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 : 2005년 5월 8일(일요일)   날씨: 맑음

산행지 :  광양   백운산

산행경로 및 고도 : 형제봉(861.3m) - 도솔봉 (1123.4m) - 따리봉 (1127,1m)~한재

산행거리 :12km

산행시간 :약5시간 30분

함께한 사람들 : 대구일송산악회 회원님들

 

 

 

 

************산행기

 

 

7일(토요일) 남편이 새로 시작하는 사무실의 오픈식을

밤늦도록 도와주고  집에와서 씻고나니  

새벽2시가 넘어  잠자리에 들었다.

지리산에 가기로 약속을 한 터라 일찍(아침 5시) 일어나야 되는데

눈을 떠보니 시각이 아침 6시를 지나 버렸다.

버스는 이미 떠났으니  날아가도 소용이 없을것이고....

 

정말로  금할길 없는 죄송한 마음을

함께 산행하기로한   일요산장  이길석대장님에게 문자를 보내고

문득 달력을 쳐다보니 [일송산악회-백운산]이라는 메모가 보였다.

 

윤태금님에게 전화를 드리니 07시 출발이라며

 대우아파트 정문에서 만나자신다.

쉬는날 산에 안가면 발톱에 두드러기라도 나는지....

 

부랴부랴 전날 먹다 남은 찬밥에 김치 한통으로 대충 점심을 챙기고

어제 개업식에 쓰고 남은 쑥절편과 방울 도마토를   좀  담고

가는 길에 김밥 2줄을 사가지고 택시를 타고 약속장소로 달려갔다.

 

6시 50분에 윤태금씨를 만나 그분 차로 유통단지 출발지점으로 갔다.

어버이날이라 그런지  참가인원이 많지 않았다.

버스는 아침을 가로질러 광양으로 향해 시원스레 달린다.

너무 피곤하여 잠을 좀 청해보지만 오히려 눈은 더 말똥  말똥거린다.

 

어느덧  광양나들목을 빠져나온 버스는

지난번 히어리님과 산사랑방님. 진맹익님. 산친구들과 백운산 종주 날머리로 잡았던 성불교에 다다른다.

 

[ 10 : 25 ]

어제 비가내렸는지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가 무척 상쾌하다.

산 초입은 깍여 있는 황토길인데 급경사로 바로  올라야할 길에

잠시 알바를 하고서야 제대로된 산행로를 찾아 오름길로 오른다.

 

형제봉까지는 소나무 숲 육산길이라 폭신폭신하다.

간혹 보이는 고사리를 꺽어가며 산행을 한다.

이곳은  벌써 고사리는 많이 자라서 활짝 핀것도 있다.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이 땀을 식혀주어

산행하기엔 너무도 좋은 날씨인데

가슴도 답답하고 왠지 발걸음에 힘이 없다.

 

생각해보니 아침으로 급히 먹은 김밥이 체한 것 같았다.

일송산악회 회장님께서 걱정이 되시는지 천천히 가라시지만

가슴은 더 답답해지고 배냥무게도 천근만근이다.

늘 같은 무게의 배낭이지만 오늘은 왠지 무척 무겁게 느껴진다.

 

쑥절편을 꺼내어 회원님들에게 드시게 하니

배냥무게는 조금 줄어든 기분도 든다.

아무래도 가슴이 답답하여 수지침으로 혼자 따보기도 하지만 ,

조금 나아진 것도 같은데 답답한 가슴은 여전하다.

이기선 회장님께서 배냥이 너무 무겁다면서 무게를 줄이자  하신다.

도시락과 과일을 건네드리고 나니 배낭무게가 줄어 조금 편했다.

 

그때 중국에서 이두영님으로부터 전화가 온다.

잘지내는지?

산행중인지?

전화기에서 들리는 목소리가 얼마나 반가운지....

 

[ 11 : 58 ]

힘들게 오름길을 올라 어느덧 형제봉에 다다른다.

선두에 가신분들은 모두 형제봉을 지나 멀리 가 버리셨는지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아무도 없는 형제봉엔 시원한 바람만이 우리를 반겨준다.

 

아!!! 능선길이 얼마나 보기좋은지...

형제봉까지 약2km 를 어렵게 올랐더니

멀리 보이는 아랫마을과 주능선길이 참 아름답다.

이제 답답하던 가슴이 조금 트인다.

다시 도솔봉을 향해 진행하는데 철계단이 설치되어있다.

좀 오래된 철계단이다.

몸상태가 조금 나아진 것 같아 열심히 걷는다.

선두와의 차이가 얼마인지 모르지만

조용한 산길을 회장님과 함게 부지런히 걸었다.

