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의 4개산을 찾아서...

 

일 시 : '05년 5월 14일

산 행 지 : 오정산-배너미산-단산-운달산

소 재 지 : 경북 문경시 일원.

거 리 : 21.2KM[도상]

날 씨 : 맑음 시원한 바람.

교 통 : 15인승 봉고 대여.

회 비 : 사 만 원

산 행 인 : 뫼꿈이.신샘. 강건너덕배. 곰발톱. 재넘이. 별땅이.

산 행 시 간 : 10시간20분.[후미기준]

산 행 경 로 : 문경대학-오정산-부운령-배너미산-단산-문경활공장-조항령-운달산-냉골안부-대성암.

산행지도

산행기록
문경대학 - 8:39
산행들머리 -8:48
오정산-10:08
부운령-11:58
배너미산-12:58
단산-14:05
활공장(866봉)-14:52
조항령-15:45
헬기장-17:18
운달산-17:25
대성암-19:09

 

후기

새벽 꿈을 흩트러 놓기란 마치 목으로 넘어가는 술 뱉어 내는 것처럼 고행입니다.
빈 무쇠솥에  마음이라는 재료로 꿈을 요리하는  사람은 갖은 양념으로 맛을 내지만  꿈 밖의 세상은 다 주정뱅이짓 인 것을...
꿈 속 세상이야 다 꿈같은 이야기이고 깨고 나면 밀려오는 아쉬움과 공허.
생명은 어머니의 자궁에서 시작이 되고 외로움은 그 어머니의 품 속에서 배우고...
한낱 사치에 가까운 꿈이야 꾸다 깨고 쌓다가 허물고...
봄은 미친년 치마속에 숨어있는 욕망처럼 대지의 욕정을 품어내고 있고,마음은 갈 곳 없어 헤설푼 유희 입니다.
눈이 시리도록 토해내는 자연의 색깔도 들켜버린 도둑질처럼 당황을 하고,
초침소리에 묻어나는 세월의 고독은 사람을 그리워하고 산을 그리워 합니다.
고향을 가슴으로 담아 키우는 향수병같이 산[山]은 동경[憧憬]이 아닌지.
꿈에 산을 숨겨 주머니에 넣어 다닐 수 없으니 산은 천상 눈으로나  봐야 합니다.
조심스럽게 그  그림자에 숨어서...
조금은 성치않은 몸으로 장거리 산행에 따라나선다는 것이 무리는 좀 있지만 계획부터 산행까지 잘 이끌어주는 재넘이 대장님을 믿고 산행 신청을 합니다.
봄이고 또 지천으로 피어있을 야생화의 유혹도 강하게 작용을 합니다.
항상 보는 얼굴이고 식상할만도 하지만 산이 좋아 산처럼 만나는 산님들도 좋고...
이른 5시.
아내의 아침 준비소리에 눈을 뜹니다.
밤과 낯이 바뀌는 불규칙한 생활이 어언 60여일이 지났는데 아직도 버거워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곤히 잠들어 있는 아이들을 보며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드는둥 마는둥 " 잘 다녀오라."라는 아내의 배웅으로 집을 나섭니다.
매일 맞는 아침이지만 산으로 숨는날 아침은 많은 생각을 가져다 줍니다.
코 끝으로 스며들어 페부 깊숙히 찌르는 아카시아의 향 내음이 오늘의 산행을 더 기다려지게 합니다.
같은 빛깔 같은 생각들이 있겠지.
삶에 있어서 아침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전민동.택시를 잡아 "수정타운요." 합니다.
"이렇게 일찍 산에 가세요."
"예! 산에 다니려면 부지런해야하거든요."
"....."
대답을 하고 보니 문제가 있는 말 입니다.
부지런한 님들이 훨씬 더 많은데...
미안함에 7분여의 시간이 긴 터널이 됩니다.
뫼꿈이 회장님을 만나서 반갑게 인사를 드리고 조금있으니 신샘님, 강건너덕배님. 대장인 재넘이님이 도착을 합니다.
뫼꿈이 회장님과 신샘님 오늘은 어떠한 웃음을 준비하셨는지.
산행 중 지켜보는 맛이 참으로 좋습니다.
판암동에서 곰발톱님을 태우고 문경으로...
가는 길 모내기준비에 바쁜 농촌의 들녘이 펼쳐지고...
자주 오는 길이지만 왠지 낮설음이 있습니다.
아마도 가을에 많이 와 그런지 푸름이 있는 봄이라 그런거라 위안을 합니다.
버스안 질곡이 있는 살이의 이야기가 오가고 꼼발톱님의 외가가 문경이라는 것도 알았고,
시장하시다는 회장님의 소머리국밥을  상주에서 기사식당 해장국으로 대신을 합니다.
문경을 지나 산행들머리인 문경대학입니다.


