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8일(금요일), 10시 10분에 집을 나선다. 집에서 가장 가까운 버스정류장인 도봉구민회관 앞에서 소요산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니 몇 분 채 못 돼 36번 버스가 선다. 버스를 타고 의정부와 양주를 지나 동두천에 있는 소요산 버스종점에서 한 정류장 못미처인 소요산 입구에서 내리니 11시 40분. 버스로 한 시간 25분이 걸린 셈이다.

버스정류장 건너 편에 조금 험상궂게 생긴 담바위의 모습이 보인다. 버스가 오던 길로 조금 되돌아가서 횡단보도를 건너고 철도건널목과 소요교를 건넌다. 그리고 직진하여 폭이 좁고 마른 개울을 따라가면 우측에 소요초등학교가 나온다. 계속 직진하여 봉동마을회관과 일억조정육점을 지난다. 일억조정육점삼거리에서 우측으로 꺾어져서 유채 네 동산이라는 이름의 다세대주택을 지나면 수성최씨 통정공파 봉암종중 제각이 나온다. 그 제각 뒤에 세 개의 무덤이 있고 오늘의 산행지인 마차산 들머리는 세 개의 무덤 좌측을 통해 무덤 위의 송림 사이로 들어가게 돼 있다.

무덤 위의 등로를 오르자마자 삼각점이 나타나고 초입부터 가파르게 이어지는 송림 사이의 황토길은 온몸을 땀에 젖게 한다. 들머리에서 10분 만에 잘 꾸며 놓은 무덤이 나오는데 무덤 옆에 핀 한 그루의 외로운 진달래나무가 인상적이어서 카메라에 담아 본다.

 

들머리로 다가서면서 바라본 담바위.


마차산 들머리 - 수성최씨 통정공파 봉암종중 제각 뒤의 무덤 윗길.

 

등로의 정경.


봄의 전령 - 진달래.


무덤을 지나서 담바위가 가까워지자 등로에 바위가 많이 보이기 시작한다. 담바위능선으로 올라서니 13시가 다 됐다. 암릉인 담바위의 동쪽 끝부분에서 간식을 먹으며 15분 정도 쉰다. 그리고 담바위능선을 따라가니 가장 높아 보이는 곳이 나온다. 그 곳에서 소요산과 마차산을 카메라에 담고 버스정류장에서 소요교를 건너 폭이 좁고 마른 개울을 따라 들머리까지 찾아 온 길을 내려다본다. 다시 두 개의 암봉을 넘고 지릉길로 내려선다.

 

담바위 오름길.


담바위.

 

담바위에서 바라본 소요산.


담바위에서 바라본 마차산.

 

소요교를 건너서 마차산 들머리로 들어오는 길.


암릉의 정경.


이 곳에서는 진달래는 거의 보이지 않지만 생강나무가 흔하다. 처음에는 꽃이 활짝 피지 않은 개나리라고 생각했지만 집에 와서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생강나무다.

담바위능선에서 내려와 20분 만에 양우니고개에 닿는다. 그런데 여태까지 한 사람도 볼 수 없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그리고 호젓한 등로이다보니 낙엽이 두텁게 깔린 곳도 많고 어느 산에서나 볼 수 있는 광경이지만 동그란 뱀구멍과 뱀이 땅바닥을 뚫고 뱀굴을 빠져 나온 흔적이 꽤 보여서 스패츠를 꺼내 착용한다. 처음에는 종아리가 답답했지만 한두 시간이 지나자 괜찮아진다.

낙엽이 깔린 지릉길을 하염없이 걷는다. 호젓한 산행이지만 능선의 좌우로 도로와 건축물들이 내려다보이는 곳이 많고 가끔 차소리도 들리기 때문에 깊은 산중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군데군데 노란 생강나무가 보이고 낙엽이 쌓인 길을 걷다 보니 군 벙커가 나타나고 그 벙커 위에 삼각점이 설치돼 있다. 그리고 삼각점이 설치된 벙커의 바로 위에는 431봉 정상이 있다. 431봉 정상에 앉아서 간식을 먹으며 십분 정도 쉬다가 남쪽으로 나 있는 지릉길로 내려간다.

 

양우니고개로 오르는 길.


낙엽이 깔린 지릉길의 정경 1.

 

삼각점이 있는 군 벙커 바로 위의 431봉 정상.


431봉 정상에서 마차산으로 가는 길.


