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일 : 2005. 3. 23(수) 맑음

 

- 산행자 : san001, 신기루

 

- 모악산의 개요

모악산은 전라북도 전주시, 김제시와 완주군 경계에 있는 산으로 1971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옛부터 엄뫼, 큰뫼로 불려져온 모악산은 정상 아래에 어미가 어린아이를 안고 있는 형태의 쉰길바위가 있어 ‘모악’이라는 이름이 지어졌다고 한다.

산세는 기운찬 호남정맥의 힘을 그대로 이어 우뚝 솟구쳐서 서해에 닿을 것처럼 길게 뻗어내리다가 산자락 아래 사방백리가 넘는 호남평야를 펼쳐놓았고 북쪽으로 천년고도 전주를 품에 안고 있다.

모악산을 대표하는 것이 바로 금산사이다. 호남 사경은 첫 번째가 금산사의 봄 경치이고, 다음이 변산반도의 여름풍경, 내장산의 가을단풍, 그리고 끝으로 백양사의 설경이다.

 

  

- 산행요약

■ 산행코스 : 중인동~금선암~북서릉~정상~서릉~전주김씨시조묘~구이면관광단지~수왕사~북동릉~무제봉~

                정상~모악정~금산사

■ 산행시간 : 산행시간 5시간6분, 총시간 7시간 13분

(1차) 중인동~금선암~북서릉~730봉~헬기장~서릉~전주김씨시조묘~구이면관광단지

중인동차량통제소~(13분)~염불암갈림길~(4분)~금선암~(58분)~북서릉~(13분)~전망 봉우리~(1분)~금곡사갈림길~(6분)~730봉~(2분)~모악정갈림길~(8분)~무제봉,장근재갈림길~(11분)~공터(헬기장)~(10분)~동곡암갈림길~(10분)~590봉~(18분)~전주김씨묘갈림길~(7분)~전주김씨묘~(6분)~주등산로~(2분)~선녀폭포~(4분)~구이면관광단지입구

   : 산행시간 2시간53분, 총시간 4시간17분

(2차) 구이면관광단지~대원사~수왕사~북동릉~무제봉~장군봉~모악정~금산사

구이면관관단지등산로입구~(1분)~상학능선갈림길~(4분)~전주김씨묘갈림길~(5분)~동곡암갈림길~(7분)~대원사~(19분)~수왕사~(4분)~북동릉~(8분)~무제봉~(3분)~금곡사갈림길~(5분)~장군봉~(5분)~정상전망지대~(2분)~무제봉,장근재갈림길~(7분)~모악정갈림길~(24분)~장근재갈림길~(1분)~모악정~(8분)~눌연계곡갈림길~(6분)~심원암갈림길~(3분)~혜공왕사탑비~(1분)~청룡암갈림길~(5분)~금산사~(10분)~매표소~(5분)~주차장

   : 산행시간 2시간13분, 총시간 2시간56분

  

- 지도

(출처 : 한국의 산천)


 

- 산행기

 

산행코스의 계획

최초 선운산 종주 산행을 계획하다 전주의 모악산도립공원으로 산행지를 수정한다. 지난주 부터 이어지는 감기, 몸살 기운. 월요일부터 점점 더 심해져 화요일은 온몸이 쑤시고 기운이 없다. 수요일 산행 약속은 정해져있어 여러 사람들과 함께 산행을 할까도 생각했지만, 교통편도 마땅치 않고 몸 상태가 좋지 않아 편하게 둘만의 산행으로 변경한다. 모악산을 생각한 것은 무박으로 가지 않고 아침 일찍 떠나도 충분히 다녀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전주의 진산.. 모악산은 전형적인 육산으로 4시간 정도면 어느 코스도 산행을 할 수가 있다. 멀리 가면서 한 코스만 산행하는 것은 아쉽고, 모악산을 두루 살펴보기 위해 두 번 산행을 하는 것으로 계획한다.

모악산의 들머리는 전주시 중인동, 완주군 구이면, 김제군 금산사 방면의 세가지가 있다. 이 중에서 가장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은 구이방면. 백제시대의 고찰 금산사를 여유있게 구경하기 위해 최종 날머리는 금산사로 정하고, 고속버스에서 내려 접근하기 쉬운 중인동을 들머리로 삼는다. 그리고 가장 인기 있는 구이면은 한번 내려갔다 올라오는 중간 기착점으로 정하니, 코스가 아래와 같이 쉽게 정리가 된다.

