 빠진다.

<↑ 눈위의 내 발자국>

<↑ 상해봉 가는 길에 핀 눈꽃 1>

<↑ 눈꽃 2>

<↑ 능선의 눈과 스틱 >

<↑ 상해봉 정상 오름길에 밧줄>

<↑ 첫 번째 밧줄을 타고 올라와 보니 저 아래 배낭과 스틱이 보인다.>

<↑ 상해봉 정상부근 조망>

<↑ 광덕산 기상관측소 방향>

<↑ 상해봉 정상 부근>

<↑ 상해봉 정상에서 바라 본 김화 방향 >
정상에 오르다 얼음에 손을 다쳐 피를 보았다.

<↑ 눈꽃 3 >

<↑ 눈꽃 4 >

<↑ 눈꽃 5 >

<↑ 눈꽃 6>

<↑ 지나 온 상해봉의 모습 >
<↑ 구름 한 점>

<↑ 광덕산 정상 가는 길 >

<↑ 광덕산 정상 표지판 >

<↑ 광덕산에서 박달봉 가는 능선>

<↑ 하산 길에서 바라 본 국망봉 방향>
왼쪽 뾰족한 봉우리가 백운산, 도마치봉, 저 멀리 국망봉이 구름에 쌓여 있다.

<↑ 하산 길 내내 이어진 짐승의 발자국>

***오늘 산행 끝***


▶▶▶산행기 날머리

눈이 내리면 『개』가 좋아하고 『애』가 좋아하고 『내』가 좋아한다.

비가 내리면 울적해지는 마음도 왜? 눈이 내리면 기분이 한결 밝아질까?

오늘 상해봉과 광덕산에서 첫눈맞이 산행을 하면서 저 하얀 눈처럼 이 세상도 밝고 깨끗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 하얀 눈 위에 내 발자국... 친구 발자국 ...♬♩♥♥





낙엽이 손 흔들고 떠난 자리에
하얀 눈이 조용히 내려와
내 진한 설움을 달래어 준다.

봄이 올 때까지
친구 되어
내 곁에서 함께 할 거라며...



Fogue Na Olhar / Hermin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