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두령-삼도봉-민주지산-도마령 산행스케치]


산행일자 : 2005 . 5 . 8 (일)
산행구간 : 우두령-화주봉-삼도봉-석기봉-민주지산-각호산-도마령
산행인원 : 추백팀 18명
날 씨 : 오전엔 서늘하며 맑음. 오후엔 더움.


05:15
이젠 새벽5시만 되어도 랜턴이 필요없을 만큼 밝아졌다.
분주히 산행 준비를 마친 18명의 일행들은 하나 둘 숲속으로 모습이 사라진다.

오늘의 산행은 우두령-화주봉-삼도봉의 백두대간 구간과
삼도봉-석기봉-민주지산-각호산- 도마령의 구간을 합친 구간으로
충북 영동군 상촌면과 경북 김천시 구성면을 경계로 하는 우두령에서 시작된다.

주위는 온통 구름에 가려 시야는 좋지 않다.
등로 주변에 보이는 노랑 제비꽃과 여기 저기 보이기 시작하는 철쭉만이
새벽길을 걷는 산꾼들을 반기는 것 같다.

사방이 뿌연 숲속에서 새소리만 정겹게 들려온다.
날씨마저 산행하기엔 최적의 날씨이다.
땀도 나지 않고 물도 먹히지 않는다.

간간이 바람에 구름이 걷히는 사이로 주위의 능선이 잠깐씩 연두빛으로 드러나
이를 지켜보는 이의 마음만 감질나게 한다.

것옷을 벗어 배낭에 넣는 모습들이 보인다.
티셔츠 바람으로 시작한 산행은 땀을 많이 흘리는 나조차도 시원한 느낌이 들며
물도 먹지 않고 쉼없이 산행은 이어진다.

뒤를 돌아 보니 뒤가 보이지 않고 앞에만 7-8명이 보이는데
선두에는 여전사 3명의 모습이 보이는데 고만고만한 키와 체구를 가졌지만
나 같이 그저 한 달에 두번 정도 산에 다니는 사람들은 따라가기도 벅차다.

주변에 쥐오줌꽃과 개별꽃등의 야생화가 지천으로 널려있고
홀애비 홀대와 줄딸기꽃, 조팝나무라고도 하는 싸리나무꽃도 많이 보인다.
운산님은 와중에 더덕도 한 뿌리 캐내는 실력을 과시한다.

50여분이 지나니 발아래 구름이 깔리며 주변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언뜻 덕유의 모습같이 좌 우로 길게 늘어선 긴 능선이 구름위로 보이며
수도-가야도 보일텐데 아마 구름속에 가려 안보이나 보다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덕유처럼 보이는게 수도-가야를 잇는 능선이고
덕유 능선은 구름과 삼도봉에 가려 보이질 않고 있었다.




우두령



홀아비 홀대



구름위로 보이는 수도-가야 능선



중앙에 보이는 대덕산과 덕유삼봉



쥐오줌풀꽃



06:30
화주봉에 올라서 주변의 경치에 감탄을 하며 앞으로 가야할 삼도봉과 민주지산쪽을
바라보니 끝없는 능선의 연속이다.
바람이 세게 불어 추워서 오래 서 있을 수가 없다.
대충 사진 몇 장 찍고 불과 몇 미터 안되는 곳으로 내려오니 바람이 잔잔하다.

바위로 된 뾰족한 봉우리에 올라 다시 주변을 감상하고 나침반을 이용해
삼도봉과 민주지산을 확인한다.
바람이 불지 않는 곳을 찾아 아침상을 펼친다.
근래에 산불이 많이 발생한 것들을 마음 아파하며 준비해온 도시락들을
나누어 먹는다.




바위봉에서 화주봉을 배경으로



운산님의 전리품



09:50
밀목재를 지나고 길은 가파르게 우측으로 휘어져 올라 1,220봉에 오른다.
지도에 삼각점이 있어 봉우리까지 올라 삼각점을 확인하지만 찾진 못했다.
삼마골재를 지나 나무로 된 계단을 올라 삼도봉에 오른다.

충북,경북,전북을 경계로 하는 봉우리라 해서 삼도봉인 것은 모두 아는 사실이다.
화강암 조형물이 어울리느냐, 어울리지 않느냐 로도 의견이 분분한 곳이다.
북진하는 대간 연속종주자를 만나 일행들이 물을 나누어 준다.

날씨가 많이 더울 것으로 예상하고 식수를 많이 준비했으니 여유가 많이 있었다.
여기서 대간길은 좌측으로 이어져 대덕산과 삼봉을 거쳐 덕유산으로 이어지고 있으나
우리는 석기봉과 민주지산,각호산을 향하여 진행한다.