431봉에서 내려선 지 십여분 만에 안부사거리인 밤골재에 닿는다. 그리고 직진하여 낙엽이 두텁게 깔린 지릉길을 걷는다. 밤골재에서 다시 십여분 만에 댕댕이고개에 닿는다. 그런데 표지판을 봉우리 위에 설치해 놓았다. 실제의 고개사거리는 이 곳에서 내리막길을 내려온 안부에 있다. 그러나 사람들이 거의 다니지 않는지 등로의 흔적은 희미하다.

마차산에는 유달리 군 벙커가 많이 설치돼 있다. 지릉길을 한참 오르니 삼거리의 표지판이 나타난다. 마차산 정상 못미처에서 동남쪽으로 꺾어져서 하산하는 첫 번째 동남릉이 갈라지는 길이다. 직진해서 이삼분 진행하니 헬리포트 표시판과 함께 헬리포트가 나타난다.

 

밤골재.


낙엽이 깔린 지릉길의 정경 2.

 

댕댕이고개.


지릉길의 정경.

 

삼거리의 표시판.


정상 바로 밑의 헬리포트.


그리고 헬리포트 바로 위에 삼각점이 설치된 해발 588.4 미터의 마차산 정상이 있다. 마차산은 원래 북쪽으로 뻗어가는 산맥이 이 산에서 끝났다고 해서 마친산이라고 불렀었고 또 마고(磨姑)할미가 비녀를 갈았다고 해서 마차산(磨叉山)이라고 한다. 정상표시석이 없어서 조금 허전하지만 막힘없는 주변의 조망은 훌륭하다. 마차산 정상의 바위에 앉아 간식을 먹고 주변의 조망을 카메라에 담으며 30분 정도 긴 휴식을 갖는다.

감악산과 소요산이 뚜렷이 조망되고 마차산 정상에서 남쪽으로 내려선 후에 하산하게 되는 두 번째 동남릉이 저 밑의 마을을 향해 뻗어 있다. 마차산 정상의 바위벼랑에 서 있는 끈질긴 생명력의 소나무의 모습이 멋있어서 카메라에 담는다. 충분한 휴식을 가진 후에 두 번째 동남릉으로 내려선다.

 

삼각점이 설치된 마차산 정상 - 해발 588.4 미터.


마차산 정상의 바위.

 

마차산 정상에서 바라본 감악산.


바위벼랑에 서 있는 소나무.

 

마차산 정상에서 남쪽으로 내려선 후에 하산하게 되는 동남릉.

 

마차산의 동남릉 하산길은 바위가 많은 도봉산의 암릉길을 연상시킨다. 이 곳에서도 노란 생강나무를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 멋진 소나무가 있는 바위를 내려와서 뒤돌아본다. 카메라에 담지 않을 수 없는 한 폭의 동양화 같은 모습이다. 그리고 바로 앞의 등로에 바위와 소나무가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어서 카메라에 담는다.

능선삼거리에 이른다. 그러나 사진을 찍을 그 당시에는 좌측으로 꺾어져 내려가는 등로가 희미하여 삼거리인 줄 모르고 경치를 담기 위해 찍은 것인데 이 곳에서 직진을 하여 멋진 경치를 보게 되지만 26분간의 알바를 하게 된다.

 

생강나무.


소나무가 있는 바위를 내려와서 뒤돌아보며...

 

바위와 소나무.


능선삼거리 - 여기서 좌측으로 꺾어져 내려가면 동남릉 하산길이고 직진해서 내려가면 감악산까지 종주하는 서남릉 하산길임.


능선삼거리에서 직진하니 절벽을 만나는데 우측으로 우회하여 내려가는 길이 있다. 그 절벽을 우회하여 내려와 보니 반대쪽에서 본 절벽의 모습은 큰 바위 위에 소나무들이 서 있는 게 참으로 멋진 광경이다. 카메라에 담지 않을 수가 없다. 그리고 그 바위를 마주 보는 바로 앞에도 근사한 바위와 그 바위에 뿌리를 박고 서 있는 소나무의 멋진 조화에 경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

리본들을 따라 등로를 진행하다가 나침반을 꺼내 보니 등로의 방향은 서남쪽으로 굳어지고 있다. 계속 등로를 진행하여 헬리포트에 닿게 되는데 나침반으로 그 곳에서 길게 이어지는 내리막의 등로의 방향을 확인하니 확실한 서남쪽이다. 그러니까 이 길은 동남릉 하산길이 아니라 마차산에서 감악산으로 종주하는 사람들이 이용하는 서남릉이다. 그리고 이 헬리포트는 나중에 확인해 보니 510봉이다. 서둘러서 오던 길로 되돌아가며 어디서부터 잘못 들어섰는지 등로를 주시한다. 멋진 바위지대를 되올라와서 동남쪽으로 갈라지는 등로를 찾으니 희미한 내리막길의 흔적이 보인다. 그 흔적을 따라 내려가니 두 번째 동남릉으로 내려서게 된다. 삼분 정도 내려와서 마차산 정상부분을 쳐다본다.

