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운사(선운산)에 동백꽃이 피었습니다. 애처럽도록 설웁게 피었습니다. 

 

  

  

  
 

산행지 : 선운산

일  시 : 2005. 4. 10(일)비온 후 오후에 갬

산행자 : 꼭지(아내)와 둘이서

교  통 : 자가운전

산행시간 : 5시간      

         매표소-선운사-장사송.진흥굴-도솔암-마애불-도솔원 내원궁-

         천마봉-낙조대-병풍바위-낙조대-용문굴-장사송-매표소


 

3년을 기다린 선운사 꽃구경..

꼭지의 그 소원풀이를 위해 먼 길을 나선다.

차에 타자마자 천하태평으로 잠 속에 빠져드는 얄미운 꼭지 
 

빗줄기도 질투하는지 새벽부터 더욱 거세게 쏟아지고

자동차는 빗속의 지루한 고속도로를 쉼 없이 달려간다.

서대전을 지나 변산까지 4시간을.. 
 

오전에는 비가내리고 오후부터 갠다는 일기예보에

선운산 산행은 오후로 미루고 오전에는 국립공원 변산반도를 거쳐

선경과 같은 암능의 능가산을 배경으로 자리 잡은 내소사를 둘러보기로 한다. 
 


 

아래사진은 변산에 있는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촬영 셋트장 이모저모 

 


   

  

 

 

 

                       ▲주먹밥을 나눠주던 가마솥 

 

 

                              ▲건조중인 거북선

  

 

                   ▲석불산 영상랜드의 이순신 셋트장 

 

 

                 ▲내소사 가는길에 바라본 곰소의 염전 
 


 

내소사의 풍경들.. 
 

내소사의 넓은 주차장을 지나 일주문에 이르니

우측으로 할머니당산나무가 "너의 소원도 들어주마"며 반겨준다.

매표소 안으로는 그 유명하다는 전나무숲길이 천왕문까지 끝없이 이어진다. 
 

이제 비도 그친 터라 여기저기 등산객들의 발걸음이 가볍고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능가산의 기묘한 암봉들이 운무와 숨바꼭질하며

선경속의 비경을 연출하고 있다. 
 

입장료가 비싸다는 투덜거림속에 오늘의 본전 뽑기는 이미 틀린 터다.

시간만 된다면 여기저기 기가 막힌 능가산의 암봉들을 다 타보고 싶지만

그냥 멀리 눈 맞춤만 하는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울창한 전나무숲길을 지나니 이제 막 새싹을 틔운 단풍나무가

거대한 터널을 이루며 천왕문입구에서 반겨준다.

그 새싹들의 연붉은 색깔은 마치 가을의 단풍처럼 아름다움 그 자체이다. 
 

천왕문안에서 바라보는 내소사의 풍경 또한 한폭의 그림과도 같다.

우측엔 노란 개나리가 한 것 자태를 뽐내고 있고

할머니를 그리워하는 할아버지당산나무가 외로이 일주문을 바라보고 서 있다. 
 

또한 보물로 지정된 대웅전의 모습은 전체가 예술적인 조각품과 같고

전혀 채색 없는 순수함이 소박하고 은은하게 느껴져

옛 고찰의 면모를 아낌없이 보여준다. 
 


 

            ▲내소사 일주문과 우측의 수령 1000년의 할머니 당산나무

 

 

                        ▲내소사의 전나무숲길

 

 

                      ▲내소사의 단풍나무 터널

 

 

             ▲천왕문안에서 바라본 내소사 풍경과 당산나무(할아버지)

 

 

                    ▲천왕문에서 바라본 내소사 풍경2

 

 

                ▲노란 개나리가 정겹게 피어있는 내소사 풍경3

 

 

                            ▲내소사 설선당과 요사

 

 

             ▲무채색의 예술조각품같은 보물 291호인 대웅전의 모습

  


 

선운산(일명 도솔산) 
 

선운산(禪雲山)은 불교와 연관이 깊은 산이다.

