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영취산

1:25,000지형도=쌍봉

2005년 4월 7일 목요일 맑음(11~18도)   일출몰06:09~18:54

코스: 호남석유앞 삼거리12:00<3.0km>▲영취산510m13:00<2.0km>▲439m봉14:00<1.7km>흥국사 주차장15:00

[도상6.7km/ 3시간 소요]

지형도    지형도
 

개요: 전라남도 여수시에 있는 영취산(510m)은 진달래 군락지로는 전국최고라는 칭호가 붙을만큼 이 산 전체가 붉은 물결로 넘쳐나고 찾아드는 유산객들 또한 가을날의 내장산 탐승객 못쟎은 인파로 붐빈다.

그래서, 매년 4월초순이면 진달래축제가 열려서 진달래를 주제로 한 사진 촬영대회와 진달래어린이 선발대회 등을 개최하기도 한다.

골명치 오름길    골명치 오름길
 

영취산 전경    영취산 전경
 

영취산의 넓다란 산자락 안에는 보조국사가 고려 명종 25년(1195년)에 창건한 흥국사가 자리 잡고 있고,기우제를 지냈던 금성대 아래엔 기도 도량인 도솔암이 오늘에까지 전해지고 있다.

나라의 융성을 기원하기 위해 건립되서 '이 절이 흥하면 나라가 흥하고, 이 절이 망하면 나라가 망한다.'는 간절한 염원을 담은 이곳엔, 대웅전을 비롯하여 원통전, 팔상전 등 문화재도 많아 대웅전 옆에는 박물관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흥국사    흥국사
 

대웅전    대웅전
 

흥국사는 임진왜란 때 우리 나라에서는 유일하게 수군승병 300여 명이 훈련을 했던 곳으로 이순신 장군을 도와 나라를 외적의 침탈로부터 지켜낸 호국사찰이기도 하다.

박물관엘 들르면 당시에 수군승병들이 입었던 전투복과 무기류들이 전시되 있고 대형 수군 전투도가 걸려있기도 한데, 흥국사 입구에서 대웅전까지 이어지는 벚꼴터널과 온산을 붉게 물들인 진달래의 장관은 보는이로 하여금 장탄식을 자아내게 한다.  

박물관의 승병해전도    박물관의 승병해전도
 

붉은 물결    붉은 물결
 

가는길: 17번 국도를 이용하여 광양만의 LG석유화학단지가 들어찬 두암삼거리에 도착하면 초입의 등산로입구엔 [제단300m/정상3.0km]안내판이 최근에 나붙었다.

산길은 가파르긴해도 얼마전에 조성된 제단까진 시멘트로 싹 싸발라서 쉬엄쉬엄 쉬어가기엔 좋고 제단엔 산신제를 올리기위한 제단과 시비가 있다.

들머리    들머리
 

제단의 시비   제단의 시비
  

제단을 지나치면 억새와 진달래가 쫙 펼쳐진 능선따라 가르마같은 산길이 펼쳐지고 저 위엔 골명치 암봉이 바라보이고 뒤돌아보면 석유화학단지의 시설물과 대형 굴뚝에서 뿜어져나오는 연기가 이채롭다.

뼈가 운다는 고갯마루-골명치에서는 상암마을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고, 헬기장을 지난 날등길의 절벽 뒤편으로 시루봉 암봉들이 멋지게 깔려있는 위험지역엔 철계단이 곧추 서 있기도 하다.

가면서 본 시루봉(418.7m)    가면서 본 시루봉(418.7m)
 

절벽지대    절벽지대
 

정상에는 [영취산]정상석과 [진례산]표시판이 따로 떨어져 있고, [흥국사../골맹이재../상암..]이정표가 진행방향을 가리키는가 하면, 커다란 철탑아래론 옛 군사시설물이 있어 단체로 쉬어가기에 좋다.

봉우재로 내려서는 길에는 동굴 한 곳 지나치게 되고 도솔암 가는길도 잘 나 있는데, 길고 큰 철도용 침목들로 나무계단을 만들어 놓았다.

시루봉 가는길    시루봉 가는길
 

시루봉 오름길에서의 영취산    시루봉 오름길에서의 영취산
 

봉우재엔[정상../흥국사../상암../호랑산110분]의 등산길 안내문이 커다란 코팅지속에서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시루봉 오름길은 연속되는 암릉코스여서 사방의 조망이 시원하게 터지고 정상에 서면 호랑산쪽으로의 주등산로가 쫙 펼쳐지고 진례봉 아래 도솔암도 뚜렷하다.   

시루봉 이후의 439m봉 가는길   시루봉 이후의 439m봉 가는길 
 

439m봉 가는길      439m봉 가는길
   

시루봉에서 439m봉 가는길 동쪽으로도 절벽길은 이어지다가 돌탑 밀집지역을 지나서 439m봉에 당도하면 삼각점[광양312]옆에 예의 코팅지 안내문이 있는데, [호랑산75분/흥국사45분/현위치영취산436.8봉]으로 기록을 해서 지형도와는 높이가 약간 다르다.

흥국사 하산길에도 암릉코스는 한동안 이어지는데 이 길에선 영취산의 전모가 다 들어오고 건너편의 호랑산도 확실하게 모습을 보인다.

