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837m). 20차 산행.   서울, 경기 고양.
   05. 4. 4(월)   단독산행
○효자슈퍼13:36→ 성벽월담→ 시구문매표소아래→ 덕암사→ 원효봉14:40→ 염초1봉15:25→ 백운대15:58→  호랑이굴→ 잠수함바위→ 깔딱고개(입산금지)→ 도선사주차장17:20

11:36 북한산성입구 효자슈퍼 앞 하차. 
      시계를 보니 오후 1시 반이 지났다.
      일찍 산행을 한 사람들은 내려 올 시간이다.
      마음이 급해진다.
      종종 걸음으로 농원에 들어선다.
      정원사들이 나무들을 손질하고 있다.
      봄 단장이 한창이다.
     
      원효암 이정표 아래에 도착하니 등에 땀이 흠뻑 젖는다.
      이정표를 못 본체하며(지난번에 이정표를 따라 갔다가 계곡길로 다시           

      내려온 일이 있어서) 계곡을 따라 올라간다.
     
      성벽 아래에서 신발 끈을 동여 멘다.
      성벽으로 월담을 한다.
      배낭에 메달은 종을 소리 안 나게 손으로 붙들고
      매표소 아래를 슬금슬금 걸어간다.(출입금지구역 벌금 50만원)
     
      작은 슬렙 바위를 가기 위해 밧줄을 넘는다.
      저만치 앞에 근무자의 등이 보인다.
      소리 없이 뒷걸음을 친다.
    
      덕암사로 내려와 무작정 위로 올라간다.
      길도 없다.
      바윗길을 찾아 올라갈 뿐이다.
     
      올라가면서 우측으로 틀면서 간다.
      한참을 가다보니 우측으로 너무 가버렸다.
      다시 바위 아래 길로 되돌아와 릿지 길을 찾았다.
      지난달 25일 혼자 왔을 때도 이곳에서 헤맸는데
      오늘도 여기서 헤맨다.

 

14:40 원효봉 도착
      릿지길에 들어서니 길이 잘 보인다.
      오늘은 수월하게 오른다.
      원효봉에 닿는다.
     
      이곳에도 근무자가 있다.
      "저 사람 때문에 염초봉을 못 가면 어쩌나" 걱정하며       

      북문을 지나 출입금지 밧줄을 넘어 간다.
      근무자는 나를 보고서도 아무 반응이 없다.

     

      산들산들 봄바람이 불어오는 
      양지 바른 벼랑엔
      가냘픈 진달래 한 송이 
      피어 있고,
      봄 햇살에 빛나는 산등성을
      릿지에 빠져 버린 산꾼은 땀을 흘리며 오른다.

     

      2m가 넘는 직벽 볼더를 만난다.
      올 때마다 올라 갈려고 애를 써보지만 오르지 못하던 바위다.
     
      오늘은 오르고 말리라!
      몇 번의 시도에도 오르지를 못한다.
      힘으로 오르려 하지말고 요령을 터득하자
      이리저리 바위를 살피며 방법을 생각한다.
      마지막 시도
      왼쪽 작은 홀더에 손가락을 끼우고 힘을 실어 몸을 우측으로 옮기며 우측 위의 클렉을 힘껏 움켜지고

     오른발을 잽싸게 우측 바위로 올리며 올라선다. 성공!
      자일로 둘이서 묶고 릿지를 하며 하산하던 부부가 잘 한다며 박수를 쳐주며 내려간다.
      이름 모를 산님이여! 항상 안산과 즐산하소서!

     

       즐거운 마음으로 콧노래를 부르며 염초봉 험한 바위를  오른다.
      "전문 산악인이 아니면 올라가지 마세요"라는 안내문이 걸려있는 직벽!
      90도의 깎아지른 절벽이다.
      올라서서 밑을 보니 현기증이 난다.

     

      항상 마음이 떨리는 말 바위
      좌우가 수 십 미터의 낭떠러지다.
      좁은 바위를 통과 할 때는
      왼쪽의 직벽이 나를 미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바윗길이다.
      오늘은 이 곳도 가벼운 마음으로 통과한다.

      토끼굴을 엉금엉금 기어 통과하고

      올라서니 백운대가 코앞이다.

 

15:58 백운대 도착
      어느 산악회에서 왔는지 여자들이 띄엄띄엄 올라온다.
      먼저 올라 온 사람들이 축하를 해 준다.
      야∼호!를 하며 한바탕 소란을 피운다.
      "제발 산에 와서 소리 치지 맙시다!" 여러분.

     

      온도계 옆 바위에 앉아 늦은 점심을 먹는다.
      비둘기와 박새와 함께...
     
      인수봉 비둘기길(암벽루트)로 두 사람이 하산을 한다.
      "나는 언제나 저 곳으로 하산을 해보나?" 아직은 그림의 떡인 것을...
     
      휴식을 취한 후 출발!
      인수봉을 바라보며 호랑이 굴로 향한다.
      이쪽의 릿지 길이 쏠쏠한 재미가 있다.
      혼자 하는 것은 오늘이 처음 이지만 자신감이 넘친다.
      호랑이 굴을 돌아 급경사 슬렙에 이른다.
      커다란 암벽이 상하로 붙어 있다.
      조심조심 좌측의 바위를 붙들고 발을 11자로 하고 바위를 밟으며 급경사를 내려간다.
      다 내려온 후 슬렙 연습을 한 참 동안 한다.

     

      백운산장과 인수봉 사이의 잠수함능선으로 방향을 잡는다.
      릿지를 하며 내려갈 속셈으로...

      인수봉 의대길 암벽에는 세 사람이 암벽 등반을 하고 있다.
      간간히 나타나는 바위들을 릿지하며 내려간다.
      잠수함 바위를 지나고 슬렙에서 옆으로 빠져 계곡길을 가로질러 깔딱고개로 올라간다.
      통행금지 구간이다. 사람이 다닌 흔적은 있으나 낙엽이 수북히 쌓여 미끄럽고 급경사의 내리막이다.
      올라 갈 때는 이름 그대로 깔딱고개다.

      우이산장 못 미쳐서 하루재길과 만난다.
      다음부터는 법을 잘 지키자.
 
17:20 도선사 주차장
      혼자 릿지를 하는 것은 위험하다. 그러나 남 뒤꽁무니만 따라 다니면 실력이 늘지 않는다.

      무엇이든 혼자 할 수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오늘은 지난달 25일에 이어 두 번째로 혼자 릿지를 하였다.
      오늘은 지난번보다 수월하게 바위를 탔다. 나도 모르게 자신감이 붙고 실력이 향상되는 것 같다.
      그러나 자만은 금물임을 명심하자.
      안전이 먼저고 그 다음이 즐거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