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산행기



   내게 있어 산행은 항상 들뜨게 만들고 설레이게 한다

  그 대상이 가까운 산이든지 먼 거리 산행이든지 배낭을 꾸리고 산으로 향하고 또 하산하는 일련의 순간까지 항상 설레임의 연속인 것이다

 

  직장 동료들과 함께하는 설악산 그것도 설악동에서 마등령, 공룡능선, 대청봉을 거쳐 다시 봉정암과 백담사로 내려가는 무박산행 도상거리 30.5km(실거리 42km) 휴식시간을 포함한 예상 산행시간 13~15시간, 약간의 두려움과 걱정이 있었지만 의기투합할 수 있는 좋은 동료가 있어 선뜻 응하였다.

 

  6월8일 23:00 오목교 전철역에서 우리일행 17명을 태운 미니버스는 거침없이 설악으로 내달려 02;25분 미시령 터널을 통과한다

  오늘의 날씨는 약간 비가 내리는 흐린 날씨일 거라는 기상청의 예보대로 차창 밖의 날씨는 비는 내리지 않지만 하늘은 별빛을 구름으로 가려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고 멀리 속초시내의 가로등 불빛만 보여 주는 것 이었다

 

  아침식사를 하고 설악동에 도착하니 03;28분 배낭을 정리하고 등산화 끈을 조인 후 아직도 잠들어 있는 몸을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깨우고 03:50분에 우리는 목적지를 향하여 매표소를 통과하였다

  국립공원 입장료는 이미 폐지되었다지만 신흥사는 산행객들에게 보여줄 것이 많은지 그 시간도 나와서 손수 통행료인지 유물 관람료를 징수하는 모습을 보고 참 대단도 하시다는 생각을 하였다

 

  이른 시간이라 우리 일행 외에 산행객들은 보이지 않고 숲이 품고 있던 신선한 바람이 불어와 발거음도 가볍다

  04;36분에 비선대에 도착하니 몇 명의 산행객들이 비박하는 모습이 보이고 여명이 차차 밝아와 새소리와 계곡물 소리 마져 청명하게 들린다.

  이제부터는 금강굴을 거쳐 마등령으로 가는 오르막길이다

  뒤를 돌아볼 여유도 없이 걷다 보니 어느덧 마등령 정상 시간은 06:48분이다

적당한 자리를 찾아 뒤에 따라오는 동행들을 기다리며 바라보는 설악은 마치 고깔모자라도 쓰고 있는 듯 이마는 구름 속에 감추어져 있다

 

  07;18분 마등령 출발 이제부터는 공룡 능선이다

  아직도 설악산 능선은 지난해의 수해가 복구 중에 있는데 최근에 가져다 놓은 돌들이 제자리를 찾지 못해 살아서 움직이는 경우가 있어 잘못 밝으면 몸의 균형을 잃고 몇 번이나 넘어질 것 만 같아 조심하지 않을 수 가 없었다.

 

  돌단풍과, 마타하리, 산앵도나무 꽃등의 야생화를 감상하고 새들의 노랫소리를 귀에 익히며 지루한 줄도 모르게 걷다보니 어느덧 신선봉 이다, 구름도 걷히고 울산바위와 동해바다와 설악의 능선이 파노라마처럼 눈앞에 펼쳐져 산행객들의 감탄사가 되고 카메라에 담긴 영상물이 된다

  오르막과 내리막의 연속 희운각 쪽에서 올라오시는 분들이 자꾸만 마등령이 얼마나 남았냐고 묻고 또 묻는다.

  일행 중 누군가가 공룡능선은 겸손한 사람만이 올수 있고, 교만한 사람도 겸손하게 만드는 곳이라는 말에 공감하지 않을 수가 없다. 

