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65봉에서 민재로 내려가는 등로에서 바라본 하늘로 박차고 오를 듯 솟아있는 가학산과 그너머의 흑석산 <12:56>













한 마리의 학이 하늘로 박차고 오르는 모습을 한 가학산, 비 내린 뒤 바위가 까맣게 흑빛을 띤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흑석산, 엎치고 덮친 기암의 모양새가 멀리서 보면 밤하늘의 별처럼 아름답다고 해서 “별뫼”라 불리는 별매산, 이 세 산은 호남의 소금강인 월출산 최고의 전망대이며, 별매산에서 가학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은 설악산 공룡능 못지않게 아찔하다고 한다..





◁강진군 제전마을-별매산-가학산-흑석산-가리재-영암군 광암마을▷


 


 일시: 2004.11.21 (일요일) 

 날씨: 맑음 

 산행자: 영원한 산친구와 스물 한살짜리 아들 그리고 나 

 車의 길: 경남 통영시-사천IC-동광양IC-순천-보성-장흥-강진-성전면 제전마을



 산행코스: 제전마을-전위봉-별매산-465봉-민재-가학봉삼거리-가학산(일명: 두륜봉)-조릿대터널-가래재-635봉-노적봉-흑석산(일명: 깃대봉)-645봉-바람재-595봉-가리재-광암마을-2번국도 도로변

 산행시각

06:02 통영출발
07:08-07:41 섬진강휴게소 (아침식사)
07:51 동광양 IC
09:43 전남 강진군 성전면 제전마을

09:45 제전마을 시멘트포장도로 <산행시작>
10:24 전위봉 정상 
11:09 별매산 정상 (465M)
12:27-12:42 465봉 정상아래서 점심식사
13:00  민재
13:17  가학봉 삼거리
13:36  가학봉정상(일명 두륜봉, 혹은 이곳을 흑석산이라 부르기도 함 577M)
14:16  가래재
14:45-14:52  흑석산 정상 (일명 깃대봉 650M)
15:46  가리재
16:10  임도
16:31  학산교
16:34-16:41 전남 영암군 학산면 학계리 김용근씨 집
17:05  전남 영암군 학산면 학계리 2번국도 도로변 <산행끝>

17:33  제전마을로 돌아옴.
19:14-20:07  (순천 죽산식당-저녁식사)
21:46 통영 도착


■ 산행 거리 약 12.5km
■ 산행 시간 약 7시간
■ 나의 만보계 25,000步
■ 車의 거리 왕복 461km 

  산의내력

▲가학산 加鶴山 →위치 : 全南 海南郡 溪谷面, 靈岩郡 鶴山面

별매산(465m)에서 흑석산(黑石山,650m)으로 이어지는 능선에 우뚝 솟아 있는 가학산의 정상부는 거대한 돔형의 바위 봉으로 되어 있어 해발에 비해 웅장함을 자랑하고 있다. 가학산 정상은 평평하고 넓은 공터를 이루고 있으나 양쪽이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어 주의해야 하는 곳이다. 정상에서 북동쪽으로 월출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이고, 남쪽으로는 두륜산이 아스라히 보인다. 가학산 주능선은 온통 바위능선으로 되어 있어 등산로 이외 탈출로가 많지 않은 산이다

▲흑석산 黑石山 →위치 : 全南 海南郡 溪谷面, 靈岩郡 鶴山面

흑석산은 가학산(577m), 별매산(465m)으로 이어진 능선은 영암 월출산의 여세가 남서로 뻗으며 솟구쳐놓은 산줄기로 설악산 공룡능선을 뺨치는 암릉 풍치와 지리산의 일맥처럼 길 게 뻗은 능선줄기는 누구든 감탄사를 연발하게 하지만 아직 그리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이는 물론 영암 월출산의 유명세에 밀려서다. 하지만 이 산은 기암들이 서로 업치고 덥친 모양새가 멀리서 볼 때 마치 밤하늘의 별처럼 아름답다고 하여 별매산이라 부른다. 단단한 화강암 덩어리가 줄지어 얹힌 능선 곳곳에는 소나무들이 억세게 뿌리를 박고 있다. 한겨울에도 눈이 쌓이는 일이 별로 없어 산행을 즐기기엔 문제가 없다. 또한 이 산은 기품 높은 난의 자생지로도 유명하다.


