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    제      2005년 5월 22~23일

 

어 디 로     산  행  로    ; 거림-세석평전-칠선봉-덕평봉-선비샘-벽소령대피소(숙박)-

                                  형제봉-연하천산장-토끼봉-화개재-뱀사골산장-반선

 

             차량이동경로 ; 갈때 마산-남해고속도로- 대진고속도로-단성-거림(승용차)

                                   올때 반선-인월-마산 (시외버스이용)

 

누 구 와     솔나루부부, 송언니, L삼촌(옆지기 후배)


 

산 행 기


 

07시 출발을 약속해 두었건만

옆지기는 토요일밤 모임 후 2차까지 다녀 온 후라

산행이 제대로 돨까 걱정스럽다.

와중에 나까지 영화보느라 02시 넘어 잠드는 바람에 06시 30분에야 눈이 떠진다.

걱정되어서 물어 보니 눈 감은 채로 갈 수 있단다.

후다다닥 준비하여 내려 가니 L삼촌 기다리다 집 앞까지 걸어 왔다네

김밥 6인분 사서 송언니 아파트 앞에 가니 07시 30분이다.

송언니 차에 오르니  L삼촌과 서로 구면이라네

**산악회에서 여러 번 같이 산행을 하였다나...


 

차량 소통은 잘 되어 09시 전에 거림에 도착한다.

매표소 입구의 마지막 화장실앞에서 행장 정리를 한 후 출발한다.

3년전 천왕봉 촛대봉 남부능선 산행이후

두 번째로 메어 보는 박배낭의 무게가 장난이 아니다.

L삼촌의 배낭에 분산을 했는데도 뒤에서 누가 잡아 당기는 것만 같다.

이래가지고 세석까지 올라 갈 수나 있으려는지...

천팔교까지는 평지나 다름없는데도 어깨를 짓누르는

배낭 때문에 다리가 무거워 별생각이 다 든다.

피아골에서 잃어 버린 후 장만하지 않은 스틱 생각이 간절하다.

 

그래도 사진은 찍어야겠기에 디카는 꺼냈지만

힘들어서 사진 찍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나마 옆지기가 군말없이 성실하게 잘 가주는게 고마울뿐이다.


 

배 고프단 핑계삼아 천팔교 지나서 김밥 꺼내 언니랑 둘이서 먹는다.

옆지기는 쉬어 가자는데도 그냥 가겠단다.

ㅎㅎ 오늘 비장한 각오로 왔나보다.

김밥 먹고 꾸역꾸역 올라 가니 옆지기 금방 따라 잡히고 만다.


 

한 30분 오르다 커피 핑계로 또 쉬어 간다.

수없이 추월을 당하면서 오르다 보니 계단길은 끝나고 꽃길이 시작된다.

산속에서 하얗게 웃고 있는 나도옥잠화를 보는 순간 힘든 기억은 사라져 버린다.

동의나물과 왜갓냉이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동의나물 (이름만 나물이지 사실은 독초라고 합니다)

 

큰황새냉이인지 왜갓냉이인지???

 

철쭉은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반쯤은 개화를 한 것 같다.

 

여러 컷을 찍은 후 대피소 취사장에 가니  L삼촌은  기다리다

영신봉까지 다녀 왔단다.

김밥 3인분에 라면 2개 끓여서 땡초까지 넣어서 먹으니

난 매워 죽을판인데 다들 맛있다고 난리다

후식까지 마친 후 짐을 다시 배분하여 헤어지기로 한다.


 

옆지기 처음 계획은 촛대봉만 찍고 원점회귀하는 것이었는데

예까지 오르고 보니 욕심이 나는지 장터목에서 중산리로 내려 가겠단다 .

(결국은 천왕봉 거쳐 법계사로 하산하였음)

그러라고 하며  두남자는 장터목으로 두여자는 벽소령으로 짧은 이별을 한다.

 

 

어렴풋이 촛대봉이...

세석대피소 위에서 뒤돌아 본 천왕봉

 

세석에서 본 가야 할 쪽 풍경, 멀리 반야봉이 보인다.

 

 

 

배낭은 여전히 무거웠지만 3년을 기다려온 벽소령에 드디어 둘이서 가게 되어

접어 두었던 날개를 편듯 발걸음이 사뿐사뿐하다.

어느 시인은 작은 들꽃 한송이에 취해서 딸과 세상을 반반씩 나눠 가졌다는데

우린 둘이서 지리산을 반씩 나눠 가진거다.

