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악산 비로봉(1288m)


 

등산인원 : 5명(남3,여2)

이동차량 : 승용차

구간별시간

춘천출발 : 08:10

치악산 제2주차장 : 09:15

버스종점 : 09:32(도보)

매표소 : 09:50

세렴대피소 : 10:30

비로봉 : 12:30-13:10(점심)

세렴대피소: 14:50

버스종점 : 15:30-16:20(휴식포함)

제2주차장 : 16:40

춘천도착 : 17:50


 

봄부터 벼르고 벼르던 치악산 산행을 드디어 이루게 되었다.

나뭇잎 다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은 조금은 쓸쓸하기도한 늦은 가을 아니 초겨울이 더 적당할 것 같은 계절에 우리 일행은 치악의 품에 안겼다.


 

서두른다고 하였으나 08:10분에 다섯명이 승용차 한대로 움직이기로 했다.

구룡사 제2주차장에 한시간10분만에 도착하여 서리가 하얗게 내린 길을 걷은다. 20분마다 매표소까지 버스가 있다고 한다. 걸어서 15분거리이니 그냥 걸어가는 것이 나을꺼라는 주위 사람의 말을 믿고 서리내려 미끄러운 길을 조심스레 걷는다.


 

매표소 가기전 버스종점 가게에서 뜨거운 커피를 마시며 오늘의 산행을 준비한다.

매표소를 지나 구룡사로 향한다.

주위의 맑은 물이며 수백년을 살아온 노송과 빽빽이 들어찬 쭉쭉벋은 활엽수들, 시설물들이 국립공원다운 면모를 보여준다.


 

구룡사를 지나 구룡소로 향한다.

당연히 구룡사는 아홉 마리의 용을 연상하여 아홉구(九)인줄 알았는데 거북구(龜)여서 의아하게 생각하였는데 절을 지을때 주지스님이 거북바위의 혈을 끊은 거북을 살린다는 의미로 “龜龍寺”라 하였다 한다.


 

길가에 거리 시화전이 열려 우리를 반긴다.

만국기를 낮게 걸어듯 정감어린 글과 그림이 계절의 썰렁함을 달래준다.


 

산의 입문은 언제나 기분좋은 향기로 나를 반긴다.

크고작은 바위, 나무들의 조화로움 시원하고 맑은 계곡물 모두 정겨운 모습니다.

미리 들어 치악의 험난함을 예상하며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한다.

이런저런 생각으로 30여분 걷다보니 세렴대피소이다.

세렴교를 지나 갈림길에 서니 10:30분이다.


 

사다리를 세운 듯 가파른 계단길로 이어진 사다리병창쪽은 원주시민 등반대회겸 돌탑만들기로 인하여 줄을선 듯 많은 사람들이 서있다.

계곡길쪽은 아무도 가는 사람이 없어 우리일행은 계곡길쪽을 선택하여 길나선다.


 

기온이 뚝떨어진 계곡길은 으스스 한기가 느껴지며 살짝 살얼음이 얼어있다.

서리내린 흙아래 1~2cm정도의 얼음기둥이 있다. 신기해하며 발로 흙부리를 툭툭건드려 본다.

큰바위 작은돌을 감아돌며 흐르는 돌돌돌 소리는 천상의 노래소리이다.

해발900m를 조금 지나자 계곡물 소리가 잦아들더니 자취를 감추었다.


 

끝이 없을 것 같은 돌길을 오르고 또오른다.

고개들어 산등선을 바라보며 가뿐숨을 고른다.

응지기슭엔 얼음이 있는데 이마엔 송글송글 땀이 배어나 흐른다.


 

언덕위에 올라보니 양지바른쪽엔 옹기종기모여 점심을 먹는 산꾼들이 평화로워보인다.

정상보다 아늑할 것 같다. 시계를 보니 12:00이다.

또다시 정상을 향해 계단길을 오른다.

돌탑의 머리부분이 보이기 시작하고 이내 정상 비로봉1288m에 올랐다.


