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한산성 ..  민족의 치욕적인 역사가 담겨있는 정치군사 전략지역


* 산행일자 : 2005.03.24   날씨 : 흐림
* 누구와   : 홀로
* 산행구간 : 마천역(5호선) - 성불사 - 연주봉옹성-서문-수어장대 (청량산△482m)-
     남문 - 역사관- 동문 -동장대터 - 벌봉 -객산(△291m) - 하남등기소 - 명일역(5호선) 
* 산행시간 : 11:15~16:45, 약 5시간 30분 (휴식 및 식사시간 포함)
* 산행거리 : 약 14.5 km


** 교   통 
   들머리 : 마천역 (5호선) 에서 나와 남한산성을 바라보며 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버스종점, 이곳에서 좌측 갈림길로 가면 남한산성 진입로   
   날머리 : 객산에서 광덕사 방향으로 오다가 중부고속도로를 지하로 통과하면
               하남등기소 버스정류장, 명일역 (5호선) 으로 귀환 

 ** 산행시각

    09:36 집에서 출발
    11:05 마천역 (지하철 5호선)
    11:15 남한산성 진입로
    11:42 삼각점
    12:12 연주봉옹성
    12:25 서문    
    12:45 수어장대
    13:00 남문
    13:30 점심식사 및 휴식 후 출발
    13:40 제1옹성암문
    14:00 남한산성 역사관
    14:20 동문
    14:48 동장대지
    15:00 벌봉
    16:15 객산 삼각점
    16:45 하남등기소 버스정류장 (15-3번 버스)
    17:25 명일역


** 산행지도 - 빨간색 선이 이동경로 


** 산행 소감

  - 언제나 그렇듯 산행 들머리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하나 쉽지 않다.
      마천역 2번출구로 나와 무작정 큰길로 나온 다음 남한산성 방향을 바라보며
      쭈욱 오르다보니 버스 종점, 여기서 왼쪽 갈림길이 남한산성 들어가는 입구이다.

  - 산행에서는 보통 처음 1시간, 그러니까 오름길이 힘들다.  오늘은 연주봉옹성까지가
     오름구간, 이후부터는 산성길을 따라 걷는 트레킹에 가까운 구간..
     산성 길을 딸라 걷는 것도 나름대로 운치가 있더라~  

  - 요즘 지도를 보며 가는 연습을 하다보니
     삼각점이 무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요번에도 비록 사진에는 올리지
     않았으나 오름길에 삼각점을 하나 발견 ^^;  쪼매 반가웠음. 하하~

  - 연주봉옹성을 보고 마치 영국의 성을 본 것 같은 느낌을 받음.
     보통 우리나라의 성들은 성벽과 기와지붕 비슷한 모습인데 비해 바위위에다 둥글게
     방어진을 펼친 것이 참신해 보엿슴. 으히~

  - 서문, 남문 등 중요지점에는 매표소가 있는데 4월부터 10월까지 입장표 1000원을
     받는 것 같음. 당연히 3월이라 돈을 안냈음. 괜히 돈번것 같은 기분. 그래서
     남문에서 점심먹고 난후에 1000원 어치 오뎅 사먹음. 따듯한 국물이 좋았슴.

  - 수어장대 부근에는 시설물들이 많음

  - 수어장대 옆의 약간 올라온 곳이 청량산 정상 (482m)

  - 제2남옹성 부근까지 갔다가 방향을 틀어 역사관으로 내려감.
     이 부근에는 관리사무소, 위락시설 등 부대시설들이 많다. 도로와 주차시설도 완비.
     특히 남한산성 역사관은 반시 들러볼 곳.

  - 동문에서 벌봉가는 산성길은 다시 오르막길이라 약간 힘듦

  - 벌봉 부근의 성벽은 허물어지고 무너진 채로 방치되고 있음
     어디 관할인지는 모르지만 전혀 관리가 안되고 있다는 느낌.

  - 벌봉에서 객산가는 길을 잘못 찾아 5분간 알바
     다행히 능선길이 잘 보여 방향을 잘못왔다는 것을 알고 바로 회귀     

  - 벌봉에서 객산까지 가는 길은 여유로운 오솔길, 산책하기에 딱~ 좋은 길.
     산행을 하는 재미는 여러가지 있으니 이런 호젓한 길을 걸으며 나무와 숲이
     주는 상쾌함에 기쁨을 느끼고, 주변 풍경의 아름다움에 감탄하고, 조용히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마음을 정리할수 있다는 것에도 있지 않을까 ?
     봄, 여름, 가을..  다시 오고 싶은 길이다. 들꽃이 피어나고, 녹음이 무성하게
     우거지고, 낙엽이 쓸슬히 떨어질 때.. 그냥 걷고 싶어진다.           

