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두륜산 (해발 703m)전남 해남
일시 : 3 월 15 일 (화요일)
인원 : 28 명
오전 5시 30분 부평출발~오전 10시 30분 두륜산입구 도착

10시 45분 산행시작
케이블카 전망대(점심식사)~고계봉~오소재~북암~
천년수~만일재~두륜봉~(두륜봉우측 암릉길에서 일지암쪽 등로 못찾고 30분 알바)
구름다리삼거리~진불암~표충사~주차장 오후 4시 30분 착

산행계획은 대흥사~북암~가련봉~만일재~두륜봉~일지암 이었는데

타산악회이사님이자 버스기사이신 이사님이 b팀의 탈 케이블카매표소에 내려놓고 올라가란다.

내발가지고 내맘대로도 못하고 계획에도 없던 고계봉을 가게되는데...

비가 오다 말다 운무에 가린 산을보니 등로나 잘 되어있는지 걱정이 앞서네~

등떠밀려 올라가는데 입장료는 케이블카 타는 사람만 받는것인지....공짜이긴한데~모두들 돈내고 좋은길로 가고싶다고 한다.

동백나무는 지천인데 꽃망울도 꽃도 다 어디로 갔을까?

오를수록 급경사에 얼음이 있어 미끄러워 세발오르고 한발 미끄러지고

간신히 짧은 나뭇가지를 붙들고 오른 능선에서

안개비가 내리고 몰려가는 운무사이로 언뜻 보이는 암봉들이 신비롭다

한시간여만에 운무가 걷히며 보이는 케이블카 승선장

 

날이 춥고 빗방울도 뿌려 점심을 전망대에서 먹고 전망대에서 우측에 있는 고계봉에서 사진을 찍고

(운영자님이 인물사진 넣지 말라고해서 습관대로 인물만 찍는 바람에 아쉽게 못올립니다ㅎㅎ)

급경사와 험한길을 내려오니 헬기장입니다.

이곳에서 올려다보는 노승봉은 운해에 가려 보이질않고

회원중 마니산 하산중 미끄러져 팔목골절은 깁스하고온 회원도 있고 비도오고..겁도나고..

그냥 북암으로 가기로 합니다.

 

오소재에서 올려다본 노승봉~직접볼때는 무서웠는데 사진으로보니 그닥쟎네...ㅎ

 

 

오소재에서 북암으로 오는길은 그야말로 죽탕길

등산화밑에 붙은 진흙이 얼마나 무겁고 미끄러운지 비틀비틀 넘어질듯 말듯..

순해보이는 백구 두마리가 지키고 있는 북암을 지나 천년수를 본다.우~와 ~~

 

천년수의 유래와 전설을 시간이 되시면 읽어보셔요*^^*

 

 

십년전 처음 만일재에 홀로 올랐을때

가련봉과 두륜봉 사이의 탁트인 억새밭 사이로

쪽빛바다와 점점 섬들의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는데

운무로 뒤덮혀 아무것도 볼 수 없어 아쉽고

이 땅끝마을을 새벽같이 달려온 산우들에게도 면목이 없다.

 

두륜봉으로 이어지는 암릉길을 올라 명물 구름다리도 보고

정상에 오른시각은 2시 2시 20분!

조망권이 기가믹힌 두륜봉정상엔 한치앞도 안보이는 운무만이 가득하다.

서둘러 사진한장 찍고...

 

드디어 오늘의 고난이 시작됐다.

 

한국의 산하에서 열심히 두륜산 산행기를 읽고 또 읽고 한 결과

하산길을 두륜봉에서 진불암으로 가지말고 일지암으로 가라는데

기가막힌 전망바위도 있고 벼랑길을 따라 내려가면 멋진 조망을 볼수 있다고 하길래

정상에서 오르던길로 조금내려와 산죽사이로 길이 잘 나있는 우측길로 빠졌다.

