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화창한 날씨를 보이는 4월 15일(금요일), 10시 20분에 집을 나서서 전철을 타고 수락산역 1번 출구를 나오니 10시 55분. 수락산역 1번 출구에서 직진하여 5분 정도 걷다가 수락산 염불사 입구를 가리키는 표지판을 보고 우측으로 꺾어져서 걷는다. 수락계곡을 좌측으로 끼고 걷다 보면 덕성여대 생활괸이 나오고 계속해서 걸으면 우측의 염불사 입구와 좌측의 등산로로 갈라지는 삼거리의 수락산 들머리가 나온다.

계곡을 따라 걷는다. 계곡을 건너는 수락교, 장락교, 벽운교, 신선교를 건너고 바위 틈의 좁은 길도 지난다. 네 개의 장승이 서 있는 제 2 야영장을 지나서 삼거리가 나오는데 방향표지판을 보니 직진하면 수락산 정상까지 1.2 킬로미터고 우측으로 꺾어지면 절터샘까지 0.6 킬로미터다. 직진한다.

바위 밑의 약수터를 만난다. 바가지 한 개가 놓여져 있어서 바가지에 물을 담아 마셔 보니 그런대로 맛이 괜찮아서 수통에 담아 온 물을 모두 버리고 이 샘물을 가득 채운다.

 

수락산 들머리 - 우측의 염불사 입구와 좌측의 등산로로 갈라지는 삼거리.


수락계곡의 정경 1.

 

수락계곡의 정경 2.


바위 틈의 길.

 

장승이 서 있는 제 2 야영장.


바위 밑의 약수터.


샘터에서 10분 정도 걸으니 큰바위샘이라는 표지판이 나오는데 아무리 둘러 봐도 샘터는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이 곳부터 가파른 깔딱고개 오름길이 시작된다. 7분 만에 안부삼거리인 깔딱고개에 닿는다. 계곡길이 끝나고 능선길이 시작되는 곳이다. 깔딱고개에서 좌측으로 꺾어져서 올라가면 465봉을 거쳐 벽운동계곡으로 하산하게 되고 우측으로 꺾어져서 올라가면 독수리바위, 형제바위, 철모바위를 거쳐 수락산 정상으로 오르게 된다. 당연히 우측으로 올라간다.

수락산은 험한 암릉이 많기 때문에 로프지대가 많은데 깔딱고개의 바로 위부터 로프지대가 시작된다. 튼튼한 와이어로프를 잡고 오르다 뒤를 돌아보니 깔딱고개 반대편의 465봉 좌우로 북한산(삼각산)과 도봉산이 잘 보인다. 그리고 앞쪽으로는 독수리바위와 형제바위가 멋진 자태를 자랑하고 있다.

깔딱고개위라는 표지판을 지나서 십여분 오르다가 뒤를 돌아보니 깔딱고개 서쪽의 465봉과 깔딱고개에서 동쪽으로 올라온 험하고 아름다운 암릉길이 일목요연하게 보인다.

 

깔딱고개로 오르는 길.


깔딱고개의 방향표지판.

 

깔딱고개에서 오르는 암릉길.


암릉길에서 바라본 북한산과 465봉.

 

암릉길에서 바라본 독수리바위와 형제바위.


깔딱고개 서쪽의 465봉과 깔딱고개에서 동쪽으로 올라온 암릉길.


눈 앞에 찐빵 같이 생긴 둥그런 바위가 나타난다. 이 바위가 독수리바위다. 독수리바위를 우측으로 끼고 샛길로 접어드는데 우회로인지 모를 내리막길이 나 있고 윗쪽의 바위에는 밧줄이 매어져 있다. 아무래도 이 길이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등로가 아닌 듯하여 한참 생각하다가 오던 길로 약간 되돌아가니 바위 틈으로 길이 나 있다. 그 바위 틈으로 오르니 독수리바위의 표지판이 나타나고 바위 위에 소나무가 멋지게 서 있는 독수리바위가 모습을 보인다. 독수리바위에서 도봉산의 모습이 잘 보여서 카메라에 담는다.

수락산 정상의 모습이 점점 더 시야에 가깝게 들어온다. 독수리바위의 바로 앞에서는 왜 이 바위를 독수리바위라고 부르는지 의아했었는데 암릉길을 몇 분 더 올라가서 독수리바위를 내려다보니 그 이유를 알 만했다. 독수리의 머리 부분과 커다란 양날개가 확연하게 보이는 것이다. 그리고 좀 더 오르니 기암괴석이 한 개 나타난다.

 

독수리바위 오름길.


바위 틈으로 오르는 길.

 

독수리바위에서 바라본 도봉산.


독수리바위에서 바라본 수락산 정상.

 

독수리바위.


기암괴석 1.


기암괴석을 지나서 형제바위로 오른다. 와이어로프를 잡고 구불구불 오르니 형제바위가 눈 앞에 나타나는데 큰 바위 두 개가 사이 좋게 붙어 있어서 형제바위라고 이름을 붙였나보다. 형제바위에서 좀 더 오르다가 남쪽을 바라보니 수락산의 하강바위, 코끼리바위, 도솔봉이 보이고 그 뒤로 뾰족한 불암산 정상이 보인다. 그리고 또 하나의 기암괴석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형제바위를 지나서 눈 앞에 가까이 다가온 철모바위를 바라보면서 오르니 철모바위 앞에 서게 된다. 바위 위에 철모를 올려 놓은 듯한 모습이 보는 이의 웃음을 자아낸다.

 


형제바위 오름길.



형제바위.

 

수락산의 하강바위, 코끼리바위, 도솔봉과 불암산.


기암괴석 2.

 

철모바위 오름길.


