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 백월산 (금북5)

1:25,000지형도=해미. 덕산. 홍성

2005년 5월 15일 일요일 淸(11~27도)  일출몰05:19~19:30

코스:수덕고개04:00<2.0km>홍동산05:00<3.3km>까치고개06:30<1.2km>백월산07:00<2.5km>하고개08:00<2.8km>꽃조개고개09:00<2.6km>▲162.4m봉10:00<1.9km>갈마고개11:00<1.3km>월곡사거리11:30.......이후3.5km종착점

[ 도상17.6km/ 7시간 반 소요]


지형도    지형도
 

개요: 충청남도 예산군 덕산면의 수덕고개에서 출발, 홍성읍과 구항면의 경계선 따라 남진하면서 홍동산(309.8m), 백월산(394.3m)을 경유하여 광천읍과 홍동면 중간지점의 지방도 용곡1반 정류소에서 산행을 마감하는 이번 구간은 도상거리 17.6km의 비교적 수월한 구간이다.

오름길에 본 백월산    오름길에 쳐다본 백월산
 

이번 코스의 대표산이라 할 수 있는 백월산을 지형도에는 일월산으로 오기를 해서 혼선을 불러일으키기도 하지만 이 산은 홍성의 진산이다.

홍성읍 월산리와 구항면 오봉리, 홍복면 중계리 사이에 위치한 이 산에 오르면, 뚜렷한 서해바다와 함께 동쪽의 홍성읍과 합덕평야가 발치아래로 깔리고 금북정맥의 남과 북이 오롯이 드러난다.

백월산 오름길에 돌아본 이번코스 전반부        백월산 오름길에 돌아본 이번코스 전반부
 

백월산 하산길에 내려본 이번 코스 후반부    백월산 하산길에 내려본 이번 코스 후반부
 

천수만의 서쪽을 제외하곤 삼면이 대부분 구릉지대로 둘러쳐진 정상에선 서북쪽의 삼준산(490m), 동북쪽의 용봉산(381m), 동쪽의 봉수산(484m), 동남쪽의 초롱산(340m), 남쪽의 아차산(424m)과 오서산(791m)이 조망되는데 정작 현지민들은 백월산 보담은 바로 이웃한 용봉산을 더 쳐주고 있다.

용봉산은 홍북면에 위치한 돌산으로 큰봉우리가 8개 있어 팔봉산으로도 불리워지고 제2의 금강산으로도 불리울 만큼 기암괴석이 많아서, 용의 형상을 한 산세에 정수리는 봉황의 머리를 닮았다고 한다.

백월산에서 본 용봉산    백월산에서 본 용봉산
 

그러나 용봉산 못지 않게 백월산에도 코끼리바위를 비롯한 기암괴석이 많아 볼거리가 많다. 특히 전국의 무당들이 성지순례하듯이 이 곳을 다녀간다는데 그 연유는, 이곳의 기도빨이 가장 효험이 있고 강신하나만큼은 확실하다고 한다.

무당들의 성지 백월산 고스락    무당들의 성지 백월산 고스락
 

정상에는 1596년(선조 29) 임진왜란 이후의 대기근으로 굶주린 농민을 선동해서 홍산에서 반란을 일으킨 이몽학의 난을 진압해서 공을 세운 홍가신의 위패를 모신 [홍주청난사당]이 불타 버린 폐허로 남아있고,  암봉으로 이루어진 정상에는 연대를 알 수 없는 [樓於白月山奇岩壁上]의 화강암 정상석이 박혀있다.

연대미상의 정상석    연대미상의 정상석
 

이번 산행길의 동쪽으로 흐르는 금마천은 삽교천으로 해서 아산만으로 빠지고, 서쪽의 지장천은 상지천으로 해서 천수만으로 빠진다.

백월산에서 본 천수만    백월산에서 본 천수만
 

가는길: 예산에서 40번도로 수덕고개의 식당가 왼쪽 소나무 숲길로 접어들어 290m봉을 넘어선 홍동산 오름길에선 날등을 치고 올라야 한다.

