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마산 산행기(전남 해남)  ◆

 

★  일시 : 2005년 3월 20일(일)

★  산행코스(출발시간): 평암리(11:06) →하숙골재  →남부능선 →불썬봉(14:20)→바람재 →송촌리(16:00)

★  동행 : S 안내산악회를 따라 짝지와 함께

                (출발시간 - 대구 성서나들목 06:30경 출발  11:00분경 들머리 평암리 도착,

                  날머리 달마산 송촌리 16:30경 출발  대구성서 나들목 22:40?분경 도착)

 

대구의 근교산행이후 이런 저런 사유로 산행을 못한지 2주일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가지 못한 아쉬움을 그나마 한산의 산행기로 위로 받았는데 드디어 오늘은 남도 산행길에

오른다.

항상 마음속으로 그리워만 했던 남녁의 산이었었는데  때마침 안내산악회에 접속해보니 몇군데

가지 못한 곳들이 눈에 들어온다.

새벽잠을 설치고 오른 산악회버스는  몇 군데 빈자리가 남아 있는 여유를 가지고 시내를 벗어나

구마, 남해고속도로를 지나 순천,벌교,보성,장흥의 제암산,강진을 지나 주작덕룡산,두륜산을 지나고

땅끝마을에 도착할때는 해가 중천에 걸리는 11시가 넘어 섰다.

산행기점은 평암리의 어느 마을이었는데 남으로 내려오니 이미 들판은 마늘과 보리밭엔 어느새

남녁의 해풍에 진초록의 녹음이 가득하다.

▲산행초입에서 본 달마산 전경

 

그리 높진 않은 달마산의 바위군이 탐스럽게 제멋을 뽐내고 있다.

농로를 따라 조금 오르니 이내 산길이 나오는데 벌써 봄은 힘찬 발걸음으로  본색을 드러낸다.

파릇 파릇 이따금씩 새순이 보이는가 싶더니 올해 처음 맞이하는 진달래 한송이가 옅은분홍빛으로

피어 있는게 아난가?

 

 

 

 

 

 

 

 

 

 

 

 

 

 

 

 

 

 

 

 

 

 

 

 

 

▲진달래 (급히 찍다보니 선명치가 못하네요)

 

몇송이의 진달래를 아쉽게 감상하다 일행을 놓칠세라 급히 따라 붙는다.

산길은 그야말로 우거진 잡목과 찔레나무가시등이 뒤엉켜 갈길 바쁜 산행객의 발길을 드디게 한다.

앞서가던 산님의 배낭에 꽂아둔 스틱이 자꾸만 걸리더니 결국은 손에 들고 가야했을 만큼

등산로는 사람출입이 한적한 곳인가 보다.

어쩌다 선두자리에 서게되어 양지바른 수풀속에 제비꽃처름 생긴놈이 수줍게  피어 있었는데 카메라에

담지 못해 아쉬웁다.

숨찬 된비알이 끝을 다하고 능선에 오르니 좌우 바위봉이 앞으로 펼쳐질 멋진

경치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듯 하다.

바람 한점 없던  오르막길에서 흘린땀을 잠시 식히고 정상을 향하는 암릉길이 곧이어 시작된다.

손에 닿을 듯 가까운 남해바다 그리고 점점이 떠있는 수많은 섬들로 둘러 쌓인 달마산의

아름다운 능선은 가히 이름값을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  하숙골재를 올라 능선에서

 

▲가야할 아름다운 바위봉


 

▲아름다운 바위봉2

 

회색구름이 가득하던 하늘도 어느샌가 엷어지더니 쪽빛바다와 어우러지며 짝을 이룬다.

바위와 바다에 흠뻑취해 온갖 시름 다 잊은 듯 했는데 휴대폰 진동이 진하게 와 닿는다.

집에 있는 막내녀석한테서 문자가 왔다. 지진으로 아파트가 흔들리더라는 것이다.

놀란 가슴으로 전화를 해보니 별일은 없는듯 한데 동행하는 여러 사람들도 비슷한 내용으로

전화통에 불이난다.

산에 있는 우리들은 전혀 감지를 못했는데....