-한국의 산하에서 발췌-

 가학산 (click here) 

 흑석산 (click here) 

 참고 산행기 &산-부산 일보


▲ 산행기 ▲

오늘은 전남 강진군과 영암군, 그리고 해남군의 중간에 위치한 별매산(별뫼산)과 가학산(두륜봉), 그리고 흑석산(깃대봉)을 답사하려고 한다. 이곳은 호남의 소금강인 월출산이 우뚝하고 남쪽으론 만덕산, 덕룡산, 주작산, 두륜산, 금강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깝고 서쪽으론 영암호의 은빛 실루엣이 반짝거리는 아름다운 곳이다.

몇 안 되는 그 동안의 흑석산 산행기는 신경수님, 최선호님, 김종국님, 허경숙님, 물안개님의 산행기가 있었고 최근에 산이나 뱅뱅님께서 몇 일전에 다녀오신 사진 산행기가 있어 많은 도움이 된다. ^^ 원래 11월 7일에 이 산에 오르려고 했는데 단풍이 절정인 선운산으로 방향을 급선회하는 바람에 이번 주에 가게된 것..

오늘은 모처럼 아들도 집에 있어 "같이 산에 갈래?" 하고 물어보니 처음에는 대답이 모호했는데 나중에는 따라가겠다고 한다. ^^ 오늘도 거리가 거리인지라 새벽같이 일어나 (5시 20분) 모든 준비를 마치고 출발을 하니 6시 02분이다.


 

▷ 아침식사를 한 섬진강휴게소 <07:08 >

▷ 한산한 동광양IC <07:51>


요즘은 새벽에 출발하는 바람에 벌써 몇 주째 부모님 아침상을 봐드리지 못하는 불효를 저지른다. 하지만 이렇게 일찍 출발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흑석산은 경남통영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다. 섬진강 휴게소에 도착할 때까지 곯아떨어진 아들과 아내를 깨워 각자 개성대로 아침을 시켜먹는다. (잣죽, 라면, 순두부, 그리고 통영에서 가져온 충무김밥 1인분)

디저트로 커피까지 마신 후, 동광양IC로 빠져나와 순천으로 간다는 것이 그만 반대방향으로 달리고 있었다. (마침 정차한 옆 트럭기사님께 물어보니 U턴을 하라고 해서 잘못간 것을 알았다. 이상하게도 동광양IC에서 정상적 도로운행을 한 것 같은데 반대 방향으로 달렸다는 것이 지금도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한참을 달려 광양읍으로 들어오니 비로소 눈에 익은 도로들이 나타난다. --히어리 아우님이 동광양IC로 빠지는 것이 제일 빠르다고 해서 동광양IC로 빠져 나온 것인데..


 

▷ 마치 노자산 마늘바위 처럼 뾰족한 전위봉이 보이는 제전마을 입구 <09:43>

▷ 제전마을 입구에서 바라본 건너편 월각산 줄기 봉우리 <09:43>


순천은 히어리 아우님이 사시는 곳이라 한번쯤 연락을 할 것 도 같은데 워낙 남에게 부담을 주는 행동은 하기 싫어하는 소심한 성격이라, 오늘도 마음만 아우님께 전화를 하고 순천을 통과한다. (미안하우 아우님. 하지만 미리 선약을 한 것도 아니므로 아우님께서도 오늘 다른 계획(산행)이 계실 줄로 믿습니다.)

