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 만덕산~수양산(호남16)

1:25,000지형도=창평

2005년 5월 8일 일요일  맑음(11~23도)   일출몰05:35~19:23

코스: 방아재11:30<2.0km>만덕산12:30<2.2km>▲453.6m봉13:30<1.7km>▲수양산14:30<1.3km>선돌마을15:00<1.4km>▲국수봉15:30<1.9km>406m봉16:00<1.6km>노가리재16:30

[도상12.1km/ 5시간 소요]

지형도    지형도
 

개요: 전라남도 담양군 대덕면의 3번지방도 방아재를 출발, 만덕산(575m)~수양산(593m)~국수봉(558m)을 넘어서 담양군 창평면의 1번지방도 노가리재까지 진행하는 이번 구간은,

도상거리가 12.1km에 불과하고 만덕산과 수양산 오름길이 버겁긴 해도 5시간이면 주파가 가능한 비교적 수월한 S코스 구간이다.

만덕산에서 본 진행방향    만덕산에서 본 진행방향
 

만덕산엔 할머니바위와 신선바위 그리고 신선화장실바위가 특이하긴 해도 지형도상의 고깔바위라든가 범바위는 어디론가 이사를 가 버렸고, 애써 올라간 이번 구간의 최고봉인 수양산에도 농바위가 없어서 아쉽기는 마찬가지고...,

그러나 도상거리 433.5km 호남정맥의 전체구간중 중간지점을 통과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는 현장이기도 하다.

설명없는 이정표  설명없는 이정표 
 

높이에 비해 유난히도 저수지가 많아 동쪽 산자락 아래론 청운제. 가제제. 입석제. 산정제 등이 있고 서쪽 구비치는 곳에도 문학제. 질마제. 윤천제 등이 있어 심산유곡을 탐방하는 기분이 드는,

이번 가는길 동쪽의 대덕천, 남천은 동복호로 모아져서 동복천~주암호~보성강~섬진강을 따라가서 광양만으로 빠지들지만 서쪽의 창평천, 삼천천은 영산강 물길따라 목포앞바다로 흘러간다.

가까이서 본 질마제 저수지    가까이서 본 질마제 저수지
 

가는길: 호남고속국도 옥과나들목으로 빠져든 3번지방도 방아재에서 만덕산을 향하는 오름길은 최근의 산불로 아직은 많은 숯덩이들이 뒹굴고 있다.

일단 봉우릴 넘어서면 맥을 타는 사람들 외에는 출입이 없어서인지 오지산행을 하는 느낌이 든다.

남쪽 청운제에서 북쪽 문학제로 넘어가는 임도 절개지에서는 갑자기 낭떠러지로 내 몰려도, 잘 살피면 왼쪽으로 절개지 따른 소로가 있어 쉽게 임도를 통과할 수 있다.

400m봉에서 만덕산으로    400m봉에서 만덕산으로
 

이어지는 만덕산 오름길은 무척 가파르지만 폐 헬기장 억새지역을 통과하면 주능선길은 완만해지면서 [정상 할머니바위50m→/등산로..]이정표가 있는 삼거리에서 산신제단을 거쳐 정상을 향한다.

패널판 하나 정상표시를 하고 있는데 높이 575m의 가운데 숫자 7은 새가 물어가고 없다.

지형도에는 무자등바위로 표기된 할머니바위는 정상 아래로 약간 내려서야 보이고, 정맥길은 그 뒷편으로 끝간데 없이 이어지지만 날등을 타려면 삼거리로 되돌아가야 한다.

만덕산에서 본 백아산    만덕산에서 본 백아산
 

만덕산에서 본 창평면    만덕산에서 본 창평면
 

이어지는 날등길은 탄탄대로가 이어지는데 가는길엔 고인돌 모습의 신선바위가 낙락장송아래 누위있고, 그 아래론 천야만야 절벽이 쭉 이어져서 보는이로 하여금 간담을 서늘케 한다.

좀 더 진행하면 신선화장실바위가 있는데 어느 호사가가 장난스레 갖다부친 이름이겠지만, 신선이 화장실로 사용했다는 건 억지임을 알 수 있다.

 할머니바위     할머니바위
 

신선바위    신선바위
 

신선바위 절벽지대    신선바위 절벽지대
 

[운암리대덕→/등산로..]삼거리를 지나 522m봉 오름길은 한적한 오솔길이고, 지형도마다 각각 높이가 다른 450.9m봉의 [독산208]삼각점이 있는 봉우리 가는길은 밤나무 재배단지로 조성해서, 어린묘목들을 심어놓아 시계가 좋은데 거기선 하늘금 끝자락의 무등산이 뚜렷하다.