끝없이 이어진 능선길을 따라 때로는 구부러지고 또 몸집을 줄여야 빠져나갈수 있는

바위굴을 지나고 때로는 로프에 의지한채 오르내림은 수없이 반복된다.

 

▲ 이어진 능선

 

▲바위굴 - 덩치작은 덕을 톡톡히 본 산행

 

▲ 암봉

▲문바위재 이정표

어느새 태양은 하늘 가운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데 가도 가도 정상은 보이지도  않고

일행은 어디론지 다 흩어져 버리고 이제 지나치는 낯모르는 산님들만 보일뿐 

우리 부부만 소리없이 능선을 따라 가는데 오늘따라 자꾸만 목이 마른다.

식수준비가 미흡해  마음졸였더니 이름도 어여쁜 금샘이 여기 있었구나.

▲이름도 예쁜 금샘

 

손하나가 꽉찰 정도의 앙증맞은 동굴속에 이렇게 시원한 물 한모금에 지나칠수 없어

배낭 풀어 놓고 점심을 먹는다.

혹시나 부족한물을 실컷 먹고 보충도  하자는 얄팍한 계산을 하고서.

다시 불썬봉 정상을 향해서 걸음을 걷는데 잘생긴 바위봉우리에 와 닿는다.

여기가 정상인듯 하여 이리저리 둘러 봐도 오르는 길이 없다.

알고보니 길을 잘못 들어 미황사 가는 반대쪽으로 바위를 올랐던 모양이다.

다시 능선 오른쪽길로 접어들어 바위봉에 오르니 정상 은 아니고 저아래 그림같은 미황사가

평온하게 자라 잡고 있다.

벌써 시간은 두시를 뛰어 넘고 송촌리 가는 시간을  물으니 아는 산님도 없고 이걸 어쩌나.

몇번 미황사로 하산하려다가 정상이나 밟아 보자던 짝지와 의기 투합하여 불썬봉으로 향한다.

▲정상부 봉화대

 

▲내려다 본 미황사 전경

 

마침 기다리던 가이드 한분을 만나 진로를 상의하니 서두르면 약속시간에 도착할 수 있을것

같다는 조언에 걸음을 서두른다.

약간의 내리막길로 이어지는 하산길도 만만치는 않다. 

반대편에서 오르는 산행객을 비켜지나치려면 양보해서 기다리지 않으면 피할 수 없을 만큼 좁은 산행길이

갈길을 더욱 더디게 한다.

아기자기한 천의 형상으로 치장된 바위들이 햋볕에 반짝여 빛을 발하는 바람재에 내려서니

과히 남도의 해풍의 진수를 맛보여 주려는듯 짝지의 모자를 단숨에 날려버릴 태세다.

관음봉을 지척에 두고 가야할 삼거리에 당도하니 먼저 간 회원들이 휴식중이다.


 

▲너덜길에서 본 지나온길

 

우리가 가야할 최종목적지에는 서너대의 관광버스가 이미 정차해 있다.

하산종료시간은 4시반 아직 시간반의 여유를 가지고 내리막길을 내려선다.

곧이어 너덜길을 건너 빼곡히 들어선 전나무 숲을지나 임도까지 이르는길은

예상외로 빨리 내려 올 수 있다. 안내지도를 훓어본 후 곧바로 작은 개울을 건너 저수지를 통과하고

양식장이 있는 들판을 지나 시멘트 포장로를 따라 마을에 도착하니 다른 하산 산악회원들의

뒷풀이로 작은 마을이 부산하다.

 

오늘 산행의 아쉬운 점은 선운사의 동백과 견줄 만큼 미황사의 동백도 유명하다던데 절도 꽃도

볼 수 없음이 옥의 티라고나  할까.

불어오는 봄만큼이나 신선하게 와 닿았던  지나온 능선을 되올려다보며  달마산의 남도 산행

그 끝을 맺는다.

 

 

▲가끔 동백나무가 눈에 띄었는데 꽃망울만 덜렁

 

▲꽃망울이 부풀어 오르고

 

▲탐스런 버들강아지도 보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