아름다운 보성의 메타세타퀴아의 도로를 지나 고속도로나 다름없는 잘 뚫린 2번 국도를 신나게 달려 강진에 도착하니 산에다가 잔디로 도자기 문형을 새겨놓은 것이 이채롭다. 강진이 도자기의 고향이구나.. 이곳에서 목포-성전면 방향을 달려 성전면에 도착한 후, 좌회전하니 한 눈에 알 수 있는 전위봉이 보인다. 이곳이 바로 제전마을 산행초입인 것이다. (산이나 뱅뱅님의 산행기를 읽었으므로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산이나 뱅뱅님 감사합니다. ^^)




▷ 전위봉 올라가는 등로에서 내려다 본 제전마을 (우측은 골재공장) <10:11 >



제전마을에 도착을 하니 버스 한대가 주차 되어있다. 아마도 산악회 회원을 싣고 온 버스인가 보다. 버스 꽁무니에 우리 화이트를 세워두고 시멘트 포장도로를 오르기 시작한다. (9시 45분) 오늘 산행은 부산일보의 & 에 실린 기사를 보고 산행하는 것인데 여태까지 본 경험에 의하면 같은 부산에 있는 국제신문의 근교산에 비해 부산일보 산&산 의 산행이 다소 빡센 것 같았다.

석달 전, 8월 29일 부산일보 산&산 에 실린 기사를 보고 포항 동대산~내연산을 산행하면서 식겁을 싼 적이 있어 부산일보 산&산 의 산행이 국제신문 근교산 산행에 비해 다소 ‘빡세다’ 표현 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때는 리본이 너무 적고 매착없이(통영 사투리) 달아 놓아 불만이어서 오늘은 어떤가? 하며 살피며 올라가니 오늘은 무척 많은 자줏빛 부산일보 리본이 눈에 띈다. 저번 내 산행기를 부산일보 측에서 읽으셨나? ^^ 




▷ 전위봉 올라가는 슬랩에서 바라본 풍경 <10:21>



전위봉으로 오르는 길은 김해 김씨 묘를 지나 오죽나무터널을 통과한 후, 로프가 설치된 바위도 타고 슬랩도 건너야 한다. 하지만 장비가 없이는 직접 정상으로 오를 수는 없고 봉우리 바로 아래서 왼쪽으로 우회한다. 그 길을 따라 에돌아가면 전위봉 뒤편 암릉에 닿는다. 전위봉 정상은 이 암릉과 연결돼 있어 쉽게 오를 수 있다.


 

▷ 전위봉에서 바라본 월각산줄기와 월평제, 그너머 우뚝서 있는 호남의 소금강 월출산 <10:24>

▷ 전위봉을 내려오는 위험지대 (90도 수직 로프) <10:49>


전위봉 정상의 뒤편 암릉에 올라서니 바람이 무척 거세다. 이곳에 올라서 주위를 조망하니 월각산 줄기가 바로 코앞에 있고 그 너머로 호남의 소금강인 월출산이 은회색 색감의 화려한 자태를 상반신만 보여주고 있구나! 또한 남쪽을 바라보니 만덕산, 덕룡산, 주작산, 그리고 두륜산이 보인다. 단지 이곳에서 보니 역광이어서 그런지 주작산에서 이곳을 바라보던 지난 4월 25일의 시계와는 무척 차이가 나는 것 같구나! 사진은 찍었지만 선명치 못하구나!

전위봉 정상으로 가려다가 바람도 거세게 불고 이미 모든 조망을 다 마친 후라, 굳이 전위봉 정상으로 갈 이유가 없어 별매산을 향하여 발길을 돌린다. 그런데 이 전위봉을 내려가는 길이 장난이 아니다. 좌측으로는 낭떠러지라 자칫 발을 잘못 짚는 날이면 황천길이라 조심조심 내려와야 하고 마지막 로프가 설치된 곳은 90도 각도의 로프였다. 자연히 긴장할 수밖에 없는데 제일 먼저 시범을 보여주던 이몸.. 장갑을 끼지 않은 죄로 오른쪽 손등을 할퀸다. “에고 쓰라려”..




