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을은 신이 내려준 계절이기에는
너무 짧고 아쉬운 것 같다.

이--신선봉(1204)의 가을 밤은 너무나 아름답다.
한가위 보름달이 너무 휘영청 밝아 저멀리 동해바다가
쪽빛보석 처럼보이고

雲霧에  살짝가린 설악의 주봉들이 한폭의 동양화를
보는 것과 같으니...이곳 이야말로
        桃園이 아니 겠는가?

---------가을날(릴케)--------
주여, 때가 왔습니다.
여름은 참으로 길엇습니다
해시계 위에 당신의 그림자를 얹으십시오

들에다 많은 바람을 놓으십시오
마지막 과실들을 익게 하시고
이틀만 더 남국의 햇볕을 주시어
그들을 완성시켜, 마지막 단맛이
짙은 포도주 속에 스미게 하십시오.

-------푸르른 날(서정주)-----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저기 저기 저 가을 꽃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드는데
눈이 내리면 어이하리야

봄이 또오면 어이 하리야
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
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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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그곳에서
간단하게 차례를 지내고는
보살과 스님이 바리바리 싸주시는

음식을 배낭에 지고는 스님의 무사등반을 빌어주시는
합장을 뒤로한채 미시령에 도착한 시각은 낮 12
이다.우리는 여기서 1박 2일의 등반 채비를

갖춘다. 이곳은 귀성객들과 등반객들로
만원을 이룬다.
그들은 뒤로 한채  산길로 올르니...

동해의 비릿한 바다냄새와 맑은 하늘아래의
산줄기 바람이 묘한 조화를 이룬다.

1시간 정도 허덕거리며 오른끝에
우리는 상봉(1239)바로 아래 바위너덜지대에 이른다.
이곳은  평평한 능선지대를 이루고 또한
샘들이 여러곳 있어서

우리들에게는 오아시스 같은 곳이다.

각자 허리를 구부려 생명수인양 물을 소리내며 들이킨다.
아주맛있는 음식을 먹는 듯이
그리고---허리를 피면 보이는

이 조망미는 ...
동쪽으로 보이는 동해바다파도가 넘실거리며 몰려오고,
남쪽으로 보이는 울산바위능선과 황철봉 의 바위들이
멋진 자태를 들어내 주고,

저 멀리 대청/중청의 빼어난 바위들이
옷을 한창 갈아 입고 있으며,

지난번 올랐던 귀떼기청의 너덜 바위들도 질세라
하얗게 빛을 발하고  있다.

이상봉에서 우리는
간단하게 절에서 주신 음식들로
요기하고 잠시 머물른다.

이--가을의 하늘을 힘껏 껴안는다.
아--하늘이 내게로 온다.
여릿 여릿 멀리서 온다.

이 하늘은 호수처럼 푸르다
호수 처럼 푸른 하늘에
내가 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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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봉에서 내려 화암고개 를 지나 신선봉까지의
능선길을 우리는 느림보로 가기로 하고
두리번 거린다.
우리의 나무와 야생초들의 면면들을 보기 위함이다.

나무 나무사이로 보이는 동해 바다의 그--쪽빛의 넘실거림과
서남쪽으로 보이는 우리의 준령들이 서서히 옷들을
갈아 입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우리는 오늘 여기 신선봉 아래에서 비박을 할것이다.
화암재에 이르니
어제 머물렀던 화암사와 수암바위가
시야에 뚜렸이 들어 오는 구나...

그곳 수암바위의 전설들을 떠올리는데
서서히 이--신선봉의 노을이 들기 시작한다.
붉은 노을이---이골짜기와
설악주봉들을 물들이고 있다.

우리는 바위 위에 주질러 앉는다.
그리고 배낭을 베게 삼아 누워본다.
아--이 하늘이 전체 물들어
오고 있구나.

나왕-켓촉의 '대나무피리" 연주를 들어본다
그리고 우리의 '대금' 연주도 같이
하늘이 점점 어두워진다.

그리고 한가위 보름달이
떠오른다.

신선봉
에서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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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海의 저 바다끝에서
붉은 용트림이 보인다---저녁노을 과는 좀다르게
점점--드넓어지며
님의얼굴이 점점커지고...드디어 한가위날의
태양이 떠오른다.

아침식사를 서둘러 준비한다.
구수한 된장찌게와
절에서 싸주신--버섯짱아치와 산초와 튀김등등...
5인분의 육포를 먹기좋게 만들고

식사를 맛나게 하고는 후식으로 과일 한쪽 씩하고는
이내 발길을 재촉한다.

아침등반은 참으로 상쾌하게 휘파람을 불면서 할수 있다.
'아침형 인간"--인생을 두배로 사는
이란 책을 보면--3장에 14주 프로젝트가 나오는데
이제 우리의 이 나이테에는 꼭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능선의 숲길을 2시간 정도 가니
대간령에 이르고
이곳부터 마산 까지는
능선 전체가 펑퍼짐한 구릉성 지대이나
그런대로 조망미가 있어 지루하지는 않다.

이숲에서 우리들은 좀더 느림보 산행을 한다.
1시간 반정도를 오르니
마산(1052)이 눈앞을 가로 막는다.

이곳 또한 照望美가 뛰어난데
특히 이곳에서 설악산 전체를 감상할수 있으며
북쪽으로는 건봉산--까치봉--향로봉이 보이며
그 뒤로는 휴전선--북쪽의 금강산으로 이어진다.

우리 백두종주를 하는이들의 바램은
이--곳을 통과하여 북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종주를
손꼽아 기다리는데 언제쯤 가늘할지
참으로 안타까우리...10년이내에는
가능하리라 기대 하여 본다.

내나이 60전에 길이  열려야 할터인데 말이다.
여기서 보는 설악의 주봉들...특히 대청과
귀떼기봉의 아름다움은 일망무제,유구무언 이니라......

또한 도원저수지가 발아래 보이고
동해의 바다물결이 마치  쪽빛의 보석처럼 일렁인다.
우리는 이곳에서 간단히 끼니를 때우고는

하산을 서두른다.
林道를 따라 내려오다보니
다른 임도와 만나는 길이 나온다.

이지점에서 좌측방향으로 내려와야 한다.
이곳에서 마루금으로 내려오면 좋으련만,
스키장과 군사시설 때문에 불가능하고
포장도로를 이용해
내려오면---삼거리 주유소로 떨어진다.

여기서 바로 칠절봉으로 올라타야 하는데
시간적으로도 좀 늦었고
군부대 허가도 받아야 하는데  어차피 포기를
하고 휴게소로 가서 재충전 하기로 한다.

백두종주를 하다보면 같이보듬는 일행중 한명이라도
몸상태가 좋치못하면 산행을 하지 않는다.
특히 소수인원으로 할때 는 더욱 조심해야한다.

철저한 자기 관리 없이는 종주할수 없는것이고
수많은 산꾼들이 도전을 하건만
최종 주자들은 10%를 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약 2년 정도)

우리는 이곳의 황태구이, 삼겹살
에 쐬주를 곁들인 식사로 여독을 풀고 있다.

내일의 일정을 위해서

감사합니다.
여기는
진부령 입니다.

* 운영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5-03-04 1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