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리지만 신선한 공기를 마시면서 등산로 양켠에 도열하고 있는 철쭉터널을 통과하는 기분이 상쾌하였는 데, 13:50 경 부터 내리는 비와 짙은 안개로 인하여 제암산의 진면목을 볼 수 없는 점이 참 아쉬웠다. 제암산은 초행이기도 하고 궂은 날씨 탓에 각 봉과 재를 확연히 구별할 수 없었던 아쉬움 또한 크다. 감나무재에서 제암산까지의 철쭉은 만개했어도 제암산 부터 곰재에 이르기까지의 철쭉은 이제 몽오리를 맺고 있었다. 그 유명한 곰재산에서 사자산을 잇는 철쭉제단도 몽오리만 맺고있는 상태인 것으로 확신(5월 세 째주 정도가 적기로 판단됨)될 정도로 어느 산이든 금년의 진달래나 철쭉의 만개 시기는 예년보다 2,3주 정도 늦다고 보면 될 것이다.
호남정맥의 바로 이웃한 산인데도 제암산과 곰재산,사자산의 철쭉 개화시기가 다른 점이 의아스럽기도 하다. 하물며 곰재산이나 사자산은 제암산의 남쪽에 위치한 산이 아닌가? 제암산이나 곰재산의 철쭉을 만끽하기 위해서 내 년에 다시 와야할 숙제를 남기고 돌아 오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