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 덕진봉~고지산~서암산 (호남14)

1:25,000지형도=운남. 석현

2005년 4월 10일 일요일 흐림(12~18도)    일출몰06:08~19:01

코스:장안리11:30<2.4km>뫼봉12:30<1.1km>덕진봉13:00<1.9km>88고속국도13:30<2.0km>▲고지산14:00<0.8km>88고속국도<1.7km>▲봉황산15:00<1.2km>일목고개15:30<1.4km>서암산16:00<2.5km>방성마을17:00

[도상15.0km/ 5시간 반 소요]

지형도    지형도
 

개요: 전라북도 순창군 팔덕면의 평창마을에서 진입하여 전라남도 담양군 금성면과의 도계선 따라 남진해 나아가서 순창군 금과면의 방성마을로 내려서는 도상거리 15km의 이번 구간은...

뫼봉(332m). 덕진봉(384m). 고지산(314.5m). 봉황산(235.5m). 서암산(456m)등의 야산 봉우리들을 밟고 넘는가 하면 약 1.0km에 걸쳐서 88올림픽고속국도를 따라가기도 하는데, 정작 최고봉인 서암산은 우회를 하게끔 되어있다.  

고지산 아래서 바라본 서암산    고지산 아래서 바라본 서암산
 

계속 따라다니는 아미산   계속 따라다니는 아미산 
 

유명산도, 명소도 없어 볼거리가 빈약한 이번 산길은 몰랑몰랑하고 폭신폭신한 다복솔 오속길 연속이어서 피로감 없이 쉬이 내달을 수 있고, 가는길엔 보춘화가 처음부터 끝까지 질펀하게 깔려서 귀한 줄도 모를 정도다.

이번 코스의 순창방면 덕진천. 월천. 사천 골짝물들은 섬진강 물길따라 남해의 광양만으로 빠지고, 담양쪽의 금성천을 비롯한 모든 계곡수는 영산강 물줄기따라 목포만으로 흘러든다.

내려본 금과면과 아미산    내려본 금과면과 아미산
 

후반부에 함께하는 설산    후반부에 함께하는 설산
 

가는길: 순창의 24번도로 방축삼거리에서 장안마을로 들어오면 94년도에 지정된 [범죄없는마을]표석이 반기고 200년된 느티나무가 순창군 보호수 안내문을 달고 섰는데, 내용인즉~

임진왜란 당시 군량미를 저장했던 군창이 있어 평창마을로 불려지게 되었고 각기 두그루의 당산목 느티나무는 할아버지 느티나무와 할머니로 구분되고 매년 정월 대보름이면 풍악을 울리고 당산제를 올린다고 한다.

들머리 평창마을  들머리 평창마을 
 

정겨운 오솔길    정겨운 오솔길
 

마을을 벗어나 마루금을 따르면 정겨운 오솔길이 산객을 맞이하고, 뫼봉 정상에 오르면 시야 확보용으로 누군가 오리목을 짤라내 봄철이면 오리목 수액이 뚝뚝 눈물 흘리고 있어 이채롭다.

덕진봉에는 케른 한 기 덩그렇고 방축마을을 통과 24번 국도로 내려서면 도로 동쪽으론 아미산이 뚜렷하다.

정맥길은 도로 서쪽의 경찰초소를 지나서 경운기길 따라가다가 88올림픽고속국도 지하통로를 목표로 향해야 한다.  

추기: 사실은 논 오른쪽으로 살아나가는 금과동산을 통과해야만 하는 게 정상이라는 걸 후일날 선두 대장님의 상황설명으로 알게되었다.

 

88도로 초입   88도로 초입 
 

88도로 끝    88도로 끝
 

약 1.0km에 걸쳐서 고속국도 갓길을 따르면, 거리표시[19~18.5]를 지나쳐 노란 표시판의 [지하통로]까지 행군한 오른쪽 서북방향의 고지산 오름길 초입엔 수많은 리번이 내걸려 길안내를 하고 있다.

두릅나무 가시밭길을 헤치고 고지산 정상에 도착하면 삼각점은 뚜렷한데 판독이 어려워, 순창땅인지 담양지역인지 구분이 잘 안되도 바로 아래 무덤으로 내려서면 담양군 금성면의 넓은 평야가 펼쳐진다.

봉황산 가는길  서암산 가는길 
 

88고속국도로 다시내려선 절개지는 무척 조심해서 건너야 하고, 별목련 재배단지와 보리밭을 넘어서 봉황산 정상에 서면 [순창463]삼각점이 잔솔밭에 둘러쌓여 있다.

