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산에 올라 봄을 꽉 붙잡아 왔습니다. 눈 깜빡할 사이 봄은 후다닥 지나갑니다. 벗꽃도 일찍 피었던 곳은 시들어 지기 시작하고 진달래도 산자락엔..시들어 떨어지고 있습니다. 오늘 4/8일 뒷산에 올라 봄을 붙잡아 왔습니다.
이 봄..천천히 쉬었다 가도록~
대접을 잘 하여 보냅세다.ㅎㅎ
참꽃(진달래)(퍼온 글) 봄바람이 들어 들뜬 아가씨를 두고 ‘참꽃’(진달래)에 볼때기 덴 년’ 이라는 속된 말이 있다. 만산홍(滿山紅)의 진달래로 두 볼에 화상을 입었다는 것이니 진달래에 관한 이보다 감각적인 표현이 어느 다른 나라에 있을까 싶다. 이렇게 볼을 덴 처녀들은 진달래 한아름씩 꺽어들고 ‘진달래 무덤’을 찾아가 꽃을 꽂아주는 것이 진달래철 아가씨들의 은밀한 의식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진달래 무덤은 그 이름처럼 낭만적이진 못하다. 장가 못 가고 죽은 총각으로 외지에서 머슴살이 하다가 죽거나 객사한 소금장수 같은 연고 없는 무덤이다. 돌보지 않아 황폐해진 그 무덤에 연중 한 번 진달래철에 꽃무덤이 된다 하여 그런 고운 이름을 얻었을 뿐이다.
꽃을 꽂지 않은 처자에게는 장가 못 가고 죽은 이 몽달귀신의 해코지를 받는다는 금기가 없지 않은 것은 아니나 장가 못 가고 죽은 원령에 대한 예쁘디예쁜 봄의 풍속이 아닐 수 없다.
진달래 약탈이라는 신나는 풍속도 있었다. 이 철이면 젊은나무꾼들은 나믓짐에 진달래를 촘촘히 꽂아 꽃짐을 지고 내려오게 마련이다. 짐짓 마을 여인네들이 모여 있는 동네 샘가 앞을 지나간다. 그중 왈가가닥 아줌마가 진달래 꽃짐 뒤로 슬금슬금 다가가서 이 젋으 ㄴ나무꾼의 바짓가랑이를 끌어내린다. 못 보일 것이 드러나 허둥지둥하면 샘가의 부녀부대가 폭소를 터뜨리며 습격하여 그 진달래꽃을 약탈해 간다.
이런 약탈을 당해야 장가를 갈 수 있고 또 품삯도 반품에서 온품으로 받을 수 있었으니 성인식(成人式)의 일종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렇게 해주기를 바라고 또 그렇게 해주지 않으면 안 되는 역시 의식화된 진달래 약탈 습속이었다.
진달래 무덤이나 진달래 약탈은 심층에 섹스를 암시하는 감각적인 풍습이란 차원에서 공통되고 있다. 정신적 차원에서도 진달래는 선택 받았다. 옛 우리 선조들은 꽃을 볼 때 그 아름다움이나 현란함을 천하게 보고 그 기절(氣節)이나 지조를 귀하게 보았다. 그래서 마치 벼슬에 품작을 매기듯이 꽃에도 일품(一品)에서 구품(九品)까지 품작을 매겨 가까이하거나
멀리하기도 했다.세조 때 재상인 강희안 의 <양화소록養花小錄>에 보면 진달래는 정오품(正五品)에 랭킹되어 있으며 그만한 품작을 내린 이유는 이러하다. 진달래는 메마른 땅이나 바위 틈을 골라 피고 또 북향일수록 잘 피고 꽃빛깔도 진하다는 것을 든다. 곧 절신(節臣)이 궁지에서 임 향한 일편단심으로 붉게 간직하는 기절을 이꽃에서
보아낸 것이다.진달래가 한국인의 정서에 차지해온 비중도 대단하다.
창밖에 우는 새야 어느 산에서 자고 왔느냐 응당 그 산중 일은 잘 알 터이니 진달래가 피었던가 피지 않았던가. 이것은 판서(判書) 서기보(徐箕輔)의 첩 죽서(竹西)가 열 살 때 지은 시다.
봄맞이 나른한 몸 가눌 길이 없어 진달래 꽃가지 아래 게으르게 앉아 꽃수염 헤아리고 다시 한 번 헤아린다. 이름이 전해지지 않은 김씨라는 규수 시인의 <춘사시春事詩>다.
이렇게 이 꽃에 사랑을 심고, 이 꽃에 품작을 주고, 이 꽃에 정을 태우는 것만으로 성에 차지않아진달래로 화전(花煎)을 부치고, 진달래로 화면(花麵)을 빚으며, 진달래로 화주(花酒)까지 담가먹었을까.
내용출처 : 이규태의 진달래 [신원문화사]뽑내고 싶은 한국인중에서...
↑4/8..어린이 대공원앞 모습
↑대공원옆..어느듯 산이 많이 커졌습니다.
↑
↑길가에 쇠뜨기 포자낭
↑산괴불주머니
↑산 자락의 봄...
↑
↑
↑수정산에 소나무 재선충으로 소나무가 많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소나무 재선충 훈증 처리한 모습.. 정말 큰일입니다..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지..
수도권은 아직 진달래 꽃망울도 안피었는데
부산은 벌써 벚꽃과 진달래가 지기시작하는군요,,,,
부천 원미산 진달래 축제가 4/10(일)인데
진달래가 피려는지 걱정입니다...아무래도
별로 없을것 같은데,,다음주말에는 많이 볼수있겠지요...
아름다운 부산의 벚꽃과 진달래등 잘 봤습니다^^**
2005.04.09 08:04
산사랑방
진달래 꽃만큼이나 애절하고 아름다운 글입니다.
지난주 금정산 능선에는 봉오리만 맺혔던데
벌써 꽃망울이 톡톡 붉어져 나와 활짝 피기시작하네요.
아침 신선한 기운으로 잘 보았습니다.~^^*
2005.04.10 08:46
서디카(윤춘우)
산초스님...
산사랑방님... 서울도 대구도..비가오고있겠죠...지금 일요일 아침..산에 가지못하고
이렇게 ..컴을켜고.... 오후에는 비가 그치면... 가까운산에라도 가야지요..
화사한 봄.. 즐거운 날 되세요~~
2005.04.10 20:43
구본칠
고지가 높은곳에서는 아직도 겨울이 서슬퍼렇지만
우리의 사계절은 속일수없는듯
어김없이 봄은 찾아오고
그기에 걸맞는 봄소식을 전해주시는군요.
봄소식에 어울리는 아름다운 글이었습니다.
저도 오늘 오후에 백양산 자락을 맴돌고 왔습니다.
부산은 벌써 벚꽃과 진달래가 지기시작하는군요,,,,
부천 원미산 진달래 축제가 4/10(일)인데
진달래가 피려는지 걱정입니다...아무래도
별로 없을것 같은데,,다음주말에는 많이 볼수있겠지요...
아름다운 부산의 벚꽃과 진달래등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