벽소령까지 해지기 전에 닿기만 하면 되니 바쁠게 전혀 없었다.

새소리 바람소리가 발걸음을  더디게 한다

온갖 새들이 쉴새 없이 조잘대건만 알 수 있는건 검은등뻐꾸기뿐...

 

개별꽃

 

홀로산객인 솔나루와 달리 **산악회 멤버인 송언니는

마주 오는 산행객(당일종주팀)중  아는 사람을 3번이나 만난다.

(언니 발 차~암 넓다)

느을 맘속으로 그려 왔던 지리 주능을 밟는 기분은 

마주 오는 당일종주팀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첫새벽에 성삼재에 내려 길섶에 무슨 꽃이 피었는지

어느 나무에서 향기가 풍기는지도 모른채 달리는

니들이 이 기분을  알아...

(못 따르는자의 자기 변명인지도 모릅니다)

 

 

멀어진 천왕봉

남쪽 방향의 녹색 樹海

 

 

멋진 암봉인 칠선봉도 지나고 선비샘의 물맛도 보면서

꽃길에 취해 걷는다.

 

최대한 천천히 왔지만 17시에 벽소령에 도착한다.

세석에소 촛대봉 영신봉 들러서 천천히 와도 될 뻔했는데 아깝다.

나도옥잠화는 왜 이리 이쁜거야

사진으로만 보던 나도옥잠이 천지삐까리로 널려 있다.

 

 

나도옥잠화

 

풀솜대

 

두루미꽃

 

족도리풀

 

금마타리

 

박새

 

눈개승마

 

씨방을 달고 있는 괭이눈

 

큰앵초

 

너도바람꽃 씨방

 

큰애기나리

 

노루삼

 

 

구상나무

 

시닥나무

 

나래회나무

 

귀룽나무

 

딱총나무

 

붉은병꽃

 

물참대

 

사스레나무

 

함박꽃나무

 

히어리

 

사슴의 다리를 닮았다는 노각나무

 

신나무

 

 

벽소령대피소

 

일요일밤이라 대피소는 한산해서 좋았다.

남은 김밥으로 간단히 저녁 식사를 한뒤 

방 배정을 받고 담요까지 수령하니 숙박 준비끝이다

이제 아기다리 고기다리던 벽소명월을 보는 일만 남았다.

방에 누워 잠시 휴식을 취하는데 창문 사이로 보름달이 언듯 보인다.

밖으로 나와 하늘을 보니 구름이 잔득 덮혔다.

구름 사이로 몇 번의 숨박꼭질끝에 잠시 얼굴을 보일뿐 기대했던 벽소명월은 아니었다.

 

 

대피소 직원의 얘기론 저 정도의 달도 한달에 몇 번 보기 어렵다니

보름달 본 것 만으로 만족해야지...

하지만 한밤중이나 새벽녘엔 볼 수 있으리라 ...

새벽 4시 교교한 달빛을 그리며 나와 보지만 여전히 먹구름속이다.

 

06시 일어나자 말자 바로 연하천을 향하여 출발한다.

알맞게 서늘한 공기속에 아침 나뭇잎들의 연두빛과

연달래의 분홍빛이 그렇게 싱그러울 수가 없다.

 

 

안개속을 헤치며 걷는 발걸음이 용수철을 단듯 경쾌하다.

 

 

 

아침 안개속의 형제봉 분재송

 

아침 식사를 한 연하천산장

 

삿갓나물

 

말나리

 

바위떡풀

 

참바위취

 

토끼봉에서 본 반야봉 (토끼와는 전혀 무관하고 반야봉에서 볼때 묘방에 위치한다고 붙혀진 이름)

 

 

 

9km의 뱀사골 계곡을 내려 오는 동안  단 한사람만 만났을뿐 우리 둘만의 계곡이었다.

요룡대까지 계곡을 가로 세로 지르는 다리가 스무개쯤 되었다.

울창한 수림에 묻혀서  햇빛을 전혀 못보다가 요룡대 가까이 오니 땅의 열기가 느껴졌다.

새로 조성된 자연관찰로 2km를 즐기면서 반선에 오니 16시였다.

제2관찰로 800m가 기다리고 있었지만 발바닥이 싫다고 한다.

식당에서 산채비빔밥 한그릇씩 비우고 16시 45분 인월행 버스에 오르니

기사님이  17시25분 마산행 버스 시간까지 알려 주신다.

인월에서 팔령치 넘어 함양 산청거쳐

창밖의 천왕봉 중봉 써레봉을 뿌듯하게 바라 보며 집으로 돌아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