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대청봉_050514-15

▶일시:05.05.14(토)-05.15(일)

▶날씨:맑은 날씨. 정상 가는 길 쉬고 있으면 춥고 장갑을 끼어야 할 정도.

▶주행시간

<14일>

한계령휴게소-중청대피소 : 5시간 32분 소요

<15일>

중청대피소-설악동 : 6시간 43분 소요

▶만보계

<14일>

보수 16,410보(1보 65cm)

열량 532kcal

보거리 10.99km

보속도 3.21km

<15일>

보수 16,882보(1보 65cm)

열량 520kcal

보거리 111.31km

보속도 3.21km

▶주행기록

<14일>

08:30 동서울에서 한계령행 출발(44번 국도)

11:22 한계령 도착

*장수대 세워주는 버스는 따로 있다함.

12:02 한계령 출발(날머리)

13:45 서북능선 3거리 도착

15:12 09-08 표지판

16:48 끝청(해발 1,604m)

17:35 중청대피소 도착(한계령에서 5시간 32분)

 

<15일>

06:24 중청대피소 출발

08:05 희운각대피소 도착

08:14 무너미고개 통과

09:50 양폭대피소 도착

11:26 귀면암 통과

12:37 비선대 도착

13:07 설악동 7번 버스 정류장 도착

16:00 속초시 시외버스 터미널 출발

21:05 성남시 분당 고속버스터미널 도착

 

▶14일 오늘은 설악산 입산통제가 풀리는 날, 그 동안 벼려오던 설악산 입산을 위해 출발하다.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한계령 휴게소에서 내려주는 속초행 버스를 타다. 한계령을 통과하는 버스 중에는 세워주지 않는 버스도 있다고 하니 확인하고 탈 일이다. 44번 국도를 달려 예정 3시간보다 더 일찍 한계령 휴게소에 도착하다_11:22. 휴게소에서는 등산복차림 5명이 내리다. 나처럼 나홀로 3명, 남녀1팀이다. 휴게소에서 국밥을 먹고 매표소로 이어지는 계단을 오르다_12:02. 15kg을 약간 넘는 배낭무게가 어깨를 짓누른다. 몇 걸음 오르지도 안 했는데 벌써부터 숨이 막혀 오는 듯하다. 출발전 일기예보를 확인하니 설악산 15일 최저온도가 0℃라고 하여 봄가을침낭에다 겨울자켓 등 혹 눈을 만날 것을 대비해 짐을 꾸렸다. 현장에 와보니 설악의 날씨가 나무 화창하다. 무식하게 아이젠까지 챙기려 했으니. 다리힘이 약해 최근 헬스싸이클로 다리 근력 운동을 해서 그런지 예전 보다는 그래도 덜 힘든 것 같다. 오늘은 산불통제가 해제되는 첫날이어서 많은 사람이 입산을 할 것으로 생각하다. 매표소직원에게 물으니 지금 시간 현재 한계령매표소를 통과해 입산한 인원이 300명정도에 이른다고 하다.

 

<3><8>

↗서북능선 삼거리 오르는 길

 

↗서북능선을 오르며 바라본 풍광                                              ↗서북능선 삼거리 표지판

 

