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   제 : 2007년 8월 13일[월]

■ 어   디 : 경북 경주시 진현동, 황룡동 소재 토함산[해발 745m]

■ 누구랑 : tombow 홀로

■ 코   스 : 불국사매표소앞 - 오동수 - 석굴암 주차장 - 토함산 정상 - 석굴암 - 불국사 주차장[원점회귀]

 

장마가 다시 온 듯 무더위에 하루에도 몇번씩 주구장창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가 연일 되풀이 된다. 메뚜기도 한철이라고 여름 한철을 기대하고 여름특수를 노리고 살아가는 관광도시 경주 시민들의 근심을 아는지 모르는지 허구헌날 하늘은 흐리고......

오랜만에 그나마 파아란 하늘이 드문드문 비치는 쉬는 날 더운 날씨에 집에서 에어컨을 열심히 돌리느니 이열치열로 산에 올라 땀이나 흠뻑 흘려보자는 심정으로 가까운 토함산을 찾았다. 집에서 차로 25분 정도로 가까이 있지만 그다지 흥미롭지 않다는 이유로 찾지 않다가 5년만에 문안인사(^^)차 한번 가 볼까하고 오랜만에 불국사로 향한다. 그간 강산이 반은 변할 시간이 흐른지라 마치 처음 찾는 산마냥 모든게 새로이 보인다......

 

 

 

▼ 12:40분, 불국사 일주문앞...버스와 택시사이로 난 길이 석굴암으로 오르는 산행 들머릿길이다. 사진 우측 뾰족하게 솟은 봉우리가 오늘 오를 토함산 정상이다. 휴가철이나 날씨탓에 평소 돗대기시장같은 불국사는 그나마 한산한 편이다.

 

▼ 넓은 판석이 깔려 있는 초입의 등산로.

산행초입부터 시작되는 판석으로 포장된 길을 따라 조금 오르면 좌측에 청마 유치환시인의 시비[詩碑]가 나오고 이내 단풍나무 터널로 덮인 등산로가 쭉~ 연결된다.

이후 오동수[약수터]까지 완만한 흙길이 계속되면서 서서히 경사도가 조금씩 가팔라 진다.

산행초입부터 앞서 나간 핑크색 긴팔자켓입으신 여자분[일명 자켓女] 정말 대단했다. 이 더운 날씨에 살빼시려는지 위아래로 겨울옷같은 긴옷을 입고 뒷짐 딱 지시고 한번도 쉬지 않고 올라가시더니 석굴암 주차장 마지막 계단 오름에서 하산을 하고 계셨다. 허걱.....

 

▼ 단풍나무 터널아래를 유유히 한참 앞질러 가고 계시는 자켓女.....

 

 

 

▼ 목책난간의 부드러운 흙길.....저~~~어기 한참 앞서 간 자켓女^^ 걸음이 어찌나 빠른지 tombow의 잰걸음으로 도저히 따라 잡을 수 없었고, 괜히 오버패이스하는 바람에 땀만 왕창 흘렸다는^^;;;

 

▼ 그나마 어느 정도 따라 붙었다 싶었는데..... 이제와 생각에 왜 그렇게 따라 갔을까?  궁금하잖아요.... 이 더운 날씨에 왜 저런 차림으로^^ 나만 궁금한가??????

 

▼ 12:56분, 무더위에 지쳐서 그나마 따라 잡은 자켓녀를 포기하고 첫번째 전망대라기 보단 터에서 바라 본 고위산 방향[우측 방면 희뿌였게 보이는 산], 그 아래 작은 연못같은 저수지가 아사달과 아사녀의 애틋하고 슬픈 전설을 간직한 영지[影池].....

 

▼ 12:57분, 물맛좋기로 유명한(?) 오동수 약수터 갈림길... 애꿎은 자켓女땜에 지친 심신을 여기서 식히고...ㅎㅎㅎ

 

▼ 등산로에 사람들이 많이 지나가는데도 다람쥐가 지천이다. 경상도 말로 천지빽까리로 깔?다^^  별로 도망도 가질않고..... 이녀석도 자켓女의 홀림에 지쳐버렸나^^

 

▼ 헉! 어느듯 가파른 돌계단이 시작된다.....

