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2005.5.8.


 
   
이수영씨가 찍은 사진인데 이날도 날이흐려서 분위기가 비슷합니다

    (이수영씨에게 허락은 받았구요)

토요일(5.7)오후 이수영씨 5월 5일 산행한 산행기 보라는 아내의 느닷없는 전화에

" 어이쿠 내일은 어딘진 몰라도 그산으로 가야겠구나" 생각하며 들어가 보았더니 

철죽이 좋은 둔철산이라 -

인쇄해 오라는 엄명이지만 부분 인쇄하는 걸 모르니 남의 산행길 모조리 카피 할 수도없고

처음 시간표와 본문을 대조 하며 요점들을 A4 용지 세장으로 필기하였다.

  

몇주전부터 강원도 태백 부근의 야생화가 좋다는 대덕산 금대봉으로 가자더니, 거긴 다음에가도 되니

철죽 지기전 둔철산으로  가야한단다

  

집에오니 내 리플에 이수영씨의 답글이 있다며 또 보란다. 둔철산에 가도 후회하지 않을거라 되어 있다.

  

미리 약속된 처제는 레지던트하는 딸이 모처럼 와 못간다고하니,

아들 데리고 가서 올때 운전 시켰으면 좋겠는데,

가끔 어머니 돌봐주는 이웃 부인에게 전화하는데 받질않는다

할 수없이 아들은 할머니를 보아야한다

난 모처럼 어머니날 이니 내가 돌볼터이니 아들과 갔다 오라니 굳이 나랑 가잔다.

아들보단 남편이 쉬운가 보다.

  

사위가 찾아오겠단 전화도 산에 간다고 오지말라 하기에 ,

내가 다시 전화하여 시간을 물으니

오후 6시쯤 올거라하여 일찍 돌아오면 되니 그시간에 오라 했다.

  

산에 미치면 친구나 친인척 다 떨어 진다 더니,

애경사엔 부의금 축의금 대신 보내고 하다보면 외톨이가 된다던데....

  

새벽 2시에 한번 깨고 3시15분에 처를깨워 준비하여 3시 47분에 출발한다

오산경유 경부고속도로로 가다가, 졸립고 피곤하여 천안에서 처와 운전 교대 하고

덕유산휴게소에서 다시 내가 운전 하면서 "여보 오늘 가는 산 이름이 뭐지" 하니

"둔철산요" 한다. 밤새도록 울다 누가 죽었느냐 더니 내가 그짝이네.

산청 나들목으로 나와 진주 방향으로 진행하여 홍화원 휴게소에 7시에 주차하고

  

밭일 가는 부인에게 전원주택 단지를 물으니 모른다 하여

"집터닦는데 어디요" 하니 응 하더니 가르쳐 준다.

갈기조팝나무 꽃은 5웡5일보다 많이 추해졌고

전원주택단지 어름에서 요소비료 빼고(무슨소리인지 알려나?) 방풍자켙 벗어 배낭에넣고보니

처가 안 보인다.

포장도로 끝에 큰 소나무가 있는 곳엔 직진과 오른쪽 길이 같은 넓이인데

소리치니 앞쪽에서 대답이 있다.

좌우로 밤나무가 단지를 이루고 올라갈수록 좌측으로 비스듬히 오르게 된다.

  

한참을 따라가도 안보여 여보! 소리치니 대답은 있다.

이사람이 언제 이렇게 가파른 길을 잘 갔었나? 오늘은 이상하네.

국수집은 어디 있나 ? 이산중에 있을것 같지도 않으니, 내가 써 온 종이나 좀 보자.

여보! 내가 써온 종이좀 땅에 두고가요 하고 한참을 따라가도 없어 좀 가다 또 한번 하고 세번을 하여도

땅에 종이가없어 네번짼 여보!땅에 종이좀 두고 가라니까 소리 쳤더니 종이를 두고 간다.

  

이러다 보니 첫봉우리에 8시도 되기전에 올랐다.

"당신 어떻게 된거요" 하니 처는 부지런히 가 국수 시켜 시간 벌려고 빨리 갔었단다.

