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에서 광교까지 산길 이십여키로 나홀로 산행

지난 2월 9일 동료선생님들과 9시간 40분에 걸쳐 종주했던 광교산에서 청계산까지의 종주했던 종주시간이 못마땅하여 혼자 거꾸로 산행을 해보기로 마음먹고 감행한 나홀로 산행기...

산행목표 : 시간 단축(천천히 무리는 하지 않되 쉬지 않는 방법으로)
산행자 : 나 홀로
산행거리 : 25km
산행일시 : 2004. 2. 24. 날씨는 산행하는데 적당한 듯(일기예보는 1도에서 9도 사이) 그러나 바람 약간.
산행코스 및 각 도착지 시간 : 양재 화물터미널 옆 청소년 수련관(08:55) 옥녀봉(09:38) 돌탑바위(10:14) 매봉(10:22) 망경대(청계산 정상 10:40) 석기봉(10:50) 이수봉(11:00) 국사봉(11:28) 윤중동 능선(11:47) 하루재(12:05) 송신소(12:20)-점심식사(20분) 357고지(12:45) 425고지(13:03) 발화산 능선(13:07) 바라산재(13:21) 바라산 정상(13:40) 고분재(13:52) 백운산 정상(14:22) 통신대(14:31) 시루봉(광교산 정상15:05) 토끼재(15:25) 비로봉(15:30) 형제봉(15:45) 반딧불이화장실(경기대정문16:30)
산행시간 : 약 7시간 35분
준비물 : 점심(보온도시락), 물 한통(1ℓ), 연양갱 2개, 감귤 8개, 보온병에 엷게 탄 커피 1병, 베지밀 2개, 오이 두개.

♠ 안양에 사는 사람으로 근교의 산에는 자주 다니는 편이다. 주로 다니는 산은 관악산, 북한산, 청계산, 광교산 등으로 집에서 자동차 접근이 쉬운 곳을 골라서 다닌다. 매주 토요일은 거의 산에 가는 날로 잡혀 있다. 그러나 거창한 등산꾼은 아니고 산을 좋아하는 정도다. 가끔 친구들이 "산 잘 타네"하는 소리는 듣는다. 1월에 가본 산이 북한산, 관악산, 청계산, 광교산, 설악산 정도....

▶08:10 집사람의 염려를 뒤로하고 집을 나선다.
▶08:17 내가 사는 안양 샘마을에서 양재 방향으로 가는 97-2 시내버스에 오른다. 출근 시간이라 버스 안이 매우 복잡하다. 작은 베낭 하나와 스틱 두 개를 들고 차량에 오르니 모든 사람들이 나만 쳐다보는 것 같다. 다들 열심히 일하러 가는 시간에 왠 베낭이람....