동진해왔던 450.9m봉에선 남쪽방향으로 휘어지는데 맞은편으론 수양산이 뚜렷하다가, 숲길로 접어들면 [호남정맥중간지점231km]알리는 이정표가 있어도 설명문이 없어 아쉽다.

다음에 가야할 무등산    다음에 가야할 무등산
 

마주보는 수양산    마주보는 수양산
 

입석제에서 가제제로 넘어가는 비포장 임도를 건너 수양산을 향하면 정맥길은 수양산을 비껴가서, 도상거리 600m에 표고차 150m를 더 가고 말고는 선택의 자유다.

수양산 정상에는 산불감시초소 옆에 [독산407]삼각점이 있고, 그 뒷편에 폐 헬기장은 있어도 농바위도 없을 뿐더러 꽉 막힌 시계로 이렇다 할 구경꺼리도 없다.

갔던 길을 되짚어 수양마을로 내려오면, 수백년묵은 느티나무 한 그루 보호수로 지정되 있고 [범죄없는마을]표석이 있다.

남쪽 입석제에서 북쪽 운암저수지로 넘어가는 897지방도 이쪽 저쪽에는 이 마을을 상징하는 선돌이 하나씩 박혀있다.

선돌마을    선돌마을
 

국수봉 오름길  국수봉 오름길 
 

국수봉 올라갈 땐 전망바위에서 저 멀리 무등산과 함께 서쪽의 외동저수지로 모아지는 외동마을의 깊은 계곡이 조망된다.

정상 못미처엔 바닥 깨어진 삼각점이 있고, 고스락 암봉에 서면 진행방향의 468m봉과 월봉산이 빤히 내려다 보인다.

하산은 되돌아간 암봉의 우회한 숲 속으로 급히 미끄러져 내리는데, 곧 이어 목장지대 경운기길을 따라가게 된다.

국수봉 오름길에 본 서쪽의 외동리 계곡    국수봉 오름길에 본 서쪽의 외동리 계곡
 

진행방향의 월봉산    진행방향의 월봉산
 

국수봉에서 본 무등산    국수봉에서 본 무등산
 

468m봉은 페라 활공장으로 조성되서 경치가 좋다. 진행방향 노가리재엔 철탑이 있어 오늘의 종착점을 쉽게 짚어낼 수 있고 내리막길은 한결 수월해 보인다.

하산길은 목장 한가운데를 차지한 질마제를 끼고 돌게되는데, 철조망의 걸치적거림은 감수해야 한다.

가끔씩 절벽 난간으로 나서면 북쪽 창평리에서 남쪽 외동마을로 연결되는 노가리재를 향한 1번 지방도가 구절양장처럼 휘어돌고 있다.

이후로도 봉우리 서너개 넘어야 [월봉산제2이륙장]이 있는 425m봉에 당도하게 되고, 10여분 후면 노가리재에서 이번 산행을 끝낼 수 있다.

질마제 저수지를 끼고도는 하산길    질마제를 끼고도는 하산길
 

노가리재의 철탑    노가리재의 철탑
 

산행후기: 본격적인 행락철을 맞아 고속국도변의 산야는 만개한 조팝나무와 아카시아꽃들로 해서 모두 하얗게 치장을 했다.

드문드문 연보라색의 오동나무꽃들이 휙휙 스쳐지나가고 논밭을 기득 메운 자운영의  연분홍색상이 너무 아름답다.  

앞 좌석의 한 분이, 저 분홍색 꽃들은 이름이 뭐지요? 하고 물어온다. -예, 자운영이라고 하는데 ...,  저렇게 대량생산해서 내다파는 것도 아니고...! 정말 많이도 피었네요.

그 때 옆좌석의 동행인이 거든다. -아니, 아직 그 걸 몰랐습니까? 저건 퇴비용으로 일부러 기르는 거지요. 가을걷이가 끝나면 논 밭에 자운영 씨를 뿌려 두었다가 만개한 후에 갈아엎으면 훌륭한 퇴비가 되는, 신 유기농법인데...

아하, 그랬었구나. 것도 모르고...!  왜 산자락 논밭에 유난히 많았었나 하는 그동안의 의문이 확 풀려서 숙제하나 해결한 기분이다.

노린재나무    노린재나무
 

층층나무    층층나무
 

오늘도 예외없이 열한시 반에 산행시작이다. 들머리 방아재에서 올라가는 만덕산 초입의 산불지역엔 취나물과 고사리가 지천이라 시작부터 뒤로 처지는 일행이 눈에 많이 띈다.