산과 잘 어우러진  별장같은 풍경입니다.
자연적인 바위로 이루어진 정원이 수석의 전시장같습니다.


숨어야할 산이 눈 앞에 있습니다.
재넘이님 기사님에게 날머리를 설명하고 안전산행을 빌며 산의 품으로 숨습니다.
오늘은 마음의 자루에 무엇을 채우고 무엇을 비워야 할지.
학교 구내를 조금오르니 오정산 산행 안내판이 있습니다.


심어놓은지 몇년 안된 어린 전나무들이 있고 완만한 비알에 좁은 등로가 있습니다.
임도가 있는데 빠르게 오르기위한 길이 아닌듯 싶습니다.
정상적인 산행이라면 진남휴게소에서 올라야 되는데 아마 이 길은 학생들이 여가를 이용하여 오르는 길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조금오르니 임도가 나오고 잠시 망설임이 있습니다.
임도를 따라 오르느냐 능선 안부로 오르느냐.
걱정할 일이 아닙니다.
신샘님 앞서나아가십니다.
산에 숨으면서 신샘님보다 먼저 숨어보는게 소원입니다.
무슨 육상의 기록경기처럼 속도전을 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저 연세에 저 열정이 있음이 존경스러움 입니다.
욕심에 따라갈까 하지만 포기를 합니다.
헤여.
재넘이님, 강건너덕배님 작당이나 한것처럼 구박을 합니다.
'왜 이리 배낭을 무겁게하고 다니냐고.'
"우이씨,그래도 지 먹을 것은 가지고 다녀야지"
웃음입니다.
아낌이 사랑이 있는 마음의 표현입니다.
조금 오르니 마루금 입니다.


연초록의 향연이며 등로 주변에 피어있는 야생화들.
마음을 빼았깁니다.
내려치는 햇볕이 머리를 따갑게 하지만 좋은 마음입니다.


능선길에서 바라본 문경대학교 입니다.
붉은 병꽃이 군락지를 이루고 있고 시샘이라도 하듯 둥글레는 크고 맑게 피어있습니다.


바람과 오랜만에 만나는 자연의 싱그러움이 좋습니다.
오정산이 보이고.


아기자기한 암릉이 있고, 참나무숲의 터널이며 좌우의 조망이 좋습니다.


육산과 바위의 조화로움이 있습니다.
사랑을 빌었는지 부자됨을 빌었는지 아니면 애틋한 눈물을 쌓았는지 작은 탑도 있습니다.


등로 바위길 한줌의 흙에 생명을 지키는 바위송이도 있습니다.


강한 것인지 운이 좋았는지 지나는 님들의 경계심이 있었는지 밟이지 않고 ...
오정산입니다.


길을 알리는 이정표가 있고 앙증스런 정상표지석과 삼각점이 모습이 다른 쌍둥이처럼 있습니다.


뿌우연 하늘이 황사도 아닌데 맑은 조망이 되지 않습니다.


문경시민들에게는 해맞이 산행지로 유명하다는데...
숨어야할 산들은 발뒤에 숨은 사람처럼 희미하고...


무엇을 그리 바라보는지.
마음속에는 벌써 그 곳으로 달려가지만 마음만으로 육신을 옮길 수 없으니 걸어야 합니다.


잠자는 숲 속의 영령들을 깨우지 말고 조심스럽게.
우린 손님이니까.
조금은 비알이 심한 길을 내려오니 자연의 멋이 있습니다.