카피한 종일 자세히보니 이수영씬 7:25 홍화원 휴게소 도착하여 화홍 식당에서 국수먹고 7:59 분

국수집을 떠났는데. 그걸 34분을 더 가면 화홍식당이라는  국수집이 있는것으로  착각-

 

지고온 먹거리가 두끼분이 될런지?

"더 갈래요 여기서 먹을래요 "한다

"8시나 되었는데 더가긴 뭘 더가 여기서 먹지"

"참! 지금 우리가 올라 가는산 이름이 뭐요? "

"둔하단 말 알지요 ! 그 둔자 기억해요 '둔철산' 이제 안 잊어버리겠지" 한다.

어떤 단어는 한번 들고 기억 하고 또 어떤 것은 여러번 들어도 기억이 안되니 치매의 전조 인지 걱정 되네.

국제신문 근교산 다시찾기 전화 번호도 한번에 기억되는데 - 참으로 이상한 내 머리다.

  

컵라면과 쑥찰떡과 막대커피로 아침밥을 해결하고 두루 살피는데 구름과 안개가 짙어 보이는게 없다.

이수영씬 시계방향으로 16개의 산과 반시계방향으로 6개의 산 이름을 나열 했던데,  하나도 안보인다.

동의보감의 허준님이 산청 출신인지 동의 한약 축제 한다고

확성기 소린 멀어 알아듣진 못하나 종일 들리고

경호강 따라 난 도로를 질주하는 차의 바퀴소리도 계속 난다.

  

이수영씨 산행기에 철죽이라 한 꽃은 진달래와 영산홍의 트기쯤으로 보이는데 꽃잎은 약간 뾰족하고

색갈은 붉은데 나는 소백산 태백산 연인산 축령산 정선두위봉 노추산에서본 연분홍의  꽃잎이 둥굴고

끈끈한것 같은 꽃을 철죽이라 알고있는데 다른분이나 南道 분들은 둘 모두를 철죽이라는지 모르겠다.


 
  

간간히 내가 아는 연분홍철죽도 더러보이지만 주로붉은철쭉들이 지천이다.

카메랄 아들이 회사에 두고와  카메라 없이온걸 처는 못내 아쉬워한다.

첫 봉우리부터 아내는 감탄과 찬탄이 연발이다.

어머어머 아이구 야 와아 여보여보 여기좀 봐요 어머나 어머나.......... 난 꽃이 아름답기야 하지만

거의 세시간이상 계속 감탄 할 수 있는 처가 더 놀랍다.

같이 산행 했지만 엔돌핀은 나보다 몇백배는 더 생겼겠다.

  

아직은 초입 소나무에서 우측길이 찜찜했는데 밧줄구간이 보여

"그래 이수영씨 산행기 사진에 나왔었지 맞아 바로 온거야" 하며 안도한다.

은진 송씨 무덤도 보이고 조금더 가니 684m봉우리다.

조잡한 솜씨로 쌓은 축대가 있는데 1950년 6.25때 빨치산이 쌓았다나?

산아래서 우리가 보이지도 않겠지만 보인다면 구름속의 신선 같다 할라나.

배하나 먹으려하니 앞에 더 높은 바위가 보여 올라가니 시루봉(700m)이다.

배깍아먹고 아무리 둘러보아도 구름뿐 -

웅석산, 황매산 지리산 악견 모산재....조망이 기가 막히게 좋은산이라는데, 모두 구름이 막아버렸네.

  

그래 가까운 꽃이나 실컷 보아 두자 어디가 이런꽃 더 보겠나. 처가 저렇듯 좋아하는데.

돈을 벌어다 주어도 세시간씩이나 감격 감탄한 일이 없었으니...........

  

산상의 화원에서 구름과 함께 노닐며 가다보니 단성 중학 산악회에서 건립한 둔철산(811.7m) 정상이다.

 10시 5분 또다른 둔철산(812m) 정상. 진주교직원 산악회에서 건립한 정상석.

이수영씨 산행기에서 "처음 나오는 헬기장(11:27) 두번째 나오는 헬기장(13:28)에서 조금 올라 가다가 좌측으로 갈것" 으로 되어있기에

 첫번째 헬기장(10:12)에서 리본 따라 무심코 진행 하니

계속 내려가는데 좌측이라 의심 없이 진행 하는데

처가 "내 전화기" 한다.