이름부터 선방에서 쓰는 참선와운(參禪臥雲·구름에 누어 참선을 한다는 뜻)에서 따왔으며

도솔암, 참당암, 석상암, 마애불상 등이 그 안에 있다. 
 

한때는 89개의 암자와, 수도처로 쓰이던 24개의 동굴이 있었다고 한다.

때문에 선운산은 예로부터 미륵불의 실제적 도래를 염원하는

대중들의 뜻이 모인 하나의 거대한 선원으로 존재했던 선운산 
 

하지만 지금은 가장 아름다울 때 자신을 버리는 처절한 핏빛의 동백과

서로를 그리워한다는 상사화로 더 유명세를 타고 있다.

동백이 피고 지는 4~5월과 선홍빛 상사화가 만개하는 9월이면 인산인해라 한다.

진정 겨울꽃 동백(冬柏)으로 유명한 선운사 
 

특히 동백꽃은 우리 꽃으로 “한사(寒士)”라 불렸다.

겨울에 피니 곤충이 없어 동박새가 대신 꽃가루를 붙여주기 때문에

“조매화(鳥媒花)”라고도 한다. 
 

동백과 동박새의 슬프디 슬픈 전설

그리고 미당 서정주의 그 유명한 시 <선운사 동구> 때문에

선운사 동백이 더 유명해 졌는지도 모르겠다.  


 

선운사 동구

                 

선운사 골째기로

선운사 동백꽃을 보러갔더니

선운사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않았고 
 

막걸릿집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에

작년 것만 상기도(오히려) 남었읍디다.

그것도 목이 쉬어 남었읍디다.

 


 

                                   ▲송학

 

 

                      ▲선운사 대웅전과 그 뒤쪽의 동백숲

 

   

 

  

진하게 붉으면서도 화려하지 않은 동백과 선운사

그것을 감싸고 있는 낮으면서도 비경의 아름다운 선운산

천왕문을 지나 좌측 도솔천 따라 끝없이 펼쳐진 녹차 밭이 더욱 눈길을 끈다.

 


 

           ▲드라마 <대장금>에서 장금이가 사랑을 고백했던 녹차 밭
 

장사송과 진흥굴을 지나 도솔암에 오르니

바로 앞에는 직벽의 천마봉이 그 위용을 자랑하고

몇 개의 계단을 힘겹게 오르면 선경속의 도솔원 내원궁이다.

 

 

                 ▲도솔암에서 바라본 직벽의 천마봉(전망대)

 

 

                     ▲천마봉에서 바라본 도솔암 내원궁 
 

도솔암을 내려와 가파른 철계단을 한구비 올라 이마의 땀을 훔치면

천길 벼랑위 바로 전망이 기가 막힌 천마봉..

이곳에서 바라보는 도솔암방향의 조망 또한 일품이다.

 

 

                  ▲낙조대에서 바라본 천마봉(전망대)

 

 

                              ▲부채바위와 철계단 

 

 

기암괴석의 단애가 절경이고 그 속에 자리잡은 도솔원 내원궁은

그야말로 세속이 아닌 내세의 선경을 연상케 하니

“오르니 미륵세계요 내리니 내금강이라..”라는 말이 실감이 난다. 
 

낙조대에서 바라보는 서해일몰은 볼 수 없어 아쉬움이 따랐지만

서해쪽으로 탁 트인 조망이 좋았고 수직으로 깎아지른 듯한  병풍바위와

멀리서 바라보는 배맨바위는 신비롭기까지 하다. 
 

 

 

                 ▲영화 남부군과 대장금의 촬영지 용문굴 
 

이제 하산길..

3년을 기다린 꼭지를 위한 선운사 꽃구경, 그 소원을 이루어서 좋고

오랜만에 꼭지와의 느긋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더욱 좋다.
 

숯불구이의 풍천장어와 달콤한 복분자술의 그 맛..

비록 막걸릿집 주모의 구슬픈 육자배기 가락은 들을 수 없어도 장어 맛에 놀라고

복분자술에 취한 오늘의 동백(?)산행은 하루종일 발품파는 종주산행이상의 의미를 가져다준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