주차장에서 기다릴 b팀 때문에 달리듯 내려오는데

정말로 까마득한 절벽위 넓은 전망바위의 모습에 모두들 환호성을 지른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

앞서가던 우렁각시님이 여기는 절벽이란다.

길을 찾느라 우왕좌왕 하다 조금 올라와 우측을 보니 노랑표지기가 있는데

한키는 되는 바위에 눈과 얼음이 있어 위험해보였다.

아니나 다를까 산수유님이 나무를 잡고 내려오려다 그만 미끌!

다행이 먼저 내려간 내가 발을 잡고 위에서 팔을 잡고 후유~~~가슴이 선뜩하다.

그러나 건너편에 노란리본이 또 있어 긴장을 하며 겨우 내려가 조금 전진하니

또 길이 없고 낭떠러지다.

 

주춤하다보니 우측 건너편에 또 리본이

리본을 따라가려니 바위와 바위사이를 넘어야하는데

눈이 살짝 덮혀있고 얼음도 있는게 아닌가?

죽을둥살둥 바등거리며 12명의 노친네들이(사오십대 여자들만이다)그 바위를 건너 가니

또 벼랑,길이 없다

저 멀리 만일재에 사람들은 보이는데 위를 올려다보니 깍아지른 암벽

아하~!!우리는 두륜봉 암릉 사면을 타고 있는거였다.

되돌아가기도 너무 위험했고 보슬비가 내려 바위는 모두 물을먹어 미끌미끌

앗~불사!! 팔목에 깁스한 바람님도 있는데 큰일이 아닌가?

 

내가 왜 산행기 리플까지 읽어서 이 고생인가?후회가 막심이다.

읽을려면 철저하게 숙지를 하던가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다.

내가 15년을 지도 한장 들고 산에 다녀도  이런 위험한 일이 없었는데....ㅠㅠ

불안과 긴장감과 초조함이 확~밀려온다.

다행이도 산벗들은 아무 내색도 안하고 오히려 한길 반 되는 바위를 무등을 태워가며

올라 길을 찾는데 그곳도 끝은 절벽이란다.

 

되돌아가기로 한다.주차장에 3시 30분까지 가기로 했는데 지금시각이 2시 50분.

되돌아가면 그 위험한 암릉을 또 타야되는데...

이럴때 산하 유명 산님들이 있었으면 괞챤치 않았을까? 별생각이 다든다.

 

조금가다 다른길을 찾던 나는 다행이도 산죽을 뚫고 나가보니 내려오던 길을 만났다.

길이 어디 따로 있는가?시간도 줄이고 위험도 피했다.

그나저나 그 노란리본에 홀렸는데 그 지방 산악회 이름인걸보니

세미클라이밍도 하는 분들의 등로인것 같았다.

 

구름다리 삼거리로 돌아와 진불암으로 내려가는 길도

장난이 아니다.너덜길에 경사도도 심하고 ....

하산길에 더 조심해야하는데 마음이 급해 뛰다시피 걸어 표충사에 오니 4시

바짓가랑이며 등산화며 온통 진흙투성이다.

버스안에 있던 산우들은 걱정을 많이 했는데 우리를 보더니 너무 반가워한다.

 

처음으로 말로만 듣던 알바를 했는데

다시는 이런 일은 없어야지 하면서도 슬며시 자신감이 없어진다.

여성들만 45명에서 리더인데 이렇게 산우들을 위험에 빠뜨리다니...

미안하고 자책감에 빠져 우울하다.

 

답사를 하지 않은곳은 공인된 산행로만 가야겠다.

혼자라면 얼마든지 가능한곳도 여럿이다보면

이렇게 당황이 되는것을...

십년전 아름답게 추억되었던 산행이 이제는

또다른 잊지못할 추억을 남긴다.

 

돌아오는 길에 삽교천에서 회를 먹으며 양주,머루주,레몬주,맥주.백세주

하하하~~이러면 안되는데....

*사진은 인물위주로 찍어서 제대로 못올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