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겨울이 아쉬워 다시 찾은 설악산

1. 산행일 : 2005. 3. 19  토요일

2. 산행지 : 한계령-대청봉-천불동계곡-소공원

3. 산행거리 및 소요시간 : 약 17km, 6시간 39분

4. 구간별 소요시간

  -, 08:53   한계령 휴게소

  -, 09:25   한계령 1km지점

  -, 09:57   한계 3거리

  -, 10:36   중청대피소 3.6km지점

  -, 11:35   끝청

  -, 12:05   중청대피소

  -, 12:21   대청봉

  -, 12:33   중청대피소

  -, 12:53   소청봉

  -, 13:15   희운각대피소(점심)

  -, 13:44   무너미고개

  -, 14:10   양폭대피소

  -, 14:42   귀면암

  -, 15:03   비선대

-, 15:32   소공원

 

이번 겨울이 가기전에 서북주능에 들고 싶어 몇번을 별렀는데 그때마다 폭설이 내려 실행을 못하다 이번주가 지나면 산불방지기간이기에 무작정 떠나 본다

 

매번 승용차를 이용하였는데 오늘은 어느 코스를 잡든지 길지 않은 산행이 되겠기에 처음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로 하고 춘천에서 6시 15분에 출발하는 속초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시골 시외버스는 홍천. 두촌. 신남. 인제. 원통을 거쳐 8시 52분에 한계령에 도착

 

 08:53   한계령 휴게소

버스에서 산행 준비를 마쳤기에 잰걸음으로 휴게소를 지나 매표소에 도착하여 간단한 인적사항을 적어내니 주소를 보더니 요즘 춘천 퇴계동 사람이 많이 온다며 즐거운 산행을 하라는 인사를 받으며 설악으로 잦아든다

                                  한계령고갯길과 만물상

급한 오름길 눈이 녹았다 얼어 붙은 곳이 많아 무척 미끄럽다

오늘은 어느 코스로 가던지 시간은 넉넉하기에 가는 겨울을 원없이 즐기기만 하면 된다

                  귀때기청봉

 09:25  한계령 1k지점

이곳까지가 힘든 곳인데 오늘은 좀 여유가 있다

조그마한 오르내림길 끝에 만나는 샘터

전에는 식수가 풍부하여 좋은 비박터를 제공하던 곳인데 지난 루사때 샘터가 휩쓸려 계곡으로 변해 버렸다

 

이제 이 오르막만 오르면 서북주능상의 한계3거리

양지라 언 곳이 많으나 철 난간이 있어 이를 잡고 오르니 어렵지는 않다

 

 

 09:57  한계3거리

귀때기청봉쪽으로는 발자국이 없다

흔적만이라도 있으면 가려고 했는데

사진을 찍고 계신분도(전문 사진작가 같았음) 귀때기청봉을 가고 싶은데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역시 천불동쪽으로 내려갈 계획이라고

지난 2월에 이어 오늘도 대청을 향한다

혹시 공룡이 열려 있다면?

                                  우측 멀리 중청과 대청봉

해발 1,000m 정도 아래로 옅은 깨스가 끼었을 뿐 시계는 좋다

잠시 백운동 계곡과 가야할 대청봉까지의 마루금을 가늠해 보고 발길을 돌려 대청을 향한다

                                          귀때기청봉

능선상에는 아직도 많은 눈이 있으나 눈이 잘 다져저 있어 걷는데 별 어려움은 없으나 길어서 벗어나 눈에 빠지면 심한 곳은 허리춤까지 빠진다

                   좌 가리봉 우 귀때기청봉

 10:36  중청대피소 3.6k 지점

화창한 날씨에 바람마저 살랑거리는게 날씨는 영낙없는 봄인데 주위 어디를 둘러봐도 봄은 온데간데 없다

뒤를 돌아보니 한계령을 사이에 두고 다정히 마주보고 있는 귀때기와 가리봉이 오늘따라 더 정겨워 보인다

 

                                          점봉산

이제 이곳부터 끝청 오르막까지는 관목숲길

꽃피는 계절이 오면 야생화가 만발하는 곳이지만 오늘은 그날의 화려함을 담아내기 희디흰 도화지만이 준비되어 있다

1차 오름 뒤에 맞는 끝청 오름길

전에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올라갔지만 오늘은 수도 없이 뒤돌아 본다

저 서북주능을, 그 끝인 안산을,

 

 

 11.35  끝청

가야할 중청과 대청봉, 지나온 서북주능과 가리봉, 점봉산과 점점이 떠있는 방태산군과 오대산군들

 

 

 

