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리산 바래봉의 철쭉 산행

  


  

(철쭉 너머 삼정산과 천왕봉이...)

 

  

(팔랑치 부근에서 바라 본 고리봉 능선)

 

● 지리산이란...


 

한국 최초의 국립공원(1967년)이자 어머니의 산인 지리산은 백두대간이 시작되는 곳이자 끝나는 곳이며 낙남정맥이 시작되는 곳이자 끝이 나는 곳이다. 전북의 남원시와 전남의 구례군, 경남의 함양군과 산청군, 하동군을 품고 있는 면적 440.485㎢의 거대한 산이기도 하다. 지리산에는 수많은 식물과 포유류, 조류와 파충류 및 양서류가 서식하고 있고, 청학동이라고 부르는 이상향(묵계와 고운동, 세석과 불일평전, 악양의 청학골 등)이 있으며 화엄사, 천은사, 연곡사, 쌍계사, 칠불사, 대원사, 벽송사, 실상사 등의 명찰이 있다.

  

  

또한 지리산에는 지리10경(老姑雲海, 稷田丹楓, 般若落照, 碧宵明月, 佛日瀑布, 細石철쭉, 烟霞仙境, 天王日出, 七仙溪谷, 蟾津淸流)이라고 부르는 절경이 있고, 독바위, 홈바위, 망바위, 통천문, 장군대, 하동바위, 집선대, 국수동, 학선대, 육모정, 유선대, 왕등재 고산습지 등의 명소가 있으며 무제치기 폭포, 유암폭포, 법천폭포, 용추폭포, 불일폭포, 선유폭포, 구룡폭포, 가내소폭포, 한신폭포, 첫나들이폭포, 천령폭포, 내림폭포, 칠선폭포, 대륙폭포 등의 이름난 폭포가 있다.


 

아울러 지리산에는 횡천강(미륵골, 박단골, 터골), 화개천(내원골, 선유동계곡, 단천골, 대성골, 빗점골, 점골, 된골, 목통골), 연곡천(피아골, 용수골), 덕은내(용소골, 복구골, 도사골, 감나무골), 마산천(화엄사계곡), 서시천(천은사계곡), 요천(앞내골), 덕천강(대원사계곡, 한판골, 조개골, 장당골, 내원골, 중산리 계곡, 마야계곡, 도장골, 청래골, 거림골, 고운동계곡), 칠선계곡(칠선계곡, 국골), 백무동계곡(작은새골, 큰새골, 한신주곡, 한신지곡, 광대골), 뱀사골계곡(뱀사골, 와운골), 달궁계곡(하점골, 얼음골, 심원계곡, 대소골) 등의 계곡과 하천이 있다.


 

더불어 지리산의 주능선에는 천왕봉, 제석봉, 연하봉, 삼신봉, 촛대봉, 영신봉, 칠성봉, 덕평봉, 형제봉, 명선봉, 토끼봉, 삼도봉, 반야봉, 노고단 등의 봉우리가 있고, 소위 태극능선이라고 부르는 능선에는 종석대, 고리봉, 만복대, 고리봉, 세걸산, 바래봉, 덕두산, 중봉, 하봉, 웅석봉 등의 봉우리가 있으며, 황금능선, 남부능선 등의 지능선에는 영재봉, 지초봉, 간미봉, 원사봉, 차일봉, 월영봉, 형제봉, 왕시리봉, 불무장등, 통꼭봉, 황장산, 촛대봉, 삼신봉, 내삼신봉, 시루봉, 형제봉, 구곡봉, 써리봉, 삼정산 등의 봉우리가 있다.


 

지리산에는 수없이 많은 산행기점이 있다. 대표적인 산행기점으로는 중산리 기점(법계사 길, 유암폭포길 등), 내원사 기점(황금능선, 내원골, 장단골 등), 대원사 기점(대원사 길, 조개골 등), 추성동 기점(초암릉, 칠선골 등), 백무동 기점(한신주곡, 한신지곡, 하동바위길 등), 실상사 기점(삼정산 길), 뱀사골 기점(뱀사골, 달궁계곡 등), 운봉 기점(바래봉 길 등), 산동 기점(만복대 길 등), 화엄사 기점(화엄사 계곡, 천은사 계곡, 왕시루봉 등), 피아골 기점(피아골, 불무장등 능선 등), 쌍계사 기점(대성골, 연동골, 불일폭포 길, 칠불사 길 등), 청학동 기점(삼신봉, 낙남정맥 등), 내대리 기점(거림골, 도장골, 고운동계곡 등) 등이 있다.


