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행 지: 뾰루봉, 화야산, 고동산

 

산행일자: 2004년 4월 18일(당일)

 

산 행 자: 六德(이병구), 김선욱

 

날    씨: 아주맑음

 

산행코스: 뾰루봉식당-뾰루봉-655봉-크리스탈생수안부-672봉-화야산-삼회리갈림길-삼거리갈림길-

 

               핼기장-고동산-244봉안부(문안고개)-사기막(삼회리)

 

 

산행줄거리:

 

오늘(4/18)은 달마산(전남의 해남 소재)을 무박으로 산행하기로 되어있었는데

 

어제 오후 6시쯤 산행이 갑자기 취소되어 어디로 갈까 망설이다가 산행지를 가평의 구나무산, 여인산,

 

명지산을 종주하기로 맘먹고 여기저기 권유하니 모두들 힘들어서 못한다고 망설이는데

 

선욱형이 오케이 싸인을 보낸다.

 

부랴부랴 1:75000의 지도를 스케너에 연결하여 프린터기로 복사하여 산행계획을 꼼꼼하게  계획한 후

 

새벽 1시쯤 잠자리에 들었는데 긴장한 탓인지 5시에 일어나 이것저것 생각에 잠겨본다.

 

내가 잠을 설치는 바람에 아내도 그만 일어나 우리의 산행준비를 위하여 아침을 준비하고 있는데

 

문득 뾰루봉, 화야산이 스쳐지나간다.

 

사실 오늘은 아내와 내가 따로따로 산행을 나서게 되었기에 더욱 바쁜 아침이 된 것이다.

 

군부대로부터 허락을 받아야하는 인왕산을 오늘 12시에 입산허락을 받았기에 아내는 인왕산으로

 

암벽산행을 떠나고 난 새로운 산행지를 또 하나 등록하기 위하여 떠나야하는 아침이 된 것이다.

 

다급한 마음으로 지도를 펼쳐 산행코스를 점검하고 인터넷으로 교통수단과 소요시간을 체크한 후 지도를

 

복사하여 배낭에 집어넣고

 

아침 6시 40분에 집을나서 청량리로 향하니 7시 20분경에 선욱형은 벌써 청량리역에 도착했단다.

 

선욱형에게 산행지를 수정했으니 가평이 아닌 청평역으로 티켓을 2장 구입해달라 부탁하고서 청량리역

 

대합실에 7시 40분쯤 도착하니 어디서 본듯한 님께서 六德이 아니냐고 물어 생각해보니

 

어느 동호회에서 뵌 00님 이시다.

 

삼악산 산행에 나선 00님 일행과 우리 둘은 7시 50분 춘천행 열차를 이용하여 경춘선의 싱그러운

 

봄의 향기를 느끼며 떠났고 봄의 따스한 햇살이 졸음을 불러일으킬 무렵인 1시간 후에 우리 둘은

 

청평역에 도착하게 되었다.

 

슈퍼에 들려 이슬이 하나와 안주걸이를 배낭에 집어넣고 터미널로 이동하여 고동산입구에서 산행들머리를

 

잡으려고 삼회리버스를 물어보니 12시에나 출발한다하고 그곳에서 나오는 버스는 오후 4시 20분부터

 

1시간 간격으로 나온다하여 산행들머리를 뾰루봉부터 시작하기로 수정하고서 설악행 버스를 이용하여

 

청평땜 지나 뾰루봉식당앞에 9시 45분쯤 도착된다.

 

다시 한번 지도를 펼쳐보고 나침반을 화야산으로 설정하고서 9시 50분에 선등에 나서 선욱형과 함께

 

뾰루봉을 향해 오르는데 산행 들머리부터 두릅이 발걸음을 붙잡는다.

 

고추장을 살짝 찍어먹으면 뿅~~하는 두릅.....

 

바쁜 걸음 이곳저곳 뛰어다니며 두릅을 따다보니 시간은 자꾸 흘러가고 가야할 길은 까마득한데

 

아~~ 시간이 아쉬울 뿐이다.

 

급오름 길을 30여분 오르다보니 온몸은 땀으로 촉촉해지고 날씨는 더웁다못해 푹푹찌는데 뾰루봉에

 

도착하기도전에 우리가 뾰루룩 퍼질지도 모른다는 우수꽝스런 농을 나누다보니 어느 무명봉에 도착된다.

 

무명봉에서 뚝 떨어져 다시 급오름 암릉길을 우회없이 새록새록 올려치니 11정각에 뾰루봉에 도착된다.

 

뾰루봉에서 잠시 여장을 풀고 사진 한컷을 하고서 북쪽을 바라보니 호젓한 북한강 넘어로 다음달에 계획한

 

청우산, 불기산, 대금산, 연인산, 명지산이 산과 산으로 이어지는 모습이 파노라마를 연상케하고

 

또 다른 지류를 형성하고있는 구나무산은 파도를 파는 돗단배인양 출렁이는 물결 위에서 자꾸만 손짓한다.

 

잠시 시선을 돌려 북서쪽을 바라보니 천마산, 축령산, 서리산, 주금산, 그리고 저 멀리 운악산이 아련하게

 

시야에 들어오고 남쪽으로는 유명산이 그 작태를 뽐내듯이 그 넘어 시아를 가로막는다.