중인동~금곡사~정상~전주김씨시조묘~구이관광단지~수왕사~정상~모악정~금산사 

 

전주 중인동 들머리로

7시에 터미날에서 만나기로 했지만 몸이 무거워 아침에 간신히 눈을 뜬다. 계획보다 30분 늦은 7시35분 전주행 버스에 오른다. 하늘은 온통 안개에 쌓여 마음이 개운치 않다. 더구나 시간에 쫓겨 산행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전주에 다가오면서 신기루님이 한국의 산하 투타행님에게 메세지를 보낸다. 만난 적은 없지만 가끔 문자로 안부를 주고받았다 한다. 갑자기 연락을 취해 미안한 마음인데 터미날까지 마중 나오겠다고 한다. 고맙게도 중인동 들머리까지 차로 우리를 데려다 주고, 전주시민들만이 찾는 좋은 코스를 소개해 준다. 사실 나 역시 딱 한번 인사를 나눈 적 밖에 없지만 객지에서 만나 뵙는 두타행님은 오래전에 만난 지기 같다. 역시 산만이 갖는 순수한 인정은 자연의 선물이 아닌가 한다.   

중인동 버스종점을 지나면 한적한 시골길이 이어진다. 북한산 우이동을 상상하면서 왔는데 여기는 여전히 개발이 되지 않은 상태. 좁은 도로를 따라 약1km 들어가면 차량통제소가 있는 중인동 주차장에 도착한다.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무료주차장은 의외로 넓다. 주차장에 서면 정상일대의 부드러운 모악산에 한눈에 들어온다. 두타행님과 커피 한잔을 나누고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10:47).

 

금선암으로 가는 평탄한 포장도로길

주차장에서 정상으로 가는 길은 상당히 많다. 대부분 정상에서 북서쪽으로 뻗은 능선으로 오르는 길. 오른쪽으로 올라갈수록 산행거리가 길고 왼쪽길이 정상에 가깝다. 주차장 이정표에서 직진하는 길은 금곡사를 거쳐 가는 길이고, 우측으로 가는 길은 금선암 방향으로 가는 길이다.

금선암 방향으로 접어들면 도로 우측에 사당, 서당 같은 한옥들이 몇채가 연달아 나온다. 1분 정도 오르면 「진덕문」이란 문이 있는 한옥(10:48). 이 한옥 좌측 담을 따라 가는 길이 두타행님이 추천한 전망 좋은 길이다. 등산지도상에서 표시되어 있지 않은 길. 아쉬운 마음은 있지만 초행길은 가능한 등산로가 표시된 길을 확인코자 직진하는 금선암 방향을 택한다. 금선암까지는 계곡 옆으로 이어지는 포장도로길. 맑은 계곡에는 의외로 수량이 풍부하다. 약12분 오르면 우측으로 염불암 갈림길(11:00). 바로 위에 금선암이 자리 잡고 있다.

 

길 아닌 길과의 사투... 주능선 가는 길

금선암은 조그만 암자이다. 그렇게 역사가 오래되어 보이질 않는다. 금선암(11:04/11:10)에서 옷을 정리한다. 바람도 잔잔하고 봄햇살이 따스하다. 평일임에도 등산객들이 간혹 보인다. 금선암 우측 산길로 접어든다. 약30m 오르면 바로 갈림길(11:11). 여기서 우측길이 북서릉 지능선으로 오르는 길이다. 계속길을 따라 직진하면 아주 편안한 길이다. 길은 뚜렷하지만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은 듯 낙엽이 수북히 쌓인 길이다. 시원한 계곡 물소리에서 봄을 느낀다. 아직까지 원시성을 그대로 살아있는 다듬어지지 않은 계곡. 거칠지만 물은 더없이 깨끗하다. 

약20분 정도 오르면 예전 절터인 듯한 공터(11:31)를 만난다. 축대 흔적은 뚜렷하지만 잡목이 우거지고 쉴만한 공간은 없다.

그런데 길 자취가 없어졌다. 일단 계곡을 벗어나지 않도록 위로 조금 오르자 다시 희미한 흔적을 만난다. 안심하는 것도 잠시. 어느 순간 다시 길이 사라진다. 이상하다싶어 확인을 하지만 갑자기 없어지는 길이다. 고개를 들어보면 능선이 수풀 사이로 보인다. 가깝지는 않지만 충분히 갈 수 있다고 판단되는 거리. 정면으로 치고 올라가 주능선만 올라서면 되는데.

이제는 길 없는 길로 향한다. 위로 오를수록 계곡 상단부는 거칠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 잡목과 바위들이 솟아져 내린 계곡에서 배낭은 수시로 걸리적거린다. 한참이나 올랐지만 거리가 쉽게 줄어들지가 않는다. 이제 물소리도 사라지고 우리들의 가뿐 숨소리만 들여올 뿐이다. 옆을 보자 의외로 지능선이 가깝다. 진로를 변경 좌측으로 붙는다. 힘겨운 사투끝에 올라선 지능선(11:57). 기대와는 달리 여전히 잡목이 우거져 있다. 더구나 좁은 지능선의 급경사 오름길이 더욱 힘들게 만든다. 사람 말소리가 더욱 반가움을 더하며 드디어 주능선에 오른다(12:08). 올라올 때 힘든 과정이 무색하게 훤히 뚫린 고속도로이다.

