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 치재산~용추봉 (호남12)

1:25,000지형도=복흥. 운남

2005년 3월 13일 구름많음(-6~4도)   일출몰06:48~18:38

코스: 천치재11:30<2.5km>530m봉12:30<1.7km>신선대13:00<2.7km>용추봉14:00<1.7km>515.9m봉14:30<3.0km>오정자재15:30

[도상11.6km/ 4시간 소요]

 지형도       지형도
 

개요: 담양호가 있는 전라남도 담양군 용면을 끼고 전라북도 순창군의 복흥면과 쌍치면, 구림면이 싸고도는 이번 산길의 왼발은 전북에, 오른 발은 전남땅을 딛고 간다.

산행길의 한 복판에서 시종 주목을 받고 있는 담양호는, 추월산의 동쪽 사면과 용추봉이 있는 이번 산길의 남쪽 골짝물들이 모여든 호수로, 6,670만톤의 저수량이 담양평야와 장성군의 비아면, 남면의 농토를 적셔주고 영산강의 상류를 이룬다.

용추봉에서 돌아 본 지나온 길     용추봉에서 돌아 본 지나온 길
 

용추봉에서 가야할 길     용추봉에서 가야할 길
 

이 곳 용추봉을 중심으로 사방 6km의 주변지역을 가마골이라 부르는데 높이가 300~600m인 여러개의 깊은 계곡으로 이루어져 사철 관광객이 찾아들고 있다.

한국전쟁 이전까지만 해도 짙은 수림으로 발길조차 들여놓을 수 없는 오지였다가, 전쟁을 거치면서 빨치산 사령부가 있었던 이곳은, 많이 파괴되면서 동족상잔이 치열했던 현장이기도 하다.

신선대서 본 530m봉 뒤로 서래봉~추령봉~백방산     신선대서 본 530m봉 뒤로 서래봉~추령봉~백방산
 

 신선대와 가마골      신선대와 가마골
 

이곳의 최대 조망터인 치재산(591m) 아래 신선대에 서면 마치 부안의 변산반도를 옮겨놓은 듯한 산속의 산들과, 가마골 계곡의 모든 것을 굽어볼 수 있고, 장막같은 추월산 동쪽 구릉들은 물론 추월산과 마주하는 강천산 일원이 조망되기도 한다.

서북쪽 저 멀리론 내장산의 침봉들이 서래봉을 중심으로 호남정맥의 구릉들과 어깨를 맞대고, 끝없이 하늘금을 이어가고 있는 장관이 들어온다.

마주보는 추월산 남동릉    마주보는 추월산 남동릉
 

흡사, 내변산같은 가마골     흡사, 내변산같은 가마골
 

한강(482 km), 낙동강(522 km), 금강(396 km), 섬진강(212 km)과 함께 우리나라 5대강의 하나인 영산강(136 km)은 용추봉에서 발원하여 담양읍을 지나 나주, 함평, 영암, 무안 등 호남벌 3백리를 달리며  영산강 하구둑을 통해서 목포만의 남해로 빠져든다.

한편 이번 산길의 전북쪽 물들은 추령천, 구림천따라서 옥정호로 모여들었다가 섬진강 물길타고 남해 광양만으로 흘러든다.

담양호    담양호
 

섬진강으로 흘러가는 옥정호     옥정호
 

가는길: 담양에서 29번도로 천치재에 내리면 북쪽의 530m봉 향하는 길엔 임도가 깔려서, 그냥 그길만 계속해서 쭈욱 따라가도 용추봉까진 쉽게 올라갈 수 있다.

그러나 능선길을 따라가면 계속해서 담양호를 비롯한 추월산의 동쪽 사면 전체가 조망되고, 멀리는 내장산을 비롯한 지나온 정맥길이 고스란히 떠올라, 바라보는 조망산행으론 더없이 좋기만 하다.

