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호남정맥 종주를 위한 몸부림(형제봉,도솔봉,따리봉)
                          (호남정맥32-2, 33-1구간)


5월1일! 호남정맥 32구간시 지참한 식수 보족으로, 정맥길 1시간여 거리를  포기하고, 물을 찾아 계곡물을 보충하고, 도로로 2시간여 하산한 웃지 못할 일 때문에 다음날 하루종일 마음이 편치를 않는다. 이제 졸업이 한 구간만 남았기에 땜방을 하여야 완벽한 졸업이라고 할 수가 있다.

차일 피일 미루다보면 5월 15일은 금방 돌아 올 것이다. 무리를 해서라도 땜방을 하여야 겠다고 생각을 하며, 월출재까지 올라갈 방안을 연구한다.
월출재에서 형제봉, 새재 구간은 과거 몇 번 걸었던 구간이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연결해서 걷지 않은 정맥길 완주가 어찌 완벽한 완주라 할 수 있겠는가!

딸이 광양으로 시집가서 잘 살고있다. 이때는 좀 밀어 붙이기식 행동을 하야야 겠다고 생각하고, 사위에게 전화로 '내일 아침 08:30분까지 월출재 비포장 도로를 오를 수 있는 차를 준비하고 대기'토록 한다. '소요시간이 얼마나 걸리냐?'는 질문에 '30분정도면 될 것'이라고 하고, 5월 3일 07시30분에 승용차로 집을 나선다.

일자:2005년 5월 3일(화요일)
구간:편의상 (32-2구간:월출재 위 도로-10-간전고개(도로:월출재?)-48-형제봉-14-새재), (33-1구간:새재-1H8-도솔봉-25-참샘이재-28-따리봉-18-한재-32-논실주차장)
날씨:맑음.
인원:나홀로.
시간:5시간13분(갈미봉알바:1시간10분, 정맥길:3시간31분(점심및휴식시간포함), 하산시간:32분)

내가 타로간 승용차는 월출재 비포장 도로를 오르기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프라이드로 08:40분에 광양읍에서 출발한다. 예전보다 도로가 많이 정비되어 있으나 구간구간에 돌이 굴러내려 거의 불가능 지역이 매복하고 있다. 32구간시 중단했던 지점을 지나 고개까지 가는 길은 험난 했지만 마루금이 이상한 것 같아서 확인차 구레로 넘어가는 고개까지 간다. 09:24분이다.
예상했던 시간보다 20분이 초과 소요되어 사위의 출근시간이 늦어지고 만다.

1시간 10분의 알바
간전으로 넘은 고개 우측, 형제봉으로 오르는 길은  표지기들이 잔뜩 걸려 있었고, 좌측으로도 표지기들이 걸려 있다. 차는 내려가고, 혼자서 마루금을 확인차 좌측으로 올라 간다. 조그만 오름을 한후, 완만한 길을 가다가 내려가서 한 안부를 대하고, 길은 다시 오름길이다. 더운 날씨에 금새 땀이 흘러 옷을 적신다. 오름을 극복하고 봉우리에 서니, 삼각점이 있다. 이상하다 생각하고 다시 내려간다. 다시 급오름길을 올라서니, 구레군에서 설치한 갈미봉 정상표지석이 서 있다.

엉뚱한 곳으로 와버린 것이다. 내친김에 어디까지 가나 계속 내려가니, 벌목지대가 나타나고, 조망이 좋은 벌목지대에서 보니, 저 멀리 깃대봉이 선명히 보인다. 방향이 완전히 틀려버린 것이다.

다시 오던길을 되돌아 오른다. 마루금을 확실히 알 것 같다. 갈때는 속도가 빨랐으나, 되돌아 올때는 오름길이 길어 시간이 꽤나 걸린다. 되돌아 오면서 갈미봉 정상석을 디카에 담고, 마루금을 확인하기 위해 좌우를 계속 살핀다. 간전고개에서 좌측으로 오를때 첫번째 작은 능선봉에서 희미하게 마루금 길이 보인다. 갈길이 그리멀지 않으니 갈미봉 산행을 톡톡히 한샘이다. 월출재 바로 위쪽 도로(32구간시 중단지역)에 도착하니 9시34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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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맥산행시작
 출발지점을 디카에 담고, 느긋하게 땀을 식힌 다음에 서서히 산을 오른다. 얼마 오르지 않아서 다시 도로를 접하고, 도로를 건너서 가파른 절개지를 올라 희미한 길를 오르니, 좌측으로 갈미봉으로 가는 능선을 만난다. 갈미봉으로 갈때 좌측으로 희미한 정맥길을 보지 못하고 직진을 하여 1시간여 알바를 하였던 것이다.