서암산과 그 뒤편의 고비산을 바라보면서 가는길엔 대나무밀생지역과 단풍나무 군락지를 지나치게 되고, 전라북도 순창군과 전라남도 담양군의 이정표가 각기 세워져 있는 포장도 일목고개엔 개나리꽃이 무성하다.

다시 건너는 88도로    다시 건너는 88도로
 

서암산   일목고개서 본 서암산 
 

상신기마을을 통과해야만 하는 서암산 가는길에선 독도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일목고개를 넘어서서 동남쪽으로 가다가 동쪽으로 꺾어 들어야 하는데 자칫하면 곧장 진행해서 낭패를 당하기 십상이다.

상신기마을의 과수원집에서도 밭 임자가 정맥길을 막고 있어, 그 집 앞으로 난 좋은길을 따르다보면 무덤에서 산길이 끝나 곤욕을 치르기도 한다.

어쨌든 마을 끝집에선 아래그림대로 동남쪽 경계선을 따라야만 한다.

올바른 정맥길    올바른 정맥길
 

지나온 산하   지나온 산하
 

서암산 오름길은 어법 가파르고 전위봉 암봉엔 산불감시초소가 있어 주변 풍광의 조망이 훌륭한데, 내려선 안부에서 동쪽으로 휘어도는 서암산 오름길 삼거리에선 서암산을 다녀오고 말고는 자유다.

서암산 하산길엔 간벌한 소나무가 널부러졌어도 등로는 깨끗해서 걷기가 수월하다.

맞은편의 설산을 바라보면서 진행하다가 서흥~방성간의 고갯마루에선 방성쪽으로 내려서야 교통이 편리하다.

더욱 가까워진 설산    더욱 가까워진 설산
 

종착지 방성마을    종착지 방성마을
 

산행후기:    강한 비바람의 일기예보와는 달리 따뜻한 봄날 오후의 등산로는 야생화의 천국이어서 호사가들의 가슴을 부풀리기에 충분한 호남정맥길이다.

밤새 내린 빗물에 깨끗이 씻기어진 진달래 꽃잎을 손도 안대고 뜯어먹으며 걷는 산길엔, 입안의 상큼함과 오리목의 떨어진 꽃망울에서 풍겨나는 향긋한 냄새, 울긋불긋 진달래와 노오란 생강나무꽃의 경염이 치열해 시선 머물 곳을 주체할 수 없다.

진달래    진달래
 

줄딸기   줄딸기
 

뫼봉의 짤려진 오리목    뫼봉의 짤려진 오리목
 

뫼봉 오름길엔 줄딸기나무 가시덩굴이 걸치적거리긴 해도 오랜만에 만나는 그 하얀꽃은 너무 아름답다.

이리저리 앵글 맞춰보지만 결과물은 미흡해서 그 아름다움을 오래 간직할 순 없고 추억으로 남길 수밖에 없다.

그러다 뫼봉 정상에 오르자 짤려진 오리목에서 수액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 알콜 해독엔 최고의 명약이라던데, 어디 맛이나 볼까!

정수리에 고인 수액을 후루룩 빨아들이자,  어째 맛이 닝니그레한 게 찝찝하다. 에~퇴퇴, 도로 뱉어 내고는 얼른 자리를 뜬다.

보춘화-1    보춘화-1
 

보춘화-2    보춘화-2
 

보춘화-3    보춘화-3
 

다른 산길에선 구경조차 힘든 보춘화가 오늘 이 코스엔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 질펀해서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아니 그들은 그냥 달려가기에 바쁘고 나는 그들을 따라가느라 물한잔 마실 여유조차 없다. 그러면서도 보춘화 사진만은 열 번도 넘게 찍었다.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는 그 꽃을 어느 짐승이 탐을 냈을까? 윗부분이 짤려나간 것들이 대부분이어서 그 중에 성한 걸로만 몇 장 실었다.

쇠뜨기  쇠뜨기 
 

선개불알풀    선개불알풀
 

덕진봉에서 중식중인 일행을 따돌리고 24번국도로 내려섰지만 진행방향이 애매해서 머뭇거리는데, 전에 와 봤던 선배님께서 자기만 따라오면 된다고 한다.

뒤에 추격해온 선두 대장은 오른쪽 능선을 타고 우린 88고속국도로 올라선다. -두 박가 성 중에서 어느 박가가 고집이 더 센가요?