삼각점도 표식도 없는 홍동산 이후의 하산길은 최근에 발생한 산불로 인해 흉물로 남아있고 등로도 희미할 뿐더러 날등도 뚜렷하질 않다가, 아래로 내려오면 아카시아 정글속에서 목표물로 삼았던 백월산도 시야에서 사라진다.

그러나 당황하지 말고 동남쪽으로 방향을 잡아 나아가면 정맥길은 살아나고 혼합림이 이어지다가, 밤나무밭을 지나가면 쓰레기매립장이 있는 까치고개 포장도로 내려서게 된다.   

수덕산에서 본 홍동산방면    수덕산에서 본 홍동산방면
 

쓰레기 매립장의 일출    쓰레기 매립장의 일출
 

까치고개서 본 백월산    까치고개서 본 백월산
 

[갈산면]이정표가 있는 삼거리로 나와 백월산을 향하면 한고개 너머 유실수밭을 지나 숲속으로 들어간다.

도중에 갈레길 두어 곳 만나지만 곧장 정상을 향하면 암릉지대를 거쳐 커다란 기암의 고스락을 밟게되고, 그 아랜 이층으로 된 팔각정 휴게소가 쉼터를 제공한다.

국기게양대가 있는 정상 바로 아래의 방화흔적이 뚜렷한 건물 앞에는, 1974년도에 세워진 [洪州淸難祠重修碑]가 이목을 끌어 네이버 사전을 검색하면 다음의 내용이 이해를 도와준다.

오름길에 본 까치고개방면    오름길에 본 까치고개방면
 

오름길에 본 용봉산    오름길에 본 용봉산
 

고스락의 기암봉    고스락의 기암봉
 

1596년(선조 29) 7월 종실()의 후예로서 속모관() 한현()의 선봉장인 이몽학은, 그가 조직한 동갑계 회원 700명을 사주( 使)하여 임진왜란 후의 대기근으로 굶주린 농민을 선동해서 홍산에서 반란을 일으켜 현감을 가두고 이어 임천()을 함락하였다.

농민은 '왜적의 재침을 막고 나라를 바로잡겠다'는 반란 명분에 크게 호응하여 삽시에 수천의 무리를 이루어 정산(
)·청양()·대흥()을 휩쓸고 서울로 향하던 도중에 홍주(:)를 공격하였다. 홍주목사 홍가신()은 민병을 동원해서 이를 반격하는 한편, 이몽학의 목에 현상금을 걸어 반란군의 분열을 꾀하였다.

이몽학의 부하 김경창(
)과 임억명()은 전세가 불리함을 느끼고 이몽학의 목을 베어 항복하였으며, 면천()에서 형세를 살피던 배후의 인물 한현도 체포되어, 1개월이 못 되어 반란은 평정되었다.

흉물스런 방화흔적    흉물스런 방화흔적
 

정상에서 산불감시탑까지    정상에서 산불감시탑까지
 

감시탑에서 돌아본 정상   감시탑에서 돌아본 정상 
 

고유의 이름이 있을터여서 작명이 곤란한 기암괴석의 전시장을 방불케하는 백월산 정상부분의 끝자락엔 무인산불감시탐이 원형 돌탑위에 새워져 있고, 거기선 진행방향의 날등이 뚜렷한데 그 끝에는 오서산이 버티고 서서 뒷모습을 감추고 있다.

하산은 급준한 암릉코스로 내려야 하고, 안부엔 날렵하게 조성된 신축 헬기장과 오래된 헬기장 한 곳 더 있다.

기암-1    기암-1
 

기암-2    기암-2
 

코끼리바위  코끼리바위 
 

지역민들의 등산로 초입인 포장도를 건너 마루금을 타기시작하면 폐헬기장에서 백월산을 한번 더 돌아볼 수 있고, 이후로의 하산길은 룰루랄라가 계속된다.