금선암에서 올라오는 계곡길은 현지 등산안내판에 보면 길 표시가 없다. 즉 가지 않는 길이다. 반면 능선길로 가면 어디길이든 편안하게 오를 수 있다.

 

부드러운 주능선길

올라온 지점이 주능선상 어느 지점인지 확인하고자 반대편 방향으로 잠시 나아가(12:10) 갈림길을 확인한 후 다시 정상 방향으로 향한다(12:20). 잠시 오르면 지능선이 분기가 되는 봉우리(12:23). 이정표는 없지만 지능선으로 하산하는 길이 뚜렷하다. 금선암으로 가는 길로 추정된다.

정상의 송신탑이 이제 가깝다. 오름길이 시작되기 전 다시 갈림길(12:30). 양갈래길에는 리본만이 달려있다. 우측길은 금산사로 내려가는 금동계곡길인 듯하다.

직진하여 오르면 바위봉우리(12:33/12:43). 처음으로 시원하게 시야가 트인다. 이제 비로소 산에 왔다는 생각이 들고 물한모금 마시는 등 여유를 갖는다. 중인동 방향과 금산계곡 방향이 부드러운 능선 너머 자리 잡고, 정상 주위를 완전 황폐화시킨 송신탑의 흉물스런 모습이 속속들이 보인다. 마침 서울에서 온 한무리의 등산객들과 몇마디 주고받는다. 평일날 우리 역시 서울에서 왔다고 하니 더욱 반가운 인사. 잠시 쉬며 상큼한 오렌지 한개를 나누어 먹는다. 아침도 먹지 않아 배는 고프지만 갈 길을 고려 1차 산행의 정상까지 모든 걸 미룬다. 

봉우리를 내려가면 이내 갈림길(12:44). 좌측길은 중인리 금곡사에서 올라오는 길이다.

 

730봉(헬기장)

짧은 오르막을 지나면 너른 공터. 헬기장이 있는 730봉(12:50)이다. 모악산은 정상에 송신소가 있어 등산객들이 쉬어 갈만한 대체 정상이 애매한 산이다. 이 730봉이 금산사방향이나 중인리방향에서 올라올 경우 정상 역할을 한다. 전망도 좋고 넓어 많은 등산객들이 쉬어가기 좋다. 한무리의 등산객들이 맛있게 점심을 먹고 있다. 유혹을 물리치고 바로 오른다. 730봉은 금산사 방향의 심원암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이다.

 

정상 울타리 아래 갈림길

730봉에서 내려와 모악정갈림길(12:52)을 지나면 송신탑 울타리(12:53) 아래 도착한다. 간혹 지나가는 사람들이 있는지 우측 울타리 옆으로 출입통제 안내가 있다. 울타리를 따라 좌측으로는 오르막 가파른 계단길이다.

고도를 쑥쑥 높이며 올라서면 갈림길(13:00). 모악산 정상 송신탑은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아래 송신탑에 울타리가 쳐있고 위쪽 송신탑은 별도 울타리가 있다. 이 갈림길이 있는 지점이 두 울타리 사이에 있는 길. 모악산 산행시 가장 고도가 높은 지역이다. 하지만 지나가는 길이지 정상을 대체할 만한 장소는 아니다.

갈림길 왼쪽은 북동릉을 거쳐 무제봉이나 구이면 상학 관광단지로 가는 길이다. 우측으로는 계단 붕괴가 우려되어 등산로가 아니라는 2000년도에 세워진 안내판이 있다. 장근재 또는 전주김씨시조묘 방향은 우측으로 가야 되는데 말도 되지 않는 안내판. 이 길을 막는다면 다른 길이 있어야 하나, 전혀 그렇지 않다. 오직 외길. 우측길은 정상을 오른쪽으로 우회하여 반대편 능선으로 다시 오르는 길이다. 침목계단과 나무계단이 잘 설치되어 위험한 곳도 전혀 없고 길 또한 편하다.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바로 가려하자 신기루님이 정상을 가자고 한다. 모악산은 정상이 따로 없고, 여기가 정상인데... 정상 같지 않은 갈림길에서 고개를 갸우뚱한다.                 

 

헬기장(공터)

7분 정도면 반대능선(13:07)으로 오른다. 조금 더 나아가면 너른 공터의 헬기장(13:11). 730봉과 마찬가지로 정상 역할을 하는 또다른 지점이다. 이 헬기장은 장근재로 가는 남서릉과 전주김씨시조묘로 가는 서릉의 분기점이다.

