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금강산~성왕산~간대산

1:25,000지형도=서산. 운산

2005년 4월17일 일요일  맑음(5~20도)   일출몰05:59~19:10

코스: 수량재04:00<2.0km>▲금강산05:00<2.7km>솔개재06:00<2.5km>윗칼치재(29번국도)06:40<2.5km>내동고개07:30<1.5km>▲성왕산08:00<3.2km>모가울고개09:00<3.7km>나분들고개10:30<2.0km>은봉산11:30<1.8km>무르티고개(서산휴게소)12:00

[도상21.9km/ 8시간 소요]



지형도 지형도
 

개요: 충청남도 서산시의 32번 국도상 차리고개에서 출발하여 서산 시가지를 중심축으로 북쪽의 팔봉면. 성연면, 그리고 당진군의 정미면과

남쪽의 인지면 . 서산시. 음암면. 운산면과의 분수령을 가르며 계속 동진해 나아가서 서해안 고속국도 서산 나들목 바로 곁에 있는 32번도로 서산휴게소에서 산행을 마감하는 이번 코스는...,

간대산에서 바라본 이번코스 전반부    간대산에서 바라본 이번코스 전반부
 

도상거리가 21.9km나 되지만 장군산(203.5m)을 비롯한 금강산(316.1m)~성왕산(252m)~간대산(175.2m)~은봉산(283.5m)을 다 거쳐가도  최고봉이래야 금강산의 316.1m가 고작이다.

그러나 넘어야 할 봉우리만도 40여개에 달하고 야산 특유의 애매한 지형으로 해서 잠시만 방심해도 옆길로 새기 쉬워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구간이기도 하다.

간대산에서 바라본 이번코스 후반부   간대산에서 바라본 이번코스 후반부 
 

이번 코스 북쪽의 방길천은 가로림만으로 해서, 그리고 명천천. 염솔천은 대호방조제를 거쳐서 난지도가 있는 황해로 빠지고...

남쪽의 골짝물들은 풍전저수지와 상흥저수지, 성암저수지에 각각 갇혔다가 풍전천. 혹은 대교천을 따라서  천수만의 철새도래지로 유명한 A지구 방조제의 간월호를 거쳐서  황해로 흘러든다.

북쪽 당진군의 돼지밭골지    북쪽 당진군의 돼지밭골지
 

가는길: 서산에서 32번도로 차리고개에 내려 [백제석예원]뒤편으로 해서 장군산을 향하면 초입엔 [제1789부대 서산대대(예비군훈련장)] 안내판이 맞이한다.

훈련용 벙커들이 자주 눈에 띄는 마사토지역에서 쭉쭉 뻗은 장송들의 열병을 받으며 한참 가파르게 치올라, 큰 바위 하나 오똑한 장군산을 넘어면 부드러운 오솔길이 금강산 정상까지 이어진다.

들머리 차리고개    들머리  차리고개
 

금강산 최고봉 삼각점은 판독이 어렵다. 마을주민들이 알고 있는  사실상의 금강산은 한번 내려섰다가 다시 올라선 다음 봉우리의 남쪽  지능선 기암절벽의 암봉으로, 북녘의 금강산과 진 배 없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동남진하는 하산길에서 임도 하나 건너면 깊은 절개지의 포장도 고갯마루에선 오른쪽에서 초입을 찾아야하고, 최고봉 290m봉은 비룡산으로 불려지기도 하는데 지형도엔 그냥 분기봉으로 표기하였다.

성왕산 오름길에 본 지나온 산하와 팔봉산    성왕산 오름길에 본 지나온 산하와 팔봉산
 

비룡산 하산길에는 북쪽의 연화산(234.6m)쪽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꺾어들어 솔개재 사거리를 통과한 지형도상의 삼각점168.8m봉엔, 마모된 삼각점이 땅 속으로 잦아들고 있다.  

이어지는 벌목지대를 내려서면 양궁연습장 [서녕정] 아래론 사차선의 29번도가 가로지르고, 건널목 건너편엔 서산정비공업사 건물이 쇠락해가고 있다.

양궁 연습장 서녕정    양궁 연습장 서녕정
 

도로건너 밭뙈기엔 철탑 두어기 나타나고 끄트머리엔 표고버섯 재배단지가 있다.

