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바래봉(1,165m)』
산행코스: 정령치-고리봉-세걸산-부운치-팔랑치-바래봉-운봉
 위치 : 전북 남원시 운봉읍
도상거리 (약 14km / 약 7 시간 소요 / 만보계 약 28,000 步)
2005 . 05 . 15 일요일  맑음 (12.5~25.7도) 일출,일몰(05:25~19:26)
산행인원 : 피닉스 안내산악회 40명 반쪽과 동행
산행 개념도

바래봉 개요

바래봉이란 본래 발산(鉢山)이라 하였으며,
바래란 나무로 만든 승려들의 밥그릇인 바리란 뜻으로
봉우리 모양이 비슷하게 생긴데서 유래(속칭 삿갓봉이라고도 하는데,
삿갓봉은 승려들이 쓰고 다니던 삿갓 모양과 같은데서 유래)되었으며,
바래봉은 지리산 줄기가 이어져 고리봉(1,304m), 세걸산(1,198m),
바래봉(1,165)등이 산세를 갖추고 있습니다.

운봉의 10경중 바래봉 달빛아래 들리는 경쇠소리가 있듯이
바래봉(발산)에는 산제당과 절이 산재해 있었던 것으로 전래되고 있습니다.

왼편 부터 천왕봉을 시작으로 지리산 주 능선이 파노라마 처럼 펼쳐진다.
달구어진 엔진소리가 얼마 전 부터 힘에 겨워한다.

해발 1000여 미터를 단숨에 올려 놓을려니 힘들 수 밖에...
지리산 서북릉 정막을 깨고 한동안 오르던 전원이(피닉스 안내산악회 버스)가
정령치 휴계소 넓은 장소에서 정차한다.

먼저 도착한 안내산악회 버스들 사이를 비집고 나가 건물 옆 계단을 밟으면서
사부작 사부작 걸음을 옮긴다.
▲ 가운데 우뚝 선 봉이 지리산 반야봉
헤드렌턴 가드다란 불빛으로 등로 좌우를 비추며 곤히 잠든 철쭉을 애써 깨워도 보고,
등로 길 저만치 펴있는 야생화에도 아는척을 해본다.

야생화의 향기를 코끝으로 느끼며 칠흑같은 어둠을 한꺼풀 벗기고 나면
하늘 저끝에서 먼동이 피어 오르고 싱그런 밤공기를 살짝 거두어간다.

맞은편 지리산 주능이 회색 빛 분칠로 곱게 단장하고 나신을 들어내며..
노고단을 시작으로 반야봉, 천왕봉 이어지는 장쾌한 주능선 자락이
차~악~ 앵기기 시작한다.
▲ 날이 밝아 오면서 천왕봉이 뚜렸하다.
▲ 반야봉
▲ 명선봉, 토끼봉이 뚜렸하게 조망..

▲ 지나온 길(만복대, 고리봉) 조망

세걸산에서 반야봉 계곡...

선뜻 엄두가 나질 않던 고리봉! 가볍게 그 봉우리에 도착한다.
수목이 울창한 것도 아닌 돌아보면 걸어 온 길이 구불구불 드러나고
손에 잡힐 듯 듬직한 만복대가 맏형처럼 고리봉을 지켜주고..

진작 부터 따라 붙던 반야봉도 이 곳에서 잠시 쉬어간다.
따스한 커피향에 새벽 공기를 녹여놓고 다시금 세걸산을 향하는 길손의 발길은
그져 바쁘기만하다.

걷고 또 걸어도 세걸산 봉우리는 도통 보이질 않고 이제 세~걸~ 인가 싶으면
그 너머에 또 다른 봉우리가 어깨를 드리민다.

토끼봉, 반야봉...
부운치에서 지나온 길(만복대, 고리봉, 세걸산)조망
▲ 천왕봉 방향

끝도 없을 것 같던 봉우리들을 넘고 넘어 2시간이 지나서야 겨우 세걸산에 도착한다.
지리산 천왕봉이 뚜렷한 윤곽을 드러내며 지리산 주 능선 전모가 파노라마 처럼 펼쳐지고
참으로 멀게 느껴지는 바래봉이 바래처럼 점잖게 앉아있다.
선두와 후미가 확연히 벌어지고 조급함에 서둘러 부운치를 향한다.

험한 무명봉은 우회하고, 만만하면 기어오르고, 가끔 전망봉에 오르면
계속 따라 붙는 지리주능 실루엣을 감상 해가며 어느새 부운치에 도착한다.
둔덕 끝선에 서서 바래봉 방향으로 이어지는 천상 화원을 보는 순간 누구나
감탄사를 자아내고 그 아름다움에 혼을 쏙 빼놓는다.

▲ 부운치에서 조망 1 (바래봉)
▲ 부운치에서 조망 2 (바래봉)
▲ 철쭉 1
철쭉 2
철쭉 3
철쭉 4

이제야 찾아 온 길손이 야속 하다며 수줍어 떠는 꽃잎 골라 입맞춤 해주다보면
붉은빛 일구어낸 팔랑치 풍광 속에 한 없이 빠져든다.

끝없이 이어지는 꽃길 마력에 이끌리다 보면 좀처럼 발길을 돌릴 수 가 없다.
겨우 반쪽의 성화에 이끌려 아쉬움 한가닥 팔랑치에 묻고 바래봉을 향한다.

철쭉 5
철쭉 6
철쭉 7 (세걸산 방향)
철쭉 8 (바래봉 방향)
철쭉 9
철쭉 10 (바래봉 방향)
지나온 능선들...

믿음직스런 표지목이 서있는 바래봉에 도착,
고리봉을 시작으로 지나온 능선과 봉을 이어 가다
팔랑치에 머물러
철쭉 군락지 천혜의 비경을 한가득 눈에 담고 서둘러 운봉 마을로 하산을 시작한다.

내림길에 만난 하얗게 핀 산 딸기꽃이 오늘따라 초라해 보인다.
저 꽃.. 빠알간 열매는 철쭉이 지기를 기다리는 걸까?

정말 오늘은 장쾌한 지리산의 근엄함에 취하고,
돋아난 연초록 새 이파리 아름다움에 취하고,
팔랑치 철쭉 화사함에 취하고,
믿음직 스런 바래봉에 취해 버렸던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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