헬기장 아래 잔디밭에 앉아 편안하게 배낭을 내려놓는다. 그냥 따로 걷기만 하던 산행. 오랜만에 신기루님과 대화를 나눈다. 배가 고팠다는 신기루님. 아까 길 아닌 길을 올라오며 긴장을 하여 힘든줄 모르고 올랐다고 한다. 나 역시 배는 고프지만 감기 기운이 사그라들어 몸상태는 의외로 가뿐하다. 역시 산이 좋은지 산의 맑은 공기가 약보다 좋은지... 점심과 막걸리 한병을 비우고 모악산에 관한 이러저러한 얘기를 하고 나니 어느덧 50여분이 흐른다.

 

동곡암 갈림길

하산은 전주김씨시조묘 방향으로 잡는다(14:02). 한동안 전봇대가 같이 이어진다. 급경사 내리막길을 5분 내려오면 일지동굴 이정표가 보인다. 또 갔다와야 한다는 호기심의 발동. 신기루님이 일지동굴을 다녀오자는 소리를 듣는척 마는척 서둘러 내려간다. 뒤에서 맴도는 아쉬운 소리를 들으며... 이정표에서 다시 5분 내려오면 동곡암 갈림길(14:12). 짧은 시간이지만 되돌아본 정상은 벌써 상당히 높다.

길이 완만해지며 이정표가 없는 사거리안부(14:18)를 지나 완만하게 오르면 무덤이 있는 590봉 옆(14:21)을 지난다. 맞은편 능선 기슭에는 저 멀리, 다시 올라가야 할 수왕사가 바라다보이고 지나온 능선 우측으로는 절벽에 걸린 듯한 동곡암이 아슬아슬하게 자리잡고 있다. 

 

전주김씨시조묘 갈림길

한동안 완만한 길은 모악산에서 보기 드문 바위지대(14:30)를 지나며 급경사 내리막으로 바뀐다. 오른쪽으로는 문수암의 파란지붕이 내려다보인다. 밧줄이 걸린 또 한차례의 급경사 바윗길(14:34)을 내려오면 평탄해지며 갈림길(14:40)에 도착한다. 이 지점이 전주김씨시조묘로 가는 중요한 갈림길. 이정표는 없고 양쪽으로 리본만이 무수히 달려 있다. 우측으로 가면 문수암 방향으로 하산하기 때문에 구이면 상학 관광단지와는 완전 멀어지는 길이다. 

 

전주김씨시조묘

좌측으로 접어들어 7분 내려오면 잘 정리된 전주김씨시조묘에 도착(14:47/14:52)한다. 전주김씨의 시조이며 김일성의 32대 조상인 김태서의 묘로써, 요즘이나 안내판도 있고 세상에 알려졌지만, 서슬이 시퍼런 시절에는 그 존재에 대해서도 함부로 말을 할 수가 없던 무덤이다. 두타행님의 말씀에 의하면 한국전쟁때도 이 무덤이 있어 전주에 대한 폭격이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한다. 늦은 오후시간에도 햇볕이 따스하게 비추는 명당자리에 위치하고 있다. 잔디가 너무나 좋고 분위기가 좋아,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구이면 상학 관광단지

묘에서 좌측으로 내려오면 곧 지계곡(14:54)을 건너 수박재다리 직전에 있는 주등산로(14:58)와 만난다. 속세로 돌아온 듯 등산객들이 많다. 외진 산행을 끝낸 기분에 괜히 마음이 들뜬다. 

편안하고 너른 길. 기다란 와폭인 선녀폭포에는 우렁찬 물줄기가 흘러내린다. 나무꾼이 선녀들의 목욕장면을 훔쳐보던 곳이라고...

4분 정도 내려오면 상가들이 있는 구이면 상학 관광단지(15:04). 1차 산행이 여기에서 끝이 난다. 

 

잘 정비된 등산로... 대원사를 향하여

시간이 많이 늦었다. 낮이 길어 졌다지만 벌써 햇빛은 점점 힘을 잃어가고 있다. 잠시 휴식후 바로 2차 산행에 나선다(15:13). 시간이 그나마 늦어 2차 산행으로 끝날 수 있어 다행이다. 어제 잠시 신기루님과 이야기 하면서 3차 산행까지 이야기 했는데... 지난번 대둔산 산행 때 3차 산행하자고 얼마나 극성을 피우던지...

