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 2005년 5월 7일(토요일)

어디로 : 축령산, 서리산

누구랑 : 검은 독수리7남매

왜 : 신록의 리허설을 보러~

 

 

 

 

전날 비가 제법 내리더니 오늘은 화창하다.

빗물로 찌꺼기들을 씻어 낸 듯 선명하여 한강을 건너는 전철의 차창밖으로

삼각산의 백운대와 인수봉이 잡힐듯 다가오는 참으로 오랜만의 좋은 날씨....

좋은 사람들과 산행은 시작부터 나를 달뜨게한다.

 

 

하늘의 파란색과 수줍은 봄꽃의 노랑색을 섞어서 연두빛으로 칠 해 놓은 산들은 부드러웠다.

태극기 휘날리는 축령산정상에서 바라다 보이는 아침고요수목원은 고요하고 창공의 태양은

눈부시다.

 

 

골골이 연두색으로 단장한 산들은 끝간데 없이 이어지고 하늘의 파란색을 퍼다가

다시 섞어 초록으로 짙어간다.

친구녀석이 연애편지에 계절의 여왕을 여왕의 계절이라 적었던 5월은 이렇게

연두의 향연을 펼치고 있었다.

세상번뇌 시름잊고 청산에 살아 봐?~

 

 

여린잎으로 필터링되어 보이는 햇빛은 순 하고  청량 해서

몸마져 녹차색깔로 물들어 가는 것 같다.

이 청량함

  이 상쾌함~

산이 내 몸으로 들어와 내뱉는 숨에서도 풀내음이 날 때

나는 비로소 산이 되었다.

 

 

 

여름을 느끼기에는 아직 차가운 계곡물에서도 버들치들은 흥겨웁고

5월의 태양은 제법 따사로움을 물밑으로 내려 보낸다.

 

덕소와 마석을 거쳐서 가는 이른아침의 여정은 맑고도 투명했으며 아침을 맞아 잠깨는 자연은 찬란했다.

축령산휴양림입구근처의 자연은 팬션을 짓느라 여러군데 상채기를 드러내어 볼썽사나웠으나 매표소를

들어서서 부터는 별천지가 펼쳐졌다.

 

울울창창한 잣나무숲 아래 잘 정비된 숙박시설은 정갈했으며 숲에서 밤을 보낸 아이들은 산처럼 싱그러웠고,

문득 느끼는 애비로써의 가슴은 짜~안했다.

------ 나도 우리가족이랑 같이 와 야지~

 

비교적 완만하고 편한 오름길은 비가 마르지 않아 흙내음과 풀내음이 코를 간지르고

간간히 스며드는 햇빛은 겉옷을 벗게 했다.

남이바위에서 바라보는 산줄기들은 시원시원하게 뻗어 있고 새 이파리들은 광채를 내며

신록의 리허설에 한창이다.

 

가끔씩 등장하는 리지구간을 회피하지않고 오르는 산맛은 보통이 아니다.

태극기가 게양된 축령산 정상에 서니 사위가 선명하여 멀리 삼각산도 보이고, 가까이로

운악산, 명지산, 화악산이 잡힐 듯 선명하다.

 

서리산으로 가는 길은 방화선이 구축되어 너르고 편안하다.

잔뜩 돋아 난 풀들 속에는 나물들도 섞여 있어 구경하느라 저절로 속도를 늦추게 한다.

 

서리산에서 조금 내려가면 철쭉동산이 있는데 철쭉은 아직도 피지 않았는데

진달래는 꽃이 떨어져 바톤을 철쭉에게 전달하는 형국이다.

고목인 철쭉나무아래에서 간식을 먹었다.

다음주면 철쭉꽃그늘아래서 쉴 수 있지 않을까? (다음주 축령산 강추입니다.)

 

서리산을 뒤로하고 내려오는 길은 여유로웠고, 지나 온 축령산 정상은 다시 멀어져 그리움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