눈내리는 천치재    눈내리는 천치재 
 

임도와 산길     임도와 산길
 

초반엔 임도로 한번 내려섰다가 날등길을 따르면 산길은 말굽형으로 휘어 도는데, [103-2-47]의 헬기장을 지난 530m봉엔 또 다른 헬기장이 반긴다.

방향을 동남쪽으로 틀어서 591m의 치재산을 향하는 길엔 임도가 한 바퀴 돌아서 고개를 넘어가고 있고, 그 길엔 [용추사/가마골/제1~2야영장]의 이정표가 있다.


절개지를 건너 치재산 정상에 서면 용추사쪽의 제3등산로와 신선대방면의 제1등산로 이정표가 있는데, 제1등산로를 따라 500m쯤 내려가면 사방으로 조망이 확 틔는 신선대 절벽 위로 나서게 된다.

신선대서 본 추월산 남동릉    신선대서 본 추월산 남동릉
 

신선대서 본 추월산 북릉-1     신선대서 본 추월산 북릉-1
 

신선대서 본 추월산 북릉-2     신선대서 본 추월산 북릉-2
 

그 곳에선 위의 그림들이 낱낱이 조망되는데, 너무도 감격적인 장면이어서 쉽게 발길 돌리긴 힘들지만 치재산으로 다시 올라가야 한다.

이번엔 제3등산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내려서면 가야할 산하가 두루 조망되고 용추봉이 건너편에 버티고 섰다.

중도에 내려선 임도는 삼거리로 갈리는데 이정표엔[치재산/제3야영장/용추사/답동야영장]을 각각 가리키고 있다.

넓은 헬기장의 용추봉 정상 표시판엔[532m봉3.4km/오정자재4.4km]를 표기해 놓았는데, 이곳에서의 조망 역시 막힘이 없기는 매한가지다.

용추봉에서 본 순창 세자봉 방면     용추봉에서 본 순창 세자봉 방면
 

 내려다 본 가마골    내려다 본 가마골 
 

하산길    하산길 
 

동진해왔던 정맥길이 용추봉 이후론 남쪽으로 향하면서 정겹고 자그마한 담양호를 바라보면서 내려가게 된다.

중도에 고갯길 하나 건너서면 산죽 오름길이 515.9m봉 직전의 폐 헬기장까지 이어지고, 515.9m봉 삼각점엔 [순창 404]로 각자를 해서 여기가 순창지역임을 알리고 있다.

이어지는 하산길은 암릉구간으로, 양사면이 절벽을 형성한 지역이 나타나고, 그곳에서 바라보는 추월산과 담양호는 멋진 그림으로 발치아래 놓여진다.

절벽지대     절벽지대
 

절벽지대의 마무리    절벽지대의 마무리 
 

광덕산으로 이어지는 이번코스 후반부     광덕산으로 이어지는 이번코스 후반부
 

절벽 끄트머리엔  작은 슬링이 걸려서 끝까지 안전산행을 즐길 수가 있고 절벽길 이후론, 능선길 이쪽 저쪽으로 벌목지역과 방화선 지역이 번갈아 나타나면서 계속 볼거릴 제공한다.

서쪽의 담양호 주변과 추월산은 보면 볼수록 더욱 친근감으로 와닿고, 첩첩산릉은 높이완 상관없이 미로같은 계곡들을 계속 만들어내고 있어 신령스럽기조차 하다.   

돌아본 용추봉     돌아본 용추봉
 

절벽지대는 끝까지 남아...     절벽지대는 끝까지 남아...
 

담양호 호반도로였던 2차선의 792번 지방도가 순창군의 21번 국도로 연결되는 오정자재를 향한 내리막길엔, 과수원 보호용 철사줄에 고압전류가 흐르고 있다고 경고문을 써 붙였지만, 만져봤자 감전 될 일도 없다.

그 길 마지막엔 또다른 천애 절벽지대가 기다리고 있어, 추월산 바라보기산행의 대미를 장식하고 있다.

