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본사 주차장에서 20분 남짓 돌계단을 따라 오르면 팔공산 동릉(東陵) 끝에 자리한 불상을 만날 수 있다.

1300여 년 전 의현 스님이 산 봉에 놓인 커다란 자연석을 이용하여 조성하였고, 갓을 쓴 모습 때문에 갓바위부처라 불리운다.

중생의 아픔을 치료해주시는 약사여래불(藥師如來佛)로 , 기원하는 사람의 소원 하나쯤은 꼭 들어준다는 매력만점의 부처이다.

천년세월동안 지극 정성의 염원이 켜켜이 쌓인 이 주변은 어마어마한 에너지장을 이뤄 뭇사람들의 소원을 들어 주시나보다.




사실 지극한 정성을 들이면 못할 일이 없다.

마음가는 곳에 기가 있고, 기 있는 곳에 마음이 있으므로 마음씀씀이에 따라 기가 움직인다.

따라서 무엇이든 마음으로 지극히 원하면 천지에 가득한 에너지가 그 뜻대로 몸 속에 들어오고 결국 구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오늘은 그 마음을 얻고 싶었다.

생명력이 왕성하게 피어나는 인시(寅時)에 범종소리가 시방세계에 울려 퍼지기 시작하고.

예불이 진행되는 가운데 부처 상 앞에는 수 십명이 자리를 잡고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열심이다.

몸소 참여하는 사람도 옆에서 구경하는 이의 얼굴에도 진지함이 묻어나온다.





묘시(卯時)가 되자 동녘에 따스한 기운이 감돌면서 하늘이 물들기 시작한다.

마침내 떠오르는 아침!







만물을 성숙시키는 기운이 온누리에 퍼지며 스스로는 온 몸을 불태운다.




대단한 기세와 열정을 품고 있다.

늘 그런 마음을 잃지 말자고 다짐해본다!!!





산새들은 무심하다.






내려가는 도중에도 오르는 사람들과 쉼 없이 마주치게 되는데...

부처의 합숙소도 있다.




손에는 공양구를 들고 몇 발짝 걷고 쉬기를 반복하는 지팡이를 짚은 노인의 힘겨운 걸음.



힘차게 오르는 젊음에도 저마다의 사연이 있다.




"어떤 염원이 사무치길레 모두들 어려운 걸음을 마다하지 않게 하는 것일까?"






갓바위 부처는 오늘도 말없이 빙그레 웃으신다.



[ 이렇게 많은 염원이 쌓였다 ]


▣ 산사랑방 - 제가 어릴적 어머니 따라 돌계단도 놓이기 전부터 다녀본 갓바위 입니다만 오늘은 색다른 느낌을 받습니다. 님의 갓바위사진과 글.. 가슴 뭉클한 새로운 뭣인가가 전해 옵니다. 소원하시는 일이 꼭 이루어지시기를..
▣ 불암산 - 보편적으로 산행을 하다보면 항상 山寺를 찾곤 하지요. 불자가 아니어도, 자연적으로 아주 자연스럽게 말입니다. 팔공산, 그 산자락 자체가 천하의 명당 아니겠습니까? 항상 안산,즐산하시고 행복하십시요.
▣ 김정길 - 윤기웅님 오랫만입니다. 근간에 오를 예정인 갓바위 산행에 참고하겠습니다. 산행피로 바쁜 일상 중에 산행기를 작성하고 올려주심에 감사합니다. 5월2일 의상봉 남도행사에서 꼭 뵙기를 소망합니다.
▣ 김석기 - 님의 사진일기를 보니 새벽기도를 다녀온 기분입니다. 몇해 전에 힘들게 올랐던 기억도 새롭습니다. 좋은 사진 잘 감상했습니다.
▣ 연주대 - 또다시 보고 싶은 ,,갓바위 부처님 ,,!!!저녁에 도착해서 밤세우며 기도하던곳 ,,새벽 예불을 마치고 또 ,,다시 설로 오던길 이 ,,생각납니다 ,,,일출이 장관이군요 ,,,ㅎㅎ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