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0일(화요일)은 축령산과 서리산의 서쪽에 있는 주금산에 가 보기로 한다. 비금리에서 2코스로 올라가 주금산 정상에서 포천의 사기막골로 내려갈까 생각해 보다가 4시간 정도의 싱겁고 짧은 산행보다는 철마산까지 종주를 하고 싶어서 1코스로 오르기로 한다. 천마산까지는 시간도 많이 걸리고 지나치게 먼 거리라서 절반으로 나눠서 종주하려고 하는 것이다.

8시 55분에 집을 나와서 전철로 청량리역까지 가서 미주상가 건너편의 버스정류장에 닿으니 10시가 다 됐다. 5분 이상 기다려서 10시 5분에 비금리행 330-1번 좌석버스를 타니 한시간 30분이면 도착할 줄 알았던, 몽골문화촌이 있는 수동국민관광지까지 12시가 다 된 시각에 도착한다. 버스가 오던 길로 조금 되돌아가니 우측에 주금산의 등산로를 가리키는 방향표지판이 보인다. 그 길을 따라 쭉 들어간다. 2분 후에 1코스에서 정상까지 4.38 킬로미터, 2코스에서 정상까지 4.73 킬로미터라는 표지판과 함께 주금산 등산로 안내판이 나타난다. 그런데 2코스의 남쪽에 있어야 할 시루봉이 이 안내도에는 1코스의 북쪽에 있는 걸로 돼 있다. 높이가 다른 걸 보니 동명이봉(同名異峰)인가 보다.

5분을 더 오르니 삼거리가 나오고 좌측으로 간다. 곧 다시 삼거리가 나오는데 좌측의 계곡을 접한 샛길로 내려간다. 시원하게 흘러 내려가는 물소리를 들으며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콘크리이트 포장의 임도를 걷는다.


내린 버스정류장 - 수동국민관광지.


주금산 들머리.



주금산 등산로 안내도.


비금계곡 1.


 

비금계곡 2.


비금계곡 3.

 

들머리에 들어선 지 40분 만에 계곡합수점의 방향표지판이 나타난다. 방향표지판은 등로의 좌측에 깊숙이 틀어박혀 있지만 길이 좌우로 명확하게 갈라진 삼거리라서 1코스와 2코스의 분기점이라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2코스의 초입은 돌밭길이고 1코스는 계속 이어지던 콘크리이트 포장의 임도가 계속된다. 1코스로 들어선다. 길은 비포장의 좁은 등로로 변하고 1코스 입구에서 18분 만에 서리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길과 만나는 능선삼거리에 닿는다. 좌측으로 꺾어져서 올라간다. 이 곳부터 능선길이 시작된다. 능선길에는 군데군데 통나무를 반으로 잘라 만든 벤취가 있는 쉼터가 있다. 등로의 로프지대와 나무계단길을 오른다.


계곡합수점의 방향표지판.



2코스 들머리.


1코스 들머리.


서리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길과 만나는 능선삼거리.


로프지대.


나무계단길.

 

등로를 열심히 오르다보니 우측에 암봉이 보인다. 795봉이다. 795봉에 오르니 네 명의 산행객들이 올라와 있다. 인사를 하고 주위를 조망한다. 남쪽의 바로 밑에는 주금산의 주능선길이 보이고 그 우측에는 독바위가 있다. 그리고 동쪽으로는 서리산(霜山)과 축령산이 보이고 북쪽으로는 805봉과 그 뒤의 주금산 정상이 겹쳐서 보이고 주금산의 우측 저 멀리로는 운악산의 걸출한 웅자(雄姿)가 한 눈에 들어온다. 종주해야 할 남쪽으로는 헬리포트와 시루봉이 보이고 뾰족한 787봉의 뒤로 철마산이 살짝 고개를 내밀고 있고 좌측으로는 천마산이 희미하게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795봉에서 식사를 하며 20분 정도 쉬다가 주금산 정상을 향해 내려선다.


 
795봉.

795봉에서 바라본 주금산 주능선길과 우측의 독바위.


795봉에서 바라본 서리산과 축령산.


795봉에서 바라본 805봉과 그 뒤의 주금산 정상.


795봉에서 바라본 운악산.


795봉에서 바라본 헬리포트와 시루봉, 787봉, 철마산, 천마산.

 

주금산의 전위봉인 805봉에 닿는다. 그리고 헬리포트를 지나니 곧 정상표시석과 삼각점, 깃대, 소방서 안내판, 방향표지판이 설치된 해발 813.6 미터의 주금산 정상이다. 산세가 비단 같이 아름답다고 해서 주금산(鑄錦山)이라고 이름붙여진 산이다. 베어스타운과 사기막골 쪽으로 등로가 나 있는 것을 확인하고 바로 오던 길로 되돌아간다.