 

[ 12 : 25 ]

성불사에서 오르는 길에 부부산꾼을 만나

반갑게 서로 인사를 나눈 후

도솔봉을 향해가는데 윤태금님이  붙여둔 시그널이 보인다.

어느 능선에 다다르니 앞서 가시던 윤태금님과 총무님이 계신다.

 

윤태금님은 한국의산 700산 이상을 등정하신 분으로

우리산 찾기에 심혈을 기우리시는 분이시다.

 

나처럼 배가 잔뜩 불러 무등산 수박이라 놀려보지만

그분의 산 사랑하시는 모습은 누구도 따라가기 힘들 것이다.

산이있어 알게 된, 연배이신 윤태금님이 항상 부러웁기 그지없다.

산을 찾아 언제고 떠나시는 그 모습때문에....

 

간혹 산행로에 수줍게 피어있는 철쭉꽃과

능선길에 안개가 이리 저리 움직이는 모습들.....

 

[ 13 : 20 ]

힘들어도 참고 오르다 보니 어느덧 도솔봉 정상이다.

앞서가신 분들이 정상석 옆의 헬기장에 옹기종기 모여서

맛있는 점심을 드시고 계신다.

후미에 오른 회장님과 총무부부와 함께모여 점심을 먹지만

아침에 체한 게 아직도 내려가지 않았는지 밥맛이

 영~~~없다.

회장님께서 조금이라도 먹어야 산행할 수 있다고 하시면서

"자숙씨 몸도 좋지 않으니 그만 하산을 하자."고 하시지만

"전 이제 시작입니다." 하면서 따리봉으로 나섰다.

 

점심을 다 드신 회원님들은 도솔봉 정상석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헬기장(점심 먹은 장소)에 조그마한 휴지조각도 조차도 모두 깨끗이 정리를 하신다.

산행문화가 잘 잡혀있는 일송산악회이다.

맛있게 먹어야 할 점심을 대충 때우고 따리봉을 향하여 GO~

 

내가  지나온 능선길은 안개속에 모습을 감춰버리고

올라온 만큼 다시 급경사 내림길이 이어진다.

전망이 무척 좋은 바위에 앉아서

방금 식사를 마치신 듯 한 부부에게 인사를 건넸다.

"반갑습니다.'

 

저 멀리 바라보이는,

춤추는 능선길에 감탄사가 절로 난다.

뱀사골 못지 않게 긴 골짜기를 내려다보니 가슴이 뭉클해진다.

산행로에 버티고 서있는 분재같은 아름다운 소나무를 디카에 담았다.

 

백운산 정상은 안개에 가려서 보이지 않지만

그 아름다움은 내 눈속에서 아롱거린다.

산행길에 보이는 노랑 제비꽃과

이름 모를 야생화가 자꾸만 발길을 멈추게 한다.

 

그때 좀전에    중국에서 전화주신 이두영회장님이 함게하신

새한솔산악회의 시그널이 내눈앞에 멈춘다.

타국 멀리 중국땅에서 이 고향산천이 그 얼마나 그리우실까?

그저 "건강하게 계시다가 오세요." 라는 부탁만 드릴 수 밖에 없었지만 시그널이 봰것 만큼 반갑다.

 

참새미재에 도착했다.

도솔봉에서 1.2km를 온 셈이다.

여기서 그만 하산하시는 몆분이 계신다.

 

[ 14 : 24 ]

따리봉까지 0.8km

오름길을 지나 따리봉에 올라서니 가히 환상이다.

윤태금님은 계속 농담을 하시며 오르시는데 폐활량이 대단하시다.

무등산 수박을 차고서........ㅎㅎㅎ

 

[ 14 : 57 ]

따리봉 정상에는 등산안내도가 잘 설치되어 있었다.

안내도를 보면서 백운산 정상까지 가자고 하시는 분도 계신다.

백운산 종주 코스는 약 11시간30분 정도.

 

한재까지 1.4km

 

내림길이라 한재까지는 힘들지 않았지만  

한재에서 산행이 끝나는 지점까지 2.4km

시멘트포장길이 간간히 석여있다.

 

[ 15 : 29 ]

시멘트 포장길이라 발바닥이 아파오기 시작하는데

에공~~~~어찌 갈까나?

지난 산행에 마치지 못한 구간 중에 한재~신선대만 남겨두고

백운산을 모두 걸어본 셈이다. 

 

[ 16 : 06 ]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상태에서 하는 산행이 좀 무리한 것도 같았지만

그래도 안전하고 즐겁게 산행을 마칠 수 있었으니

이 얼마나 기쁜 일인가?

 

산은.....

산은.....

언제나 나를 큰 행복으로 사로잡는 사랑스런  나의 애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