  - 삼한시대 백조의 초기 도읍지인 위례성이 과연 몽촌이냐 풍납이냐 춘궁동 일대냐
     하는 논란이 있다고 함. 하긴 고골 지역도 한강이 앞에 보이고 청량산, 벌봉, 객산이
     병풍처럼 둘러싸인 목 좋은 곳이기는 함.

  - 동문에서부터 거의 쉬지 않고 걸어왔더니 객산 삼각점 부근에서 무릎에 신호가 옴
     앞으로 산행할 때 일정시간마다 쉬는 것이 좋을 것 같음.    

  - 객산에서 하산하는 방향은 크게 두가지임. 진행방향에서 보아
     왼쪽은 선법사 방향, 오른쪽은 광덕사 방향. 오늘은 오른쪽으로.. 

  - 남한산성은 산성으로 둘러쌓여 일주가 (두시간 정도 걸릴 것 같음) 가능하고
     가운데 분지인곳은 기념물과 위락시설들이 있어서 자녀들을 데리고 역사문화
     탐방 겸 나들이겸 으로 해서 다녀가면 좋을듯..

 
** 산행 후기

   우리는 중고등학교때 역사 시간에 우리 민족의 역사에서 치욕스러운 부분을 배우게
 된다. 바로 조선시대 인조때 여진족(후금,청)의 침략을 받아 남한산성에서 45일간
 항전하다가 항복하고 수많은 인질과 포로가 붙잡혀 가고 군신관계를 맺은 역사적 사실.
 왕은 치욕을 당하고 왕족들은 인질이 되었다고 하지만 수많은 민초들이 당했을 엄청난
 고초가 넉넉히 짐작이 되는 슬픈 역사.

   요번 산행을 한 이유가 바로 남한산성을 탐방해보고 싶은 까닭이었다.조선왕조가
국가비상시, 왕의 대피지역으로 설정한 곳을 구경하고 싶었다.수도 한양 주변에는
왕의 피신처가 몇군데 있다. 북한산(삼각산)에도 비상시 이용하려고 구축했던 행궁터와
숙영지가 있고, 남한산성도 비슷한 경우이다. 좀더 공간을 확대하여 보면 강화도가
그러했고 수원(화성)이 그렇다.

  남한산성의 지리적 특성은 어떠한가 ?  우선 수도 한양에서 가깝고, 한강을 마주보고
있으며 사방으로 교통이 편리하며 청량산, 벌봉 등이 둘러싸여 산성을 구축하면 방어가 가능하고  
외곽으로는 객산, 검단산, 한봉 등이 둘러쳐져 있어 외곽 방어도 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산성내부에
샘과 하천이 있어 식수공급도 가능하다는 점이리라. 인조가 급히 이곳으로 대피한 점은 수긍이 간다.

  그러나 남한산성 자체가 작고 외곽방어를 위한 산성 구축이 미약하고 물이 풍부하지
못하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결국 패배는 불가피하리라 생각된다. 45일만에 항복을 하였다고는 하나
좀더 장기전으로 진행했다 하더라도 결국 항복할수밖에 없으리라 라는 씁쓰름한 결론을 내리게 된다.

  뭐, 어차피 왕이 수도를 버리고 임시로 대피할 정도라면 전쟁의 결과는 뻔한 것 아닌가 ?
전략적인 목적으로 수도를 잠시 비운다면 모를가 ? (그런데 과연 이게 가능한 일인가 ??)
왕이 수도를 비울 정도라면 승패는 이미 결정난 것이다. 결국 국제관계에 대한 안목 부족,
외교정책의 무능력이 전쟁을 불러일으키고 치욕적인 군신지례를 당하게 만든것이다.
더구나 일반 백성들의 고초야 더말할나위가 없다.
산행을 하면서 광해군과 인조의 대조적인 외교정책을 자꾸 떠올릴수 밖에는 없었다.

 동장대지에서 서울 시내를 바라보며 참으로 묘한 느낌을 가지게 된다.
역사학을 전공하면서 가끔 느꼈던 감정.. 내가 태어나고 자라난 이 곳.. 여기에 존재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가 있을가 ? 그리고 내가 필연적으로 속하게 되는 민족과 국가라는 개념은 과연 어떤 의미가 있고
나에게 무엇을 강요하는 것일까 ?

   우리 선조 왕할아버지격인 인조가 삼전도에서 무릎을 꿇으며 치욕적인 군신지례를 당한지.. 어언 400여년..
옛날 사람들은 죽어서 흔적도 없지만, 우리 산과 강은 여전히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나는 한민족의 일원으로 대한민국의 구성원으로 태어나고 자라났다.
그리고 필연적으로 그 구성원으로 살아가다 죽게 될 것이다.

