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 32구간(식수를 구걸하며 )


어제부터 비가 내린다. 기상청 예보는 오늘은 오전중 비가 내리고 오후부터 개인다고 한다.새벽에 일어나 베란다 창문을 열어보니, 아직도 비가 내리고 있다. '오늘 몇 시간은 우중 산행을 하겠구나' 생각하며 베낭을 꾸린다.

앞전 31구간시 2리터 물병으로 물을 2병을 먹었다. 중간에 물을 보충 할수가 있어서 행복한 산행을 했기에, 오늘은 미리 2병을 준비 하였으나 오전중 비가 내린다기에 한병만 베낭에 담는다.

나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아니 잊어서는 안될 두분의 스승님이 계신다. 한분은 초등학교 4학년때와 6학년때 담임을 하셨던 '김필현'선생님과 고등학교 1학년때 담임을 하셨고, 수학을 가르키셨던 '소광섭'선생님이시다.

오늘은 초등학교 동창회가 여수에서 있는 날이다. 김필현 선생님이 참가를 하신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러나 호남정맥 완주를 위해서 나에게 주어진  막중한 책임감으로 몇 일을 고민 하다가 결국 정맥길에 나서기로 결심을 한다. 하루종일 편치 않은 마음으로 산길을 걸어야 했다.

학창 시절때도 나에게 주어지는 임무는 완수를 했었다. 그렇게 지금까지 살아 왔기에, 스승님은 이해 하여 주실 것이라고 믿고 싶다. '선생님 죄송합니다. 꼭 찾아 뵙고 용서를 구 하겠습니다.'

일자:2005년 5월 1일(일요일)
구간:제32구간(송치-1H05-농암산-1H20-갈매봉-1H39-갓꼬리봉-1H55-깃대봉--월출봉--형제봉--성불사주차장)(내가 걸었던길:깃대봉-36-임도-1H33-성불교)
날씨:흐린후 맑음.
거리:18.7km.
소요시간:7시간40분(나의소요시간:8시간08분:점심시간30분포함)
인원:30명.


아침 7시 집을 나선다. 새벽에 내리던 비가 멎었다. 구봉산과 고락산에는 안개가 자욱하나, 비는 내리지 않는다. 시민회관앞 버스에 도착하니 예상했던대로 참여도가 부진하다. 비가 내린다는 기상예보가 참가 부진의 원인이다. 물론 가정문제, 몸이 불편하다는 연락도 받았다. 순천을 경유하여 송치재에 내린시간은 9시10분이다.

복된교회 우측 임도를 조금 따라 가면, 길은 우측 산길로 접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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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치재 들머리

약간 올라가니, 훈련장인 듯한 곳에 이르고 , 그곳에는 통제소와 훈련시설, 그리고 헬기장이 있었고, 잘 정리된 경주 정치묘가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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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훈련장, 헬기장, 31구간시 하산능선

다시 처음 임도와 만나고, 다시 우측산쪽으로 들어선다. 조그만 봉우리를 넘으면 또다시 도로와만나, 도로를 따라 조금 가면 이제 건물을 짖고 있는지, 건물주위를 온통 뭉게 놓은 곳을 만난다. 마루금은 건물 뒷편으로 가야하나, 먼저간 대원들은 뭉게 놓은 지역때문에 갈팡질팡 하고 있다. 건물뒷편에 능선으로 오르는 산길이 뚜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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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번국도와 버섯재배농장

기분 좋은 길을 조금가면 가파른 오름길이 시작된다. 길은 일직선으로 깨끗하게 정리가 잘 되어있다. 일부 대원들은 비닐봉지를 손에들고, 취나물 고사리를 뜯으며 간다. 시작부터 비지땀이 흐른다. 날씨가 햇볕이 나면서 엄청 덥다. '오늘 문제가 있구나' 생각하며 급 오름을 극복하니, 병풍산 분기점이다, 한자로 '도'라고 새겨진 표지석이 설치되어 있다. 무슨뜻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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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풍산 분기점 표지석

맥은 우측으로 이어진다. 완만한 능선길을 오르면, 길은 좌측으로 이어지고, 다시 봉우리를 올라 가다보면 봉우리 우측으로 돌아 내린다. 나무뿌리의 생존경쟁이 치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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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닭발 같은 나무뿌리

송치재를 출발한지 1시간 05분만에 농암산 정상에 오른다. 정상에는 '구레 464/1985 재설'이란 삼각점이 뚜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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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암산정상(476.2)/삼각점

농암산에서 삼각점만 확인하고 길을 재촉한다. 완만한 내림길을 한동안 간다. 조그만 안부를 지나 또 하나의 양쪽에 희만한 산길이 있는 지도상에 감사굴재라고 표기 된 곳을 지나서, 측백나무숲을 조금오르면, 오래된 묘가 있는 삼거리를 대하고, 조금 내려서다가 10여분 가파른 오름길을 오른후에 우측으로 5분여가면 능선이 분기하는 봉에 이른다.