 

환희에 도취된 마음을 가다듬고서 뾰루봉을 내려서 달리다보니 좌측 안부에 두릅이 또다시 시선을 끌어

 

갈까말까 망설이다

 

냉큼 달려가 두릅을 따다보니 어디선가 더덕냄새가 은은하게 코끝을 자극한다.

 

낙엽을 이리저리 뒤적뒤적하다보니 더덕 한줄기가 쫑긋하게 올라와 있는 것이 아닌가.

 

이건 횡재가 아닐 수 없다 생각하고서 나뭇가지를 이용하여 조심조심 캐보니 제법 먹음직스럽게 생겨

 

왼손에 쥐고서 또다시 주위를 뒤적이다 나도 몰래 환호성을 지르고 만다.

 

더덕 밭을 발견한 우린 오~~ "신이시어"를 연발하며 한참동안을 더덕에 몰두되어 산행도 잊어버리고

 

더덕과의 전쟁을 선포한 것이다.

 

두릅과 더덕으로 횡재를 얻은 우리는 까먹은 시간을 보충하기 위하여 온힘을 다하여 속도를 더해본다.

 

오르락내리락하다가 급오름길을 하나 올려치니 조그마한 분지하나가 나오고 또다시 화야산으로 향하는

 

우회길을 버리고 암릉구간을 올려치니 12시 35분에 672봉에 도착된다.

 

672봉을 조금 내려와 그곳에서 김밥과 컵라면 그리고 이슬이 한잔으로 간단하게 점심식사를 한다.

 

선욱형에게 이슬이 한잔을 권하니 지금 이슬이를 마시면 다리가 풀려 더 이상 산행할 수 없다며

 

사양을 한다.

 

그럼 고동산쯤에서 한잔하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더덕 한뿌리를 씻어 이슬이병에 담근 후 30여분의

 

휴식을 접고 달려가니 14시 05분에 화야산 정상에 도착된다.

 

유유히 흐르는 북한강을 잠시 바라보며 갈증을 잠시 풀고서 쉴 겨를도 없이 또다시 고동산을 향하여

 

줄행랑을 친다.

 

화야산 정상을 쭉~~ 내려서 달리다보니 이곳부터는 등산로 양쪽으로 철쭉꽃이 깊은 터널을 만들어

 

방글방글 웃음을 자아낸다.

 

올 봄들어 처음으로 맞이하는 철쭉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강바람에 실려오는 봄의 향연을 음미하며

 

달리다보니 14시50분에 핼기장에 도착되고 또 하나의 봉우리를 올려치니

 

15시 05분에 고동산에 도착하여 감회에 젖는다.

 

바닥나버린 물통을 흔들어가며 갈증을 푸는 와중에서 선욱형을 재촉한다.

 

이곳까지 오면서도 수차래 그랬듯이 시간이 오버됐으니 빨리 가자고 재촉과 재촉을 연발하며

 

달려온 것이다.

 

사실 오늘의 산행코스 난이도는 8시간이상 걸리는 코스로 힘든 산행인데 더덕과 두릅을 따느라

 

40여분 그리고 점심시간으로 30분 이상을 소비하고 이곳까지 5시간 20여분 걸렸으니

 

엄청난 주력으로 달려온 것이다.

 

이제 1시간 10분내에 삼회리 사기막골까지 내려가야 되겠기에 더욱 재촉을 한 것이다.

 

우리의 산행 목적은 종주산행이 목적이기에 중도에 하산할 수는 없는 법 고동산 우측 하산로(북쪽방향)를

 

버리고 서쪽방향으로 급내리막 암릉구간을 빠른 걸음으로 조심조심 내려가 안부에 도달하니 15시 40분이다.

 

이곳에서 조그마한 봉우리 하나를 올려쳐 내려가면 끝인데 시간상으로 너무 촉박할 것 같아

 

그 1㎞남짓한 능선길을 버리고 우측 안부로 떨어져 내려가니 길도없고 잡목 넝쿨로 우거진 습지가

 

군데군데서 괴로움을 더해준다.

 

분명 이곳으로 가로질러 내려가면 고동산 정상에서 봐두었던 그 임도와 만나리라는 확신을 갖고서

 

밀림과 같은 습지를 20여분동안 이리저리 잡목을 헤쳐 빠져나가니 임도가 나타난다.

 

임도를 쏜살같이 달려가 내려가니 우미리송어매운탕집 앞에 조금전 포기해던 산행길의 하산로가 나타나고

 

그곳에 계곡물이 졸졸 흐른다.

 

계곡물에 얼굴을 푹~묻고서 짜릿한 땀내음을 5분에 걸쳐 씻고 사기막주차장에 도착하니 16시 10분이다.

 

손님이라곤 우리 두사람뿐인 버스에 올라타 산행중 시간이 없어 먹지 못한 방울토마토와 사과를

 

야금야금먹고 청평 터미널에 도착하니 16시 40분이다.

 

역 대합실에 들려 16시 53분 열차 입석 티켓에 눈 도장을 찍고 슈퍼에서 캔맥주로 갈증을 풀고

 

10여분 연착된 열차에 올라타려는 순간 아침에 만났던 동호회의 회원 3명 그리고 또 다른 몇몇 일행분들이

 

삼악산 산행을 무사히 마치고 또다시 우리와 함께 조우를 한 것이다.

 

산에서 마시지 못한 이슬이를 꺼내어 더덕향을 음미하며 마음의 잔으로 산행의 피로를 풀고서 청량리에

 

도착하여 시원한 호프로 산행의 끝마무리를 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