철모바위.


수락산 정상이 눈 앞에 가까워진다. 정상 부근에서 다람쥐 한 마리를 본다. 뭔가 먹고 있는데 좀 더 가까이 다가가서 촬영하려고 하니 달아나 버린다.

정상 부분은 오르기가 조금 까다롭게 돼 있다. 릿지를 해 본 사람에게는 쉽겠지만 그렇지 못 한 사람에게는 어려운 곳인데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오르고 내리게 된다. 산에서는 모르는 사람들끼리도 어떤 정과 공감대를 느낄 수 있다는 게 좋다.

태극기와 삼각점이 설치된 맨꼭대기까지 올라가서 조망을 즐기다가 내려온다. 수락산 정상에서 30분 정도 쉬고 다시 수락산의 으뜸가는 명물인 홈통바위(기차바위) 쪽으로 발길을 옮긴다.

 

수락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 1.



수락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 2.

 

수락산 정상 부근에서 본 다람쥐.


수락산 정상에서 바라본 철모바위와 암릉길, 기암괴석.

 

수락산 정상의 모습 - 해발 640.6 미터.

 

아기자기한 암릉길을 지나면 동막골로 이어지는 암봉인 526봉과 509봉이 보이고 홈통바위의 거대한 슬랩이 근육질의 몸매를 자랑하고 있다. 홈통바위는 우회로가 있지만 밧줄을 잡고 내려가 보기로 마음먹는다. 소방서의 위험 경고표지판을 지나니 드디어 홈통바위의, 밧줄을 잡고 오르내리는 가파르고 긴 등로가 나타난다. 아찔하게 느껴지는 가파른 경사인데 뒤따라오던 산행객들이 먼저 내려가는 것을 보고 숙달된 조교의 시범 대로 조심스럽게 밧줄을 잡고 내려간다. 발 밑만 바라보며 한 걸음 한 걸음 조심스럽게 내려서다가 한 번 뒤를 돌아보니 아찔하다. 다시 발 밑만 보며 내려와서 위를 올려다보니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보다는 덜하지만 무척 가파른 경사임이 확연히 느껴진다. 고공공포증이 있는 자신이 이 곳을 스스로 내려왔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홈통바위를 내려서니 다시 로프를 잡고 내려가야 하는 곳이 나온다.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로프를 잡고 내려선다. 수락산처럼 험한 암릉과 로프지대가 많은 곳도 없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안전장치가 많으므로 홈통바위만 제외하면 큰 위험은 느껴지지 않는다.

 

수락산 정상에서 홈통바위(기차바위)로 가는 암릉길.


홈통바위 못미처에서 바라본 509봉(좌)과 526봉(우).

 

홈통바위의 슬랩.


내려다본 홈통바위.

 

올려다본 홈통바위.

 


홈통바위를 내려선 직후의 로프지대.


동막골 하산길에 수락산 정상과 홈통바위를 바라본다. 멀리서 보니 홈통바위의 로프가 설치된 슬랩지대가 더 가파르게 보여진다.

조금 더 진행하니 매점이 있는 526봉(도정봉)의 모습이 보인다. 526봉에 올라 20분 정도 쉰다. 526봉에서 509봉의 모습이 선명하게 보인다.

다시 509봉을 향해 내려선다. 526봉과 509봉 사이의 안부에는 방향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이 암부삼거리에서 우측으로 내려가면 만가대라는 곳으로 가게 된다. 안부에서 5분 만에 509봉 정상에 닿고 509봉 정상의 삼거리에서 용현동으로 내려가는 우측길을 버리고 동막골로 내려가는 좌측길로 내려선다. 509봉 정상에도 매점이 있고 동막골로 내려가는 암릉길이 바로 밑에 펼쳐지고 있다.

 

동막골 하산길에 바라본 홈통바위(좌)와 수락산 정상(우).


526봉(도정봉)의 모습.

 

526봉에서 바라본 509봉.


526봉과 509봉 사이 안부의 방향표지판.

 

509봉에서 내려다 본 동막골 하산 암릉길.


509봉 정상의 모습.


동막골 하산길에 양주의 불곡산(불국산)을 바라본다. 그리고 동막골 위 약수터로 내려가서 수통에 샘물을 가득 채우고 하산하려다보니 약수터 밑의 등로가 희미해서 다시 동막골 위 약수터의 표지판이 있는 곳으로 올라오니 분명한 등로가 나 있다. 그 길로 내려가니 바로 산불감시초소가 나오고 마침내 동막골의 수락산 날머리가 나온다.

날머리에서 굴다리를 통과한 후에 회룡역 쪽으로 내려가지 않고 우측에 보이는 계단으로 올라가서 보도를 따라 걸어가니 장암주공아파트 앞 버스정류장이 나온다. 5분 이상 기다려서 1148번 버스를 타고 도봉구민회관 앞에서 내려서 오늘의 산행을 마감한다.

수락산은 집 근처에 있는 바위산이지만 90년대 중반에 한 번 오르다가 길을 제대로 몰라서 중도에 하산한 기억만 있는 곳인데 오늘 성공적인 산행을 하여 감개무량했다. 산행인구가 많아져서 등로표지판과 안전장치가 많이 설치된 게 큰 도움이 됐고 수락산은 그 규모는 작은 편이지만 북한산과 도봉산에 못지 않은 명산임을 깨달을 수 있었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속담처럼 자신이 여태까지 집과 가까운 이 산을 소홀하게 생각해서 한 번도 오르지 않았다는 게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막골 하산길에 바라본 양주의 불곡산(불국산).


동막골 위 약수터.

 

동막골 하산길.


수락산 날머리 - 동막골.

 

오늘의 산행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