▶완만한 오르막길을 오르면서 펼쳐지는 경관이 참으로 아름답다. 지리산은 웅장하되 수려하지 못하고 금강산은 수려하되 웅장하지 못하지만 설악산은 웅장하면서도 수려하다고 하지 않던가. 주위 경관을 두리번 살피며, 매표소에서 구입한 등산지도와 1:50,000 지형도를 들여다 보며 내가 서있는 위치를 지형도상에서 확인하려 하지만 아직은 독도법이 서툴어 대충 감만 잡히는 느낌이다. 선행경험자와 동행할 경우 지나치는 봉우리나 계곡들의 이름을 알 수 있으련만, 나홀로산행의 단점인 것 같다. 반대편에서 오는 많은 산님들과 심심치 않게 마주치다. 한분에게 어디서 오는 길이냐고 물으니 장수대에서 새벽 2시30분경에 출발해 한계령을 향한단다. 서북능선 삼거리에 도착_13:45. 배낭을 벗고 소위 귀떼기청쪽을 바라보다. 2-3명부터 10명전후의 무리를 진 많은 산님들이 귀떼기청쪽에서 모습을 나타냈다 한계령쪽으로 사라져 가고 있다. 나도 당초 주행계획은 장수대>대청봉>공룡능선>미시령으로 이어지는 설악산 대종주를 하려다 초행길 너무 오바하는 것 같아 마음을 접고 한계령>대청봉>천불동계곡>설악동으로 이어지는 주행코스를 잡았다. 어느 산악인은 이 주행코스를 설악산 소주행코스라고 말한다.

 

↗산악회 안내 메모와 현위치표지판

 

▶삼거리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주위 경관을 촬영하고 미숫가루 한잔을 마시다. 바람이 차다. 손이 시렵다. 배낭에서 겨울장갑을 꺼내 끼다. 외국 속담에 손발이 시러우면 모자를 쓰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빵모자를 꺼내 쓰고, 방한 방풍 자켓을 꺼내 입다. 대청봉을 향해 출발하다. 긴 서북능선 길이 이어진다. 독도에 아직 서툴으니 초행산길은 사람발길이 나있는 등로를 따라갈 수 밖에 없다. 만약 사람 다닌 흔적이 없거나 오래되거나 지워져 있는 산을 주행한다면 참으로 난감하리라. 그 동안 서울 산줄기 산을 나홀로 주행하면서 사람 왕래가 한적한 등로를 타다보면 길을 헷갈려 알바를 하거나 엉뚱한 계곡으로 빠져 되돌아갈 수도 없어 사람다닌 흔적이 없는 능선과 계곡을 꽤 여러 번 헤매다 예정에 없던 곳으로 빠져 나온 경우가 꽤 있었다. 오늘 설악산에서도 서북능선을 타면서 갈림길을 만날 때 마다 이쪽으로 가는 것일까 저쪽으로 가는 것일까 잠시 주춤거렸다. 나뭇가지에 걸린 주행확인리본이나 등로바닥에 산악회의 방향 안내 메모가 없었다면 숱한 알바를 할 뻔했다.

 

▶방한자켓과 빵모자로 인해 이내 빰이 나고 몸이 더워진다. 등로 옆으로 비켜서 자켓과 빵모자를 벗어 배낭에 넣다. 맞은편에서 나홀로 여인 산님이 앞을 지나쳐 저만치 바위에 걸터 앉는다. 어디서 출발했는지 묻자 미시령에서 이른 새벽에 출발 했단다. 세상에 여군특전사 전역한 사람인 모양이다. 내 배낭을 보더니 배낭이 너무 크단다. 60L냐고 묻길래 45L라고 하다.

 

↗서북능선길 풍광

 

↗자세를 낮추게 하는 나무문

 

↗다람쥐가 외지인의 출현에 경계의 눈빛을 보내다.

 

↗끝청표지판

 

↗대청봉

 

↗중청대피소에 가는 길에 있는 꽃

 

↗중청대피소에 가는 길에 있는 꽃

 

↗중청대피소                                                                           ↗대청봉 오르는 능선

 

▶끝청에 도착하다_16:46. 바람이 엄청 불어 뾰족한 돌밭 위에 서니 몸이 기우뚱거린다. 저멀리 대청봉이 보인다. 조금 가니 중청대피소가 보이고 먼저 도착한 산님들이 휴식을 취하며 음식을 들고 있고 몇몇 산님들은 배낭을 벗은 상태로 대청봉을 오르내리고 있다. 중청대피소에 도착하다_17:35. 한계령매표소에서 여기까지 5시간 32분 소요되다.