▶08:55 화물터미널 옆 청소년 수련관 옆 도착. 도착과 동시에 사진 한 컷으로 증명을 남기고 산행시작... 산행하기에 적당한 조건인 듯하다. 아직 아침이라 땅도 적당히 얼어 있고... 혼자서 옥녀봉을 향하여 힘차게 출발한다. 한참을 올라가다 보니 10m 쯤 앞에 건장한 사내 한 사람이 앞장서 가고 있다.
▶09:38 옥녀봉 도착. 옥녀봉에 도착하니 앞서 가던 사람도 만나고 다른 두 사람도 만났다. 관악산을 배경으로 증명 두 컷 남기고 다시 출발하려다 몇 마디 말을 건넸다. 근데 그분들 중 한사람이 2월 9일 광교산에서 청계산까지 역 산행할 때 하루재 부근에서 만났던 3분 중의 한 사람이라니... 그 분들을 뒤로하고 먼저 자리를 떤다.
▶10:14 돌탑바위 도착. 한 여자 분이 돌탑 바위를 돌고 있다.
▶10:22 매봉(582.5m)도착. 주일이면 많은 사람으로 붐비고 있을 곳인데 오늘은 썰렁하다. 아무도 없다. 증명 사진 한 컷을 찍고 두 번째 셔터를 눌렀다. 근데 느낌이 이상타... 왜 눌러진다는 느낌이 없지??? 고장 났으면 어떻하지?? 걸어가면서 계속 카메라를 만져본다. 건전지도 한번 빼보고... 그런데 꼼짝도 않는다. 건전지를 교환하란다. 어제 저녁 완전히 충전된 건전지로 갈아 끼워 두었건만... 답답하다. 전원을 오프했도 줌 조차 들어가지 않는다. 이제 포기다.
▶10:40 청계산의 정상 망경대에 도착.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망경대에 접근하기란 쉽지 않다. 근데 왜 이런 곳에 군데가 주둔하여... 오늘은 특별한 훈련이 있는지 미군들의 걸음이 분주하다.
▶10:50 석기봉(608.2m)에 도착. 바윗돌에 잠시 엉덩이를 붙이고 휴식을 취한다. 멀리 대공원과 호수가 보인다. 그러나 황사로 인해 조끔 흐릿하다. 석기봉을 내려서다 등반객 한분을 만났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소지한 건전지가 있는지 물어본다. 대답은 역시.... 자. 이수봉으로...
▶11:00 11시 정각에 정확히 이수봉(545m) 도착. 평상시는 사람으로 붐빌 이곳도 역시 한산하기는 마찬가지... 어른 두분이 간식을 드시고 계신다. 나도 오이 1개를 꺼내 문다. 잠시 주위를 살핀 후 국사봉으로...
▶11:28 국사봉(540m)도착. 옛날 어느 분이 그 곳에서 나랏일을 많이 고민했다해서 국사봉이라 했단다. 정말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이제 서서히 배가 고파온다. 아침을 대충 때운 탓이겠지... 감귤 몇 개를 꺼내 주머니에 넣고 자리를 털고 일어선다. 하루재를 향해 출발. 이제 청계산 능선은 거의 다 탄 샘이다. 아래로 정신문화연구원이 내려다보인다.
▶11:47 윤중동 능선은 그냥 지나치다. 왼쪽 아래로 외곽순환도로가 보이고, 오른쪽 아래로 넓은 공동 묘지도 보인다. 철탑을 지나 왼쪽으로 내려가니 청계산의 개략적인 지도가 담긴 표지판이 나오고 의왕과 성남의 경계 지점인 하오고개가 나왔다. 몇 년전만 하드라도 이 길 무척 막혔는데 새 길이 난 후 너무나 한적하네!!!
▶12:05 하오고개 도착. 청계에서 광교까지 종주하는 사람이라면 모두 이 곳을 통과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이 길은 고속도로도 있고, 교통량이 많은 의왕-성남간 4차선 국도도 있구. 다른 이들은 30분 정도 아래 방향을 돈다고 했었는데 나는 고속도로는 터널 위로, 국도는 무단 횡단을 해 보기로 했다. 하오고개에서 의왕 방면으로 10m 가량 내려오다 왼쪽의 콘크리트로 둘러쳐진 방호벽(벽에 광교산이란 표시 있음)을 훌쩍 넘어 의왕-성남간 4차선 국도의 교통량을 살폈다. 마침 중앙분리대가 없는 곳이 있기에 차량의 내왕이 뜸한 틈을 이용해 무단 횡단에 성공, 갓길을 이용해 의왕 방면으로 내려가다 광교산이란 푯말을 보고 가파른 언덕을 올랐다. 12시경이 지나니 땅이 무척 질척질척하고 미끄럽다.
▶12:20 KBS 송신소 도착. 2개의 송신탑이 있다. 확실하게 말하면 KBS인지 MBC인지 모르지만...
가파른 언덕을 올라 왔더니 배가 고프다. 여기쯤에서 점심이나 먹을까? 아내가 싸준 보온 도시락을 꺼낸다. 송신소 주변에 깔린 잔디밭에 앉아 모처럼의 휴식도 즐기고 20여분 동안 열심히(?) 먹었다. 따뜻한 미역국도 꿀맛이다. 그런데 손이 시리네... 12:40 베낭을 다시 꾸려 광교산을 향해 출발하다.
▶12:45 357고지 도착. 이정표가 있다. 다른 이들은 이 곳에서 무척 헷갈린다 하던데... 보름 전에 이곳을 지나쳐봤기에 나에겐 아무 문제가 없다.