 

▼ 오동수에서 잠시 쉬고나서 이내 가파른 돌계단길이 시작된다. 땀은 줄줄 흐르고...ㅠ.ㅠ 죽을 지경인데 어느새 석굴암 주차장이 가까워 지는지 차량 경적소리가 들린다. 나무 틈새로 석굴암 주차장에 있는 종각 기왓지붕이 비춘다. 어찌나 반가운지...

주차장까지 올라가는 마지막 돌계단이 힘겹다. 근데 아까 한참 앞서 올라가신 핑크색 자켓女가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내려 오고 있다. 슬쩍 카메라를 드리대려다 초상권 or 이상한 넘으로 여길까봐 그냥 인사만 건넸다. 주차장까지 올라서 잠시 쉬다 내려 오신듯한데....정말 최곱니다....

 

▼ 계단끝으로 살짝 보이는 건물이 석굴암 주차장 화장실.... 휴~ 이제 다왔구나....^^

 

▼ 13:19분, 불국사를 출발 40여분만에 석굴암 매표소에 도착했다.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석굴암을 찾는 이들이 꽤 많았다. 석굴암 일주문

 

▼ 경북대종 종각....2007년은 경북 방문의 해에다 제3회 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열린답니다. 더운데도 불구하고 이렇게들 많이 와주셔서 감사합니데이~~~

 

▼ Welcome to Seokkuram Grotto! 더운데 욕봅니다...^^

 

▼ 감포방향 방향. 날씨가 흐려서 희끄무리하게 실루엣만 보인다. 맑은날이면 감포 동해바다도 볼 수 있는데 아쉽다....저아래 마치 강처럼 보이는 곳이 감포로 가는 감포가도이다. 요즘 한참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영남대 교수시절 썼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그렇게 예찬했던 감포가도.....글쎄 tombow는 별 감회를 못느꼈는데.....

 

▼ 흠~ 매표소[BOOKING OFFICE]라 뭔가 표현이 좀..... 화살표를 따라 간 매표소에는 커다랗게 Ticket office라고......

 

▼ 더위와 괜한 오버패이스로 얼굴이 벌겋게 달아 오른 tombow.....ㅠ.ㅠ

 

▼ Ticket office옆 프라이드가 서있는 길로 들어서면 토함산 정상으로 가는 등산로가 새로이 나타 난다. 근데 아무런 안내판이나 표식이 없다. 불국사에서 석굴암으로 등산로를 따라 오르는 열의 여덟명이 여기가 정상으로 알고 보통 석굴암만 관람하고 내려가는데 역시 tombow외에는 아무도 그쪽으로 들어가는 사람이 없다... 날씨탓도 있겠지만....

 

 

▼  석굴암 매표소 우측 뒤로 들어가면 바로 산불감시초소가 나오고 오름길이 시작이 된다. 흙길로 된 오름길을 오르면 등로 옆으로 석굴암으로의 무단출입[무료입장]을 막기 위해 철조망이 둘러져 있다. 불국사 오름길에서 본 고즈녁한 불국사 돌담장위로 그러한 무단출입[무료입장]을 막기 위해 돌담위에 둘러 친 철조망을 보았다. 월담을 해 무단으로 성지[聖地]에의 침입을 막는다지만 왠지 종교가 그 본연의 의미를 잃고 입장수입만을 노리는 세태가 씁슬하기만 하다.

 

 

 

▼ 13:38분. 성화채화지 갈림길..... 전국체전 등 국내스포츠행사의 성화채화지로 강화도 마니산과 경주 토함산이 애용(?)되고 있다....

 

▼ 석굴암을 지나면서 오르내리는 사람의 모습을 볼 수가 없다...

불국사에서 올라 온 사람의 열의 일곱이 석굴암탐방 또는 주차장에서 원점회귀를 하는 탓에 휴가철인데도 불구하고 조용한 산길을 만끽할 수 있었다.

 

▼  은방울꽃처럼 생겼는데 정확한 이름은 몰라서리....