단축코스는 선돌마을에서 차량 대기한다니까 마음놓고 손들 바삐 움직이지만 나는 처음부터 선두 뒤꽁무닐 바짝 따른다. 중식 때까진 시간을 벌어놔야 후반부에 사진찍어가며 숲속을 기웃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산불지대를 벗어나자 하이얀 팥배나무꽃들이 진한 향기를 내 뿜고 있다. 곁에는 노린재나무꽃들도 이제 막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지만 그들은 향기가 없다.

가끔씩 층층나무들도 드문드문하고 숲속에도 왕제비꽃을 비롯한 애기나리꽃이 쫙 깔려서 산 전체가 하얀색 일변도다. 며칠전만 해도 진달래 붉은색 일변도이더니...!

왕제비꽃    왕제비꽃
 

애기나리꽃    애기나리꽃
 

은방울꽃    은방울꽃
 

미나리냉이    미나리냉이
 

흰색의 행렬은 끝도없이 이어지고 있다. 가장 흔한 게 팥배나무와 노린재나무다.

아까 산행시작한 지 얼마 안되서 넌지시 선두대장께 물어봤더니, 이번 코스의 최고봉 수양산은 정맥과는 상관 없기도 하지만, 그는 이미 한 번 올랐던 산이라 시큰둥 했었다.

방법은 한가지, 걸음을 빨리하는 수밖에 없다. 앞서가던 젊은이 한 분 붙들고 함께올라가기 시작하는 그 길은 꽃길 천국이었다.

우선 큰꽃으아리가 그 크고 흰꽃으로 질펀하게 깔렸는가 하면 희귀본의 참꽃마리도 더러 눈에 띄고, 이미 지기 시작하는 병꽃들도 수두룩하다.

참꽃마리    참꽃마리
 

큰꽃으아리-1   큰꽃으아리-1 
 

큰꽃으아리-3    큰꽃으아리-2
 

가장 놀라운 것은 올괴불나무 열매가 하도 많이 달려서 어안이 벙벙할 지경이다. 나무 이름은 나중에사 [나무 쉽게찾기]보고 알아냈지만 처음으로 보는 그 열매는 그저 신기하기만 하다.

한 개 맛을 봤더니 약간은 달콤하면서도 닝니그레 해서 그냥 뱉어내고야 말았다. 산앵도나무열매는 맛있던데...! 크기와 인물에 비해서 그 맛은 별로였다.

그 나무열매는 나중에 국수봉 고스락에서도 몇 개체 만날 수 있었지만, 만약에 수양산을 일부러 찾질 않았더면 두고두고 후회할 뻔한 장면이기도 해서, 더욱 애정어린 눈길을 줄 수밖에 없다.

올괴불나무열매    올괴불나무열매
 

병꽃나무    병꽃나무
 

우산나물   우산나물 
 

수양산엘 다녀오자 선돌마을 느티나무 아래서 그동안 앞질러온 선두팀이 기다려주고 있다.

범죄없는마을 선돌마을의 상징석 저 아래 산골마을은 입석제를 배경으로 너무도 한가로운 풍경이어서 마냥 쉬어가고싶다.

그러나, 일어서는 선두팀 따라 국수봉을 오르기 시작하는데 오동통한 우산나물이 너무 보기 좋아 그래, 맛이나 볼 양으로 한웅큼 쥐어뜯는다.

회나무가 자주 눈에 띄는데 그들은 벌써 작고 앙징스런 꽃을 피웠다. 빠알간 열매가 참 예쁘기도 하던데..., 어릴적 할머니가 훑어온 저 나뭇잎을 데쳐먹었던 기억이 새롭다.

미나리아재비    미나리아재비
 

으름꽃    으름꽃
 

회나무꽃    회나무꽃
 

468봉 활공장에서 한참을 노닥거리다 내려가는 하산길엔 어느새 산벚찌 열매가 달렸다. 불과 한 주 전의 예산땅에서만 해도 산벚꽃 삐라가 훌훌 뿌려지더니...!

오늘의 마지막봉우리 425봉 활공장에서 후미대장이 일행들을 모아놓고 내 올 때까지 기다려주고 있다가 쥐약 한방울씩 돌리는데, 차례를 기다리던 한분이 꼴깍침을 삼키며 무척이나 섭섭해한다.

그 옆에선 볼품없는 산딸기꽃 두송이 싱긋 웃고 있다.

산벚찌    산벚찌
 

 산딸기     산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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