밤나무밭의 철탑을 지나 송림 울창한 숲속에선 서남쪽으로 방향을 틀어야만 137.1m봉을 경유할 수 있는데, 자칫 방심하여 계속 같은 방향으로 내려가면 널찍한 무덤에 와서야, 비로소 모텔과 하고개 절개지가 나타나서 잘못된 선택을 일깨워주고 있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구도로로 내려섰다면 분수령의 민속박물관까지 올라가서 오른쪽으로 에돌아 29번도로 내려서야하고, 거기선 다시 도로를 횡단해서 확장공사장의 절개지를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하산길에 본 백월산 이후   하산길에 본 백월산 이후
 

끝없이 이어지는 야산 구릉지대    끝없이 이어지는 야산 구릉지대
 

조심해야할 하고개 구간    조심해야할 하고개 구간
 

무덤을 지나 철탑이 이어지는 190m봉을 넘어 비포장 맞고개를 건너뛴 140m봉지나 표식없는 수리고개에선, 공사중인 마온터널이 드러나면서 남산길을 버겁게 올라가야한다.

남산 입구 이후의 나무계단길엔 [한용운선생동상0.2km→]이정표가 반기고 그 아래엔 월남참전용사들의 위패를 모신 충령사와 국가유공자충훈탑이 있다.

충령사의 유공탑   충령사의 유공탑 
 

한용운 동상  한용운 동상 
 

꽃조개고개    꽃조개고개
 

한용운 동상을 둘러보고 꽃조개고개로 내려서면 어디로 가야할 지 어안이 벙벙해진다.

21번도로를 횡단해서 천야만야한 절개지를 따라 남녘으로 향하면 아파트건물이 마루금 아래로 깔리고..,

숲으로 들어 언덕너머 인삼밭을 통과, 신성역 철로를 건너가면 역사 반대편 와계마을 입구에는 미루나무  세 그루가 산길로 안내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더라도 그리 가지 말고 포장로 따라 마을로 들어 오른쪽 언덕배기로 올라가야 한다.

철로를 건너고    철로를 건너고
 

와계마을    와계마을
 

162.4m봉을 향하여..    162.4m봉을 향하여..
 

이어지는 구릉지대 최고봉은 고작해야 162.4m에 불과하고 그 곳엔 이번 코스 유일의 삼각점이 있지만 판독이 어렵다.

신곡리와 원천리를 넘나드는 고개마루 신작로를 건너 밭고랑 따라가다가 야산하나 넘어가면 축사 분뇨냄새가 코를찌르는 홍동면 마을길이다.

여기선 농로따라 맞은편의 철탑을 향하여 계속 동남진 해 나아가는데, 드넓은 감자밭과 보리밭을 한 바퀴 돌아 남쪽 저 아래 오서산을 바라보며 숲길로 들게된다.  

월곡마을의 광천~홍동간 지방도에 도착하면 계속 도로따라 이어지는 장곡초교앞 96번도상의 생미고개까진 3.5km의 거리다.

거기까진 포장도로를 하염없이 걸어야하는데, 이쯤에서 산행을 접고말고는 선택의 자유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악취가 심한 동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악취가 심한 동네?
 

 밭뚝따라가는 날등길     밭뚝따라가는 날등길
 

가까워진 오서산    가까워진 오서산
 

산행후기: 어둠 속을 달려온 버스는 어둠속에 우릴 내려 놓았고, 그 어둠 속으로 불 밝히며 오르내리다가 한두 번은 왔다갔다 하기도 했다.

홍동산 이후에야 여명은 트이기 시작했는데 주위는 온통 시커먼 잿덩이 나목 투성이고, 버려진 땅에는 인적이 드물어 산길마저 분명하질 않아, 아카시아 넝쿨 헤집고 나간다는게 여간 고역이 아니다.

어둠을 뚫고    어둠을 뚫고
 

광대수염  광대수염 
 

까치고개 다 가서야 쓰레기 매립장 철망 틈새로 일출의 장관을 볼 수가 있었는데, 날이 밝아지자 현장 풀밭은 온통 소리쟁이 천국이고 광대수염, 장대나물도 여기저기 무리지어 하얀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다.

백월산 오름길 초입에는 가막살나무가 화려한 꽃을 피어올렸고 정상에 다가갈수록 팥배나무꽃들이 기승을 부리는가하면 일부는 지고 있어, 얼마후의 작은 열매가 기대된다.

가막살나무꽃 가막살나무꽃  
 

팥배나무    팥배나무
 

정상석 터치하고 일행들 조식 틈을 타서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정상석의 이름이 지형도와는 달리 백월산이란걸 알았다.