흐미한 흔적만 있을 뿐.
사람이 다녀간지 오래인듯 싶습니다.
"고향에 찾아온 것 같은 기분이다."라 얘기하는 강건너덕배님.
맞습니다.
편안함이있고 낮설지 않은 모습입니다.
능선산행을 하면서 잘 다듬어진 길은 어쩐지 낮설은 모습이 되었고 자연의 흔적이 조금은 있는 그런 곳에 익숙해있었던 것 입니다.
고향!
산은 정녕 내 찾고 있는 품 그림자 짙게드리워진 쉼터 고향이 아닌지.
갈참나무잎이 수북히 쌓여있는 푹신한 길이며 파란 풀잎이 쏟아난 길이며,
아름다운 "꽃들이 나른 가지세요." 유혹을 합니다.


유혹에 절대 넘어가지 않습니다.
꺽지는 않습니다.
내 것이 아니고 내년에도 이 자리에 꼭 있어달라고 더 이쁘게 있어달라는 소원을 빌어서.
교향곡처럼 새의 노래소리는 들리어오고.
빠꾸기며 휘파람새며 목이 쉰 꾀꼬리며.


뫼꿈이 회장님의 패션을 변함이 없고...
부운령입니다.


포장되지 않은 도로에 간간히 차량의 통행이 있었는지 바퀴의 자욱이 남아있고 해발 800이라는 표지판에 의구심도 가져보지만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 보다는 눈 앞에 우뚝버티고 있는 산 그림자가 더 마음을 짓누릅니다.


하지만 가야만 하는 일 힘들다 포기하면 시작을 말았어야 합니다.
완만한 비알길이며 아기자기한  숲 길 입니다.


조금은 다니기 좋게 된 길 입니다.


우산나물입니다.
회장님 말씀으로는 산나물중에 제일이라 하십니다.
잠쉬 쉬는 바위길에서 되돌아 보니 초록의 향연입니다.


이 길도 잠시 깍아지른 절벽길이 있고 경사도가 70이 넘는 된 비알길 입니다.


코끝이 땅바닥에 다을듯 말듯 심장은 터질듯이 차 오르고...
왜 왔나 싶습니다.
그래 산은 기쁨의 즐거움이 있는가 하면 이런 힘겨움의 즐거움도 있는 것이지 합니다.
살이에 있어서 꼭 웃음만이 있는 것이 아니고 때론 눈물과 설움이 있으니.
강건너덕배님 목에 건 나침반도 분실하시고.
속 아파하고 내도 그 마음을 압니다.
왜 속 아파 하는지를...
힘겨운 오름길.
그 길에서도 신샘님 말씀을 하십니다.
부부의 연이란 무엇인지.
"별땅이님 뭐하나 물어볼께요."
"예 저한테요."
"대답하기가 골란한 것이 있는데 별땅이님은 어떻게 대답할꺼예요."
"집사람이 다시 태어나도 나와 결혼해서 살겠냐고 물어와 대답을 못하였는데 이 질문에 별땅이님은 어떻게 대답할꺼예요."
짧은 순간 번개처럼 빠른 생각이 스칩니다.
너무나 사랑이 깊으시구나.
솔직히 아내에게 그런 질문을 받아 본 적이 없습니다.
"저는요, '후세에는 만날 꺼리가 없을 것이니 그런 꿈은 버리고  지금 현실에서나 잘하고 잘 살자.'할꺼에요."
합니다.
많은 생각이 있습니다.
아내에게 있어 나는 어떻게 생각되어지고 있는지.
나는 아내를 진정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신샘님 괜스레 가슴 뭉클해지게 하십니다.
배너미산입니다.


세운지 얼마 안된 깨끗한 정상 안내판이 있고  배너미산이 아닌 선암산이란 이름이 괄호속에 숨어있습니다.
사진을 찍습니다.


눈 감지 말라는 부탁도 잃지 않고 합니다.
시원한 바람을 찾아 점심을 나눕니다.
가장 맛이 있는 시간이고 같이 볼 수 있는 시간입니다.
많이 회자되는 얘기들.
가족!
산!
무엇이 그리 열정의 수렁에 빠지게 하는지.
수학적인 논리로 정리될 수 있는게 삶이라 하지만 너무나 철학적인 얘기입니다.


초록빛이 짙게 배인 길 입니다.
화려한 능선길 입니다.
잠깐 비켜나 있는 꽃에 취하기도 하고, 가야할 운달산이 아스라이 멀리 있습니다.