우측으로 방향이 완전히 급 회전된다. 조금 내려가면 무슨 목적인지 모르지만 돌로 쌓은 제단같은 것이 나타나고, 바로 밑에 아침에 차량으로 올랐던 간전고개에 도착한다. 출발지점에서 10분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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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산행시작 들머리(도로 우측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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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전고개 직전 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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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전고개(우측으로 진입)

도로 절개지를 올라 완만한 길을 따라 오른다. 몇 년전에 이길을 친척들과 몇 번이나 걸었던 기억을 되살리며 정맥길 능선에 선다. 형제봉까지 가는길은 완만한 길이다. 작은 봉우리를 몇 개를 오르고 내리며, 바위지대, 어느때는 사람의 키를 훨신 넘는 산죽길도 지나고.......아직 이곳에는 고도가 높음인지 철쭉도 아직 피지를 않았다.

어린 얼레지꽃은 지고 없으나, 노란 제비꽃은 만개하였고, 가끔 보이는 둥굴레꽃은 하얀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 억세밭을 지나 한굽이를 넘으니, 형제봉이 바로 앞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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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과 소나무가 있는 봉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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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가 넘는 산죽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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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피지 않은 철쭉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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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둥굴레와 곰취가 많았던 억세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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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    란     꽃

형제봉 직전에 삼각점이 설치되어 있다. 하동 428/1985재설이란 삼각점은 지형 고도 측정시 기준점을 형제봉이 아닌 이곳을 선정 하였나보다.
1분가니 성불교쪽에서 올라온 삼거리를 대하고, 다시 1분오르면 첫번째 형제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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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각점/하동428/1985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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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거리(성불교쪽에서 올라온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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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제봉 정상에 서있는 이정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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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레군에서 설치한 형제봉 정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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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번째 형제봉에서 두번째 형제봉을

두번째 형제봉으로 향한다. 철계단을 내려서 4분가면 두번째 형제봉이다. 같은 높이의 봉우리가 나란히 있어서 형제봉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형과 아우가 구분이 없다. 어느곳이 형인지.....이곳에서 베낭을 벗고 쉼을 한다.
첫번째 형제봉에서 사람의 소리가 들린다. 성불교쪽에서 올라온 등산객이다. '야호'을 외치는 소리가 거의 악을 쓰는 수준이다. 옷이 없어 여름이면'홀딱벗고'를 외치는 가련새의 울음소리도, 이름 모를 작은 새들의 지저귐도 뚝 그친다. 제발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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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번째 형제봉으로 가다가 뒤돌아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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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번째 형제봉에서 찍은 봉강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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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야할 도솔봉으로 오를 능선

형제봉을 뒤로하고 가파른 내림길을 내려서면 32구간시 종점인 새재지만 내친김에 한재까지 가기로 하고 지나친다. 도로에서 출발하여 1시간여 거리다. 오늘도 물은 1.5리터 병으로 한병 지참하였다. 거리를 계산하여 가지고 온 것이다.

도솔봉까지는 고도차 300m를 극복하는 꾸준한 오름길이다. 형제봉에서 13분만에 급 오름의 철계단을 접하고, 다시 6분만에 성불사 뒷편으로 올라온 삼거리봉을 만난다. 이곳에서 베낭을 벗고 또 한번의 쉼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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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 계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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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거리봉 이정표/890m

아침 일찍 먹었던 아침밥이 소화가 다 되었나보다. 배가 고프다. 삼거리봉을 뒤로하고 얼마쯤 가다가 편안한 자리를 잡아 점심식사를 한다. 말을 붙일 사람도, 말을 걸어온 사람도 없는 깊은 산 능선에서 외로운 하이에나가 되어 혼자만의 식사다. 밥에 물을 말아서 간단히 해결한다. 10분간의 짧은 식사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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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점심상

혼자만의 10분간 식사시간은 짧은 시간이 아니였다. 충분한 시간이 된 것 같다. 기분도 상쾌하다. 몇 굽이의 오르내림 끝에 묵어버린 작전을 목적으로 한 헬기장터를 지나, 강한 힘을 한번 쏟으면 오늘의 최고봉인 1123.4m인 도솔봉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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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묵어버린 헬기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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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솔봉 이정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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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솔봉 정상 표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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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솔봉 정상 헬기장