▷ 전위봉에서 아들이 본인의 카메라로 찍어준 사진  <10:46 >



나도 그렇지만 아내도 사진 찍히는 것을 싫어하지만 아들이 찍어준다는데 사양을 할 수는 없었다. 오늘 아들도 본인의 디카(올림푸스-뮤)를 가지고 사진을 찍었는데 혹시 쓸만한 사진이 있나 살펴 보았더니 이 사진 외에는 없는 것 같다. 같은 사진을 찍어도 산행기를 위해 사진을 찍는 나와 아들의 사진은 대상에서부터 많은 차이가 있었다. Photo by jong suk




▷ 별매산으로 올라가는 등로에서 뒤돌아본 뾰족한 전위봉 <10:57>






▷ 별매산에서 465봉으로 가는 능선에서 뒤돌아본 별매산 (좌측 사면에 있는 코뿔소 모양의 암릉이 보인다.) <11:48>



위험한 90도 수직 로프를 나, 아들, 아내 순으로 내려 온 후, 별매산으로 향한다. 잡목이 우거진 별매산 정상은 나뭇가지에 걸린 많은 리본만이 우리를 반길 뿐이다. 대체 이렇게 밋밋한 육산을 밤하늘의 별처럼 아름답다고 하여 “별뫼” 라 하였다니 믿을 수가 없구나! 잠시 후 또 다른 위험지대가 있는 모양지만 왼쪽으로 내려가는 우회의 길을 에돌아가니 위험지대를 벗어난다. 하지만 누군가 벌목을 하고 난 후 쓰러진 나무를 그대로 방치해 산행하는데 다소 방해가 된다.




▷ 전망봉에서 바라본 우측의 465봉, 뾰족한 가학산 그리고 그너머 흑석산능선 <12:01>



기암의 전시장이라 불리는 465봉은 별매산 정상에서 약 1시간 정도 소요될 듯..오늘은 평소보다 산행속도가 다소 느린 것 같다. 알고 봤더니 아들과 단짝이 된 두 모자가 뒤에 처져 세월아, 네월아 하고 있다. 아들만 같이 오면 나와 같이 산행을 하지 않고 아들과 단짝이 되니.. 하긴 어제 오늘일도 아닌걸 뭐.. 오랜만에 두 모자가 같이 산행을 하니 무척 즐거운 모양이다. ^^




▷ 월출산의 암릉처럼 기암 (奇岩)으로 이루어진 465봉의 아름다운 암릉 <12:21>



마치 월출산의 구정봉 같이 생긴 암봉이다. 월출산이나 이곳이나 거기가 거기라 같은 지질계가 아닌가 싶다. 너무나 아름다운 신이 빚은 예술품에 장탄식을 한다. 참으로 신은 위대하고도 위대 하구나!!




▷ 점심 대용으로 빵과 우유를 먹었던 장소인 아름다운 465봉 정상주변 <12:24>



기암의 전시장인 465봉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 바로 이곳이 아닌가 한다. 이곳은 월출산을 옮겨놓은 듯한 착각을 가질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다. "아!  진정 위대하신 신이시여~~이렇게 아름다운 작품을 신께서 만드셨나이까!" --다소 과장 했남? ^^(465봉 정상 바로아래)


 

▷ 465봉 정상아래에 있는 남자의 양근을 닮은 立石 (좌측에 두 개 우측에 한 개) -줌 촬영 <12:33>

▷ 점심(빵과 우유)을 먹은 후 소지품을 챙기는 母子 <12:42>


아까부터 배가 고팠는지 점심타령을 한 아들과 아내는 아름다운 기암이 있는 이곳에서 점심을 먹자고 한다. 가만 생각하니 움푹하게 파인 이곳이 바람도 불지 않고 경치도 아름다워 절경을 보면서 점심을 먹는 것도 좋을 듯 싶어 얼른 배낭을 내린다. 오늘 점심이래야 빵과 우유, 하지만 어지간한 밥보다 편리하고 맛도 괜찮아 요즘은 종종 애용한다. 대신 저녁에 잘먹으면 되니까..^^