 

↗중청대피소

 

▶침상을 배정받고 배낭을 풀다. 대피소로는 지리산 장터목대피소를 처음 사용해 보았는데 그 곳은 남녀를 구분하던데 이 곳 대피소는 남녀 공동사용이다. 대피소는 말 그대로 비상시설이다. 산님들이 악천후를 만났을 경우 대피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비상시설이기에 굳이 남녀를 구분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그리고 또 다른 점은 분리수거함이 비치 되어 있다는 점이다. 지리산에서는 대피소매점에서 구입한 패트물병도 다 마신후 되가져가도록 엄격하게 하던데 이곳 설악산은 다르다. 두 방법이 각각 장단점이 있겠지만 설악산 방법이 괜찮아 보인다. 자기쓰레기 되가져가기가 귀찮다고 사람 눈길이 못 미치는 관목사이나 바위틈새에다 쓰레기를 쑤셔넣은 양심불량 현장을 가끔 목격하게 되는데 다른 공원에서도 설악산처럼 버릴 곳을 마련해 준다면 공단측에서 조금은 힘드시겠지만 환경이 덜 훼손되지 않을 까 생각해 본다. 물론 산님들이 버리는 량을 극소화하도록 배낭을 꾸미는 산행문화가 먼저 정착되어야 하겠다.  

▶오늘 대청봉 일몰시간이 7시 28분이다. 밥시간으로는 좀 이르지만 저녁식사를 해결하고 대청봉에 다녀올 수 있을 것 같다. 콜맨 휘발유 스토브를 켜서 김치와 참치, 고추장, 풋고추를 한데 어울러 국을 끊이다. 코펠 뚜껑에 올리브기름을 붓고 스팬햄을 굽다. 밥은 집에서 보온도시락죽통 0.5L에 싸왔다. 반찬은 배추김치, 부추김치, 멸치꽈리고추무침, 된장, 풋고추, 마른김이다. 미니가스버너와 가스통도 가져오려다 짐을 줄이려고 빼놓고 왔는데 약간 무겁더라도 가지고 왔더라면 취사시간을 20-30분 아낄 수 도 있을 것 같다. 식사 후 남은 국은 내일 아침에 먹기 위해 보온 죽통에 담다. 취사장안에 물통이 있어 편리하다. 휴지에 물을 묻혀 대충 그릇을 닦다. 쇼핑 비닐봉투에 스토브,코펠 온갖 것을 다 쓸어 담아 침상위 선반에 얹어 놓다.

 

▶배낭에서 방한 방풍 자켓과 빵털모자를 꺼내 입고, 겨울장갑을 끼다. 손전등을 챙겨 대청봉을 향하다. 설악산 일몰시간까지는 대충 30여분 남은 것 같다. 하늘은 구름이 끼고 흐려서 낙조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부부 두팀 그리고 너댓명이 배낭을 매지 않은 채 내려 오고 있고 한 여인도 나홀로 배낭을 맨채 내려 오고 있다. 나홀로 여인은 오색에서 오른 듯.

 

↗대청봉 표지석과 각종 돌들_정상의 위엄이 훼손돼 보인다. 하나만 남기고 다 철거해 버렸으면 어떨지

 

▶대청봉 정상에 서다_19:10. 아무도 없다. 어둠이 내리고 있다. 바람이 엄청 불어 바람맞은 뺨이 이그러지는 것 같다. 사진을 찍을 수 없을 정도로 바람이 거세다. 간신히 몇 커트를 찍고 정상표지석에 기대어 선 채 속초방향 불빛을 바라보고 있는데 한 산님이 다가서며 인사한다. 가족들의 행복과 건강을 기원하다. 어둠이 내리고 있는 사방 팔방 풍광을 살펴본다. 아스라이 불빛만 보인다. 방금 그 산님은 먼저 내려가는 것 같다. 큰 소리로 가족들의 이름을 불러 보다. 비록 집에서 들릴 리 없지만. 20분 정도를 정상에서 머물다 대피소를 향해 내려서다. 대피소와 대청봉정상간 왕복 등으로 1시간 정도 소요된 것 같다.