 

● 바래봉의 철쭉 등산로


 

바래봉의 철쭉을 보기 위해서는 운봉을 기점으로 하여 산행을 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운봉을 기점으로 하면 산행거리가 짧아 산행이 끝난 후에도 얼마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따라서 장거리 산행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성삼재나 정령치를 기점으로 하여 흥부휴양림으로 이어지는 태극능선을 권하고 싶다.


 

◎ 운봉읍 코스

* 1코스 : 용산제→바래봉 갈림길(바래봉)→팔랑치→부운치→공안리

* 2코스 : 용산제→바래봉 갈림길(바래봉)→부운치→세동치→전북청소년 야영장

* 3코스 : 용산제→바래봉 갈림길(바래봉)→팔랑치→부운치→세동치→세걸산→고리봉→정령치

* 4코스 : 용산제→바래봉 갈림길(바래봉)→팔랑치→부운치→세동치→세걸산→고리봉→고기리

* 5코스 : 용산제→바래봉 갈림길→바래봉→덕두산→흥부자연휴양림→인월

* 6코스 : 용산제→바래봉 갈림길(바래봉)→팔랑치→내령리

* 7코스 : 용산제→바래봉 갈림길(바래봉)→팔랑치→부운치→상부운→하부운


 

◎ 산내면 코스(대중교통이 없으므로 자가용을 이용하여야 함)

* 1코스 : 내령리→팔랑→팔랑치→바래봉 갈림길→인월

* 2코스 : 하부운→부운치→팔랑치→바래봉 갈림길→바래봉→덕두산→흥부자연휴양림→인월

* 3코스 : 하부운→부운치→팔랑치→내령리


 

◎ 기타

* 1코스 : 성삼재→만복대→정령치→고리봉→세걸산→바래봉→덕두산→흥부자연휴양림→인월

* 2코스 : 정령치→고리봉→세걸산→바래봉→덕두산→흥부자연휴양림→인월


 

●  산행개요


 

* 산행일자 : 2005년 5월 15(일요일)

* 산행구간 및 구간별 도착시간 : 정령치 휴게소(07:13)→고리봉(07:33)→세걸산(08:45)→부운치(09:37)→바래봉(11:00)→덕두산(11:30)→갈림길(11:48)→흥부자연휴양림(12:42)→달오름마을(13:05)

* 산행거리 : 약 15km(실제거리 기준으로 참고 자료일 뿐임)

* 산행시간 : 5시간 52분(휴식 30분 포함)

* 참석인원 : 김영일, 허병화, 정연구, 신인희, 안성산지기

* 날씨 및 조망 : 구름이 거의 없는 맑은 날씨로 기온은 14 ℃ ∼ 25 ℃정도. 가스 때문에 조망이 시원하지는 않았음. 천왕봉 등 지리산 주능선과 태극능선, 삼정산, 삼봉산 등 북부 능선, 백두대간 일부 능선, 장안산 등 호남금남정맥 일부 능선, 동악산, 조계산 등이 조망됨.


 

● 지리산 바래봉의 철쭉 산행기


 

진달래하면 영취산이나 천주산, 화왕산 진달래가 으뜸이요.

철쭉하면 두리봉이나 소백산, 제암산, 비슬산, 한라산 그리고 이 바래봉 철쭉이 있다.

그 아름다움에 있어서는 이 지리산 바래봉의 철쭉이 천하 제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는 지리산 철쭉하면 돼지평전이나 세석이 으뜸이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지리산 철쭉의 대명사는 바로 이 바래봉 철쭉이 되었다.

그만큼 아름답기도 하거니와 접근이 쉬워 찾는 사람이 많았던 까닭이다.


 

작년에 시작한 영춘지맥을 아직도 마무리하지 못해 여러 가지로 개운치 않던 차에

마침 스승의 날이 일요일이라 예전에 모셨던 교장선생님을 모시고 바래봉을 찾았다.


