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이상일님과 함께한 광양 백운산과 남도의 봄

산행일 : 2005. 3. 20(日). 청명

산행코스 및 소요시간

 ☞ 병암마을 입구 (09:57)

 ☞ 병암마을 (10:05~10:08)

 ☞ 독일가문비나무숲 (10:18)

 ☞ 진틀삼거리 (10:33~10:40)

 ☞ 신선대 지능선 (10:48~10:54)

 ☞ 신선대 삼거리 (11:27)

 ☞ 신선대 (11:30~11:52)

 ☞ 상봉(백운산 정상) (12:13~12:17. 1,218m)

 ☞ 진틀로 내려가는 삼거리 (12:23)

 ☞ 첫 번째 헬기장 (12:26~13:05. 점심식사)

 ☞ 두 번째 헬기장 (13:13)

 ☞ 상백운암(백운암)갈림길 (13:19)

 ☞ 상백운암(백운암) (13:23)

 ☞ 삼거리 (13:32)

 ☞ 하백운암(백운사) (13:46~13:52. 900m)

 ☞ 상백운암골로 내려가는 갈림길 (14:04)

 ☞ 묵방마을 주차장 (14:56)

총 산행시간 : 약 5 시간 (사진 233장 촬영하느라 거북이 산행)

구간별 거리 :

병암마을입구삼거리→(2.1km)→진틀삼거리→(0.2km)→능선→(0.8km)→신선대삼거리→(0.1km)→신선대→(0.1km)→신선대삼거리→(0.6km)→백운산상봉→(1.0km)→진틀삼거리로 하산하는 갈림길 →(1.0km)→두 번째 헬기장→(1.2km)→백운사→(약2.0km?)→묵방마을

총 산행거리 : 약 9km

산행지도


 

산행기

  몇 주 전부터 백운산에 오신다는 온양 이상일님의 전화가 있었고, 좋은 코스 좀 추천해달라는 부탁까지 받았기에 신선대와 상백운암골을 코스에 넣어 보내드렸다.

 

  엊저녁 대전에서 온 대학후배들과 과음을 해서인지 아침에 일어나니 머리가 약간 지끈거린다. 후배들과 해장국을 먹고 있는데 이상일님에게 전화가 온다. 벌써 섬진강휴게소를 지나고 있단다. 아니 30분전에 함양이라고 해놓고서 이렇게 빨리 올 수도 있단 말인가.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 김밥집에 들러 김밥 사들고, 집에 전화해서 아내에게 배낭 갖고 빨리 내려오라고 다그친다.

바쁘다 바빠.

 

  항상 그렇듯이 또 지각이다. 학창시절엔 지각 한 번 안했는데,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광양나들목에 가보니 이미 버스가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이상일님과 아산시청 산악회 회장님을 비롯한 임원진 몇 분과 간단한 수인사를 하고 백운산으로 향한다.

 

 묵방마을 팬션건너 산행날머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후배들과 함께 아산시청팀의 버스로 옮겨탄다. 이상일님의 소개로 간단히 인사를 드리고, 쑥스러워서 말도 제대로 못하고 서둘러 자리에 앉는다.

산행들머리인 병암마을 입구 삼거리는 이미 많은 차들과 산님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산행들머리인 병암마을 입구에서 (아산시청 산악회) 
 

  병암마을까지 시멘트도로를 따라 올라 본격적인 산행에 들어간다. 지난주 봄비가 조금 와서 계곡엔 물도 제법 많이 흐른다. 하늘높이 쭉쭉 뻗은 독일가문비나무숲을 지나 비교적 경사가 완만한 너덜지대를 한참 오른다.


맨 왼쪽에 신선대가 보이고, 전봇대 옆에 상봉이 보인다.

 

 

병암마을 민박집

 

독일가문비나무숲

 

  진틀삼거리에서 휴식을 취하는 동안 후배는 계곡물로 오이를 씻느라 한참동안 지체된다. 산님들이 하도 많이 오셔서, 우리 일행(아산시청팀)이 어느 분인지 분간을 할 수가 없는지라 답답하다. 가슴에 패찰이라도 달고 오시지 아무런 표식이 없으니 도무지 알아볼 수가 없다. 가이드를 해드리고 싶어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렇다고 어느 분이 나서서 리드를 하시는 것 같지도 않다. 그분들끼리는 서로 얼굴을 아시니까 누군가가 나서서 가이드를 하면 좋을 텐데…….

대부분의 산님들이 신선대쪽으로 올라간다. 우리 일행들도 아마 그리로 오르실 것으로 판단하고 급경사 오르막을 치고 올라간다.