 

▶어둠이 깔린 능선안부를 걸어 대피소에 도착하다. 취사장을 지나며 보니 발 디딜 틈 없이 붐빈다. 침상에 올라서 침낭을 꺼내어 펴다. 1인당 침상폭 너비가 배낭폭 너비다. 완전 군대 칼잠 형태다. 누우니 옆사람의 어깨가 달 듯 말 듯. 앞침상과 옆침상을 둘러 보니 침낭을 가져온 사람은 나뿐이다. 추위를 무난히 많이 타기에 모포로는 보온이 안될 것 같아 이번 설악산 입산을 계기로 11만원 정도의 봄가을용 침낭을 구입했다. 그래도 안심이 안되 화장실안 탈의실에 가서 하의내의를 껴 입고 침낭속으로 몸을 들이 밀다. 9시 가까이 되 가고 있다. 손목시계에 알람을 4시, 4시5분 맞추고 눈을 감는다. 왼쪽 옆 사람은 깊은 잠에 빠져있다. 오른쪽 사람은 이제야 저녁을 먹고 침상에 오른다. 몇 사람 건너서 핸드폰이 울린다. 통화를 2-3분 하는 것 같다. 내 핸드폰은 전혀 안 터지던데 저 핸드폰은 어찌된 핸드폰인지. 하도 희한해서 물어보려다가 잠 속으로 빠져 들다. 잠이 깨어 시계를 보니 2시다. 5시간 정도 깨지 않고 잠을 잔 것 같다. 조금 더 자려니 영 잠이 안 든다. 화장실을 다니려 가다. 밖에는 찬 바람이 몰아치고는 있지만 영하 기온은 아닌 것 같다. 저 멀리 보이는 불빛들이 속초시렸다. 침상에 다시 누워 보지만 잠이 들지 않는다. 오늘 설악산 일출이 5시 16분이다. 지금 일어나 서두르면 밥 해먹고 대청봉에 오를 수 있고 천불동계곡으로의 출발도 당길 수 있을 것 같다. 손목시계가 3시 가르킨다. 침상선반에 놓아둔 취사봉투를 챙겨 취사장으로 가서 불을 키고 취사준비를 하다. 스토브를 켜 먼저 국을 데우다. 아침용 밥은 씻은 쌀로 포장해 판매하는 해물밥 2인용짜리로 준비해 왔다. 물을 붓고 30분 정도 끊이고 뜸을 들였으나 쌩쌀 씹히는 기분이다. 물을 설명서보다 더 많이 넣었는데도 쌀이 덜 익은 것 같다. 지난번 지리산 경험이 생각난다. 그때 햇반을 가져 갔다 설명서대로 데워지지 않아 애를 먹었는데 이 번에도 그런 것 같다. 앞으로 쌀 만큼은 집에서 직접 씻어서 준비를 해야 겠다. 등산음식을 만드는 사람들이 등산을 실제하면서 취사 경험을 바탕으로 등산음식을 만드는지 궁금해진다. 물을 더 붓고 불세기를 약하게 10분 정도 더 뜸을 들이다. 침상 왼쪽에서 일찍 잠들었던 사람이 부시시한 모습으로 취사용품을 들고 취사장으로 들어 선다. 젊은 사람이다. 아저씨가 일찍 서둘기에 저도 덩달아 서둘게 되었다면서 계획보다 더 일찍 하산하게 되었다며 즐거운 표정으로 웃음을 건넨다. 어디서 왔냐고 물으니 익산에서 왔단다. 어제 용대리 백담사를 거쳐 올라 왔다고 한다. 타고온 승용차를 백담매표소주차장에 나두고 백담사행 셔틀버스가 운행되기전인 새벽 6시경에 출발하여 이곳 중청대피소에는 오후4시경에 도착했다고 하니 대략 10시간 소요된 것 같다. 다시 그곳으로 하산하여 귀가할 계획이란다. 나도 작년 늦가을 아내와 함께 백담사에 가기 위해 셔틀버스를 타고 백담사계곡을 오르면서 아내가 연신 풍광에 감탄을 하던 기억이 난다. 그분에게 대청봉 일출을 안 보려느냐고 묻자 빙그레 웃으면 그냥 하산하겠다고 답한다. 그 사람이 간단하게 식사를 마칠 때 까지도 해물밥은 뜸이 들지 않는다. 어제보니 사람들이 모포를 빌릴 때 신분증을 맡기게 하던데 아직도 4시 안되어 안내직원을 깨워야 할 텐데. 얼추 해물밥이 뜸이 든 것 같다. 점심용으로 보온죽통에 반을 덜어 넣다. 어제 남긴 스팬햄을 엷게 잘라 코펠뚜껑에 구워서 반을 보온죽통에 밥위에다 얹는다. 나머지 반을 먹다. 뜸이 아무래도 덜 든 것 같은데 설명서에 쫄깃한 맛이 난다고 하였기에 그냥 먹다. 맛이 영 아니다. 억지로 입안으로 구겨 넣다. 코펠을 다 비웠으나 누릉지가 많이 들어 붙어 있다. 국도 어제 저녁 맛이 안나 다 먹지를 못하다. 물기를 제거하고 포장비닐봉투에 담아 분리 쓰레기함에 버리다. 아까 익산의 젊은 산님이 모포를 안고 불꺼진 채 닫혀있는 안내실 유리문을 바라보며 앉아있다. 모포를 반납하고 신분증을 찾아야 되는데 아직 안내직원이 취침중이라 깨우지를 못하고 있는 모양이다. 저 양반 한 30-40분 하릴없이 소비한 격이 되겠다. 4시 넘기면서부터는 몇몇 팀이 취사장에 들어서다. 취사장을 나서니 계단으로 많은 사람들이 부산하게 오르내린다. 아마 대청봉 일출을 보려고 준비들을 하는 것 같다. 4시 30분 넘기고 있다. 대청봉을 향해 출발하다. 안내실 문이 열려 있다. 그 젊은 양반은 떠난는지 안보인다.