단산입니다.


배너미산과 마찬가지로 재경신기산우회에서 세워논 산정산 표시판이 있습니다.
자세히 관심있게 보니 문경대간이라 지칭한 줄기산행 표시도 자세히 있습니다.
고향사랑이 깊이 스며있음을 알수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정성을 들였을까.
많은 얘기들이 오가고 ...
그분들의 정열에 산 사람으로서 존경을 표합니다.
다시 이어지는 초록빛의 꿈 길 입니다.


봄이면 참꽃이 눈물이 나도록 피겠습니다.
아무 생각을 말자.
생각은 사치다.
걷습니다.
무엇이 있는지 없는지 궁금해 하지도 않으며...


하늘을 날으는 저 날개많큼이나 간절한 비상을 바라지도 않으며...
866봉입니다.
잘 만들어진 휴식처가 있고 비행하기 좋게 정리도 잘 되어있습니다.


세찬바람이 볼을 때립니다.


비상을 준비하는 님이 있고 앞으로는 가야할 능선이 있습니다.
날개가 있다면 저곳으로 쉬이 갈 수 있으련만...
제자리에서 피는 아름다움도 있는데 움직임의 자유가 있는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임도 쉼터 입니다.
마지막 남은 초가 한잔씩 돌고...
더위가 심한 여름에는 소위 쐐빠지는 산행을 하지말고 계곡산행이며 뭐 이베트 산행을 많이하짖는 이야기가 있고,
또 탁족에 맛이 있는 산행도 좀 하고.
두고 볼 일 입니다.
길이 없습니다.


낙옆이 무릅까지 쌓이고  ...
봄과 가을이 공존 합니다.
탄광이 있던 지역이라 그런지 그 흔적들이 남아 있고 까만 길이 있습니다.


야생화 공부를 한다고 하긴 하는데 도무지 도무지 모를 이름 입니다.


그 꽃이 그 꽃같고.
힘이 차 오릅니다.
재넘이님과 많은 얘기를 하고...
조항령입니다.


씨이, 조항령에서 쉬기로 했는데 그림자도 없습니다.
령이라고 하기에는 영 운치가 없는 곳 입니다.
그래 가자.
눈 앞에 펼쳐진 융단길이 있습니다.


저 곳에 벌렁누워 잠을 청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아 산이여!
길이여...
주저앉고 싶습니다.
몸 따로 마음 따로 입니다.
유체이탈입니다.


김룡사 갈림길.
유혹을 뿌리치느라 고생을 합니다.
회장님의 그 높은 유머에 그냥 발길을 돌리려 했습니다.
무섶습니다.
하아 운달산 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라는 인사에 힘을 내지만...
징크스있습니다.
'운.'자만 들어가는 산 정상에 가까이만 오면 딴 사람이 되는.
변명하지 말라하지만 진짜 그렇습니다.
해스름은 밀려오고...


산은 깊습니다.
운달계곡(냉골) 안부 입니다.


이름모를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어있습니다.


조금 내려오니 시원한 물소리가 있습니다.
휴 살았다.
산에서 듣는 물소리는 언제 들어도 좋습니다.


산행에 지친 발을 담구고 싶은 생각 뿐...


계룡산 은선계곡과 분위기가 같습니다.
다름이 있다면 전나무 숲이 다를 뿐 입니다.
풍경소리며 불경소리가 들리어 오고...
대성암 입니다.
내일은 부처님 오신날.


법당 앞에 가득걸린 연등을 보며 선문답을 합니다.
저 마음들은 다 어디로 갈까.
나무석가모니불.
산은 있습니다.
힘들건 힘들지 않건간에.

 

 이방인

 

    『아침에 일어나 배시시한 몸골로 거울 앞에 모습을 찾으니
       내 얼굴은 입을 벌리고 웃고 있오
       너는 누구냐
       낮설은 모습이오
       매일보는 얼굴이야 잃을리 없지만 나는 내 얼굴을 모르오
       구름이 찾아든 하늘은 별이 없오
       오늘은 목이 긴 도망자.』

 

산은 무었인지.
도망하고 싶지만 도망 못하는 슬픔은 무엇인지.
같이한 님들에게 웃음을.

 

 

인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