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05. 3. 27
목적산 : 덕룡산(432.9m,)
위 치 : 전남 강진군 도암면
코 스 : 소석문-동봉-서봉-무덤-봉양저수지-수양관광농원(4시간 20분)
누구랑 : 집사람과 새한솔산악회 따라서
날 씨 : 비, 짙은안개


개요

덕룡산과 주작산은 산세의 기준이 높이에 한해 논할 수만은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산줄기다. 높이라야 해발 500m에도 못 미치지만, 남동 방향으로 길게 뻗은 산줄기는 마치 설악산의 1,000m대 암릉을 떼어다 놓은 듯 웅장하고 아름답기 그지없다. 날카로우면서도 힘차게 솟은 암봉들과, 야생화와 초원, 억새, 설화로 변하며 사철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능선 등 자연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힘과 기의 진수를 보여주는 것이다.

게다가 능선을 따르는 사이 한쪽에는 도암만 푸른 바다와 고래등처럼 고금도를 비롯한 섬들이 눈을 벗어나지 않고, 또 다른 쪽으로는 높고 낮은 산릉들이 겹을 이루며 심산 분위기를 자아내 남도 산 특유의 정취를 맛볼 수 있다.

해남 두륜산과 달마산을 거쳐 땅끝까지 뻗어 나가며 긴 산줄기를 형성하고 있는 주작산~덕룡산 줄기는 직선거리 10km 정도에 불과하지만, 실제 거리는 15km에 이른다. 이 산줄기의 최고봉은 능선 중간께 솟은 472m봉이지만 산명이 붙은 봉은 그 북쪽의 덕룡산과 그 아래 주능선에서 동쪽으로 삐친 지능선 상의 주작산, 그리고 역시 주능선에서 서쪽으로 갈라진 능선에 솟은 첨봉(354m) 세 봉우리뿐이다. 이는 웅장하면서도 창끝처럼 날카롭게 솟구친 암릉, 암릉과 암릉사이의 초원능선 등 능선이 표현할 수 있는 아름다움과 힘의 진수를 보여준다. (야후에서 발췌)


지도



산행기

덕룡산과 주작산을 오르기 위해 산악회에 예약을 했는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날씨가 흐리고 비가 올 것 같아서 마음이 편치가 않습니다. 더구나 암릉을 오르내려야 하는 산행인데 비가 내린다면 두 산을 완주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에 걱정이 앞섭니다. 남부지방에는 약간의 비가 내린다고 하는데 제발 산행시간 만이라도 비가 그쳐 주기만을 바라며 배낭을 메고 집을 나섭니다.

그래도 봄빛이 완연해지는 남도의 땅을 생각하면 가슴이 설레입니다. 왜냐하면 몇 년 전에 집사람과 함께 산행이 아닌 역사의 흔적을 찾아보려고 다녀왔던 곳이기 때문입니다. 순천의 낙안읍성과 고인돌공원, 송광사와 선암사, 보성의 녹차밭과 개펄, 강진의 다산초당과 도자기의 고향, 해남의 녹우당과 공룡화석 유적지, 진도의 울돌목 등을 둘러 보았는데 지금은 그 때와는 다른 산행길이지만 그 때의 남도 길을 가기 때문입니다.

교대 앞에 나가 예약된 차량에 탑승하여 전남 강진땅을 향해 부지런히 달리니 하늘색은 잿빛으로 변하고 창가에는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빗속을 뚫고 부지런히 달렸건만 예정된 시간을 넘겨 12시 정각 소석문에 도착합니다.


12시 10분, 등산 기점에 있는 안내도



안개에 싸인 석문산의 침봉



차에서 내리니 빗줄기는 굵어지고 석문산 암벽이 위용을 드러내지만 중허리 위는 안개구름으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우의를 챙겨입고 우중산행을 시작합니다.
개울을 건너자 처음부터 가파른 오름길에 부닥칩니다. 미끄러운 흙과 돌길을 연이어 오르니 짙은 안개로 사방을 분간할 수가 없고 오직 발아래 갈 길만 희미하게 보입니다. 능선에 올라서니 다행히 비는 조금씩 잦아들고 바람도 그리 세게 부는 편이 아니지만 짙은 안개는 걷힐 줄 모르고 벌써 우의 속은 땀으로 범벅이 됩니다.