 


↗대청봉에서 바라본 일출 파노라마

  

  

  

 

↗일출모습

 

▶많은 사람들이 대청봉을 향하고 있다. 여명이 밝아 오고 있다. 정상에 서다. 앞서 도착한  많은 사람들이 정상표지석을 감싸고 모여서서 동쪽 하늘을 바라보고 서있다. 붉은 태양이 용틀음을 하며 서서히 솟구쳐 오르고 있다. 어제밤 구름이 끼어서 오늘 일출을 볼 수 있을까 했는데 정말 행운이다. 웅성임속에 탄성이 터진다. 많은 사람들이 기념사진 찍기 바쁘다. 나도 질세라 연신 디카셔터를 눌러댄다. 셀프촬영도 꽤하다.  일행들에게 망원사진기로 사진을 찍어주고 있는 분에게 한 컷 찍어주기를 부탁하다. 갓 태어난 해님에게 가족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한다. 10여분을 체류한 후 하산하다.

 

새벽 해살을 받고 있는 중청대피소 능선

 

↗화채능선과 공룡능선 줄기

 

▶중청대피소내리막 안부능선이 아침 햇살을 받아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지나가는 분이 저멀리 화채능선 공룡능선이 오버랩되어 보인다고 말하다. 중청대피소에 도착하니 인파로 붐빈다. 앞뜰에서 많은 사람이 취사를 하고 있다. 취사장안도 비집고 들어갈 틈조차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붐빈다. 침상에 배낭을 꾸려 출발 준비를 하다. 무박산행으로 산악회인솔로 참여한 많은 사람들이 아침을 먹고 있다.

