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05. 4. 17
목적산 : 구절산(559m), 철마산(394.6m), 응암산(431.6m), 시루봉(406m)
위 치 : 경남 고성군 동해면
코 스 : 외곡리-폭포암-구절산-철마령-철마산-응암산-시루봉-가룡마을회관(6시간이면 충분함)
누구랑 : 집사람과
날 씨 : 맑음


개요

경남 고성군 동해면에 위치해 있는 구절산은 해발 559m의 아담한 산으로 산행에 부담이 없고, 주변 바다 풍경이 뛰어나며 정상에 서면 다도해를 비롯한 주변경관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구절산은 정상에서 바라보면 당동만에서 당항포까지 좁은 해로(海路)로 이어지다가 쏙시바다에서 막혀 있는데 임진왜란 당시 쏙시바다에서 고성만까지 연결된 것으로 잘못 알고 쳐 들어온 왜적들이 이순신장군의 유인작전에 말려 왜선 57척이 전멸되는 등 일망타진된 곳으로 그 당시 호수처럼 잔잔한 바다에 머리가 둥둥 떠다녔다 하여 지금도 두호(頭湖)라는 이름을 가진 마을이 있고 마을앞 바다이름은 그 당시 왜적이 속았다 하여 쏙시개, 혹은 쏙시바다라 부른다.
맞은편 회화면에 있는 당항포에는 이를 기념하여 대첩탑과 이순신 장군의 승전기념비가 있고 고성의 심벌인 공룡전시관과 각종 놀이시설 등 관광지로 개발되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곳이다.
구절산에서는 구절폭포를 만나게 되는데 이 폭포는 일명 용두폭포, 또는 사두암폭포로 불린다. 높이 10m 정상에서 떨어지는 물줄기가 장관이며 폭포에서 일어나는 물방울로 더위를 잊을 수 있다. 폭포 오른쪽에 백호굴이라는 석굴이 있으며, 절벽 왼쪽에는 100여 명이 한 자리에 앉을 수 있는 보덕굴이 있는데 신비한 약수가 솟아나고 있다. 이 굴 주변에 있는 흔들바위는 한 사람이 흔들 때나 열 사람이 흔들 때나 똑같이 흔들린다.
서산대사가 거처했다는 사두사라는 절터에 현재도 작은 암자 하나가 있다.


지도 (국제신문에서 옮겨왔습니다)




참고산행기

국제신문 근교산&그너머,         benhur님의 구절산산행기


산행기

오래전부터 벼르고 벼르던 구절산 산행을 오늘에야 실행에 옮깁니다. 고성이 고향인 저에게는 아직도 미답지로 남아 있어 언젠가는 다녀오리라 마음먹고 있었던 곳이기도 합니다. 지난 두 주일은 비가 온 관계로 산행을 하지 못하고 보니 몸도 근질근질 한데다가 봄이 다 지나가는 것 같은 안타까움에 안절부절한 것이 사실이었지요.
아침에 일어나니 일기예보대로 날씨가 화창해서 일단 마음을 놓고 집사람과 함께 여유있게 차를 몰아 동해로 향합니다. 예전에는 창포대교가 없어서 고성으로 돌아가야 했는데 지금은 마산시 진동면과 고성군 동해면을 연결하는 창포대교가 놓여 있어 동해면을 찾아가기란 훨씬 수월해 졌습니다.
호수같이 잔잔한 당항만을 바라보며 달리다보니 지도에서 익힌대로 외곡리 마을 입구가 보입니다. 차량회수를 생각해서 도로변 가게집에 차를 주차하고 외곡리 정남마을로 진입합니다.


창포대교



호수같이 잔잔한 당항만






산행기점인 외곡리 입구



마을입구에 핀 유채꽃



마을 들판에는 하우스재배동이 많이 보이는데 안을 들여다 보니 고추가 주렁주렁 탐스럽게 열려 있고 도로변에는 풋고추 등을 도회지로 실어내기 위해 대형 트럭에 옮겨 싣는 모습들이 보입니다. 쳐다만 보아도 마음이 풍성해지고 농촌의 여유있고 푸근한 마음이 전해오는 것 같습니다.