조기등산 나온 한 분 붙들고 확인작업에 들어갔더니 의외로 그 분은 이것저것 자상한 설명을 덧붙인다.

우선 여기저기 기암들 아래의 촛불들을 가리키며 이 산은 사시사철 전국에서 찾아든 무당들의 발길이 끊어질 날이 없다며,

다른지역에선 강신이 잘 안되도 여기서 만큼은 확실한 강신을 보장받는 영험한 산이라고들 하더란다.

흔적   흔적
 

장대나물    장대나물
 

경치좋은 백월산을 내려와 치닫는 정맥길 숲속엔 올괴불나무열매가 조롱조롱 달렸고 보리수나무가 하얗고 단순한 꽃들을 소복히 달고 있다.

그 때였다. 새벽 어둠속에서부터 지금껏 따라오며 울어대던 검은등뻐꾸기가 아카시아 숲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산에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익히 들어서 잘 알고 있는 그 울음소리~ 호, 호, 호, 호오! 일명 홀딱벗고새...

보다 상세모습을 보려하자 훌쩍 날아가 버리고 한참 후에야 또다시 호, 호, 호, 호오 하고 따라오며 울어대는게 아닌가.

남의 새 둥지에다 한 개만의 알을 낳아서 남의 덕으로 자식을 키우는 나쁜 그 놈은, 겁이많고 경계심이 강해 사람만 나타나면 저렇게 울어대서 뭇 짐승들께 경고를 하고 다니는 것이다.

올괴불나무열매  올괴불나무열매 
 

보리수나무    보리수나무
 

검은등뻐꾸기    검은등뻐꾸기
 

하고개에서 한번 더 헤매고 난 뒤라 많은 시간을 지체해서 팔각정이 있어 조망이 좋은 남산은 올라갈 엄두도 못내고 곤두박질 치는데, 암만 바빠도 가는길의 충령사와 만해 한용운의 동상만큼은 필히 들러봐야겠다.

충령사는 공사중이어서 경내는 들러볼 수가 없고 대신, 앞마당의 월남참전용사탑이라든가 국가유공자충훈탑 등을 이리저리 기웃거리는데 무엇보담도 노랑철쭉과 연분홍철쭉이 눈길을 끄는 건, 저 색깔은 처음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용운 동상을 에워싼 산철쭉은 영산홍을 방불케하는 붉은색으로 단장하여 비문의 시와함께 발길돌리기 힘든 장면으로 앉아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 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속으로...

노랑철쭉    노랑철쭉
 

산철쭉    산철쭉
 

홍단풍    홍단풍
 

신성역의 역사를 통과하며 역장님께 고개 까딱하자, 맞받아 까딱인사로 빙그레 웃어주시고, 와계마을 농부님네는 우리같은 사람 하도 많이 봤던지, 묻지도 않은 산길 세세하게 일러주신다.

고개넘어 가는 인삼밭엔 오년근들을 그대로 방치해서 어디 뽑아갈려면 뽑아가봐라 하는 식이지만, 아무리 눈여겨 살펴봐도 손대고 간 흔적은 없다.

신곡리 고갯마루엔 유채꽃이 온 산을 노랑색으로 물들여서 보기가 좋았지만 내려선 홍동면은 정말 사람살 곳이 못되었다.

그 마을을 다 벗어날 때까지 따라오는 가축의 분뇨냄새는 전에 한 번 맡아본 애기똥풀 냄새보담도 훨씬 더 지독했다.

큰방가지똥    큰방가지똥
 

애기똥풀    애기똥풀
 

후미대장과 함께 코를 싸매고 잔뜩 찡그리며 내려서서 월곡마을 다가갈 즈음, 먼저 도착한 일행들의 걱정이 오가는 무전 교신내용이 들린다.

우리 이 지겨운 도로를 따라가는 것 보담은 이 쯤에서 마무리하는 게 어떠냐고 후미대장의 의중을 타진해본다. -아이고, 그거 좋지요. 내, 버스를 불러 올릴테니 여기 그늘에 앉아 푹 쉽시다^^**!

각시원추리    각시원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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