봉우리를 바로 넘어서면 뚜렷한 삼거리를 접하는대, 내려다 보이는 청소년 수련장에서 정비한 체력단련 코스인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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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능선이 분기하는 삼거리

좌측 길을 내려온다. 저 아래 죽정치가 보인다. 청소년 수련장에서 설치한 것인지 로프가 설치 되어있다. 한겨울의 빙판길에서나 필요한 로프인 것 같다. 7분 내려오니 죽정치이다. 수련장으로 연결된 산길이 뚜렷한  곳에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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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정치 이정표

죽정치를 뒤로하고 뚜렷한 산길을 따라 갈매봉을 오른다. 가는 도중 분홍색 철쭉들이 만개하여 산꾼의 눈을 즐겁게 한다. 완만한 오름길이나 날씨가 워낙 더워서 상당한 부담을 느낀다. 죽정치를 출발 17분만에 갈매봉에 오른다. 삼각점을 확인하고, 갈메봉에서 간식으로 체력을 보충하며 휴식을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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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메봉을 오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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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메봉정상(508.2봉)/삼각점

맥길은 좌측으로 이어진다. 조그만 안부를 지나, 완만한 오름길을 오르다 보면 앞에 봉우리를 대하고, 길은 우측으로 뚜렷하고, 전답자들의 표지기도 많이 걸려 있다. 맥길은 직진 하여야 하나 우측 사면길을 택한다. 상당한 거리의 사면길이다. 갈매봉을 출발한지 32분만에 마당재에 도착한다. 마당재는 쉼을 할수 있는 넓은 공터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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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당재

마당재에서 봉우리를 오르고 있는대 대원 한명 한태서 전화가 온다. 길을 잘 못 들어선 대원이다. 상당한 시간이 경과한 시기이다. 다시 맥을 찾아 오를 것을 이야기 하고 봉우리를 넘어서 적당한 장소에서 점심상을 차린다.

점심시간이 30분이 소요된다. 그러나 길을 잘 못 들어선 친구는 오지를 않는다. 구조대장이 지나간다. 못 봤느냐고 물으니, 못 보았다고 한다.
뒤에 길을 잘못 들어섰다고 알리고, 먼저 보낸다. 아직 식사전이라 곧 식사를 하겠다고 한다. 무작정 기다릴 수가 없어서 천천히 가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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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심식사후 출발

식사후 출발하여 조금 가니, 조망이 좋은 바위에서 우리 구조대장 일행이 식사중이다. 헬기장을 지나고, 로프도 설치된 바위지대를 오르니, 갓꼬리봉이다. 갓꼬리봉에는 산불감시 초소와 삼각점이 설치되어 있었다. 산불감시초소에는 근무자는 없었다. 길을 잘 못 들어선 대원한테 전화를 한다. 받지를 않는다. 불통지역을 통과하고 있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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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헬   기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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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갓꼬리봉 산불감시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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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갓꼬리봉(689)/삼각점

갓꼬리봉을 뒤로하고 , 바위가 있는 봉을 지나 20분만에 갓 머리봉에 도착하여 잠깐의 쉼을 한다. 베낭속에 물은 얼음소리만 난다. 물을 아껴야 한다. 물을 먹고 싶은 충동을 자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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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갓머리봉(708봉)

갓머리봉에서 잠깐의 쉼을하고, 완만한 내림길을 내려서, 다시 바위를 타고 오르는  오름길을 넘어서, 조금 가면 좌측으로 조망이 좋은 넓은 바위가 나타난다. 이곳이 신선바위 인가 보다. 신선바위 옆에 활짝핀 철쭉꽃이 신선바위를 더욱 돋보이게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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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위지대원본 크기의 사진을 보려면 클릭하세요
                                        신선바위

신선바위를 지나면 급 내림길이다. 먼지가 날법한 길인대, 어제 내린 비로 인해서 걷기에 좋으며, 오히려 미끄러울 정도다. 10분만에 미사치에 도착한다. 미사치에는 순천 서면산악회에서 설치한 이정표가 서 있다.황전면 회룡과 서면 심원마을,갓꼬리봉, 청소년수련장,계족산과깃대봉으로 가는길을 가리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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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사치 이정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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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사치 이정표 2

이제는 깃대봉을 올라야 한다. 고도차 450m를 극복해야 하는 오름길이다. 완만한 오름길을 조금  가니, 옛 군생활시 동료를 만난다. 깃대봉에서 미사치로 하산중이란다. 부인과함께 산행한 옛 동료는 내가 전역한 부대의 의무중대 행정보급관 임무를 수행한 애칭 독사라고 하는 공수부대 출신이다. 군 후배로 대단한 노력파로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다.

나중 귀가길 버스에서 들으니, 병원에서 수술후에, 두번째로 정맥길에 합세한 김형진 회원이 식수 부족과 체력소진으로 미사치에서 탈출하여, 마을에서 순천까지의 이동을 고민하고 있을때,순천까지 승용차로 태워다 주었다고 들었다. 짧은 만남에 긴 이야기를 못 했지만 엄청 반가웠다.