   인간의 생활에 영향을 주는 가장 큰 요소는 과연 무엇일까 ?  뭐.. 먹는 것이겠지.
세상만사 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인데.. ^^;  또 중요한 것이 있다면 지리적인 환경이
아닐까 ? (물론 심리적인 요소도 만만치 않을테고..) 암튼, 풍수지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우리민족은 지리학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우리네 삶이 그만큼 지리적인 요소에 많이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깨닫고 있기 때문이리라. 하늘과 땅 사이에서, 그러니까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는 인간.

  시대가 바뀜에 따라 지리적인 개념도 바뀌게 되고 따라서 정치군사적인 개념도 바뀌게 되는 것일까 ?
가령 단적인 예로 예전에는 수도 주변에 수비와 방어가 용이하고 물자의 수송이 편리한 물이 풍부한 지역을
비상시 전략지역으로 선택하게 된다. 그런데 요즘처럼 원거리 공격이 가능하고 날아서 이동하고 공격하는 것이
가능한 시대에는 지하벙커나 공중지휘 시스템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게된다. 지상에서 지하로..
그리고 공중으로.. 움.. 좀더 시간이 흐른다면 우주로 ?? ^^;

  어느 시인이 말했듯이 시간의 칼날에는 그 어떠한 것도 견뎌내지 못하리라.  뭐.. 앞으로 한 500년 정도 지나면
국가와 민족이라는 용어는 구석기 시대의 개념이 되고 태양계 지구행성 출신, 안드로메다우주  기깔라별 출신..
이러는 시기가 올지도 모르겠다. 그때에는 한국인, 일본인, 중국인 등.. 민족국가 단위로 나뉘어져
아웅다웅 싸우고 있는 우리들 21세기가 참으로 우스운 이야기가 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것은 먼 훗날의 일..

  우리 나라는 한반도라는 지리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고,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의 중간점
이라는 지정학적 위치에 자리잡고 있다. 우리 민족이 무겁게 지고 가야할  숙명적인 운명
이리라. 민족 공동체인 현대의 시기에 우리 민족이 나아갈 방향은 무엇일까 ?
요즘.. 중국에서는 동북아 공정을.. 일본에서는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 우기고 있고..  
북한은 핵보유선언을 하고.. 미국은 선제공격 이야기가 나오고 있기도 하고..  
세월이 하도 수상해서 산행을 하면서 별스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쯔압..
 

** 산행사진

* 남한산성 안내도

 * 남한산성 오름길과 성불사

* 오름길에서 본 서울 시내 (강남일대) 풍경

* 연주봉암성, 마치 영국의 성벽 같다는 느낌을 받음.

* 연주봉암성의 정상인 연주봉

* 서문

* 산성 안을 걷는 사람과 산성 밖을 가는 사람

* 수어장대, 부근에 시설물 많음

* 남문 (지화문)

* 남문에서 점심을 먹으며 바라본..    나름대로 분위기 있는 사진이.. ^^;

* 산성과 소나무

* 지니온 산성길 - 멀리 가장 높은곳이 수어장대

* 제1옹성암문

* 건너편 성남 검단산의 통신시설

* 남한산성 안내도

* 남한산성 역사관 안의 자료. 요즘 이런 지도 보는게 점점 재미있어짐. ^^;

* 동문

* 장경사, 10층석탑

* 성벽과 하늘, 날씨가 많이 개임.

* 동장대지, 북한산성에는 동장대가 있지만 여기는 터만..

* 동장대 암문, 벌봉과 객산으로 가려면 이곳을 지나가야 함.

* 봉암성터, 본성인 남한산성의 방어력을 보강하기 위해 추가 설치한 것이라 함

* 벌봉, 남한산성에는 이러한 모양의 이정표가 곳곳에 있슴

* 이곳은 성벽이 많이 훼손되어 있음. 어디서 관리하고 있는건지 ??

* 오솔길 - 호젓하고 한가하여 녹음의 푸르름이 무성한 때에 다시 오고 싶음

* 우측으로는 하남시 검단산이..

** 좌측으로는 고골이라고도 불리우는 상(하)사창동이 능선내내 조망됨

* 철탑도 지나고.. (3~4개 정도..)

* 공동묘지도 지나고..

* 객산 삼각점. 이전에는 이정표 보는 재미가 있었는데 요즘에는 삼각점 만나는 재미가..

* 지나온 남한산성을 되돌아보며.. 오른쪽이 마천동 방향

* 앞으로는 팔당대교와 예봉산이..

* 하남등기소 (중부고속도로 밑으로 지나서..) 산행 종료, 명일역으로 귀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