 

원주시민의 등반대회로 인하여 발디딜틈없이 빼곡하다.

멀리 원주시내가 내려다보이고 이어지는 산능선이 아름답다.

언제쯤 저 산길을 걸어볼까라는 생각을 하며 눈여겨 능선을 바라본다.


 

푸르름은 모두 지나간 계절에 벗어주고 매서운 추위와 흰눈을 맞이할 채비를 모두 갖춘 듯 앙상한 가지를 하늘을 향해 벌리고 있다.

봄에 잎틔여 여름되면서 왕성하게 키워, 가을되어 황금빛 단풍만들어, 찬바람 이는 날 미련없이 훌훌 벗어던진 잎들을 발아래 소복히 벗어놓고 의연히 서 있는 나무들에게 경건한 마음되어 바라본다.


 

양지바른 쪽터에 겨우 비집고 앉아 휴식하며 점심먹는다.

함께오지 못한 마리아가 푸짐하게 싸준 사발면을 먹으며 넉넉한 마음씀에 감사한다.

12:30분에 정상에 올라 40여분 지체하여 13:10에 사다리병창쪽길로 하산을 시작한다.

가파른 내리막길을 숨을 몰아쉬며 오르는 사람과 교대로 내려간다.

벼랑을 깍아 세운 듯 가파르고 계단많은 이 길을 하산길로 택하길 잘했노라 자위해본다.

관절엔 부담이 많겠지만 쉬엄쉬엄 걸어본다.


 

내림길 내내 주위엔 단풍나무가 즐비하게 있어 가을 산행에는 환상의 길로 이어질것이라는 상상을 해보며 가을산행을 기약해본다.

원래 이산은 단풍이 많아 적악산이라 이름이 붙여진 것을 어느 선비가 꿩의 보은으로 “치악산”으로 변경되었다고한다.


 

한시간쯤 내려오니 오후1:00부터 입산을 통제하는 관계로 오르는 사람없이 내려오는 사람뿐이다.

일행중 한명이 관절보호대를 꺼내 부착한다. 그래도 오늘의 산행코스를 잘 선택했노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하며 세렴대피소에 내려오니 14:50이다.

오름길 2시간에 내림길 1:40분이 소요되었으니 험난함이 어떠하였는지 추측이 가리라 본다.


 

아침에 오르던 평탄한 길을 걷는다.

여름이면 계곡물에 발담굴텐데 보기에도 발저려옴에 손만담구어 본다.


 

대곡야영장엔 원주시민 등반대회 시상품 추첨으로 시끌벅쩍하다.

구룡소에 구명환이 줄에 매어있고 물엔 동전이 수북히 쌓여있다.

구룡사의 소관인지 관리소 소관인지 구분이 애매하다.


 

구룡사에서 틀어놓은 듯 명상의 구절이 스피커를 타고 울려퍼진다.

쭉쭉뻗은 나무들과 어울려 운치를 더한다.

아침에 걸은 이길이 더 멀게 느껴짐은 지친 내 다리가 쉬자고 엄살부림인가?...


 

버스종점에 도달시간이 15:40. 상가에서 더덕막걸리로 오늘의 무사산행함에 건배하며 우리 일행은 산행담을 얘기한다.

버스에 오르려다 빽빽이 들어선 사람들에 질려 걷기로한다.


 

가로수도 그대로 살려 좁은 인도를 넓혀 나무길을 만들어 놓았는데 상당히 운치가 있다.

아침엔 이 길이 하얗게 내린 서리로 미끄러워 걷지 못했는데 서리가 다 녹은 오후에 걷게되니 색다른 느낌이다.


 

16:40분에 제2주차장에서 출발한 우리일행이 춘천에 도착하니 17:50이다.

해는 어드덧 자취를 감추고 먼산위로 언제부터인가 달님이 우리를 비춰주고 있다.

고단한 몸을 쉬지도 못한채 마음은 다음 산행을 꿈꾼다.


 


 

2004. 11.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