토함산은 해발고도 745m나 되는 높은 산임에도 불구하고 여타산에서 볼 수 있는 야생화를 쉬 볼 수는 없었다. 아마도 인공조림된 낙엽송이나 가문비나무의 탓인지 숲은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한 것 같다.

 

▼ 13:50분, 추령재 갈림길

 

▼  추령재 갈림길 이정목을 지나 조금 더 오르니 하늘을 뒤덮은 키큰나무들은 온데간데 없고 파란 하늘이 열린다. 다 왔구나 했더니 엉뚱하게 헬기장이 나온다. 5년만에 왔더니 산이 달라진건지 아니면 내가 더위에 약간 이상해진건지 도무지 감이 오질않네.....

 

▼ 정상 바로 밑에 위치한 헬리포터장

 

▼ 저 언덕배기만 넘으면..... 

 

▼ 13:56분, 해발 745m 토함산 정상에 도착. 반갑다 5년만에 너를 다시 보는구나 ㅠ.ㅠ  저....누구세요^^ [5년전에 본 정상석]

 

▼ 그 옆에 새로이 우뚝 솟은 굴러 온 돌이 박힌 돌을 뺀 새 정상석

12:40분에 불국사를 출발, 1시간 10분여만인 13:56분에 해발 745m인 토함산 정상에 서는 기쁨을 맛보다...

엄홍길 대장이 그랬다. "산은 정복하는게 아니라 잠시 인간에게 그자리를 허락하는 것"이라고...

토함산 신령님 감사합니다...이 자리에 서도록 허락해 주심을....^^

5년만에 찾은 토함산 정상은 예전의 허접한 돌무더기와 더 허접한 정상석이 아닌 말끔하게 정비된 새로운 명함[정상석]으로 산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조망이 시원치 않아 다소 답답했지만 오랜만의 산행의 벅찬 감격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 새 정상석의 뒤편에는 최재호 시인의 토함산이란 시가 음각되어 있다. 한번 읽어 보세요...

 

 

▼ 정상에서 조망한 감포[동해안]방면.... 가스가 잔뜩 끼어 답답한 정상에서의 조망으로 인해 tombow의 가슴도 답답해진다....

 

▼ 정상에서 조망한 추령재와 호미곶 방면... 맑은 날이면 여기서 포항 장기곶과 호미곶 철강공단이 시원스레 보이는데 안타깝다.....

 

▼ 정상에서 조망한 토함산 휴양림과 장항[방폐장 예정지] 방향

 

▼ 정상에서 조망한 고위산과 남산방향

 

 

▼ 섭섭치 않게 구정상석과도 한컷 찍어 줍니다.

 

▼ 코오롱호텔 방향 이정목

코오롱호텔방향으로 하산하려는 찰나 LG전자 서비스 기사의 갑작스런 전화...

냉장고가 고장이 나서리 서비스신청했는데 16시에 온다는 사람이 지금 간다고...[14:10분인데 ㅠ.ㅠ]

와이프도 외출하고 없는데... 15:30분까지 하산해서 집에 갈테니 그때 보자고 하고 최단코스인 원점회귀를 택하는 찰나!

입사동기를 만났다... 애기 둘이랑[초등 1년과 6~7살쯤 된] 와이프랑 왔다고... 내심 부러웠다...tombow랑 비슷한 시기에 결혼했는데 역시 애는 빨리 놓고 보는게...

우리아들 녀석 이제 28개월인데 언제 키워서 같이 산에 델꼬 가노...^^

회사 그만두고 사업구상중이라는데 부디 성공하시길...꼭!

 

▼ 하동지[池] 경주민속공예촌 건너편으로 담수 진주를 양식하는 곳이다. 저 하동지 뚝방 바로 아래에 있는 ○○○식당의 닭도리탕[닭볶음탕]은 경주의 맛집중에 하나로 토함산 등반 후 허한 심신을 달래는데 그만이다.....갑자기 먹고 싶어 진다.

 

▼ 불국사앞 상가촌. 상가촌 위 사진 좌측 상단이 영지[影池]이며, 우측 하단 중앙부의 연못을 낀 건물이 경주코오롱호텔과 9홀의 코오롱호텔 퍼브릭 골프장....