이어지는 야산지대에서 뒤돌아보면 팔봉산이 비룡산 너머에서 아쉬운 눈길을 보내고 있고, 삼각점 198.4는 정수리 아래 하산길에 붉은 플라스틱제품의 측량점으로 대신하고 있다.

그 아래론 잘 정비된 묘역들이 나타나는가 하면 서산시가지가 넓은벌판에 쫙 퍼져있는데, 내동고개는 산자락이 한 바퀴 휘어도는 안부에 철탑이 자리매김 하고 있다.

철탑이 있는 내동고개    철탑이 있는 내동고개
 

서산시민들의 산책로이기도 한 날등길에선 자칫 큰 길 따르다보면 시민들과 함께하기 십상인데, 정맥길은 날등을 고집해야만 무사히 내동고개로 내려설 수 있다.

고개에서 치오르는 성왕산 오름길엔 호화분묘가 능선을 장악하고, 160m봉을 넘어선 성황당 고갯마루엔 개 사육장이 있어, 고약한 냄새를 토해내는 그들의 울부짖음을 한동안 들어줘야 한다.

 성황당 고개     성황당 고개
 

이번 코스중에서 성왕산 오름길이 가장 가파르다. 정상에는 헬기장과 무인산불감시탑, 그 옆에는아주 오래된 삼각점이 재설을 기다리고 있다.

성왕산에서의 하산길은 지도를 보면서 가야한다. 우선 220m봉을 넘고 180m봉에서면 직진방향으로의 날등길이 더 뚜렷한데, 그 길 따라 내려가면 잘못된 선택이다.

성왕산에서 본 천수만    성왕산에서 본 천수만
 

길바닥에 박혀있는 똥그란 측량점에서 오른쪽으로 잘 살피면 정맥길은 이어지는데, 자칫 앞만보고 가다가는 비슷한 방향의 지능선을 타게된다.

이 길은 점점 산길이 험악해지므로 이상하다싶으면 얼른 되돌아가야 한다.

정코스를 타면 저아래 학교처럼 생긴 서산구치소의 최신건물이 있는 634지방도 성연고개 이차선으로 내려서게 된다.

성연고개 가는길    성연고개 가는길
 

성연고개에서 서산구치소 철조망을 따라가다가 다시 숲길로 들면 여기서도 조심해야 하는데, 자칫 방심하면 113.2m삼각점[서산456]을 만나게 된다.

그리되면 다시 원위치해서 모가울고개로 내려서야 하는데, 이차선 건너편엔 철탑아래 산불지역으로 정맥은 살아나간다.

모가울고개의 500년된 느티나무 보호수  모가울고개의 500년된 느티나무 보호수 
 

140m봉 오름길에는 용도를 알 수 없는 하이얀 알미늄 물탱크가 방치되 있고, 140m봉 꼭대기의 이동통신 중계탑 아래에선 사방이 확 틘다.

지나온 정맥길의 금강산까지 그리고, 진행방향의 간대산은 물론 이번 코스 마지막 봉우리 은봉산까지 조망되는 이 곳 하산길엔 가족묘지가 즐비하다.

140m봉에서 본 율목리    140m봉에서 본 율목리
 

내려선 율목마을에서 임도. 농로. 지방도를 번갈아 타면서 때로는 숲속을 들락거리기도 하다가, 간대산이 마주보이는 지방도에서 전봇대 사이 포장도로 들어간다.

과수원길 끝 [등산로입구/정상1.1km]이정표에서 체육시설 드문드문한 오솔길로 주능선에 오르면 [간대산0.2km/하산로..]이정표가 있어, 정상은 마루금에서 200m 비껴 앉았음을 알 수 있다.

지방도상의 간대산 초입    지방도상의 간대산 초입
 

정상에서의 조망은 너무도 훌륭하다.

우선은 동쪽으로 가야할 은봉산에서 다음구간의 상왕산까지 연결되는 마루금이 서산시를 빙 둘러쌓고, 그 뒤편으론 당진군의 이름모를 야산들이 하늘과 맞닿아 있다.

서쪽의 지나온 흔적들도 팔봉산까지 쭈~욱 연결되고, 남쪽 서산시가지 뒤편으론 천수만이 하늘과 땅을 구분 짓질 못하는가 하면, 북쪽 당진군쪽으론 자모산을 비롯한 낮은 산야가 지평선따라 가없이 펼쳐진다.

