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837m)  인수봉(810m) 암벽등반   
 05. 4. 15(월)    우리들끼리 산악회원 4명

◎도선사주차장→ 하루재→ 인수산장→ 고독길(인수봉암벽루트이름)→ 인수봉→ 비둘기길(하강)→ 잠수함바위→ 인수산장→ 하루재→ 도선사주차장


          인수봉에 안기리!
                               
         죽음이 그곳에 있네
         하얀 속살을 드러내고
         나를 오라 하네

        

         만경과 백운은 검은 휘장을 두르고
         나의 죽음을 슬퍼하네

        

         빨갛게 물든 바위아래 단풍들이
         만장인양 춤을 추네
 
         인수야!
         너는, 어찌하여 나를 삼키느냐?

        

         아직 나는 아름다운 세상 구경을
         끝내지 않았는데!
         너는 왜? 재촉하느냐?

        

         간다간다 너의 품으로
         내 죽음이 그곳에 있으니
         인수야! 간다.
         내 죽음을 맞으러!.
                      04. 10. 24 주일 아침에
(작년 10월22일 인수봉 암벽 등반을 하기 위하여 일행들과 우이동까지 갔다가 집에 급한 일이 생기는 바람에 인수봉을 오르지 못했었다. 그 때 적어본 글이다).

  

이제나저제나 학수고대하던 인수봉 정상 등정
오늘
나는 드디어 그 꿈을 실현하였다.
그것도 처음 가보는 고독길을 선등을 하여!
 
우이동에 집결한 우리 팀은 인수봉 어느 루트를 탈것인가를 상의한다.
김대장이 의대길을 가자고 하니 조대장이 4일간이나 설사를 하여 컨디션이 안 좋으니 고독길을 오르잔다.
고독길로 결정하고 인수봉으로 출발!
 
인수봉을 오르는 루트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매달려 있다.

  

고독길에 도착
만반의 준비를 하고
금년 첫 암벽등반을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신의 가호를 빌고

  

출발!
복창과 함께 여성 대원과 한 팀이 된 조대장이 선등을 하며 올라간다.
나는 김대장과 한 조가 되었다.
당연히 김대장이 선등을 할 줄 알았는데 나보고 선등을 하란다.
김대장의 의도(고난도의 암벽이 아니니 선등을 해 보라는 뜻)를 알아차리고
출발!
복창을 하고 바위를 오른다.
후등하는 김대장이 자세히 일러 주며 나를 뒷받침 해준다.
비록 고난도의 루트는 아니지만 사람이 많이 다녀서 바위가 미끄럽고
바위 경험이 없는 일반인들은 위험하여 오를 수 없는 길이다.

  

조대장의 뒤를 따라 올라간다.

  

자만하지 않고
어려운 곳에서는 한 박자 늦추며
심호흡으로 마음을 가다듬고
봄 햇살에 따듯해진 바위의 온기를
온 몸으로 받아들이며
바위와 한 몸을 이룬다.

  

드디어 정상이 멀지 않았다.
작년 10월에 올라와 봤던 귀바위 아래에 도착.
(귀바위c(취나드b)길로 올라 왔다가 시간이 늦어 의대길로 하강했었음)
일명 영자 바위 앞이다.

  

오늘 루트에서 이곳이 가장 오르기 힘들 것 같다.

작은 바위틈에 두 손을 넣고 양쪽으로 째면서 올라간다.
발이 닿는 곳은 반들반들 미끄럽다.
어깨 힘이 좋아야 한다.
으∼라차!
온 힘을 다하여...

  

드디어 인수봉 정상
바위 위에 바위가 얹혀있다.

  

아!
얼마나 나를 애태우던 바윈가!
찐하게 입맞춤을 하고
있는 폼 없는 폼 다잡고 사진부터 촬∼칵

  

햇살은 따스한데 바람이 새게 분다.
바람 끝이 몹시 차다.
맞은편 백운대에는 많은 산님들이 올라와 있다.
나는 저기에서 이곳을 얼마나 동경했던가?
비둘기길로 하강을 하는 사람들을 넋을 놓고 바라보지 안았던가?

  

바람을 피하여
푸짐한 상차림으로 점심을 먹는다.
잘 익은 돌 갓김치
강화 순무김치
황태조림에 매실 장아찌까지
다만 정상주가 빠졌지만
암벽 할 때는 금주.
그 어느 산에서 먹었던 점심이 이렇게 맛있었던가?

  

비둘기길로 하강 준비
작품사진을 찍으며 한 팀이 올라오고 있다.
그 아래에서는 두 사람이 슬렙 연습을 하는지
오르락내리락 한다.
우리팀도 내려가서 슬렙 연습을 하기로 한다.

  

하강!
숨은벽에서 세차게 바람이 불어 올라온다.
바람 때문에 속도가 나지 않는다.
모두 무사히 하강 완료

  

바람 때문에 슬렙 연습은 포기하고
잠수함바위 능선의 바위들을 릿지하며
하산을 한다.

  

항상 바라만 보았던 인수봉
그 곳을 오르고 있는 사람들을
넋 놓고 쳐다만 봐야 했던 인수봉
그 곳에 가고 싶어 북한산에 올 때마다
그 곳이 가장 잘 보이는 백운대와
잠수함 바위길을 지나가며 너를 짝사랑했던 나

  

이제

너를 만나고 가는 이 길은 
내 희망의 길이 되었다.


인수봉 꼭데기에 오르기 위해 안간힘을 -1-
  

인수봉 꼭데기에 오르기 위해 안간힘을 -2-
 

드디어 인수봉에 서다.

아! 이 감격!

내 사랑 인수봉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