마을을 지나 폭포암까지 이어지는 세멘트 도로



오늘은 등산객들이 별로 보이지 않습니다. 둘이서 마을을 지나고 포장된 도로를 따라 폭포암으로 오르니 길 섶에는 벌써 쑥도 많이 자랐고 달래도 눈에 띄어 조금씩 캐어보며 폭포암으로 향합니다. 오늘 산행은 나물도 보이면 캐고 쑥도 뜯으며 그야말로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풍류산행입니다. 폭포암을 오르는 제법 가파른 길 우측으로는 폭포가 연이어져 여러 개가 있어 수량이 많을 때에는 멋진 비경을 보여 줄 것 같습니다.


폭포암 입구의 폭포



다시 만나는 폭포



폭포암 입구에는 안내도가 세워져 있고 암자는 2층 슬라브 구조로 내부에는 천불전이 있어 사진에 담아봅니다. 절 뒤편에는 사진으로만 보아오던 흔들바위가 있어 밀어 보고 흔들림을 확인합니다. 절 뒤로 등산로가 있는 듯 리본이 많이 걸려 있었으나 우리는 절 옆의 제일 큰 구절폭포를 구경하고 우측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정상을 향합니다.


폭포암 입구의 안내도



암자와 내부의 천불전



암자 옆의 구절폭포



혼자서나 여러사람이나 흔들면 똑 같이 흔들린다는 흔들바위는 폭포에 살던 용이 도를 이루고 하늘로 등천하는데 마침 아랫마을 아낙네들의 목욕하는 모습을 내려다 보다가 하늘에서 내려치는 번개칼에 꼬리가 잘려서 이 곳에 떨어진 것이 흔들바위가 되었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흔들바위



갓 깨어난 듯한 나비



흔들바위 옆에 예쁘게 피었습니다.



조금 오르니 석굴속에 부처님을 모신 산신각이 눈에 들어옵니다. 미닫이 문을 열어보니 십여명은 충분히 앉을 수 있는 공간인데 수십개의 촛불이 켜져 있고 그로 인해 열기가 대단합니다.


석굴로 만들어진 산신각



흐드러지게 핀 진달래



조금 가파른 오르막을 치고 오르는 길 옆에는 나물을 해 먹는다는 엄나무 새 순이 돋아나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묘지를 지나 능선에 서니 당동만이 보이고 거류산과 벽방산이 등 뒤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폭포사에서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오르던 한무리의 일행들과 이 곳에서 만나 당동만을 조망하며 애기를 나누다 보니 진주에서 오신 분들이라고 하는데 모두가 친구들 같아 보이고 농담도 잘하는 재미있는 분들입니다.


당동만



당동항 뒤로 벽방산이 보이고 우측으로는 거류산이 보입니다.



지도에서 본 삼거리 이정표를 만납니다. 보통의 아마추어들은 정상에 올랐다가 다시 이 곳에서 폭포암 방향으로 하산한다고 합니다. 진주에서 오신 분들도 이 곳으로 하산 하는 것 같습니다.
정상을 향하는 능선에서 임도를 만나는데 임도 주변에 하도 쑥이 많아 산행은 뒷전이고 집사람과 함께 쑥을 캔다고 정신없이 시간을 보냅니다. 모처럼 쑥을 캔다고 엎드려 있으니 어릴적 생각들이 떠 오르기도 합니다. 임도에서 산길로 접어드니 능선을 따라 이어진 등로 옆에 곱게 핀 할미꽃이 수줍은 듯 고개를 숙이고 있습니다.


정상을 향하다가 만나는 삼거리의 이정표



모처럼 만나는 할미꽃



고사리



암릉길도 지나고



당항만의 푸른 바닷물이 고성평야까지 이어져 있습니다.



나무 사이로 암릉으로 이루어진 정상과 산불감시초소가 보입니다. 암릉을 오르니 바로 정상입니다. 날씨가 뿌옇기는 하나 조망은 사방이 막힘이 없이 시원합니다. 정상에서 만난 통영에서 오신 산님은 벽방산 너머로 옥녀봉이 보이는데 오늘은 안 보인다고 합니다. 하늘금을 그리는 북쪽과 남쪽 거제방향의 산군들도 확실하지 않아 알 수가 없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산이라서 그런지 산님들도 많지 않아 물어보지도 못하고 파노라마 촬영을 해 봅니다.