삼도봉을 향하여



삼도봉의 운해



삼도봉에서 이어지는 대간 능선



삼도봉의 조형물



삼도봉에서 바라본 가야할 석기봉, 민주지산, 각호산


석기봉을 향하며 지나온 길과 다음구간에 가야할 대간길을 번갈아 쳐다본다.
우측으론 깊게 패인 물한계곡이 이어져 있는데 다음에 이곳으로 올라 삼도봉을 거쳐
덕산재까지 대간길을 이어가게 된다.

10:50
석기봉 아래에 밧줄이 조금 있으나 그렇게 위험스런 구간은 아니다.
나무를깎아 만든 석기봉 표지목이 서 있는 석기봉에 오른다.
이젠 어느 봉우리나 모두 시야가 확 트여 사방을 조망하기에 더 없이 좋다.
우회로를 따라가면 석불과 약수가 있다는데 아쉽게도 확인을 못했지만
수객님과 몇분은 확인을 했다 하신다.

민주지산에서 점심을 하기로 하고 발걸음을 옮긴다.
지나온 능선길이 점점 멀게 느껴진다.
이곳은 드물게 처음 올랐던 봉우리부터 마지막 봉우리인 각호산까지 모두 볼 수 있어
지나온 길을 한눈에 볼 수 있으니 꽤 멀리 왔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석기봉에서 본 민주지산과 각호산



12:00
민주지산 이다.
몇 년전 특전사 대원들이 훈련중에 몇 사람이 저체온증으로 꽃다운 나이에 숨을
거둔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인지 민주지산 오르기 전 어울리지 않는 팔각정 같은 것이 하나 있고
각호산으로 내려가는 길에 대피소가 하나 있었는데 아마 특전사 사고 이후에 세워진게 아닌가 생각된다.

후미와 더불어 점심을 같이 한다.
이제 저만큼 보이는 각호산만 넘으면 오늘의 종착지인 도마령이니
모두들 즐거워하며 부담이 없는 듯 하다.
민주지산에 올라온 등산객 중에 물이 없다고 한 산님에게 1리터를 나누어 주었다.
오늘 난 3.5리터나 가지고 왔으니 여유가 충분했다.

각호산으로 향하는 길에 귀한 것이라고 하길래 찍었는데 선명하지 못해 아쉽다.
각호산으로 향하는 길이 예사롭지 않게 고도가 밑으로 떨어진다.
대간도 아니것이 대간길 같이 떨어 진다고 하니 월류님이 웃는다.

안부에서 바라본 각호산은 경사도가 제법 있지만 그리 오래 올라가진 않았다.
한차례 땀을 흘리니 바위가 앞을 가로 막고 있는데 좌측으론 우회길도 있다.
바로 올라 붙으니 오를 수 있지만 비가 오거나 눈이 있다면 이길은 피하는게 좋겠다.



민주지산 정상석



민주지산에서 본 삼도봉(좌), 석기봉(뾰족한 곳)



민주지산에서 본 각호산



이름 모르는 꽃


13:50
각호산이다.
바위 봉우리인 각호산은 오히려 석기봉이나 민주지산 보다 더 좋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처음 오른 화주봉부터 여태 지나온 능선들이 아스라이 펼쳐진다.
만약 이 길을 미리 보여주고 여기가 오늘 가야 할 곳이라고 했다면
아마도 난 오지 않았을 것이라 했더니 모두들 웃는다.

30여분을 쉬며 오늘의 단체 사진을 이곳에서 한장 찍고 간식을 모두 비운 후에
하산길에 들어선다.
각호산에서 도마령으로 내려서는 길은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아 표지기도 뜸하고
조용한 숲길이 이어진다.



각호산 정상석과 뒤로 보이는 화주봉




각호산에서 본 삼도봉(좌), 석기봉(중앙), 민주지산(우)




도마령에서 본 각호산




도마령



도마령이 해발 800m라서 인지 30여분 내려오니 도마령이다.
버스로 이동해 적당한 계곡에서 땀을 씻어내니 날아갈 것 같다.
뒤풀이는 몇번 가본적 있는 황간의 초원횟집에서 하기로 한다.

더욱이 새댁이라고 불러달라는 박미희님(앞으론 새댁이라고 부름)과
언제나 과묵한 편인 신랑 김성기님이 집들이겸 한턱 내시겠다 하니
모두들 다시 한번 축하한다는 인사와 고맙다는 인사가 끊이질 않으니

이런 것들이 모두 우리네 인생살이의 작은 행복이 아닌가 생각된다.




에버그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