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3월19일 토요일

준비물; 베낭2개,스틱2개,양말2개,우모복2개,아이젠2개 김밥2인분,컵라면2개,행동식(자유시간3개,찹쌀파이3개,귤8개),보온통2L짜리 한 통, 보온통0.5L(커피) 한 통,장갑 4컬레 등등

시간대;11;45 소공원출발- 12;20 비선대- 계곡에서 김밥과 컵라면으로 중식(20분)- 14;10 귀면암-15;20 양폭대피소 도착 휴식후 15;35하산-16;10 귀면암-17;00 비선대-17;45 소공원도착(13km,6시간)

 

3월말 결혼기념일을 맞아 설악산 산행을 계획하던 중 산불방지 기간으로 입산금지 예정이라(눈이 많아 3/21에서4/4로 연장됨) 일주일을 당겨서 토요일 오전 수원 영통에서 8;30분 출발한다.

 

작년 추석때부터 산행을 시작한 초보 아내인지라 첫겨울 산행 신경이 많이 쓰인다. 산에 같이 가려고 홈쇼핑의 등산복도 사서 선물하고 갖은 아양을 떨어서 만든 기회인지라 아내가 산행의 깊은 맛을 알수 있으면 좋으련만.

 

시원스레 뚤린 영동고속도로를 거쳐 설악동에 도착하니 11;30분 중간에 대관령휴계소에서 12,000원달라는 스틱을 10,000에 네고하여 구입하여 가지고 있던 것과 함께 두개를 준비한다. 사용해 보니 좋아서 돌아올 때 한 개 더 산다 귀경길 원주 휴게소에서는 아예 10,000이란다 두말하지 않고 지불. 어느 휴게소에서나 10,000이라네 에구.

설악동입구는 한가했다. 소공원 입구 가장 가까운 주차장에 주차 성공. 성수기에는 얼마나 막히는 곳이던가. 연수겸 온 단체 관광객들이 보이고 케이블카를 타러 가던가, 비선대나, 신훙사까지 산보하는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보일뿐이다.

설악산 봉우리들이 곱게 눈단장 하고 우리를 반긴다. 맑고 깨끗한 공기가 대도시의 오염된 공기에 찌든 폣 속 깊이 박히는 그 상쾌함이란

점심먹고 올라가자는 아내의 요청을 무시하고 식당에서 3천원짜리 김밥 두 개를 사서 베낭에 넣는다.

우모복을 입고 등산하려는 아내를 말리지 않는다 조금 올라가면 알겠지 하고 내버려 둔다 스스로 느껴보는 것만큼 좋은 경험이 없다. 물론 수고비는 내야겠지만.

비선대까지 등산로는 눈이 거의 다 녹아 길가와 중간에만 습기 젖은 잔설들만이 남아있다. 계곡의 물흐르는 우렁찬 소리가 정겹다.

비선대에서 잠시 휴식한다. 아내가 설악을 찾은 건 초딩 때 겁 없이 설악동에서 대청봉까지 왕복한 이후 30년만이라나? 하긴 나도 설악동으로 오르는 건 9년만 인듯.

비선대를 가로지른 철제 다리를 지나서부터 등산로에 눈이 엄청 쌓여 있다 러셀이 잘되어서

       어려움은 없는데 길을 벗어나면 무릅까지 푹푹 빠진다.

아이젠을 할까 하다가 아내가 직접 느껴 보라고 걍 올라간다. 대청에서 내려오는 산객들과 마주치기 시작한다 무박으로 어제 새벽에 오색에서 올랐으면 하산할 시간인 듯.

벌써 13;00을 되어간다 역시 배꼽 시계는 정확해서 아까부터 신호가 온다 점심할 곳을 찾아보는데 길가는 푹푹빠지는데가 눈이 쌓여 앉을 곳이 마땅치 않다. 계곡으로 럿셀해서 편평한 바위을 찾아 점심보따리를 푼다.

 게눈 감추 듯 컵라면 한 개와 김밥을 먹는 아내의 모습이 이쁘다 이렇게 맛있는 라면과 김밥은 첨이라나? 점심 먹고 올라 왔으면 우찌할 뻔했을까.

아이젠을 채워주니 좋아한다. 물론 우모복은 내 배낭에 매고.

천천히 아내의 보조를 맞추면서 설경을 즐기며 오른다. 귀면암 가까이부터 쌓인 눈의 높이가 난간 울타리 보다 높아 나뭇가지가 머리에 닿기도 한다. 철제 계단과 등산로의 반이상이 눈에 뭍혀 있다.

귀면암부터는 세속과 다른 별천지 은백색의 신비스러운 계곡이 시작된다. 완전 겨울이다.

아내가 지친듯 뒤로 쳐지기 시작해서 앞으로 혼자 줄행랑 쳐 본다. 물론 가시거리는 유지하면서.

하산 객들이 근심 어린 표정으로 위로의 말을 하더라나 혼자서 식식거리면서 어그적 어그적 올라오니 아줌마 천천히 조심해서 올라가세요

아직 멀었서? 하는 아내의 질문에 다왔다고 둘러대면서 계곡을 서너 번 돌아 드디어 양폭 산장. 세시간 반이 걸렸다 준비해온 커피를 나눠 마시고 물을 찾으니 계곡의 얼음을 깨서 만든 식수대를 알려준다, 계곡물인데 참 시원하고 맛있다. 갖고 간 보온통에 가득 담는다.

어두워지기 전에 하산하자고 재촉이 심하다. 걱정도 팔잔가? 무릎이 아프다고 핑계을 대면서 쉬엄쉬엄 가자고 했더니 먼저 내려가겠다고 앞서가기 시작한다.

물끄러미 바라보며 따라가기를 반복. 어라 이제서야 몸이 풀렸나 잘 내려간다.

결국 귀면암 오르막 계단에서 선두는 끝나고 만다. 남은 귤 다 까먹고 다시 하산.

점심먹던 계곡에 도착하니 그사이 몇분들이 럿셀을 해두어 제법 길이 난듯해서 계곡물에 얼굴 씻고 가자니 먼저 간단다.

나홀로 세수를 한다. 그 시원함이란? 발을 잘못 디뎌 등산화가 젖는다. 그렇지 않아도 물먹은 눈 때문에 젖기 시작한 등산환데. 담에는 고어택스를 신어야지.

부지런히 쫓아 가니 집사람은 벌써 비선대 다리. 아이젠을 우찌할 줄 몰라 기다리고 있다

쯧쯧 풀어주니 홀가분하단다.

소공원에 도착해서 집사람이 애들한테 문자메시지 보낸다 애들아 나 설악산 등정 성공했다 추카추카해라

마누라 왈. 다음에는 대청봉까지 올라갑시다 너무 거리가 짧은 것 같아여 ^^

 

-등산로 상태-

입산금지날짜가 4/4로 연장되었읍니다.앞으로 2주정도 천불동의 절경을 감상하실수있을 듯합니다.

응달은 겨울이고 양지는 질펀할듯합니다. 양지쪽 철제 계단이나 등산로는 눈이 없읍니다.

녹기 시작한 눈이라 푹푹 빠집니다.방수화 필수고 한눈파시면 실족할 우려있읍니다.

즐산,안산하시길

 

일독에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