도솔봉을 뒤로하면 급 내림길이다. 내림길 중간에 조망좋은 바위가 있어 걸어갈 따리봉과 마지막 졸업코스인 백운산을 디카에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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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걸어갈 따리봉과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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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졸업구간 백운산 정상과능선

3분내려서면 논실에서 도솔봉을 오르는 삼거리를 대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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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실쪽 삼거리

10분 오르면 헬기장을 접한다. 걸어온 도솔봉과 가야할 따리봉이 선명히 들어온다. 조망이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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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헬   기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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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돌아본 도솔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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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야할 따리봉

2-3분간 약간의 잡목이 있는 편안한 길을 걸어간다. 이제 마지막 따리봉 오름길만 남았다. 정말 한가한 걸음이다. 공기좋고, 조용한 높은 산 능선길! 약간의 내림길을 내려서니 참샘이재이다. 참샘이재 이정표를 디카에 담고 나무그늘에서 모처럼 한가한 쉼을 한다. 

'내가 죽어 다시 태어 난다면 백운산 줄기! 어느 조망 좋은 곳에 한그루의 잡목으로 태어나, 지나가는 산님들의 그늘이 되리라. 설사 쉼을 하는 산님들이 무관심을 하고, 갖은 폭풍우가 날 괴롭힌다 하여도, 그렇게 살아감이 나를 더욱 행복하게 하리라' ㅎㅎㅎ

참으로 이상하리 만큼 한가한 기분이다. 드라마 해신에서 정화 아가씨가 사랑도에서 장보고의 품에 안겨! 사모하는 장보고와 혼례를 못하는 슲으고 쓰린 가슴을 달랠길 없어, 눈물을 삼키며 하는 말을 인용한 말이다.

땀을 식히는 쉼터에서 갑작히 이런 생각이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만큼 마음의 여유가 있고, 대 자연속에 홀랑 빠져 있다는 것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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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샘 이 재

힘을 모아 따리봉을 오른다. 한가한 걸음으로 오른다. 오후 1시 20분까지 논실에 도착하여야 울 딸이 승용차로 날 태우러 올 것인대 갈미봉 알바로 1시간 이상을 소비 해 버려서 포기하고 널널한 기분으로 오른 것이다.

헨드폰이 울린다. 울 딸이다. '어디냐?'고 묻는다. '마지막봉을 오른다'고 했더니 '학원 출근시간이 촉박하다'며 '2시30분까지 논실마을에서 기다릴태니 올수 있으면 와보라'고 한다. '알았다'고 대답하고 있는 힘을 모두 쏟아낸다. 4-5개의 철사다리를 넘어 드디어 따리봉 정상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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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리봉 정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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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리봉 정상 이정표와 등산안내도

주위를 조망해 볼 시간이 없다. 바로 한재로 내 달린다. 급내림과 완만한 길을 반복하며 달린다. 산나물을 채취한 여인들이 날더러 '무엇을 그렇게 한 베낭을 뜯어서 가느냐?' 묻는다. 대답할 시간도 없다. 18분만에 한재에 도착한다. 아무리 시간이 촉박해도 할 것은 한다. 한재 이정표를 디카에 담고 다음 오를 들머리를 확인하고 논실로 넓은 도로를 타고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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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재 이정표와등산안내도

논실까지 2km가 넘는다. 부지런히 걷는다. 헨드폰이 울린다. 딸이려니 하고 받는대, 초등학교 동창이다. 졸업후 처음으로 여수에서 동창회를 한다기에 내 얼굴좀 볼려고 참석했더니 날 더러 참석하지 않았더라고 한 마디한다. 후일을 기약하고 부지런히 걷는다.

송어 산장을 지나고 도솔봉으로 오르는 삼거리에 도착하니 2시29분이다. 논실 주차장에 도착하니 2시 34분이다. 약속 시간보다 4분 늦었다. 딸의 차가 기다리고 있다. 늦었느냐고 물으니 아직은 괜찮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 못했던 구간을 땜방도 하고, 다음 코스를 2시간 30분거리를 했으니, 졸업 구간은 한가한 B코스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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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어산장을 지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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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솔봉과 한재로 오르는 이정표

산행후기
딸이 차에서 나에게 내민 것은 시원한 냉맥주 한캔이다. 얼마나 반가운지..........! 단숨에 마신다. 갈증이 시원스럽게 해소된다.
이래서 자식은 좋은가 보다. 광양읍에 세워둔 내 승용차로 휘바람을 불며 집으로 향한다. 행복한 산행이였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