입구에서 1분후 성황당다리를 지나면 우측으로 상학능선으로 올라가는 갈림길(15:14)(이정표 없음)이 있다. 쉼터가 있는 선녀폭포(15:15)를 지나 4분 오르면 전주김씨시조묘 갈림길(15:18). 계곡을 따라 편안하게 이어지는 완만한 길이다. 사랑바우다리(15:22)를 지나면 곧 동곡암 갈림길(15:23).

동곡암 갈림길을 지나면 등산로는 계곡을 벗어나 대원사로 향한다. 대원사(15:30/15:35)는 우리나라 불교 5대종의 하나인 열반종 창시자 진덕화상의 제자인 일승, 심정, 대원 등 세 승려가 세운 사찰이다. 제법 규모가 있는 사찰로 마당 한가운데 고려 말 5층 석탑이 절의 역사를 말해주고 있다. 이 대원사는 증산교를 창시한 증산 강일순이 깨달음을 얻은 곳으로 유명하다.

 

가파른 된비알... 수왕사 가는 길

대원사를 지나면 본격적인 오르막. 수왕사까지가 이 코스에서 가장 힘겨운 구간이다. 구이면 방면에서 가장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 길답게 늦은 시간임에도 오가는 등산객들이 많다. 힘겨운 오르막에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하산 시간을 고려 한걸음씩 쉬지 않고 발걸음을 옮긴다. 한차례 땀을 흘리면 「모악산에 서식하는 조류 안내판이 있는 쉼터」(15:44). 여기서 가파른 길을 10분 더 올라야 수왕사(15:54)이다. 수왕사 앞 쉼터에서 한숨을 돌린다. 뒤늦게 올라온 신기루님 여간 해서는 하지 않는 힘들다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수왕사

수왕사는 무제봉 북동쪽 가파른 비탈에 위치한 절이다. 허물어질 듯이 낡은 오두막 몇 개가 있는 초라한 절이지만 역사는 깊다. 신라 문무왕 20년(680년) 보덕화상이 창건한 절로 물왕이절 또는 무량이라고 부르다가 수왕사로 바뀌었다. 절 앞에는 신문을 스크랩하여 모악산과 수왕사를 소개한 기사가 전시되어 있다. 일전에 TV에서 수왕사 주지 사이에서 예로부터 전해오는 곡주인 송화주에 대한 방송이 떠오른다. 물이 좋다는 수왕사 약수터의 물을 한모금 마셔보지만 생각만큼 느낌이 깨끗하지는 않다.

수왕사는 초라하지만 저녁에 굴뚝에 연기가 피어오르는 산촌의 시골집같이 정감이 간다. 앞으로 보이는 전망은 뛰어나다. 앞이 시원하게 트여 정동방향으로 구이저수지가 보인다. 양산 영축산(취서산)에 있는 백운암과 비슷한 느낌을 받게 하는 위치, 아마 일출 전망대이지 않을까...

 

기우제를 지내는 봉우리... 무제봉

수왕사 옆의 쉼터에서 잠시 땀을 훔치고 뒤쪽 난간이 있는 길로 오른다(16:05). 단단히 각오하고 올랐지만 북동릉능선(16:09)까지는 의외로 잠깐. 능선은 상학능선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고, 중인리 비단길이 갈라지는 사거리. 멀게만 느껴지던 정상도 가시권안에 들어온다.

능선에 오르면서 아직 봄이 멀다는 듯 바람이 심하게 불어온다. 추위를 느끼며 마음이 급해진다. 좌측 능선으로 발걸음을 옮겨 완만한 오르막을 8분 정도 오르면 무제봉(16:17/16:19)에 오른다.

무제봉은 백제시대부터 무우제(無雨祭)와 기우제(祈雨祭)를 올리던 곳. 의자가 설치된 전망봉우리이다. 무제봉에서 보면 송신탑이 있는 정상 오른쪽 아래 바위봉이 보인다. 그 바위봉이 장군봉으로 장군봉 능선 주위에 묘를 쓰면 비가 오지 않는다는 유래가 전해진다.

 

최고의 멋진 바위봉... 장군봉

가파른 길을 조금 오르면 우측으로 갈림길(16:22)이 있다. 중인리 금곡사로 하산하는 길인 듯하나 표시가 전혀 없다. 장군봉은 앞쪽에서 직접 올라갈 수는 없고 옆으로 돌아 올라간다. 장군봉을 거치지 않고 직접 정상으로 갈 수도 있다.

장군봉(16:27/16:40)에 오른다. 완전 바위봉우리. 오늘 모악산 산행에서 일망무제의 가장 시원한 전망이 펼쳐진다. 모악산 정상을 대체할 정상이 바로 여기가 아닌가 할 행도로... 구이상학관광단지와 그 너머 첩첩히 겹을 이루는 산들, 대원사가 깊은 계곡의 품에 고즈넉이 자리잡고 있다.