 

고등학교 은사님이자 교단에서 모시고 있던 분이라

자주 찾아뵙고 인사를 드렸어야 했는데 이제야 모시게 되었으니 사실 면목이 없다.

반가워하시는 모습을 보니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정령치에서 바라 본 반야봉) 

  

  

(정령치에서 바라 본 천왕봉과 심원계곡) 

  

  

(고리봉 부근을 지나다가...)


 

남원에서 만나 하룻밤을 보낸 후, 새벽 4시 30분에 기상

콩나물 해장국으로 속을 채우고는 서둘러 정령치로 올라갔다.

하지만 정령치에 도착을 했을 때는 산행하기에 다소 늦은 6시 50분.


 

정령치에 도착하여 배낭을 꾸리고는 천왕봉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는데

한 무리의 사람들이 만복대를 지나 정령치로 내려서고 있다.

새벽 일찍 성삼재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일출을 보고는 내려오는 중이란다.


 

후미를 찾는 무전기 소리가 요란하고 움직이는 모습이 예사롭지가 않다.

생동감이 넘친다. 잠시 망설이다 우리도 후미를 따라 고리봉으로 올라갔다.

바래봉이 지척이라 그런지 이곳 능선에도 철쭉이 활짝 피어있다.


 

쾌청한 날씨 탓에 천왕봉과 중봉 그리고 하봉이 실루엣을 이루고

실상사에서 삼정산을 거쳐 삼각고지로 이어지는 능선도 햇살에 반짝인다.

반야봉의 두루뭉실한 봉우리도 아침 햇살을 받고 있다.


 

심원계곡에서 달궁계곡으로 이어지는 729번 지방도에도

차량의 행렬이 꼬리를 물고 있는지 엔진소리가 골짜기를 타고 이곳까지 들려온다.

이름을 알 수 없는 새소리도 그 엔진 소리와 함께 고리봉을 타고 넘는다.


 

산행을 시작한 지 20분만에 고리봉 정상에 도착,

삼각점과 대간의 마루금을 확인하고는 쉼 없이 산행을 이어갔다.

웬만하면 쉬었다 가련만 앞서가는 팀의 지체가 심해 앞질러 가기로 했다.


 

고리봉에서 세걸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에도 얼마간의 철쭉이 있어 산행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가끔씩은 바위 능선이 반겨주고 팻말이 등로를 밝혀 준다.

1275m봉을 지난 다음부터는 시눗대도 가끔씩 보였다.


 

그러나 삼신봉의 능선에서 보았던 시눗대에 비하면 이곳의 시눗대는 앙증맞을 정도,

산행을 하는데는 아무런 방해가 되지 않았다.

달궁계곡의 새소리도 싱그럽고 신록이 우거진 오월의 능선 길도 더 없이 상쾌하다.


 

산행을 시작한 지 한 시간이 지나자 몸도 서서히 적응이 되고 몸이 풀리자 여유가 있다.

지난밤의 이야기를 안주 삼아 이야기 삼매경에 빠지다 보니 어느새 세걸산의

표지목이 눈앞에 있다.


 

  

 (세걸산에서 바라 본 바래봉) 

  

 

(1122.8m봉에서 바라 본 바래봉의 철쭉) 

  

 

(1122.8m봉을 지나 능선 길을 따라 내려가면서...)

  

  

세걸산을 지나자 내리막길이 제법 가파르게 이어지고 그 끝에 헬기장이 나타났다.

헬기장 바로 앞에는 세동치의 갈림길이 손님을 맞고 있다.

여기서 좌측으로 내려가면 전북청소년야영장과 운봉읍 공안리가 나온다.

갈림길답게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부운치는 작은 봉우리 하나를 더 넘어간 다음에야 나왔다.

여기서는 공안리로 내려갈 수도 있고 상부운을 지나 달궁계곡으로 내려갈 수도 있다.

찾는 사람들이 많았던 탓에 양쪽 모두 등로가 뚜렷하다.


 

부운치를 지나 잠시 더 다리품을 팔자 삼각점이 있는 1122.8m봉의 정상이 나타났다.

이곳은 정상에 공터가 있고 나뭇가지가 적어 조망이 좋은 곳이다.