결국은 우리가 갔던길은 정맥길이 아니란 게 밝혀지긴 했는데...! 선답자들 대부분은 우리가 갔던길을 따랐던 모양이다.

어쨌던 일키로가 넘는 88도로 그 길 갓길은 봄나물 천국이었다. 쇠뜨기. 선개불알풀. 곰보배추. 씀바귀...!

곰보배추   곰보배추 
 

씀바귀    씀바귀
 

솜나물   솜나물
 

도로를 벗어난 고지산 오름길 초입에서 일행들을 기다렸다가 선두팀을 먼저 올려보내고 뒤따르는 산길에선, 정말 오랜만에 솜나물꽃 한송이 발견했다.

우리 어릴 때 동네 뒷산에 제일 흔한게 이 나물이었었는데 지금은 희귀본이 되었다.

나이드신 몇 분이 두릅밭에서 빠져나오질 않고 있다가 우리가 도착하자 맛이나 보라며 몇 개씩 건네준다. 껍질 까서 생으로 먹으면 쌉쌀한 향이 좋다나~^^*

이끼    이끼
 

무릇    무릇
 

고지산 고지에 올라서자 두릅 때문에 매캐해진 목안을 회장님의 꿀물로 세척을 한다. 역시 꿀물이 좋기는 좋은 모양이어서 금방 목 안이 깨운하다.

고지산을 내려와 무릇 한 송이 솟아오른 무덤가에서 오늘의 종착점인 서운산을 바라본다.

빗물에 미끄러운 88도로 절개지를 넘어서서 겨우 후미팀을 따라잡아, 내 뒤엔 아무도 없냐고 물었더니 세명 더 있단다.

뒤돌아보니 한 분 부지런히 따라오고 있어 일행들 붙잡고 늘어진다. 처진 분과 함께 가자는 핑계로^^**!

목련 재배단지    목련 재배단지
 

별목련    별목련
 

분홍색 별목련    분홍색 별목련
 

목련재배단지에 도착하자 다들 눈이 휘둥그레진다.

키 큰 백목련만 보아오다가 이렇게 키 작고 아름다운 별목련을 손 잡고 바라 볼 기회가 그리 흔한 것이 아니어서 한참을 그 곳에 머물다보니 다 떠나고 사진 한 장 부탁하는 분만 남았다.

그 분과 함께 하는데 보리밭에서 또 한 분이 반긴다. 세상에, 물 한 잔 마실 여유도 없다나 뭐라나...! 동의라도 구하려는 듯 말라빠진 밀감 한 개 건네며 씨익 웃는다.

그 보리밭 옆 빈자리에는 일부러 심어놓기라도 한 듯 광대나물이 밭 전체를 차지하고 있어 진풍경으로 와 닿는다.

보리밭    보리밭
 

광대나물  광대나물 
 

봉황산 찍고 일목고개로 향하는 대나무밭엔 무덤 몇 기 그 속에 숨겨져 있어 의아심이 든다. 후손들도 없나? 벌초는 어떻게 하지...!

남의 일이지만 괜스런 걱정으로 일목고개를 넘자 중간 팀이 옆길로 샜다가 되돌아오고 있어 갑자기 일행이 많아졌다.  

상신기마을을 통과해야 하는데 그들은 곧장 서암산을 향했다가 낭패를 당한 것이다. 거~, 봐라! 뭐가 그리 급해서^^**

제비꽃    제비꽃
 

남산제비꽃    남산제비꽃
 

털제비꽃   털제비꽃 
 

온갖 종류의 제비꽃이 즐비한 상신기마을의 끝 집에선 과수원을 통과하는 일행들께 밭주인이 고함을 질러대고 있었다. -좋은길 놔두고 왜 남의 밭으로 들어가냐꼬오~.

겁많은 회장님과 나는 좋은길 따라가다가 무덤을 만나 허겁지겁 일행들 뒤를 따르는데 청미래가 걸치적거려서 한참 뒤처진다.

서암산 전위봉에 올라 아까 그 과수원을 내려다보며 한번 더 확인을 해본다. -틀림없이 저 길이 맞는데...

잘 생긴 설산을 바라보며 내려가는 방성마을길엔 머위가 흔하고, 활짝 핀 유채꽃이 오늘 꽃산행의 아쉬움을 달래주고 있다.

머위  머위 
 

유채꽃    유채꽃
 

위로    다른산행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