이제 정상도 지척. 모처럼 여유를 찾는다. 특히 신기루님의 목소리는 흥분으로 톤이 높다. 두타행님에게 6시까지 금산사 하산하겠다는 메시지로 보내고 남은 술로 2차 정상주를 마신다. 바람이 피해 바위밑으로 갔지만 여전히 추위가 몰려온다. 낮에 잠잠해지던 기침이 조금씩 심해진다. 다시 옷을 꺼내 입는다.       

 

더 이상 오를 수가 없는 안타까움 

장군봉에서 5분 오르면 더 이상 오를 곳 없는 송신탑 울타리 바로 아래(16;45). 정상이 바로 저긴데... 안타까울 따름이다. 좁은 장소에는 벤치가 있지만 쉬어가기는 좋지 않다. 낡은 이정표에는 좌측으로 장근재, 우측으로는 모악정 표시가 있다. 그런데 장근재 방향을 보면 철조망이 가로막고 있다. 물론 개구멍은 있지만 상당히 거칠고 보기에 위험하다. 정상을 좌측으로 우회하는 이 길보다는 오른쪽으로 우회하는 길이 훨씬 안전한 길이다.

 

4시간만에 다시 올라온 정상 울타리 아래 갈림길

우측 모악정으로 가는 울타리길은 평탄하다. 조금만 가면 북서릉에서 올라오는 갈림길(16:47). 즉 1차 산행때 올라왔던 갈림길. 약4시간만에 다시 올라왔다.

 

모악정으로 가는 운치 있는 능선길.

가파른 돌계단길을 지나 730봉 직전에 있는 모악정 갈림길(16:54)로 접어든다. 모악정으로 가는 길은 운치 있는 지능선길이다. 능선이 계곡으로 떨어지는 지점에 모악정이 있다. 많지는 않지만 소나무와 절벽 바위지대가 어우러진 한국적인 풍광(17:00)이 모악산에서 도리어 이색적이다. 어찌보면 참으로 밋밋한 산... 그렇지만 엄뫼, 큰뫼라는 불리었듯 어머니의 품을 연상케 하는 따스한 산. 겨울철에는 낙엽이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는 헐벗은 듯한 산에서 만나는 소나무지대는 빛나는 보석 같은 존재이다. 

 

모악정

건너편 능선의 장근재가 아주 가깝게 보일 무렵, 갈림길(17:18)이 나온다. 여기서 좌측으로 300M 오르면 장근재. 100M 더 내려가면 계곡 한 견에 자리 잡은 모악정이다. 모악정은 옛 형태를 갖춘 정자. 시원한 물이 바로 옆으로 흘러 여름철에는 한나절 쉬어가기 좋은 자리에 있다. 모악정 바로 옆에는 송신소 물자를 운반하는 케이블카 승강장이 있다.

 

모악산으로 가는 다양한 길... 눌연계곡 갈림길, 심원암 갈림길, 청룡암 갈림길

모악정부터는 차량 통행이 가능한 길이다. 산행을 정리하는 편안한 마음으로 부지런히 걷는다. 730봉으로 올라가는 눌연계곡 갈림길(17:27), 심원암 갈림길(17:33)을 지나면 부도전(17:36/17:41). 세월의 무게가 실려 있는 혜공왕사탑비(보물제24호)를 비롯 오래된 부도가 여러 개 있다.

부도전에서 조금 걸어 나오면 청룡암 갈림길(17:42). 배재로 이어지는 길이다.

 

고찰 금산사

이제 금산사(17:47/17:54)는 지척이다. 6시에 만나기로 한 약속에 걸음을 빨리 옮겨보지만 고찰 금산사를 그냥 두고 갈 수는 없는 일.

금산사는 백제 법왕 원년(599년)에 왕의 복을 비는 사찰로 창건되었으며 후백제 때 견훤이 큰아들인 신검에게 3개월간 유폐된 사찰로 잘 알려져 있다. 역사 깊은 고찰답게 10점의 보물이 있다. 3층 건물인 미륵전(보물 제62호)이 가장 눈길을 끌고 당간지주(보물 제28호), 석종부도(보물 제26호), 5층석탑, 6각다층석탑 등 바라만 보아도 그 품격을 느낄 수 있다.

급하게 이리저리 돌아보고 금산사의 입구인 금강교을 나선다. 금강교 맞은편에도 역시 장근재 능선의 배재로 가는 등산로가 있다.    

일주문(17:58)을 지나 매표소(18:04)에 벗어나면서 드디어 즐거운 2차 산행도 마감한다.