구절산 정상석



파노라마 (구절산 정상에서 )





바닷물을 밀어내고 담수를 저장할 예정인 마동호(앞의 좁은 부분이 둑이 쌓일 곳임)



정상에서 바라본 벽방산(좌)과 거류산



정상의 이정표 옆에는 눈에 익은 반가운 표시기가 달려 있어 카메라 앵글을 맞춥니다. 1440번째 이 곳을 다녀 가셨다는데 반가운 마음에 손으로 어루만져 봅니다. 무사히 1500산을 완등하시기를 바랍니다. 이정표를 보고 철마산을 향해 장기고개 방향으로 하산을 시작합니다.


정상에서 만나는 김정길선배님의 다녀가신 흔적



정상의 이정표



정상에서 바라보는 당항만



가야 할 능선



암벽구간을 우회하기도 하고



철마산을 향하며 뒤돌아 본 구절산



건너편 철마산을 오르기 위해 하산을 계속하여 고도를 낮추니 임도를 만나고 이어 다시 치고 오르니 다른 산에 비해 유난히도 소나무가 많아 보이는데 군데군데 소나무 재선충이 피해가 많이 나타나고 오래된 산성 흔적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정상에는 정상석 대신 철마산성을 설명하는 입간판이 서 있습니다.


재선충에 의해 죽어가는 소나무들



철마산성의 흔적들






철마산성을 설명한 입간판의 글씨



철마산 정상의 삼각점



진달래 꽃길이 이어집니다.



철마산 정상에서 다시 응암산을 향하기 위해 능선을 따라 내려서니 임도를 만나는 지점 좌측에 넓은 빈터가 있는데 아마도 옛날 이 곳에 절이나 건물이 들어서 있은 것이 분명하고 지금 이 자리에는 붉은 황토를 비닐위에 말리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가까이 다가가 자세히 보니 황토인데 아마도 피부미용에 사용하는 화장품의 원료인 듯 합니다.


산중에서 황토를 말리고 있는 모습



쉼터를 지나 가로지르는 임도를 건너 직진하여 다시 오르니 이제 많이 지쳐서 힘이 꽤나 듭니다. 정상적인 산행이라면 6시간이면 충분하지만 오늘은 산행시간과 관계없이 모처럼 쑥도 캐고 천천히 쉬어가면서 말 그대로 풍류산행을 즐기다 보니 벌써 5시간이 지났습니다. 응암산 정상 역시 정상 표지석은 없고 삼각점만 정상을 지키고 있습니다. 이 곳 정상도 철마산과 마찬가지로 숲이 우거져 있어 나무에 잎을 피우면 조망은 별로 좋지 못할 것 같습니다. .


쉼터를 지나고



활짝 핀 두릅



응암산 정상의 삼각점



응암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가야할 시루봉



응암산 정상에서 숨을 고른 뒤 이제 삔히 보이는 남은 마지막 봉우리 시루봉을 향해 능선을 내려 섭니다 . 한참을 내려오니 좌측으로 가룡마을 하산길이 보이고 직진하니 바로 시루봉 정상에 도착합니다. 한점 막힘없는 시루봉 정상에는 산불감시원이 있어 물 한모금 얻어 마신 뒤 파노라마 촬영을 하고 되돌아 내려와 가파른 경사길을 따라 원각사로 하산을 시작합니다.


시루봉 정상



파노라마 (시루봉 정상에서 )




시루봉에서 바라보는 가룡마을과 가룡포









임도를 건너 내려오니 석운암이란 현판이 걸린 폐가인 듯한 암자를 지나 원각사에 들러 합장한 뒤 계곡에서 발을 담그고 가룡마을에 도착하니 방금 시외버스가 지나갔다고 합니다. 1 시간이나 기다려야 한다기에 염치 불구하고 지나가는 차를 세우니 고맙게도 부부동반하여 드라이브 나오신 함안에 사시는 분이 태워 주셔서 무사히 차량을 회수합니다. 두분께 다시한번 감사함을 전하며 내내 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


대나무 터널



원각사 전경



대웅전









가룡마을의 보호수



돌아오며 다시 본 당항만






항상 이 부근을 지날 때마다 회가 싸고 맛있기로 유명한 진동면 광암횟집에 들러 회를 시키고 보니 바로 옆에 올해 처음 진동수협에서 주관하고 마산시에서 후원하는 제1회 미더덕축제가 한창입니다. 축제장을 둘러보고 마산을 경유해 부마고속도로를 따라 느지막히 집으로 돌아와 오늘의 일정을 접습니다.


미더덕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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