빵을 먹으며 찬찬히 아래를 바라보니 나란히 붙은 입석 두 개와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길고 거대한 입석이 보인다. 그 생김새가 마치 남성의 양근을 닮아 안 그래도 기분이 요상한데, 어떻게나 힘차게 불끈 솟아 있던지.. (에궁 부럽당!) 여기서 우리끼리 몇 마디 농담을 주고받는데 .. 아들놈 말하는 것이 걸작이다. "......."--비밀 임다. ^^


 

▷ 우수수 떨어진 낙엽의 등로를 걸어가는 母子 (465봉에서 민재로 가는 길목에서..) <12:49>

▷ 465봉에서 민재로 내려가는 등로에서 내려다 본 '흑석산기도원' (줌 촬영) <12:56>


465봉을 넘어서면 학의 비상하는 모습의 가학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부산일보의 표현대로 하늘로 치솟은 가학산의 모습은 앞으로 쏟아질 듯 위압적이다. (타이틀 사진참조.) 이미 겨울산이 되어버린 이곳은 떨어진 낙엽이 수북하다. 465봉에서 한15분 내려오니 삼거리 안부가 나온다. (민재) 좌측으로 내려가면 흑석산 기도원, 직진하여 올라가면 가학봉 삼거리로 가는 길이다.


 

▷ 가학봉 삼거리 <13:17>

▷ 긴 로프가 설치되어 있는 암릉 릿지길 (가학봉 삼거리에서 가학산으로 올라가는 등로에서..) <13:27>


민재를 지나 약 15분쯤 올라가면 가학봉삼거리가 나타난다. 처음으로 보는 이정표라 여간 반갑지가 않다. 아직까지는 아무도 만나지 않았는데 어디선가에 다른 등산객의 소곤대는 소리가 들린다. 잠시 후, 가파른 오르막을 만나지만 긴 로프가 설치되어 전혀 위험하지 않고 오히려 재미가 있다.


 

▷ 가학산 정상에서 바라본 좌측 호미등산과 능선 <13:38>

▷ 가학산 정상에서 바라본 흑석산 (가운데 약간 높은 봉우리) <13:38>


가학봉 정상은 20여평 정도의 편평한 봉우리였다. 먼저 오신 산님 세 분이 정상에서 점심을 자시고 계신다. (남자1명 여인2명) 혹시나 했던 삼각점도 보이지 않고 아무런 표식이 없어 조금 섭섭하다. 남자 산님은 전라도 광주에서 오신 분인데 이 산을 흑석산이라 하고 우리가 말하는 흑석산은 가학산이라 말씀하신다.

400산행기’ 저자 김형수님도 이곳을 두륜봉이라 부르고 흑석산을 가학산이라 하여 나를 헷갈리게 만들었지만 산의 모습을 보면 이곳이 학이 비상하는 형상이라 가학산이 맞고 제일 높은 봉인 깃대봉을 흑석산이라 부르는 전남도의 공식표기가 맞는 것 같다. 광주 산님께서는 자꾸만 한 잔하시라며 나에게 소주잔을 권한다.^^

이곳에서 가야할 능선을 바라보니 흑석산에서 호미등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마치 공주 계룡산 천황봉의 능선과 닮은 듯한데 좌측의 호미등산의 멋진 암봉이 특히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우리가 가야할 흑석산은 산의 봉우리 보다 사면에 불거져 내려온 거대한 바위가 인상적이고 낙엽이 진 나무들로 산의 질감이 마치 부드러운 융단같구나! 또한 그동안 우리가 걸어왔던 전 능선과 한치의 막힘도 없는 사위가 꿈결 처럼 펼쳐지는구나! .........