돌탑많은 439m봉    돌탑많은 439m봉  
 

역광속의 호랑산    역광속의 호랑산
 

교통: 여수터미널~서울구간은 하루 17회(우등13회, 고속2회, 심야2회)가 있고, 여수~부산 서부터미널은 16회(우등10회, 고속3회, 심야3회)나 있으며 광주는 15분 간격 대구는 두시간 간격으로 있다.(061-652-1877)

여수터미널에서 흥국사행은 40분 간격으로, 상암동방면은 25분마다 한 대씩 출발하고 있고, 오너를 위한 주차장도 여러곳 마련되 있다.

특이한 사천왕    특이한 사천왕
 

날머리 날머리
 

산행후기: 한 팀의 남녀가 실랑이를 하고 있다가, 그럼 뒤에 오는 아저씨께 물어보자고 한다.

-왜, 무슨 문제라도 있읍니까?

아, 글쎄, 진달래하고 철쭉도 구분 못하는 사람하고 같이 가는 내가 우습지 뭡니까! 아저씨 진달래하고 참꽃하고 같은 말이지요?

-예, 맞습니다. 두견주로 빚어먹는 참꽃과 먹을 수 없는 개꽃을 철쭉이라 하는데, 진달래는 꽃이 져야 잎이 나고 철쭉은 꽃과 잎이 같이 나지요

바라, 내말이 맞지! 철쭉은 손에 쩍쩍 달라붙는다니까...!

초반 오름길의 사스레피나무 수꽃 초반 오름길의 사스레피나무 수꽃 
 

진달래-1 진달래-1
 

괜스리 내가 말참견을 한 것 같지만 사실 나도 몇해전까지만 해도 애매하긴 마찬가지였다.

특히 한겨울의 참꽃나무와 개꽃나무는 정말 구분하기 어렵다. 꽃을 보고 잎을 봐야만 확실한게 야생화다.

오늘 이 산에서 다시 만나게 되는 산수유꽃도 생강나무꽃과 구분하기가 무척 난해했었다. 꽃을 보고 잎을 봐야만... 하는 것이다.

 봉우재의 남산제비꽃 봉우재의 남산제비꽃
 

진달래-2 진달래-2
 

버스에서 내려선 초반 오름길엔 오리나무꽃의 진한 향기가 온 산에 그득하다. 등 뒤편에서 뿜어져 나오는 공단의 매연과는 상관없이...

그 향이 사라질 즈음 해서는 사스레피나무 수꽃들이 조롱조롱매달려서 한 웅큼 쥐어 뜯어 냄새를 맡아보지만 향을 느끼진 못하겠다.

향기가 없기는 진달래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어떤 이는 진달래향이 온 산에 가득하다고 하는 걸 봤다.

그 꽃잎을 씹으면야 약간은 싸그름 하면서도 상긋한 향이 배어져 나오긴 해도...

그래서 두견주를 담아 먹어면 향도 향이려니와 발그스름한 그 색깔 또한 너무도 고와서 한 때는 즐긴 적도 있었는데, 황사 이후론 잊고 산 지 오래다.

주능선의 산거울 주능선의 산거울
 

진달래-3 진달래-3
 

얼마전에 알 게된 산거울을 만나 오늘은 옳게 한 번 찍어 봐야지 하고 카메라 들이대는데 아저씨 그 꽃은 이름이 뭐에요? 어떤 아줌씨가 묻는다.

이름을 알려주자 좋아라 하는데 글쎄 며칠이나 갈지...

몇 년전에 누군가 예쁘장하게 피어오른 각시붓꽃을 난이라면서 캐고 있는 걸 본 적이 있었다.

언젠가는 그도 자잘못을 알 날이 오겠지만 요즘에는 그 흔한 각시붓꽃마저 보기 힘든 세상이 되고 말았다.

 여기 저기 산재한 산수유 여기 저기 산재한 생강나무꽃
 

진달래-4 진달래-4
 

온 산이 진달래꽃밭이라는 영취산은 다음주가 절정이겠다.

오늘 산행이 세시간만에 끝이 난 꽃놀이 산행이지만 오랜만에 예전의 나로 돌아온 기분이다.

봄 철쭉, 여름 계곡, 가을 단풍, 겨울 설경을 일부러 찾아다니던 그 시절 말이다.

산행하노라면 응당 맞닥뜨리게 될 그 것들을 왜 그 때는 일부러 찾아다녔는지 모르겠다.

벚꽃과 임무교대한 개나리     개나리
 

진달래-5 진달래-5
 

사람의 인연이란 참 묘한 것이다. 오늘 처음으로 찾은 이 산악회의 총무님도 전에 한북정맥을 같이 했던 분이어서 무척 반갑다.

어딜 가도 아는 분 한 사람씩은 꼭 있어서 행동거지가 부담스럽긴 해도 안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다.

여러가지면에서 관심을 보여주시고 배려도 해 주신다. 나는 전에 그러질 못했었는데...!

약간은 싱겁게 끝난 산행이긴 해도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그런 따뜻한 봄날 오후였다.  

흐드러진 백목련 흐드러진 백목련
 

백목련과 함께 한 동백꽃 백목련과 함께 한 동백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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