 

산사람과의 격의 없는 만남

두타행님이 마중 온다는 주차장까지 걸어 나온다. 주차장은 금산사의 유명세에 비례하여 엄청나게 넓다. 버스정류장 옆에는 금산사에서 유일하게 매표소를 거치지 않고 모악산으로 올라가는 매봉 등산로 입구(등산로폐쇄 안내판)를 발견한다. 어떻게 보면 오기 전부터 이 들머리를 찾는 것이 가장 큰 숙제였다. 특별한 길이라기보다는 길게 돌아서 정상으로 향하는 능선길이라는 측면과 금산사를 내려다볼 수 있는 위치적인 조건 등 상상만 하여온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5분 정도 기다려 두타행님을 만난다. 바쁜 와중에 기꺼이 마중하러 오신 마음에 고맙기만 하다. 전주시로 나가 전주의 명물인 전주비빔밥으로 함께 식사를 하고 술한잔을 하며 정겨운 대화를 나눈다. 처음 다소 서먹서먹하던 기운도 눈녹듯이 사라지고 산사람들만이 갖는 무궁무진한 산이야기에 시간은 어느덧 깊어만 간다.

그리고 그냥 헤어지기 섭섭하여 자리를 전주 한옥마을로 옮긴다. 아직도 전통문화가 살아있는 전주. 한옥을 개조한 분위기 있는 전통찻집에 들어가 깊이 있는 전통차 맛을 느끼며 하루를 마감한다.

시간이 많이 늦어졌다. 터미널까지 따라 온 두타행님과 아쉬운 작별을 하고 야간 우등고속버스에 몸을 싣는다. 편안하게 잠을 청하지만 서울에서 집에 갈 일이 걱정이다. 이미 모든 대중교통은 끝이 났는데...

 

산행을 다녀와...

모악산은 도립공원이지만 도립공원에 지정될 만큼 아름다운 산은 아니다. 그냥 묵묵히 전주를 지켜보는 평범한 산, 정상에는 흉물스런 송신탑까지 있어 정상부 주위가 황폐화 된산이다. 그럼에도 모악산이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것은 모악산의 유래가 된 엄뫼, 큰뫼에서 알 수 있듯이 어머니의 품과 같은 부드러움과 유연함, 호남평야에서 우뚝 솟은 전망대 같은 산이라는 모악산만이 갖는 의미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호남평야를 지나가는 만경강, 동진강 등의 주요 줄기가 모악산에서 흘러들어가는 호남의 젖줄이요. 계룡산만큼 신흥종교가 많이 탄생한 정신적인 텃밭이다. 봄의 모악산은 호남의 4경이라 불리듯 아름답고, 눌연계곡으로 불리는 금산사계곡은 높이에 비해 풍부한 수량으로 마음마저 풍족하게 한다.

산행을 하며 하루종일 편안한 마음을 느낀 산행. 조급함도 없고 사람을 억누르는 압박도 없다. 그냥 모든 걸 편히 받아들이는 산. 전주와 김제시민의 휴식처로 사시사철 사랑받고 언제 찾아가도 정을 주는 산이다.

다소 짧은 코스에 대한 아쉬움을 하루에 두 번의 산행함으로써 보람을 느낀다. 금산사를 좀 더 차분히 돌아볼 수 없어 안타깝지만 그 분위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뭔가 꽉 찬 느낌을 받는 절이다.

전체적으로 주요 지점에는 이정표가 있지만 정상 울타리 주위의 이정표에 대한 보완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장근재로 넘어가는 갈림길에는 등산로가 아니라 하지만 그 길이 유일한 길이라는 사실. 초행자들에게는 그런 안내가 자칫 혼란을 주기 쉽다.

가고 싶은 산을 계획대로 제대로 보고, 뜻하지 않게 한국의 산하에 산행기를 쓰시는 두타행님을 만나 산사람들만의 우애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어 더욱 큰 기쁨이 아닐 수 없다.

전주를 알기 위해선 한번쯤 찾아볼만한 산... 그 중심에 모악산이 있다.     

  

  

- 일정

   10:47   중인동 차량출입통제소, 주차장 : ↑금곡사 1.6km, →연불암 2.5km, 금선암 1.3km 

   10:48   진덕문 : 도로 좌측에 있는 사당 같은 작은집으로 집 좌측 담장을 따라 등산로

   11:00   염불암 갈림길

   11:04   금선암 : 절 앞까지 포장도로, 절 우측으로 산길 시작

   11:10   출발

   11:11   갈림길(이정표 없음) : ↑계곡길, ↗능선길

   11:31   절터

   11:57   지능선

   12:08   주능선

   12:10   출발

   12:13   봉우리, 갈림길 : 계곡에서 올라오는 길로 추정

   12:15   봉우리, 돌아섬

   12:20   원위치

   12:23   봉우리, 능선갈림길(이정표 없음) : ←금선암

   12:30   갈림길(이정표 없음) : ↑전망봉우리, ↗금동계곡(추정)