▷ 가래재 지나 635봉에서 바라본 멋진 암봉의 호미등산 (어미의 배낭을 맨 아들의 웃는모습이 밝아 보인다.) <14:20>



가학산의 암봉을 내려오니 조릿대 터널이 나타난다.  우리는 이런 조릿대 터널이 더 쉽지만 아들은 연방 비명을 질러댄다. “앗! 따가워” 하고..쯔쯔..스물 한 살의 나이지만 아직 어린티를 벗어나지 못한 것 같아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잠시후, 600봉으로 올라가는 등로에서 파노라마사진을 찍고 600봉의 우측을 우회하여 올라가니 가래재이다. 다시 이곳에서 635봉으로 올라가니 옳거니! 이곳이 바로 부산일보에 실린 타이틀사진 배경이구나! 떡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공짜 모델인 아들을 들러리로 세워 한 컷 찍어본다.




▷ 흑석산 정상을 500m 앞둔 지점에서 바라본 지나온 능선 <14:42>






▷ 흑석산 정상을 눈앞에 둔 지점에서 바라본 은빛 실루엣의 영암호 <14:44>



♣ 영암호

영암호는 전남 영암군 삼호면과 해남군 화원면, 산이면을 잇는 영암.금호방조제가 1985년에 공사를 시작해 1996년에 준공되었다. 영암군 삼호면 삼포리에서 해남군 화원면 별암리간 4.3km의 바다를 막는 대규모 간척사업으로, 여의도 면적의 약 24배에 이르는 22,049ha의 간척지가 농경지와 공업용지로 활용되고, 약 3억1,700톤의 농.공업용수를 확보할수 있게 되었다. 방조제 양쪽에는 주차장이 넓게 자리잡고 있으며, 낚시꾼들이 많이 몰리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영암호는 환경부에서 1996년 10월부터 실시한 생태조사에서 34종의 겨울철새가 서식하고 있는 철새도래지로 보고 되어 이 지역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탈바꿈하고 있다. 주변에는 영산강하구둑, 영산호 농업박물관, 월출산국립공원, 도갑사, 왕인박사 유적지등 많은 관광지가 있어 겨울철 자녀교육을 위한 여행지로 적합한 곳이다.



 

▷ 정상의 이름으로 혼동 스러운 흑석산 정상 (깃대봉 650M) <14:45>

▷ 군사정치의 잔재가 남아있는 삼각점 (내용인즉, '이 표식을 파괴하는 자는 의법 처단 함'.) <14:52>


드디어 오늘의 최정상인 흑석산 정상이다. 흑석산이란 이름대신에 깃대봉이라 새겨져 있구나! 일년 동안 등산은커녕 운동다운 운동을 못했던 아들은 다리가 아픈지 “이러다간 내일 몸살 하겠어요. 좀 쉬었다 갑시다.” 하고 사정을 하는지라 정상에서 약간의 휴식을 취한다. 어느 분의 산행기에 나오는 삼각점을 유심히 바라보니 아니나 다를까 엄포성 문구가 새겨져 있다. “이 표식을 파괴하는 자는 의법 처단함.” 누군지 몰라도 사람의 심리를 이렇게 모를까! 이런 문구를 보면 더 부수고 싶은 것이 사람이 심리가 아닐까? 차라리 이런 문구는 어떨까? “이 표식은 대한민국 국민의 재산이므로 모두 아끼고 사랑해 주시기 바랍니다.” 라고..^^