 

감악산으로 이어지는 서남릉 하산길의 바위 1.


감악산으로 이어지는 서남릉 하산길의 바위 2.

 

감악산으로 이어지는 서남릉 하산길의 헬리포트인 510봉.


26분간의 알바 끝에 되돌아온 능선삼거리.

 

마차산 동남릉 하산길에서 쳐다본 마차산 정상부분.

 

이 동남릉 하산길은 바위가 많은 지릉길이다. 능선삼거리에서 십분 쯤 내려오자 전망대 표시판과 함께 절벽 위의 바위전망대가 나타난다. 바위전망대를 우회하여 내려가면 험한 바위지대가 나타난다. 우측으로 우회하여 내려가는 길이 나 있다. 그리고 다시 바위지대가 나온다. 이 번에는 그리 험하지 않아 바로 내려간다.

내리막길을 한참 내려가서 안부를 지나 바위가 많이 돌출돼 있는 봉우리로 올라선다. 이 봉우리를 내려서는 길은 사람이 다닌 흔적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낙엽이 두텁게 깔린 길이다. 이런 길을 십여분 이상 진행하니 마른 낙엽과 솔잎과 나무조각들이 떨어져 있는 소나무숲으로 들어서게 된다. 그리고 소나무숲 밑에는 잘 꾸며 놓은 무덤이 보인다. 이제 날머리에 다가왔다는 생각이 든다.

 

전망대 표시판.


표시판이 설치된 바위전망대.

 

우측으로 우회하여 내려온 바위를 뒤돌아보며...


바로 내려온 바위를 뒤돌아보며...

 

낙엽이 두텁게 깔린 능선길.


낙엽과 솔잎이 깔린 능선길.


무덤 밑으로 내려서니 사유지인지 철망이 쳐져 있고 철망문이 빼꼼히 열려 있다. 그 문으로 나가니 비탈이다. 비탈을 내려오니 또 철망이 쳐져 있고 큰 철망문이 열려 있어서 그 곳으로 나온다. 이 곳이 마차산의 날머리이다. 오늘의 산행은 무덤 위로 올라가서 무덤 밑으로 내려오는 산행이 됐다. 그리고 지난 달의 정암산과 해협산 종주 때 처럼 한 명의 산행객도 볼 수 없었던 산행이 되고 만다.

임도를 여유있게 내려가니 동두천기도원이 나타나고 좀 더 내려가니 두 개의 기둥에 그리심수양관, 동두천기도원이라고 표기돼 있다. 길을 따라 내려오니 신흥고등학교가 나오고 그 앞의 버스정류장에서는 서울로 가는 버스가 오지 않는다고 하여 길을 물어 다리를 건너고 횡단보도를 건너서 담이 있는 막다른 곳까지 걸어가서 우측으로 꺾어지니 경원선 철도를 가로지르는 육교가 보인다.

육교 위에 오르니 우측 밑에 동안역사가 자리잡고 있고 담바위에서 마차산 정상에 이르는 마차산의 긴 능선이 바라보인다. 능선이 길어서 사진 한 장에 다 담을 수 없다.

마차산 날머리에서 40분 만에 동안역 앞 버스정류장에 닿는다. 자주 오는 수유리행 버스를 타고 한 시간 30분 만에 집에 도착한다.

마차산은 가까운 소요산과 감악산의 명성에 가려 찾는 이가 드문 산이지만 호젓한 등로와 시원한 조망을 즐길 수 있고 육산이지만 바위도 드물지 않게 나타나는 잔 재미가 있는 산으로 교통도 편리한 편이기에 한번 쯤 가 볼 만하고 찾는 사람이 드문 것에 비해서 꽤 좋은 산이라고 생각된다.

 

무덤 밑의 철망문.


마차산 날머리 - 무덤 밑의 철망문으로 내려와서 또 나오는 철망문.

 

그리심수양관, 동두천기도원 입구를 뒤돌아보며...


경원선 철도를 가로지르는, 동안역 위의 육교에서 바라본 마차산.

 

오늘의 산행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