다시 805봉으로 되돌아가서 주금산 정상의 모습을 카메라로 찍는다. 헬리포트에서 약간 내려섰다가 다시 올라서야 주금산 정상이기 때문에 쌍봉(雙峰)처럼 보인다. 그러니까 이 곳에서 바로 앞에 보이는 부분도 주금산 정상이 아니라 헬리포트인 셈이다.

아까 식사를 한 795봉의 정상부분도 카메라에 담고 795봉 남쪽의 헬리포트로 오른다.


주금산의 전위봉인 805봉 정상부분.


805봉과 주금산 정상 사이의 헬리포트.


주금산 정상 - 해발 813.6 미터.


주금산 정상의 방향표지판.


805봉에서 돌아본 주금산 정상.


795봉의 정상부분.

 

헬리포트 오름길에 바라본 독바위와 주금산의 주능선길을 카메라에 담고 독바위로 오르기 위해 되돌아간다. 주능선길의 방향표지판이 있는 곳의 약간 밑에 있는 샛길로 진행하니 독바위가 나온다. 독바위 위로 올라서서 주변을 잠시 조망하다가 내려와서 다시 헬리포트로 되돌아간다. 독바위를 들렀기 때문에 20분이 더 지체된다.

헬리포트에서 17분 쯤 진행하니 나무에 우측으로 꺾어지면 안암절 하산로라는 표지판이 부착돼 있다. 직진한다. 눈 앞으로 시루봉이 다가오고 사루봉의 좌측으로는 천마산이, 우측으로는 787봉이 우뚝 서 있다.

16분 쯤 더 진행하니 삼거리의 이정목이 나타나는데 우측으로 꺾어지면 안암절 하산로이고 직진하면 남양주시라고 적혀 있다. 직진한다. 이정목에서 2분 만에 삼거리가 나타나는데 여기서 좌측으로 내려가면 비금리 하산길이고 우측으로 오르면 시루봉으로 가게 된다. 우측으로 진행하면 2분 만에 다시 이정목이 나타나는데 시루봉까지 0.59 킬로미터라고 적혀 있다. 이 곳에서 13분 만에 해발 650 미터의 시루봉 정상에 닿는다.


헬리포트 오름길에 바라본 독바위와 주금산 주능선길.


독바위의 남쪽에 있는 헬리포트.


독바위 위에서 바라본 805봉과 그 뒤의 주금산 정상.


시루봉과 787봉(우), 천마산(좌).


좌측의 비금리 하산길과 우측의 시루봉 오름길로 갈라지는 삼거리.


눈 앞에 다가온 시루봉.


초라한 시루봉 정상 - 해발 650 미터.

 

시루봉을 내려서서 능선길을 진행하다가 16시 10분 경에 무명봉에서 10분 정도 쉬다가 일어선다. 다시 등로를 진행하여 시루봉에서 40분 만에 헬리포트에 닿는다. 그리고 10분 만에 두 번째 헬리포트에 닿는다. 뾰족한 787봉의 모습이 가까워진다. 787봉을 향해 한참 오르다가 주금산과 여태까지 지나쳐 온 능선길을 뒤돌아본다.

서서히 바위지대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험한 바위를 조심스럽게 내려서니 곧 사방의 조망이 시원하게 뚫려 있는 헬리포트인 787봉이 나온다. 이 곳에서 10분 쯤 쉬다가 갈 길을 재촉한다. 10분 만에 헬리포트가 나온다. 갈 길이 먼데 일몰시각이 다가오니 마음이 조급해진다. 헬리포트에서 2분 만에 나무에 누군가가 철마산까지 1.7 킬로미터가 남았다고 써 붙여 놓은 표지판을 본다. 앞으로 40여분만 더 걸으면 된다고 생각하고 힘을 낸다.


시루봉에서 첫 번째 나오는 헬리포트.


시루봉에서 두 번째 나오는 헬리포트.


아스라이 보이는 주금산과 지나쳐 온 능선길.


바위를 내려서서...


헬리포트인 787봉.


787봉 다음의 헬리포트.