▷ 흑석산에서 645봉으로 가는 억새능선에서 뒤돌아 본 흑석산(우측)과 가학산(좌측) <15:08>






▷ 마지막 봉우리인 595봉으로 가는 능선에서 바라본 서쪽의 두억봉 <15:24>



신경수님과 송영희 여사님은 저기 보이는 두억봉까지 산행하셨고 이 두억봉에서 무척 고생 하셨다 한다. 신경수님의 2002년 5월 4일(토요일)의 산행기를 읽어보면 이 두억봉에서 무척 고전하셨다. 오죽했으면 베테랑 중에 베테랑이신 신경수님께서 '눈물 흘린 탈출'을 하셨을까! --함부로 두억봉 산행을 결행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 가리재 <15:46>

▷ 아름다운 학계리 광암마을 풍경 (푸른잔디는 보리밭이었다.) <16:26>


마지막 봉우리인 595봉에서 가리재로 내려오는 등로는 급경사의 길이다. 자꾸만 뒤쳐지는 아들과 아내를 기다리며 가리재로 내려가는데 남자 산님 두 분이 두 모자을 추월해 내려온다. 그리곤 가리재 가는 길을 물어온다. 나도 초행이라 자신은 없지만 여기서 보면 두억봉 사이의 푹 꺼진 안부가 가리재가 아니겠냐고 말씀드린다. (정답)

조금 더 내려가니 부부산님이 올라오시는데 남자분이 부인의 손을 잡고 끌어당기며 오르시는지라 “산에 가면 각자의 힘으로 올라야지 그렇게 의지하면 못 오릅니다.” 하니 웃음으로 인사를 대신한다. 잠시 후 가리재에 도착한다. 좌측으론 가학산 자연휴양림으로 내려가는 길이요, 직진은 고난의 두억봉 가는 길이요, 우측은 우리가 가야할 학계리 광암마을로 내려가는 길인데 오른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보이지 않는다.

처음에는 멋모르고 직진하다가 가시덤불로 등로가 엉망이어서 다시 후퇴하여 자세히 살펴보니 이런, 이정표 못 미친 지점에 우측으로 내려가는 길이 보인다. 왜? 아까는 보이지 않았을까? 저번 내장산 종주시도 상왕봉 못 미친 지점에서 오른쪽으로 틀어서야 했는데 못보고 지나쳐 알바한 적이 있었다. 우측 길을 따라 내려오는데 아까 남편의 손을 잡고 올라가던 그 여성분이 보인다. 결국 포기하고 내려오신 것이었다.

가리재에서 학계리 광암마을로 내려오는 등로는 그렇게 양호하지는 않았다. 자꾸만 뒤쳐지는 두 모자를 기다리지 않고 내려오니 임도가 나타난다. 잠시 기다렸지만 오지 않아 다시 임도를 따라 마을로 내려가니 푸른 초원이 나타난다. 보리밭이었는데 보리밭이 이렇게 아름다울 줄이야! 그런데 아까부터 나도 급한 것이 있었으니..




▷ 잠시 신세진 광암마을 김용근씨 집에 열려있는 감나무 <16:41>



급한 것은 다름 아닌 하루에 꼭 한번은 해야 하는 것 바로 실례(?)였다. 신사체면에 아무 곳에서 바지를 내려 응아를 할 수도 없고 이만저만 난처한 일이 아니다. 마침 어느 집을 바라보니 담장 안으로 주인이 보인다. 내 절박한 사정을 말씀드리니 두말하시지 않고 대문을 열어준다. 아~~살았다.. 구식 재래식 변기에 쪼그려 앉은 이몸은 너무너무 행복했다. ^^




▷ 너무나 감사한 나머지 다시 뒤돌아 본 광암마을 김용근씨 집 <16:44>



고마운 집주인(문패를 보니 김용근 이영란이라 적혀 있었다.)에게 인사를 하고 나오니 저만치에 아내랑 아들이 보인다. 내가 보이지 않아 전화도 걸고 난리 법석을 떤 모양이다. ㅋㅋ


 

▷ 영암 현종식 가옥의 솟을대문 <16:48>

▷ 또 다른 솟을대문 (玄氏 司直公派宗中) <16:50>


♣ 영암 현종식 가옥 (靈岩 玄宗植 家屋)

이 가옥은 1920년에 지은 한옥 기와집으로 원래 현종식 가옥의 안사랑채에 옆집 현행주 가옥을 안채로 삼은 것이었다. 안사랑채의 서쪽에서부터 부엌, 큰방, 가운데방, 대청 공루(空樓)와 나란히 뒤편에 사랑방이 배치되어있는 납도리 집으로 팔작지붕이다.