 

▼ 하산길에 아쉬워 한번 더 올려다 본 토함산 정상.... 입사동기 와이프랑 아들이 살짝 찍혀 버렸네.....

 

▼ 이름은 모르지만 너무 이쁘다.....

 

▼ 14:35분. 석굴암 주차장에서 불국사로 내려 가는 길.....

tombow두 영어가 짧지만 내 짧은 소견에도 관광지나 여타 어디에 다니다 보면 잘못된 외국어 표기나 표현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석굴암 매표소를 가르키는 이정표에 "매표소"를 영어로 "BOOKING OFFICE"로 표기하고 정작 매표소 창구에는 "Ticket office"라고 해놓고...

아래 사진에 있는 자연보도[Natural Road]... 이건 좀 아닌 것 같은데...

오늘 보니 외국인들 굉장히 많이 오든데 저걸 보고 뭐라고 할까? 중국인들 한글표기 이상하게 써 놓은 걸 보고 역시 되놈들이 어디가나라고 비웃는데 그들을 욕할게 못된다...

 

▼ Natural Road가 아닌 아주 인공적인 등산로...

 

▼ 아까 오름길에선 핑크색 자켓女가 앞에서 나를 부끄럽게 했다면 내림길에선 이 연보랏빛 생활한복에 하얀 고무신과 흰장갑을 착용하신 일명 한복女가 나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등로가 단단하게 다져진 흙길이고 비 온 뒤라 제법 미끄러워서 조심조심 걷고 있는데 흰색 조선나이키를 신은 그녀 큰 키에 풍덩한 생활한복 차림으로 어찌나 유유자적하듯 잘 내려가시는지.... 젊은 보살님일까? 혹시 축지법이라도 익혔나 어찌 생긴신 분일까 궁금해서 또다시 발걸음을 재촉했으나 거리가 좁혀지기는 커녕 점점 더 멀어져 가는 한복女...

결국 불국사 일주문에 와서야 바리게이트를 운동기구삼아 스트레칭에 열중하고 있는 그녀를 볼 수 있었다는..... 자켓女에 이은 정말 최~~~곱니다...^^

 

▼ 한참을 앞서 내려 가는 한복女 ^^ 오늘 왜 이려~~~~ㅎㅎㅎㅎ 또 오버패이스했다....^^;;

 

▼ 14:59분. 청마[靑馬] 유치환 시비앞...

청마[靑馬] 유치환시인... 고등학생시절 "사랑하였으므로 진정 나는 행복하였네라"...라는 시제목은 이젠 다 잊어버리고 가장 마지막 구절만 어렴풋이 남아 있는..... 굉장히 좋아했었는데..... 몇해전에 친일파로 공개?지.......쯧,

 

 

▼ 15:02분. 드뎌 원점인 불국사 일주문에 도착했다....

14:20분 정상을 출발, 40분만인 15:02분에 원점인 불국사 일주문앞에 도착했다...

한복女를 따라 잡기위해 잰걸음으로 내려 왔기에 이렇게 일찍 도착할 수 있었다. 스트레칭하시는 거 도촬해 버릴까하다가 그냥 웃으며 카메라 전원을 껐다...초상권침해소송걸릴까봐...^^

 

 

 

 

▼ 불국사 주차장 내려가는 길.....

 

▼ 15:10분. 불국사 주차장에 도착....불국사 올라 가는 길

 

비 온 뒤의 높은 습도와 찜통같은 무더위로 비록 힘은 들었지만, 자켓女와 한복女 두 기이한 여인의 등장으로 인해 그나마 덥고 힘든 것을 잊고 토함산을 다녀 올 수 있었다.

산행땐 두 여인에 대해 그냥 왜 저 차림으로 아니면 어떻게 생겼을까? 하는 막연한 궁굼함에 오버패이스까지 해 가면서 뒤를 ?았는데 집에 와서 컴퓨터에 사진을 올리고 보니 두여인의 사진속 모습과 그녀들을 졸졸 따라다닌 tombow의 모습이 떠올라 얼마나 웃었는지......

이 더위에 잠시 더위를 잊게해 준 토함산과 두여인네들.....

앞으로 토함산을 떠 올릴때마다 그녀들 생각에 빙긋이 웃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