 

로프를 잡고 내려가야 하는 바위지대가 나온다. 이 곳을 내려와서 8분 만에 진벌리로 하산하는 길이 있는 사거리안부인 길재에 닿는다. 하산할 곳이라고 생각하고 눈여겨 보고 나서 15분 만에 철마부대에서 설치한 깃대가 있는 곳에 닿는다. 바로 앞에 더 높은 곳이 있어서 그 곳으로 오르니 좁은 봉우리에 삼각점이 설치돼 있는, 해발 711 미터의 철마산 정상이다. 정상 표식은 없지만 이 곳에서 남쪽으로 가까운 곳에는 여기보다 더 높은 곳이 없어서 이 곳이 철마산 정상임을 직감한다.

다시 깃대가 있는 넓은 곳으로 내려와서 10분 쯤 쉬다가 하산을 재촉한다. 15분 만에 길재에 닿아서 표지기가 설치된 좌측의 내리막길로 내려선다. 긴 능선의 종주길에서는 뚜렷한 능선길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되는, 군데군데 나타나는 탈출로 겸 하산로의 표지판은 기본적으로 설치해 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초행길이거나 여러 번 왔었던 사람일 지라도 다녀 보지 않은 길일 경우에 위급한 상황에는 표지판을 믿고 길을 잃지 않고 하산하게 하는 배려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교적 험한 능선길을 한참 내려가다보니 길이 두 갈래로 갈라진다. 왼쪽길은 끝까지 능선길로 이어지고 오른쪽길은 능선길로 내려서다가 중간 쯤에 계곡길로 바뀌는 길로 도면에서 봤었기 때문에 일몰이 임박해서 어두운 계곡길을 피해 왼쪽의 능선길을 택해 내려간다.

마침내 무덤이 많은 곳이 내려다보인다. 무덤이 보인다는 것은 민가가 가까워졌다는 것이고 날머리가 가까워졌다는 것이다. 무덤군의 우측으로 내려서서 길을 따라 내려가니 진벌리의 포장도로와 만나는, 철마산의 날머리에 닿는다. 일몰시각보다 십여분이 더 경과했지만 희미하나마 빛이 남아 있는 어슴푸레한 때다.


로프지대.


삼각점이 설치된 철마산 정상 - 해발 711 미터.


철마산 정상 바로 밑의, 철마부대에서 설치한 깃대가 있는 봉우리.


안부사거리인 길재에서 좌측의 진벌리 하산길로...


나뭇가지에 걸린 석양.


무덤이 많은 곳으로 내려가게 되고...


철마산 날머리 - 진벌리의 포장도로를 만나는 곳.

 

포장도로를 따라 십분 쯤 내려오니 마을 저수지에서 지치지도 않고 끊임없이 합창을 하고 있는 맹꽁이들의 노랫소리가 나를 반긴다. 참으로 오랜만에 듣는, 농촌의 정겨운 풍경이다. 좀 더 내려와서 한 농가의 파밭을 찍는다. 이미 어두워졌지만 파잎 위의 흰 파꽃이 인상적이다.

18시가 다 돼 진벌리의 버스 종점에 닿는다. 18시 10분에 7-7번 버스가 온다. 이 버스를 타고 10분도 채 못 돼 광릉내의 버스 종점에서 내려 의정부로 가는 21번 버스를 타니 버스카드로 1800원이 결제된다. 50분 만에 의정부 구버스터미널에 도착하여 의정부역 앞까지 걸어가서 1148번 버스를 타고 귀가한다.

오늘의 산행은 시간에 쫓긴 느낌이 다분하다. 산행에서 30분 내지 한시간의 여유는 휴식과 안전, 조망을 위해 매우 중요한 것이다. 초행길이고 긴 산행길일 수록 충분한 시간여유를 갖고 산행에 임해야 더 안전하고 즐겁고 여유있는 산행을 하게 될 것이다.

주금산은 어감(語感)이 갖는 살벌한 느낌과는 달리 동네의 야산 같이 위험한 곳이 없어서 산책삼아 가족이 함께 산행하기 적합한 곳이었고 철마산 쪽으로는 산행을 안내하는 표지판이 전혀 없어서 산악회에서 설치한 리본이나 사설(私設)의 간이표지판에 의존해야 했는데 주금산에서 천마산까지의 기나긴 종주길의 중간에 위치한 산이니만큼 산행객들의 안전을 위해서 길목마다 간이표지판이라도 하나씩 설치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도시에 근접해 있지만 산이 깊어서 유사시에 탈출로를 확보하려면 하산로가 어디어디에 있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맹꽁이 소리가 정겨운 저수지.


한 농가의 파밭과 파꽃.


진벌리 버스 종점.


광릉내 버스 종점의 버스 시간표.


의정부역 앞 버스정류장의 전봇대에 붙여 놓은 산정호수행 138-6번 버스시간표.


오늘의 산행로 1.


오늘의 산행로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