안채의 평면구성은 H형으로 부엌, 큰방, 마루, 작은방, 공루 등으로 정면 6칸 측면 4칸이다. 사랑채와 안채사이에 출입문이 있으며, 돌죽담이 안채를 완전히 둘러싸고 있다. 이 가옥은 사랑채와 안채가 앞뒤에 있는 일반형에 비하여 좌우로 병렬하고 있는 것이 특이하다.





▷ 저녁을 먹은 죽산식당 <19:14>



광암마을에서 한 10여분 걸어 내려오니 2번국도 도로변이다. 날머리를 이곳 광암마을로 정한 것은 들머리인 제전마을과 가깝고 무엇보다도 성전면으로 향하는 아무 차나 잡아탈 수 있는 잇점이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마침 정차하고 있는 지프차에게 동승을 부탁하니 본인은 장흥으로 가는 차라 하시며 흔쾌히 태워준다.

고마운 지프운전자는 여성이었고 이야기를 들어보니 대학교수님이었던 같았다. 오늘이 길일이라 그런지 지인의 결혼식이 네 건이나 있어 하루 종일 결혼식장에서 소일하셨다 한다. 가족끼리 산행을 하시니 무척 행복하셨을 것 같다는 덕담도 잊지 않으신다. ^^ 그런데 그만 밤재 못미친 지점에서 차를 세우게 된다. (오른쪽을 바라보니 전위봉처럼 보이는 봉우리가 보이므로 황급히 세웠는데 아니었다. 에고..)

나중에 알고 봤더니 밤재에서 직진하면 2번국도로 강진, 장흥으로 가는 길이였고 이곳에서 우회전을 해야 제전마을로 들어가는 길이었다. 물론 이곳에 내려 걸어 가도 그리 멀지 않은 거리였지만 그때는 미처 몰랐다.) 다시 차를 잡아야 하는데 좀처럼 서주지 않는다. 한 5분 정도 꺼꾸로 내려오다가 몇 번의 손을 든 끝에 한 마티즈 승용차를 세울 수 있었다. (마침, 성전면으로 가는 차였음.^^)

제전마을에 도착하니 아침에 있었던 버스는 벌써 출발하고 없고 우리 화이트만이 우리를 눈이 빠지도록 기다리고 있다. (오후 5시 33분) 이내 어둠이 내린다..

오늘도 순천의 한 식당에서 저녁을 먹는데 이번에는 그동안 한번도 들러보지 않았던 죽산이란 식당이다. 죽산에서 장어구이를 시켜 먹으니 복분자 주가 간절한데, 오늘은 꾹 참고 가볍게 맥주로 대신한다.

역시 땀흘려 산행한 후, 맛있는 식도락이 곁들리니 더욱 좋은 것 같구나!

“가족끼리 산에 오르셨으니 행복하신 것 같다. ”

여교수님의 말씀 처럼 행복했던 하루였나?

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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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21 전남 영암 강진의 흑석산/가학산/별매산에 다녀와서..



 

[2004.11.21.14:07]
[가학산 정상에서 내려와 조릿대 터널을 통과한 후 가래재로 올라가는 능선에서 바라본 파노라마]



 
[2004.04.25.11:45]
[올해 4월 25일 덕룡산~주작산 산행시 주작산 472봉에서 바라본 파노라마-임영옥님께서 산의 이름을 가르쳐 줌.]



이수영의 산행이야기


DEVA PREMAL / LOVE IS SP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