진틀 삼거리
 

  신선대에서 내리 뻗친 능선에 올라서서 오이로 갈증을 달랜다. 다른 때 같으면 행동식을 먹어가며 올라갈 텐데, 오늘은 숙취 때문에 아무것도 먹고 싶지가 않다. 마지막 입가심으로 먹은 맥주가 탈이 났는지 아랫배가 요동을 친다. 결국엔 등로를 이탈하여…….

 

신선대 올라가는 능선

 

  신선대에 올라서니 어찌나 날이 맑은지 지리주능선이 너무 선명하게 다가온다. 이렇게 지리산이 잘 보이기도 드문데, 기가 막힌 날씨다.

여기서도 우리 팀이 누구인지 알 수가 없으니 혼자 신나게 사진촬영에 빠져든다. 후배와 이상일님과도 기념촬영을 하지만, 그 이외의 분들은 통 아는 체를 안 하니 사진을 찍어드리고 싶어도 그리 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내가 먼저 아는 체를 할 수도 없다 (올라오다가 어느 분에게 아는 체를 하며 산세를 설명하였더니 우리 일행이 아니더라고요. 되게 쑥스럽더구먼요.)

조용하고 예의 바른 충청도 양반의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하시는 모양이다.

신선대 바로 밑

 

 

저 위가 신선대 정상

 

신선대에서 바라본 지리산 주능선 왼쪽에 노고단, 그 옆에 반야봉, 오른쪽 끝에 솟아오른 봉이 천왕봉.

 

신선대에서 바라본 노고단 (줌 촬영)

 

신선대에서 바라본 반야봉 (줌 촬영)

 

신선대에서 바라본 천왕봉

 

신선대에서 바라본 상봉쪽 능선

 

신선대에서 바라본 백운산정상인 상봉 (줌 촬영)

 

신선대에서 내려다본 산행들머리 병암마을 입구 삼거리 (줌 촬영)

 

  신선대에서 계단으로 내려가지 않고 바로 상봉 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었다. 상봉까지 약간의 지체가 군데군데 있었지만 그런대로 잘 올라간다. 복잡한 상봉에서 서둘러 정상사진을 찍고 내려간다.

백운산 상봉 오르다 지리산을 바라보는 이상일님 내외분

 

 

상봉을 올라가는 산님들

 

백운산 상봉 (왼쪽 뾰족한 봉은 도솔봉). 사진 속의 두 남자는 22년만에 만난 대학 후배님들

 

정상에서 바라본 신선대와 또아리봉

 

매봉쪽 능선

 

  진틀 삼거리로 내려가는 갈림길을 지나 첫 번째 헬기장에 도착한다. 헬기장을 가득 메운 점심인파로 한 쪽에 자리를 잡고 이상일님 내외분과 자리를 펼쳐놓는다.

후배 한 분이 아무리 기다려도 나타나질 않는다. 전화도 안받는다. 10분 이상을 기다리다 진틀삼거리로 내려간 것으로 판단하고 점심을 먹는다.

  이상일님 사모님이 바리바리 싸가지고 오셔서 멋진 점심을 배불리 먹는다. 반면에 우린 김밥만 달랑 내놓았으니 부끄러워서 혼이 났다. 손님 대접이 형편없음이요, 주객이 전도된 셈이다.

  토요일 오후에 준비 좀 했어야 했는데, 테니스월례대회 도중에 빠져나와서 후배들과 5시부터 술만 퍼마셨으니 무슨 준비를 했겠는가. 배낭도 아침에 일어나 대충 꾸렸을 정도다.

진틀삼거리로 내려가는 갈림길

 

 

헬기장 못미쳐서 주능선에서 바라본 억불봉 (줌 촬영)

 

첫 번째 헬기장에서 바라본 상봉

 

첫 번째 헬기장에서 바라본 상봉 (줌 촬영)

 

헬기장에서 바라본 상봉 (줌 촬영)

 

  두 번째 헬기장에서 후배끼리 통화가 된다. 예상대로 진틀삼거리로 내려간 것이다. 아무런 풍광도 없는 멋없는 길로 내려가다니…….

내려가다가 일행이 보이질 않으면 전화를 해야 될 것 아닌가, 전화가 안 되면 문자메시지라도 날릴 것이지. 전화를 꺼놓고 있으면 어떡하란 말인가. (실제로 가까운 거리에서 전화가 잘 안될 때 문자메시지를 보내면 거의 받아볼 수가 있었다.)

이 먼 곳까지 와서 점심을 쫄쫄 굶고 터벅터벅 혼자 내려갈 후배를 생각하니 안쓰러워 죽겠다.

  

  두 번째 헬기장에서 억불봉가는 길로 10여m가다보면 이정표도 없는 삼거리가 나온다. 백운사 내려가는 길이다. 오른쪽으로 내려가다 보니 곧이어 백운암(상백운암)과 백운사(하백운암)로 갈라지는 삼거리가 나온다.