가슴까지 후련하다

바쁠것도 없는 몸

바위에 걸터 앉아 떡으로 요기를 하며 원없이 조망을 즐긴다음 천천히 황소 걸음으로 중청으로 향한다

 

 12:05  중청대피소

한 열대여섯분이 식사를 하고 있기에 대청봉을 다녀와서 식사를 하려고 그냥 지나쳐 대청봉

          대청에서 바라본 서북주능과 좌측 가리봉

 12:21  대청봉

부부 한팀이 먼저 올라와 추억담기에 열심이시기에 한장 찍어드릴까요 하니 카메라부터 넘겨주며 고맙다고

                                     대청봉 정상석

사진을 찍어 드리고 나도 작년 가을 이후에 오랜만에 대청봉에 올랐기에 주변 풍광을 담고 내려가려는데 한장으로는 아쉬운지 한장 더 부탁하기에 이번엔 화채봉을 배경으로 잘 찍어드리고 중청대피소로 내려선다

                     중청봉과 중청대피소

 12:33  중청대피소

올라갈때는 널널하던 자리가 사람들로 북적이고 그 북적임 속에서 혼자 보온도시락을 먹으려니 내키지가 않아 잠시 쉬다 소청으로 발길을 돌린다

                               중청 돌아가는 길

                                          용아장성

중청을 돌아 소청내림길에는 아직도 눈이 키를 넘는다

                  소청에서 본 중청과 대청봉

 12:53  소청봉

갈림길이다

좌측으로 내려가면 봉정암 거쳐 백담사, 그냥 내쳐 걸으면  희운각

설악산 관리사무소에 전화를 걸어 봉정암과 수렴동사이 길이 뚫렸는지 물으니 그곳은 통제구간이란다

시간이 너무 남는다

 

춘천가는 마지막 시외버스는 속초에서 18:30분에 출발하는데

소청에서 내려서자 눈앞에 잘 만들어 놓은 봅슬레이코스가 눈에 들어온다

엉덩이를 내려놓으니 청룡열차가 따로 없다

올라오시는분들이 있으면 섰다 없으면 철푸덕

서너번 앉았다 일서섰다 한 것 같은데 벌써 희운각이 발아래에 있다

 

                희운각대피소 뒤로 망경대와 화채봉

 13:15  희운각대피소

두팀 예닐곱분이 먼저와 식사를 하기에 나도 통나무의자를 하나 차지하고 점심을 먹는다

배가 고파 먹기는 하지만 혼자 먹는 밥 밥맛이 있을리 없다

몇숟가락 억지로 뜨다 도시락을 정리하고 커피 한잔으로 점심을 마무리 짓고 천천히 언덕을 올라가니 무너미고개

 

                              좌측봉우리가 공룡의 시작점인 신선대

 13:44  무너미고개

공룡쪽에 발자국이 있나 기웃해보지만 아무런 흔적도 없다

하는수 없이 천불동으로 하산

                                눈에 묻힌 이정표

하산길 좌우측 사면이 사뭇 대조적이다

우측 즉 화채봉쪽은 양지녁이라 눈이나 얼음이 없는데

좌측은 엄동설한이다

                               길가에 있는 빙폭

 

양폭이 가까워지며 중청, 대청에서는 영원할 것 같던 겨울이 서서히 밑으로부터 무너져 내리고 있음을 느낄수 있다

얼음장 밑으로 흐르는 물소리가 제법 우렁차다

                 양폭

 14:10  양폭대피소

대피소를 지나 길고 긴 천불동계곡

계곡에는 아직도 철단간을 덮을 정도로 눈이 쌓여 있지만 눈을 들어 계곡 사면을 보면 봄도 멀지 않았음을 느낄수 있다

 

                              돼지 머리형상

주위경관에 넑을 놓고 걷다보니 돼지형상의 바위를 지나 귀면암

 

                      귀면암

 14:42  귀면암

이제 계곡은 물의 세상이다

소리라고는 오직 물흐르는 소리뿐 그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노래소리도 같고, 싸우는 소리도 같고, 어찌 들으면 도란도란 속삭이는 것도 같고

 

물소리에 맞춰 부를지 모르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걷다보니 금강굴이 성큼 다가선다

                  천불동계곡

 15:03  비선대

길가에 가지가 부러진 아름드리 금강소나무가 널려 있는 것으로 보아 이번에 눈이 많이 내리긴 내렸나 보다

 

                  소공원에서 바라본 권금성

 15:32  소공원

돌이켜보면 계획한대로 서북주능을 산행하지는 못했지만 겨울의 끝자락에 이만한 설경을 볼수 있었음에 더없이 행복했던 하루가 아니었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