짙은 안개로 앞이 보이지 않습니다.



안개속에 암봉을 넘고 또 넘고



이 쯤에서 뒤돌아 바라보면 몇 년전에 다녀온 만덕산도 보일법 한데 안개 때문에 사방을 분간할 수가 없습니다.
이수영님의 산행기를 보니 이 곳에서 출발했는데 날씨가 너무나 맑아서 막힘없는 사방을 조망할 수가 있었던데 지금은 아무것도 볼 수가 없으니 남도의 원정산행이 아쉬움만 남는건 아닌지 마음은 안절부절입니다.


13시 41분, 처음 만나는 이정표









새한솔산악회에 오시는 분 중에 언제나 한길이 넘는 지팡이를 들고 젊은 사람 못지않게 산행을 즐기시는 괴인(?)이 있어서 나이를 여쭈어 보니 69세라고 하는데 지팡이를 들고 산행을 하면 불편하지 않느냐고 말씀드렸더니 지팡이를 들고 다니는 이유를 설명해 줍니다. 산을 다닌지가 꽤 오래 됐는데 혼자서 야간산행을 하다가 비박을 할 때 큰 짐승을 만나 여러번씩 혼이 난 이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불편해도 가지고 다닌다고 합니다.


한길이 넘는 지팡이를 들고 다니는 분



드디어 동봉에 섰습니다. 그러나 사방이 막힘이 없을 자리에 안개가 시야를 가려 정상석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아쉬움만 더합니다.


14시 10분, 동봉 정상석



동봉에 있는 이정표와 기암



온통 기암과 기암이 능선으로 이루어져 오르고 내리는 길에는 밧줄과 난간이 만들어져 있긴하나 물기를 머금은 바위와 수직에 가까운 절벽을 오르내릴 때에는 조심하지 않으면 위험한 곳이 여러군데 있었습니다.
날씨만 좋았다면 몇 년전에 다산이 머물던 그 언덕배기에서 바라보던 강진만과 도암만을 다시 볼 수 있을텐데....








다산 정약용 선생이 이 곳에서 18년간이나 유배생활을 하며 목민심서 등 500여권의 책을 집필했던 강진땅,
다산초당 옆 언덕배기에 있는 정자에서 푸른 강진만을 바라보며 돌아갈 수 없는 처지에 부모님과 형제들을 얼마나 그리워했을까요. 호수같이 잔잔하고 푸른 물빛을 날씨가 좋았다면 이 곳 덕룡산에서도 바라볼 수가 있을텐데 오늘은 아무것도 보이는 것이 없습니다.


15시 02분, 미끄러운 암벽을 내려서는 산님들



계속되는 암봉을 오르내리고









서봉에 올라서니 온통 안개와 구름바다위에 우리가 있습니다. 정상에서 기념사진을 남기고 급경사를 내려서서 무덤이라고 표시된 지점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하산을 시작합니다. 한참을 안개속에 오르내리다 보니 방향감각조차 잡히지 않습니다.





14시 33분, 서봉 정상석



서봉에 있는 이정표



서봉 정상에서 기념사진



연속되는 기암능선












15시 02분, 암봉을 내려서는 산님들















15시 42분, 주작산 종주길과 갈림길






갈림길에서 20여분 내려오니 산 아래에는 안개가 걷히고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는데 산중허리는 온통 안개로 휘감겨져 있습니다. 때가 늦은 듯 이제 조금씩 물기를 머금은 진달래가 피기 시작합니다.


16시, 봄비를 맞으며 피어나는 진달래



편안한 하산길



아담한 가옥의 정원수






안개에 덮힌 주작산



봉양저수지와 숲 그늘



봉양저수지와 주작산






수양관광농원 주차장에서 오늘의 산행을 끝내고 땀을 씻은 다음 산악회에서 마련한 하산주로 목을 축이고 모든 일행이 산행을 무사히 마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며 오늘의 일정을 접습니다.


16시 20분, 산행을 마치며 수양관광농원에서 바라본 주작산 암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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