간대산에서 본 서산시   간대산에서 본 서산시
 

[등산로입구/정상1.2km]이정표가 있는 나분들고개까진 나무계단이 가지런하다가 고개 이후의 오솔길은, 무덤봉우릴 넘어 남근석을 통과하면서 은봉산을 향한다.

마지막 된비알엔 억새 초원지대가 별천지로 펼쳐져 조망은 막힘이 없다가, 봉황산 갈레길을 지나쳐 정상에 서면 덤불속의 공터가 쉴자릴 내주고 있다.

은봉산에서 상왕산으로 연결되는 정맥능선    은봉산에서 상왕산으로 연결되는 정맥능선
 

하산길에 이따금씩 나타나는 넝쿨숲지역은 온갖 기화요초가 들어차 그들만의 별천지를 형성하고 있어 이채롭다.

그러나 그 아래론 인간의 탐욕이 밀어붙인 뿌리째 뽑혀져나간 수목들이 울부짖고, 음식냄새 풍겨나는 깊은 절개지의 무르티고갯길엔 수많은 차량들이 전력질주를 하고 있어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종착점 서산휴게소에는 각종 편의시설과 먹거리가 갖춰져있다.

종착점 서산휴게소    종착점 서산휴게소
 

산행후기: 우와~^^**     야~아~^*^!     이야~~^^!

제 각기 한번씩 탄성을 내지르며 너무 좋아한다. 키보다 웃자란 그것들을 만지기도 하다가 생으로 따먹기도 하면서, 우리는 한동안 넋을 잃고 희희낙락에 빠졌다.

여명이 밝아오는 비룡산 아래 사격장 가는길에서 만난 진달래 군락지에서의 진풍경이다.

그들은 너무좋아 아직 이른 아침인데도 무덤 옆에서 밥보따릴 풀어 헤친다. 그 아름다움이 있어 밥맛이 더 좋기라도 하는 양...!

그러고보니 온산이 진달래천국이다. 그것도 모르고 우린 여기까지 그냥 어둠 속을 달려온 것이다.

 진달래        진달래
 

각시붓꽃    각시붓꽃
 

시간을 벌기위해 그들을 뒤로하고 건각들이 뛰어간 꽁무닐 따라 부지런히 발길 옮겨놓다가 서녕정을 발견하고 여긴 입장료가 얼마냐고 물었더니 무료라고 한다.

시도 때도 없이 아무나 와서 이용해도 되냐고 물어보고싶지만, 아침 일찍 출근한 그들에게 시덥쟎은 얘기로 시간을 낭비하기란...! 그렇다.

왜 양궁연습장에다 정자 이름을 갖다붙였을까. 서산의 편안한 정자-瑞寧停-양궁선수 이름을 따온 것처럼도 보이는 거길 어물쩡 숙제로 넘기고 만다.

그나 저나 날이 밝고보니 이번코스 전체가 솜나물로 뒤덮혔다. 다른 지역에선 그리도 귀하더니 어찌 이 지역엔 이리도 흔한지...!

아는 만큼 보인다고, 전에는 몰라서 그냥 지나쳤는지도 모른다.

솜나물-1    솜나물-1
 

솜나물-2    솜나물-2
 

솜나물-3    솜나물-3
 

전에는 모르고 지나쳤던게 너무 많다. 얼마 전에 알 게 된 산자고도 이 지역엔 흔해 빠졌다.

오동통한 남녘지방에 비해서 좀 왜소하긴 해도 작고 가냘퍼서 더 예뻐 보이기도 한다.

그렇지만 나는 아직도 산자고 이파리와 무릇 이파리를 확실히 분간해내질 못하고 있고, 더 이상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디카를 갖게 된 이후로 호기심에 접사촬영을 해 봤고, 피사체의 이름이 궁금해서 관련서적을 사다가 하나하나 대조해보고 알아가는, 그런 수준이다.

전에는 모르고 살아왔던 것을, 알고보니 호기심은 점점 증폭되서 기왕이면 산행후기에선 숲을 보여주고자 시도해 볼 뿐이다.