 

  10:15분 무너미 고개, 천년을 누워있는 공룡이 자기 등을 밝고 지나가도 아무런 방해도 하지 않고 우리를 무사히 통과시켜 주어 다행이라는 우수운 생각을 하며 희운각 대피소로 향하였다

 

   희운각에 도착하여 미리준비해온 도시락으로 아침식사를 하는데 희운각에 사는 다람쥐들은 사람들이 접근해도 도망가지를 않고 음식을 나누어 먹기를 열망하는데 길 위에 떨어진 라면을 한 가닥씩 주어먹는 녀석은 모습이 기특하기까지 하다

 

   11;12분 희운각 출발 이제부터는 끝청으로 가는 오르막길이다

날씨는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듯 구름이 낮게 드리워지고 바람은 강하게 불어 대청봉쪽에서 내려오는 분들은 우의를 입은 모습까지 보여 비에 대한 두려움까지 가지게 만든다

 

   백담사 갈림길을 거쳐 끝청 갈림길, 그리고 중청대피소 드디어 대청봉, 시계를 보니 12;35분 으로 우리가 설악동을 출발한지 8시간45분에 도착한 것이다

   오늘의 대청봉의 시계는 한마디로 제로라고 표현하고 싶지만 산은 항상 우리에게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준다는 진리를 믿기에 대청봉 표지석을 배경으로 몇 커트의 사진만 찍고 오던 길을 되돌아 왔다.

 

   13;06 봉정암 갈림길 이제는 내리막길만 남았다

   봉정암으로 내려가는 길은 이슬비가 내려 몹시 미끄럽고 거기에 등산객들 마져 많아 속도를 낼 수가 없다

   그래 이곳까지 와서 서두를 필요는 없지 하는 맘으로 걷다보니 봉정암이다

봉정암에는 전국에서 모인 불자들과 등산객들이 마당 안에 가득하여 시장터를 방불케 한다. 동료가 건 내 주는 뜨거운 커피를 한잔마시며 바라보는 내설악은 산새는 말로 형언 할 수 없을 만큼 장관이다

 

   14;14분 봉정암 출발

   봉정암에서 백담사로 내려가는 길은 지난해 수해의 흔적이 역력하여 등산로가 유실되어 임시 로 가교를 설치한곳도 많고 정비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어 통행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거기에 백담사쪽에서 삼보 일배하며 올라오는 순례객들까지 있어 그분들의 고행을 방해하지 않고 내려가는 것이 꾀 힘든 여정이다

   빈 몸으로 걸어 올라오기도 힘들 터인데 삼보 일배하며 올라오는 그분들을 보며 나의 인생에도 저렇게 간절하고 절실한 적이 몇 번이나 있었던지를 자문하게 만든다

 

   수렴동산장을 거쳐 영시암으로 내려가는 길은 산책로처럼 걷기에 적당하지만 이미 체력도 소진되고 12시간 이상 걷다보니 관절도 제각기 움직이는 것 같지만 백담사는 아직도 멀기만 하다

 

   계곡물 소리도, 산새소리도 귀에 들려오지 않을 무렵 드디어 백담사, 산행시간 13시간 10분만에 목적지에 도착한 것이다

 

   우리들은 서로의 손을 잡고 노고를 격려하며 한동안 우리들에게서 지독한 설악의 냄새가 베어 나왔으면 하는 생각을 하였다.

  깊고도

  넓고도

  넉넉한 너그러운 설악산의 향기가 오래도록 베어 나왔으면 하는 생각으로 자꾸만 자꾸만 되 뇌이며 설악의 능선을 바라보았다 

       

      

■ 일   정


 

등산일자 : 2007 년 6 월 8 일 ~ 9 일(무박)

등산인원 : 17명(남15, 여2명)

등산코스 : 설악동-비선대-금강굴-마등령-공룡능선-희운각-대청봉-소청산장-봉정암-백담사  

                 도상거리 30.5km(실거리 42km)

산행시간 : 총 13시간 10분


  

세부산행 내용


 

***2007년 6월 9일***

03:50 설악동 매표소 출발

04:36 비선대                                           -------식수준비

04:53 금강굴    

05:05 금강굴 뒤 능선               


 

06:48 마등령                                          --------휴식

07:18 마등령 출발

09:56 신선봉

10:15 무너미고개

10:24 희운각 대피소(아침식사 및 휴식)     --------식수보충 

11:12 희운각 출발     

12:04 백담사 갈림길


 

12:18 중청 대피소

13:18 소청산장

13:40 봉정암                                           ---------휴식

14:14 봉정암 출발

15:53 수렴동 산장

16:10 영시암

17:10 백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