▶13:03 425고지 도착(여기부터는 가능하면 갈림길이 나오면 왼쪽으로 가면 좋을 듯 싶음.)
▶13:07 발화산 능선 푯말 도착. 425고지 지점과 여기는 어떤 관계가????
▶13:21 바라산재 도착. 개가 짖어 대기에 왼쪽을 쳐다보니 농가인지 두 가구가 보인다. 높은 지대라 살기가 불편할 텐데... 오른쪽으로 백운호수 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보인다. 지난번 한번 내려가 봤던 길이기에 낯설지 않다. 바라산을 향해 걸음을 재촉한다. 얼었던 곳이 녹아 땅은 점점 물렁거린다. 등산화는 떡이 되었다. 그리고 등산로는 왜이리 험한지... 오늘 코스 중 가장 힘든 곳으로 생각된다. 스틱 두 개가 많은 의지가 된다.
▶13:40 바라산 도착(428m). 나무에 컴직막하게 바라산임을 알리는 표지판이 걸렸다. 휴.... 힘들어!!! 잠시 바위 위에 올라앉아 휴식을 취하다.
▶13:52 고분재 도착. 왼쪽은 고기리, 오른쪽은 백운저수지, 직진은 백운산, 광교산이란 안내 표지판이 나무에 걸려 있다. 누가 걸었는지 모르지만 고생 좀 했겠다. 걸음을 재촉하다 보니 모처럼 사람 소리가 들린다. 앞쪽에서 어른 3분이 길을 헤메고 계신다. 어디로 가면 서울쪽으로 가는 버스를 탈 수 있냐고??
▶14:22 백운산 정상(567m) 도착. 한남정맥이라고 적혀있으며 바로 옆에 통신대가 보인다. 아 이젠 지겹다. 다리에 힘도 빠지고, 몸도 무겁고... 모처럼 긴 휴식을 취해 본다. 일지도 적고 남은 귤도 먹고 오이 하나도 먹어 치운다. 베지밀 1개를 빨며 일어섰다. 통신대를 우회해서 계속 전진... 이젠 제법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수원이 가까워 온다는 소리겠지??
▶14:31 통신대 오른쪽 부분에 도착. 여긴 중계탑이 여러게나 설치되어 있다.
▶15:05 광교산 정상(582m)인 시루봉에 도착. 오늘은 평일인데 한전 직원들의 산행 연수가 있는 날인가 보다. 한 30여명의 사람들이 정상 주변에서 어슬렁거린다. 커피 한잔을 마시고 이내 자리를 뜬다.
▶15:25 토끼재 도착. 오른쪽으로 종점이란 푯말이 보인다. 아이 힘들어. 그냥 내려가 버릴까??? 아니지 끝까지!!!
▶15:30 비로봉(488m) 도착. 팔각정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힘들어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고 다들 여유가 만만하다.
▶15:45 형제봉 도착.
▶16:30 마침내 오늘의 마지막 지점인 반딧불이 화장실에 도착하다. 휴!! 이제 끝났다.시계를 보니 오후 4시 30분이다. 정확히 7시간 35분만에 주파한 샘이다. 화장실에 들렀더니 왠 사람이 이렇게 많어??? 용변을 보는 사람, 아예 휴식을 하는 사람. 화장실에 왠 휴게실이...
▶16:37 한참을 기다려 수원역행 13번 버스를 타다. 온몸이 늘어진다. 몸은 힘든 하루였지만 마음은 개운하다. 다음엔 말벗이 되는 어떤 이와 다시 한번....

이상. 산을 좋아하며 걷기를 좋아하는 어떤 이가 2월 24일, 청계산 입구인 양재의 화물터미널에서 광교산 입구인 반딧불이 화장실까지 산행했던 산행후기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구구 - 즐거운 산행 하셨군요...시간 단추도 하셨구...저도 그길을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특히나 발화산 즐기는 호젓하고...수고하셨습니다
▣ 구구 - 즐거운 산행 하셨군요...시간 단추도 하셨구...저도 그길을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특히나 발화산 즐기는 호젓하고...수고하셨습니다
▣ 구구 - 즐거운 산행 하셨군요...시간 단추도 하셨구...저도 그길을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특히나 발화산 즐기는 호젓하고...수고하셨습니다
▣ 최경화 - 저도 몇일전 성남-의왕도로를 무단횡단했습니다. 그리고 성남방향으로 한참을 걷다 산길을 헤메다 겨우 등산로에 합류했답니다. 안전하게 건너는 방법 아시면 가르쳐 주십시요.
▣ 최경화 - 한가지 더..써주신 산행기가 너무 자세하여 많은 도움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