왼쪽 상백운암쪽으로 방향을 잡아 내려간다. 어느 길로 가나 백운사에서 만난다.

급경사길을 내려가니 얼마 안 있어 상백운암이 나온다. 스님 한 분이 잠깐 보이더니 이내 시야에서 사라진다. 수행정진을 하는 기도도량인 관계로 철조망이 둘러처져있기 때문에 멀리서만 바라보다가 내려간다.

극한 상황에 처했을 경우 스님의 허락을 받고 대피할 수도 있을 것이다.

두 번째 헬기장. 오른쪽 노란 리본있는 곳으로  10여m정도 가면 백운사 내려가는 삼거리가 나온다.

  


 상백운암 (백운암)

 

  너덜지대를 한참을 내려가니 능선에서 내려온 길과 만난다. 삼거리에서 합쳐진 길을 따라 몇 번의 계곡을 건너니 백운사(하백운암)가 나온다.

예전에 보지 못한 큰 대웅전이 자리하고 있는 게 보인다. 아직 단청도 입히지 않았다. 한쪽에선 트럭에 고로쇠 물을 담느라 분주하다. 고로쇠 물도 거의 끝물이라 나무에 박힌 호스엔 물 한 방울 보이지 않는 게 대부분이다.

 

백운사 대웅전

 

  시멘트 포장도로를 지그재그로 내려서가다가 오른쪽 상백운암골로 내려선다.

이 길은 아무런 표식이 없어서 주의하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가 십상이다. 그대로 시멘트길만 따라 내려 가다보면 조망도 형편없고, 계곡도 없어서 지루하기 짝이 없는 길이다. (용문사와 용소로 내려가는 길)

상백운암골로 내려가는길. 오른쪽에 산님이 보인다. 아무런 표지가 없어서

주의깊게 살피지않으면 지나치기 십상이다.
 

 상백운암 길에서 부터는 조금만 내려가다 보면 폭포가 연이어서 나온다.

큰 것은 거의 20여m가까이 되는 것도 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전부 이름이 없는 무명폭포라는 것이다. 다른 산에 저 정도 규모의 폭포가 있다면 분명히 이름이 있을 것이다.

하다못해 동곡폭포나 옥룡폭포라고 이름을 붙여도 될 것 같은데, 아쉽기만 하다.

 

궁뎅이 폭포(?)

  

 

상당히 긴 와폭

  

높이가 10m도 훨씬 더 될것 같은 무명폭포

 

상백운암골 최고의 폭포. 높이가 20m는 족히 될듯 싶다. (이 폭포의 생생한 동영상 장면을 보시려면

http://blog.joins.com/pil6994 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가곡 명태 동영상도 보실수 있습니다.

 

와폭

 

세 번째  폭포

 

생강나무꽃이 막 터지려하고 있다.

 

네 번째 폭포

 

사진 찍느라 자꾸 지체하다보니 일행들이 보이질 않는다.

날머리 묵방마을 주차장에 도착하니 아직 안 내려오신 분들이 몇 분 계신가 보다.

진틀마을로 내려가신 분, 이곳 묵방으로 내려오신 분, 용문사, 용소로 내려가신 분 등 대략 세 군데로 분산이 되어 내려오신 모양이다.

산행날머리인 묵방마을 주차장

 

  잠시 후 헤어졌던 후배와도 재회를 한다. 점심을 굶은 후배를 위해 이상일님이 호두과자를 얼른 내놓아 시장기를 면하게 해준다.

 

 버스와 두 대의 승용차는 광양 매화마을로 이동을 한다. 진상면소재지에서부터 차가 밀려 꼼짝을 않는다. 긴급회의를 열어 차를 돌려 귀가하기로 결정을 하고 아쉬운 작별을 한다.

버스에 올라 아산시청분들께 정중히 사과를 하고 인사를 드린 후 육곡 나들목까지 안내를 해주고 돌아선다.

“안녕! 

안내가 소홀해서 죄송합니다.“

광양 다압의 매화마을 가다가  진상면에서부터 차가 밀리기 시작하여 여기서 차를 돌려 귀가한다. 
 

  국도로 간다던 후배의 차가 안 따라오고 전화가 온다.

“인사도 안하고 헤어질 껴?”

“국도로 간다며.”

“그냥 고속도로 타고 갈겨”

“알았어.”

옥곡 나들목으로 다시 돌아와 두 남자와 뜨거운 포옹을 나눈다.

22년만의 만남이었다.

 

 집에 들어가기엔 너무 이른 시간이라서 광양의 한 농촌마을에 들어가 봄꽃을 카메라에 담는다.

 

매화 (광양 세풍리의 한 마을에서)

 

청매화 (세풍리 한 농가의 담장에서)

 

춘란(보춘화. 세풍리 한 농가의 화단에서)

 

냉이꽃

 

민들레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