따뜻한 오정자재     따뜻한 오정자재 
 

산행후기: 일주일 후면 춘분인데도 천치재엔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고 있어 오버쟈켓으로, 방한모로, 다들 호들갑이더니 임도를 벗어난 오름길에선 배낭속으로 집어 넣기 바쁘다.

그러나 날등길엔 아직도 칼바람이 남아있어, 이어밴드를 걸쳤다 벗겼다를 반복하며 일행들 뒤를 따른다.

이 겨울 마지막일지도...    이 겨울 마지막일지도...
 

치재산을 앞 둔 임도에서 다들 중식을 들기에 산행대장에겐 좀 천천히 진행할 것을 당부해본다. 그러면서 앞서가기 시작하는 것은 나 혼자 살짜기~, 신선대를 다녀와야겠다는 욕심이 있어서이다.

아무도 밟지 않은 신설에 흔적을 남기며 신선대에 당도하고보니 감개가 무량하다. 신선대라...! 이름에 걸맞게 사방으로 탁 트인 조망이 그저그만인데, 한가지 흠이라면 분분한 눈발로 시야가 흐리다는 것 뿐이다.

그도 바꿔 생각하면, 그래서 더욱 신비감이 증폭 되는지도 모를 일이다.

도착한 신선대     도착한 신선대
 

한참이나 머물며 부지런히 셔터 눌러보지만 흐린 시야로, 그저 그렇기만 해도 그 곳을 떠나긴 싫다. 그러나 무턱대고 지체할 순 없어 부지런히 일행들 뒤를 쫓았지만, 용추봉 다 가서야 후미팀 서너명 만났을 뿐이다.

그들에게 신선대를 설명해보지만 그들은 관심 밖이다. 아니 그런 것도 있었느냐며 의구심까지 내 비친다. 그러나 혼자보는 것 보담은 여러사람들이 함께 볼 걸 생각하면 내심 즐겁기만 하다.

구름버섯    구름버섯 
 

짧은 코스에 산길이 너무 좋아서인지, 아니면 북풍한설에 쫓겨서인지 일행들은 통 만날 수가 없었는데, 515.9m봉 다 가서야 또 다른 일행들을 만났다. 그러나 그들 역시 사진 한 방 눌러주자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다.

마침 곁엣분이 위로라도 하려는 듯, 산행은 걷기가 오십프로이고 즐기는게 오십프로를 차지하지요. 저하고 천천히 내려갑시다, 하는게 아닌가!

 껍질만 남은 층층이꽃      껍질만 남은 층층이꽃
 

몇십년 지기라도 되는양, 우리는 절벽길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모자 날리면서도 열심히 주변 풍광을 카메라 속으로 집어 넣는다.

온갖 자재를 담당하는 그는 업자들과의 부대낌과 직장 동료들간의 눈치 속에 살다가, 일주일에 한번 씩 나서는 산행길이 너무너무 좋다고 한다.

늦으면 한소리 들을텐데...! 아유 걱정 마시라니깐요, 제가 다 책임 지겠습니다.

이끼 깔린 오솔길은 푸르름이 더하고 ...   이끼 깔린 오솔길은 푸르름이 더하고 ... 
 

오정자를 얼마 남기지 않은 절벽길엔 또 한무리의 후미팀이 서성거리고 있어 적잖이 위안이 된다.

곁엣분 왈, 추월산이 끝까지 물고 늘어지네요, 저토록 봐 달라고 사정하니 우리 실컷 봐주고 갑시다. 언제 또 다시 이 길을 오게될지는 알 수 없는 일 아닙니까!

그 절벽 양지바른 곳엔 냉이를 비롯한 달맞이 꽃 새 순이 제법 많이 부풀어 올랐다.

 미각을 돋구는 냉이 미각을 돋구는 냉이
 

위로     다른산행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