좀전 오늘 같이못온 동생에게 전화로 자랑 하더니

어디다가 또 두고온 모양이다

 나는 "정상으로 다시 오르며 잘 찾아봐 "했더니

등산조끼는 웬 주머닌 많아서 배낭부터 찾더니 여깄다 한다.

  

다시 내려 가는데 국제신문의 근교산 다시 찾기 리본이 보이니 바로 가는거로 알고 신나게 간다.

경사도 6,70도는 될 험한길을 즐겁게 가는데 (벗었던 등산화도 다시신고) 아무리가도 두번째 헬기장이 없어

그러나 험한 바위지대도 있어 와석인가 하며 가는데 남근목도 안보이고 정취암도 안보인다.

그러나 봉우리 산악회의 자주색 리본도 보이고 국제신문 리본은 네군데나 보이니

바로 가는줄로 생각 할 수 밖에.

  

11시 반인데 길이 없어졌다.

어디로 가야하나-신문사 산님이나 자주색 리본 가진이들 여기서 날아 갔나?!!!!!

-아니다싶으면 아깝지만 되돌아가는 것이 현명하지 -

되돌아 30분이나 치오르고 보니 국제신문 리본이 또 있다. 우리가 맞게 간것 같은데....

남은떡으로 점심이나 먹으면서 좀 더 심사숙고해야지-

 

다시 그길로  내려가며 잘 살펴보았으나  그자리에 오니 또 길이 없어진다.

처는 복사 안해 왔다 지청구이고,

한시간이나 허비하고 - 돌이키기엔 너무 왔고 할수 없다 치고나가자.

없는길 만들어 가며 습기많고 낙엽덥힌 경사길에 미끄러져

엉덩이엔 진흙이 덕지덕지 왼편으로 가니 건천이라 좀 나으려나 했으나

아주 질어 더 미끄러지며 신에도 흙이 들어가   양말목이 말이 아니다.

겨우겨우 내려오니 실개천이다. 신벗어 털고 세수하고, 처는 탁족까지.

개천건너 언덕에오르니 찝차가 다닐만한 길인데 오래 안다닌 길이라 숲이 무성한 길이다.

  

길따라 내려가는데 오른편으로 경운기가 다닐 만한 산으로 올라 가는길이 있고

조금 더내려오니 왼편으로도 올라가는길이 있는데 농로 같다.

여기도 밤나무가 많다.

멀리 찻길엔 오르는 차는 많으나(60번 국도) 내려가는 차가 별로 없다.

내정이란 마을에오니 1시 15분이다.

남편 엉덩이가 흙투성이라 차가 안태워 줄거라 처는 걱정인가보다.

  

찻길로 내려가지만 같은 방향으로 가는 차는 하나도 없어 왼쪽 마을로 들어가

표고 재배 검은하우스 세개동을지나 도로 다리아래 외정마을에 가니 오후두시.

 

마침 어버이날에 부모 방문하고 돌아가는 젊은 부부의 차를 얻어타는데

뒷좌석엔 유치원생 정도의 어린이 둘이 있어 끼어타는데 옆에서 보던 할머니가

바지 흙 때문에 차 다 버리겠단다.

그분이 아이들 할머니라 아들 차가 걱정 되시겠지.

처가 잽싸게 손수건을 깔아 주는데 내생각에는 묻지는 않을것 같다.

내릴때 보니 손수건도 차도 깨끗하다.

두시 십오분 홍화원 휴게소. 칼국수 먹을까 하니 빨리 갑시다 한다.

 

오늘은 산행중 한사람도 만나지 못했다

건너 황매산은 장터같이 사람이 많았을 것이다

(황매산을 가고 싶었지만, 너무 인파가 많을 것같아서 방향을 틀은 것인데.....)

호젓한 산행을 좋아하긴 하지만 , 한두팀  만났더라면 하산시 알바를 면했을까???

    

건교부에 한말씀 해야겠다.

경부선 3차로 대진도로 2차로 호남선 2차로 논산 민자로 2차로  모두9개 차로가

천안에서 4차로로 이 병목 현상을 언제까지 방치 할 것인지

360km 왕복에 9시간 35분 소요. 기름값 10여 만원 고속 도로 왕복 사용요금 21800원.

이런 도로가 무슨 고속도로라고 요금 받는지?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일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