산자고-1 산자고-1  
 

산자고-2   산자고-2 
 

야생화 이름을 하나 하나 알아가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왜 단체로 무리지어 피어나는 저 꽃 이름을 단체가 아닌 개별꽃이라 했을까?

이름은 비슷한데도 개불알풀과 개불알꽃은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도둑놈의 갈고리라든가 사위질빵이라든가 등등의 이름은 너무 재미가 있고, 몇 년동안 숙제로 남겨놨었던 미역줄나무의 이름을 알았을 때는 정말이지 뛸 듯이 기뻤었다.

지금도 헷갈리는 것은 제비꽃 종류와 현호색 종류다. 꽃잎과 잎새의 모양과 색깔에 따라 각기 이름을 달리하는 이 것들을 구분해 내기란 무척 힘들다.  

개별꽃-1    개별꽃-1
 

개별꽃-2    개별꽃-2
 

봄이되면 길섶에 맨 먼저 피어나던 민들래는 아주 어릴적부터 눈에 익은 것들이고 어쩌면 야생화 이름을 가장 먼저 알 게 된 꽃인지도 모르겠다.

그 것들을 카메라에 담아 컴에 저장을 하고, 그래서 또 두고 두고 계절에 상관없이 늘 두고 볼 수 있다는 건, 상상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묵은 앨범에서 동창생의 얼굴 찾아 내 동심으로 돌아가는 것 처럼, 클릭 한 번으로 내가 다녀 왔던 곳을 리필할 수가 있어 너무 너무 기분이 좋다.

민들래-1   민들래-1
 

 민들래-2      민들래-2
 

민들래-3   민들래-3
 

지형도에 표기된 어질 양(良)자는 어긋날 간(艮)자의 오기라는 걸 확인하기 위해 율목리 주민께 일부러 물어봤다.

아저씨 저 산 이름이 뭐지요? -예, 우리는 전부 간대산이라 하는데 뭐 또 다른 이름이 있는가요!

그 걸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정상은 밟아봐야겠다싶어 찾아간 정상엔 삼각점도, 정상석도 없고 장의자 두 개 대칭으로 놓였다.

그러나 주변 경관만은 너무도 훌륭해서 여길 안 왔더면 어쩔 뻔 했나 후회가 들 정도인데, 봄마중 나온 아이들 참꽃 한웅큼씩 꺽어들고 좋아라 하고 있다.

자연을 사랑하는 저 아이들이 자라면 우리 금수강산을 세계만방에 자랑할 것이다.

봄마중 나온 아이들    봄마중 나온 아이들
 

후미대장    후미대장
 

얘들아, 안녕~^^**!   오십년 전의 내 모습을 거기에다 남겨두고, 그들의 해맑은 미소를 뒤로한다.

이젠 늙어 힘이 부치서일까? 막바지 은봉산이 바로 저기인데...! 힘내라, 힘! 마침 길섶의 남근석 하나 불끈 치솟아 격려를 한다. 힘내라, 힘!

이젠 후미대장 보기도 미안하다. 저 앞에 낯선 이 두 사람 보이지만 차림으로 보아 일행은 아닌 듯 하다. 선두팀과는 시간차가 많겠는데...!

은봉산 정상에서 후미대장이 걱정스런 눈빛으로 기다리고 있다가 안쓰런 생각이 들었던지 좀 쉬었다 가지요, 하면서 접사촬영 어쩌구 아이들 닮은 그가 너스레를 친다.

남근석  남근석 
 

하산길엔 좀체 보기힘든 복수초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여기 저기 덩굴 식물 아래 그들만의 공화국 속에서 한창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그러나 불과 십분거리에선 능선 한 쪽 사면을 불도져로 밀어부치고 지목변경을 하고 있는 걸로 봐서, 좀 전의 그 복수초도 곧 사라질 것임에 틀림없다.

그리되면 이른새벽 어둠속에서 울어예던 이름모를 새 소리도 사라질 것이다. 휘이익~  휘~~익

인간의 탐욕과 편리성이 자연의 모습을, 소리를 몰아내는 현장에서, 나는 잠시 꽃길을 거닐다가 다시 갈등의 세계로 내려왔다.

복수초! 그 아름다움 속에 숨겨진 꽃 이름이 어째 범상칠 않다.

복수라...

복수초-1    복수초-1
 

복수초-2    복수초-2
 

복수초-3    복수초-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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