나도 체력이 많이 소진 됨을 느낀다. 이제 남은 물은 조금씩 목만 축인 실정이다. 고압선 철탑을 지나 급 완경사를 반복하며 몇 번을 서다 가다를 한다. 미사치에서 47분만에 갈림길이 있는 삼거리 능선에 이른다. 5분여 시간이 초과 한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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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거리 이정표

정맥 길은 좌측으로 이어진다. 깃대봉까지 685m남았다. 조망이 좋은 바위에서 목을 축인다. 깃대봉에서 미사치로 하산한 일반 등산객들이 띄엄띄엄 만난다. 하산한 등산객들에게 물이 남았으면 주고 가라고 구걸을 한다. 그러나 한결같이 물이 없단다. 아---! 물의 소중함이여............!
기상청 예보가 오늘도 사람을 쥑이고 있구나..............

급 오름길을 극복하면 계족산으로 분기하는 지점에 이른다. 이곳이 여수시 화양면 횟토까지 이어지는 출발지점이 되는 곳이다. 언젠가는 나도 가야 할 길이기에 눈여겨 보며 잠깐의 쉼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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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족산 분기점 이정표

가야할 저 멀리 능선을 보며 한판 찍고, 깃대봉까지 235m의 오름길을 5분만에 오른다. 깃대봉에는 이정표, 등산로안내판, 삼각점이 설치되어 있었다. 깃대봉 일반 등산객들이 몇 명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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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야할 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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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깃대봉 정상/이정표/등산안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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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깃대봉정상(858.2m)/삼각점

깃대봉을 뒤로하고 완만한 내림길을 걸어오다가 목이말라 앉아서 쉼을 한다. 동갑내기 꽃돼지가 열심히 온다. 물이 떨어져서 뛰다싶이 온단다. 나도 물이 두 모금 정도 남았다. 완주를 한다기에 먼저 보내고, 다시 서서히 걷는다. 산에 모과나무가 꽃이 만개하여 한판 담고, 월출재에 도착한다. 월출재는 억세가 무성한 공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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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에 핀 모과나무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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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 출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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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출재에 설치된 상품광고물

3분 오르니 구레군 간전면으로 이어지는 비포장 지방도로이다. 지금은 차량통행이 불가한 도로이다. 바로 길 건너 표지가 달려 있는 오름길이다.
나는 도로에서 쉼을 하며 후미 구조대장팀이 먼저 가도록 한다. 나에게는 한모금의 물도 없다. 앞으로 갸야할 거리는 1시간 30분 거리다. 물이 없이 갈 자신이 없다.

길을 잘 못 들어선 친구와 다시 전화 통화를 시도한다. 몇 번의 시도끝에 전화가 통한다. 현위치가 깃대봉아래 능선 이정표 685m지점이라 한다. 거의 1시간 거리다. 내가 도로로 성불교쪽으로 내려감을 알리고, 가능한 도로로 내려 오라고 하고 서서히 발 걸음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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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양 봉강에서 구레 간전으로 통한 도로

도로를 타고 얼마쯤 내려가니, 우측에서 계곡물 소리가 요란하다. 얼마나 반가운지......! 베낭을 벗어 놓고 원 없이 물을 마신다. 그리고 물병에 물을 가득히 체워서 베낭에 넣고, 넉넉한 마음으로 내려온다. 못간 정맥길보다 시간이 더 소요 될 거리이나, 갈증을 해소 했다는 행복감에 모처럼 널널한 걸음을 걷는다. 또 한번의 땜방 산행을 생각하면 답답하지만.....

서울대에서 조림한 조림지역도 지나고, 딱따구리의 나무 쫏는 소리를 들으면서, 길가에 피어있는 갖가지의 꽃도 구경하고, 계곡물 소리를 노래 삼아들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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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림지역

뒤에 따라온 친구도 임도로 내려오는 중이란다. 거의 성불교 지점 2km지점에서 내려오는 차를 얻어 타고 1km쯤 오니 먼저간 친구가 걸어가고 있다. 차에서 내려 같이 걷는다. 곧 성불교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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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불교 옆 형제봉 등산로 이정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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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불사 안내판

계곡에서 친구와 간단히 몸을 닦고, 뒤에 올 친구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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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불사 계곡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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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불사 계곡 바위에 핀 철쭉꽃


성불사 주차장에는 아직도 후미가 도착하지 않았단다. 오후 6시에 버스가 우리를 대려가기 위해서 내려온다. 도로를 타고 내려오는 친구에게 연락을 해놓고, 성불사 주차장으로 가서 하산주를 간단히 한다. 도중에 후미가 도착하고, 도로로 내려오는 친구도 성불교에 도착 했다고 연락이 온다.

낮이 길어서 망정이지, 겨울 같으면 엄청 고생 할 뻔 하였다. 귀가길 버스에서 한결 같이 물이 모자라 고생 했다고 한다. 나는 완벽한 호남정맥 완주를 위하여 또 한번의 몸부림을 해야 할 것이다. 그때가 언제 될지 모르지만 졸업 전에 하여야 겠다고 다짐 해 본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