   12:33   전망바위봉우리 : 전망이 좋음

   12:43   출발

   12:44   금곡사 갈림길(해발 650m) : ←금곡사, 중인동 (버스종점 3.5km), ↑정상 1,4km, ↓염불암, 독배, 귀신사 (독배 3.4km)

   12:50   730봉, 공터, 헬기장 : ↑정상 350m, ↓매봉, ↗심원암(지능선길)

   12:52   모악정 갈림길(정상삼거리) : →모악정 1.1km, ↑정상 170m, ↓헬기장 170m

   12:53   울타리 시작 : 울타리 우측 방향으로 출입금지 안내판

   13:00   갈림길(a) : ←무제봉, 비단길 방향  →장근재, 김씨시조묘 방향

   13:07   정상을 우측으로 가로질러 반대능선에 올라섬

   13:11   공터, 헬기장, 능선분기점 : ←김씨시조묘 능선, ↗장근재능선

   14:02   점심후 출발

   14:07   이정표 : 신선바위 10m, ←일지동굴 200m

   14:12   갈림길 : ↓모악산정상 0.7km, 신선바위 0.3km, 일지동굴 0.5km, ←천일암 0.1km

   14:15   안부

   14:18   사거리안부(이정표 없음) : 길 흔적, 내리막이 끝남

   14:22   590봉 옆, 무덤

   14:27   갈림길(이정표 없음) : ↖(?), ↗능선길

   14:30   바위지대 : 우측 아래 문수암이 보임, 가파른 내리막

   14:34   바위지대 : 밧줄이 걸려 있음

   14:38   평탄해짐

   14:40   전주김씨시조묘 갈림길(이정표 없음, 리본) : ↖전주김씨시조묘, ↗문수암

   14:47   전주김씨시조묘

   14:52   출발

   14:54   지계곡

   14:58   주계곡, 갈림길, 수박재다리(해발 250m) : ↓전주김씨시조묘 1.0km, ←정상 2.0km

   15:00   선녀폭포, 쉼터

   15:02   성황당다리, 송학사 갈림길, 상학능선 갈림길

   15:03   정자, 전주김씨문중공덕비

   15:04   등산안내도, 구이면 등산로입구

  

   15:13   정자로산장, 등산 시작

   15:14   성황당다리, 상학능선 갈림길

   15:15   선녀폭포

   15:17   선녀다리

   15:18   전주김씨시조묘 갈림길, 수박재다리

   15:22   사랑바우다리

   15:23   동곡암 갈림길 : ←천일암, 동곡암, 천룡사  ↑정상 2.2km, 수왕사 1.5km

   15:30   대원사

   15:35   출발

   15:44   쉼터, 모악산에 서식하는 조류 안내판

   15:54   수왕사, 쉼터

   16:05   출발

   16:09   능선,사거리갈림길 : ←정상0.8km, ↓수왕사 방면, 버스종점 2.2km, →구이상학능선길 3.0km, ↑중인리계곡길 2.8km

   16:17   무제봉

   16:19   출발

   16:20   갈림길 : ↓무제봉, ↑정상, 금산사 4,5km  ↘중인리비단길 3.0km

   16:22   갈림길(이정표 없음) : →금곡사길로 추정

   16:25   장군봉 갈림길 : ↑정상 방향으로 직접 가는 길, →장군봉을 거쳐 가는 길

   16:27   장군봉

   16:40   출발

   16:42   만나는 길

   16:45   정상 울타리 앞 전망지대 : ←장근재, →모악정

   16:47   갈림길(a) : ↑장근재, 김씨시조묘 방향, →730봉, 모악정, 매봉 방향

   16:54   모악정 갈림길

   17:00   소나무, 바위지대

   17:06   용인대, 벤치

   17:18   갈림길 : ↓정상 1.5km, ←장근재 0.3km, ↑모악정 0.1km, ↑금산사 2.0km

   17:19   모악정, 케이블카 승강장(송신소)

   17:27   눌연계곡갈림길 : 불연계곡 해설판

   17:33   모악예찬 비석

   17:33   심원암 갈림길 : 금산사 0.8km, 모악정 1.2km, 심원암 0.6km

   17:36   혜덕왕사탑비, 부도전

   17:41   출발

   17:42   차량통제소, 청룡암 갈림길 : 청룡암 1.2km(25분), 정상 3.5km(2시간)

   17:47   금산사

   17:54   출발, 금강교 : 배제 갈림길

   17:58   일주문

   18:00   야영장

   18:01   석문, 견훤 안내판

   18:04   매표소 : 2600원

   18:09   주차장 : 버스 정류장 옆으로 매봉 가는 길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