바래봉의 철쭉은 물론이고 지리산 주능선도 한 눈에 들어온다.


 

날씨가 무더워지기 시작해 우리는 여기서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한데 그늘이 있을 만한 곳은 앞서왔던 사람들이 모두 차지하고 있고

사람들이 없는 산 사면은 온통 지뢰밭, 무심코 앉았다가 봉변을 당할 뻔했다.


 

그래서 간식을 들자마자 곧바로 출발을 했다.

정상을 벗어나 잠시 내려가자 철쭉이 꼬리를 물며 이어졌다.

천상의 화원이라는 곳이 바로 이곳을 두고 하는 말인 모양이다.

무지개를 보려면 먼저 비를 맞으라고 했는데 걸어 온 보람이 있다.


 

(철쭉지대를 지나가면서...허병화, 신인희, 김영일, 정연구 선생님) 

 

 

(바래봉으로 이어지는 철쭉 능선에서...)

 

 

(바래봉으로 이어지는 철쭉 능선에서...)

 

 

(바래봉으로 이어지는 철쭉 능선에서...)

 

 

(바래봉으로 이어지는 철쭉 능선에서...)

 

 

(바래봉으로 이어지는 철쭉 능선에서...)

 

 

여기서부터 팔랑치를 지나 바래봉 갈림길까지는 철쭉길이 계속되고

철쭉 구경을 나선 산행객들로 지체와 정체가 반복된다.

사람이 반이고 철쭉이 반이다. 하지만 만개한 철쭉이 너무나 곱다.


 

사람들의 행렬에 섞여, 가다 서고 가다 서기를 몇 차례 반복했지만

철쭉 길을 따라 걷는 맛이 너무나 황홀하다.

녹색의 능선 위에 붉은 철쭉이 물들어 있으니 마치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하다.


 

바래봉 갈림길이 가까워질수록 용산제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의 숫자가 늘어났다.

올라오는 사람들의 물결이 또 하나의 화원을 이루고 있다.

바래봉 정상으로 이어지는 능선에도 사람들이 꼬리를 물고 늘어서 있다.


 

마치 누에가 기어가듯이 능선이 꿈틀거린다.

1980년도 초반, 이곳이 고향인 친구를 따라 처음 왔을 때는 그냥 그런가 보다 했는데

오늘 다시 와 보니 그 때의 추억이 새삼스럽다.


 

 

(철쭉 능선에서...)

 

 

(철쭉 능선에서...)

 

 

(철쭉 능선에서...사진을 찍고 있는 작가들을 보고...)

 

 

(철쭉 능선에서...고사목과 철쭉)

 

 

(철쭉 능선에서...)

 

 

(철쭉 능선에서...)

 

 

(철쭉 능선에서...)

 

 

(바래봉 정상에서 바라 본 세걸산과 고리봉 그리고 만복대)

 

 

(바래봉 정상의 사람들...)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바래봉을 피해 덕두산으로 향하자 사람들의 행렬이 잠시 주춤해졌다.

철쭉이 사라지면서 그저 그런 밋밋한 굴곡 능선이 이어졌다.

하지만 덕두산이 가까워질수록 다시 사람들의 행렬이 꼬리를 물고 있다.


 

그런 사람들 틈에 섞여 또 다시 지체와 정체가 반복되고

그러다 보니 어느 새 덕두산이 지나가고 휴양림으로 이어지는 갈림길이 나타났다.

우리는 여기서 다시 한 무리의 산행객들을 만났다.


 

아침에 대구를 출발하여 인월에서 산행을 시작했다는 사람들이다.

자연휴양림에서 올라오는 길은 경사가 제법 가파른데 굳이 이곳으로 올라오는 것을 보면

이분들도 산 욕심이 대단한 모양이다. 시간은 이제 12시를 넘기고 있다.


 

산행을 시작할 때는 7시간 정도를 예상하고 있었는데

일행의 걸음이 생각보다 빨라 산행을 시작한 지 5시간 30분만에 휴양림에 도착하였다.

사람들이 많아 쉬는 것이 걷는 것보다 더 힘들었던 탓도 있다.

실로 오랜만에 찾아왔던 바래봉에서의 하루는 그렇게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