 

↗희운각 가는 길에 편한 길도 있다.                                           ↗용아장성 줄기

 

▶중청대피소를 출발하다_06:24. 잠시 가니 용아능선이 말그대로 용의 이빨을 드러내고 있는 모습이다.  산악회회원이 혼자 떨어졌다며 백담사와 희운각대피소 갈림길에서 공룡능선길 방향을 묻길래 백담사방향을 가르키고 말았다. 나중에 희운각대피소에 도착하고서야 내가 실수를 한 것을 알고 아차 이런 실수를 하다니. 초행주제에 남에게 아는 척하며 엉뚱한 길을 가르쳐 주다니. 신음소리내며 탄식을 하며 희운각대피소에 도착해보니 아까 그 산님이 저 멀치에 앉아 복사된 등산지도를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지 않은가. 어찌나 반갑고 안심이 되는지 달려가 덥썩 손이라도 잡고 싶었다. 멋쩍어서 아는 척을 못했는데 이글을 통해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 전합니다. 실수를 용서바랍니다. 전에 나도 그 산님 같은 경우를 당한 적이 두서너번 있다. 모르는 길 어설프게 답변할 일이 아니라는 것을 또다시 깨우쳤다. 백담사갈림길에서 희운각대피소에 이르는 길은 정말 내리막길의 연속이다. 부스러기 돌바위들이 널려 있어 내려오면서 몇번을 미끌어져 엉덩방아를 찧다.

 

↗희운각대피소앞  구간거리 안내표지판

 

▶희운각대피소에 도착하다_08:05.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거의 대부분 단체이고 나홀로는 나만 나홀로인 것 같다. 약간 허기를 느끼다. 매점에서 사이다캔을 하나 사서 간식을 먹다. 스카프를 한장 사다. 설악산과 금강산이 함께 소개된 대형 스카프다. 여름철 땀닦이로 적격일 것 같다. 많은 사람을 뒤로하고 나홀로 출발하다.

 

↗무너미고개 안내표지판

 

▶무너미 고개 이정표가 나타나다_08:14. 평평한능선으로 직진하면 공룡능선, 우측 내리막길로는 천불동계곡으로 이어지다. 천불동계곡을 향해 내려가다. 대학생산악회 남녀 회원 20여명이 나보다 더 큰 배낭을 매고 앞서 나간다. 천천히 내려가니 산악회패찰을 배낭에 매단체 많은 산님들이 앞질러나간다. 백담사갈림길에서 마주쳤던 어머니아들일행도 앞서나간다. 계곡이 시작되며 물흐르는 소리가 힘차게 들려오기 시작한다. 한참을 내려가니 앞서갔던 대학생산악회원들이 게곡물에 발을 담그고 있다. 조금 내려가서 나도 발을 담가보아야 겠다.

 

↗발을 담가본 계곡물                                                               ↗물이 차서 발을 오래 담글 수 없다.

 

↗비선대 가는 길

 

▶웅장하고 수려한 계곡미가 펼쳐진다. 천불동계곡. 정말 대단한 계곡이다. 지리산 칠선계곡,한라산 탐라계곡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계곡이라 하지 않던가. 하늘을 찌르듯 높이 치솟아 있는 모습이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착각을 느끼게 한다. 꼭대기를 올려다보니 뒷골이 다 아프다. 유명한 폭포가 계속 이어진다. 철계단이 무수히 펼쳐진다. 만약 철계단이 없다면 보통 사람들은 감히 근접할 수 없는 계곡이리라. 여하튼 자연속의 인공 구조물인 철계단도 장관이다. 천당폭포,양폭을 지나 양폭대피소에 도착하다_09:50.

 

↗양폭대피소

 

▶허기가 느껴질 것 같아 식사를 하다. 보온죽통을 열어 한 숟가락을 떠먹으니 아침과는 달리 아주 밥이 맛있다. 쌀알이 잘 씹힌다. 통안에서 뜸이 든 모양이다. 그것 참. 어제 저녁과 오늘 아침보다 더 맛있는 산행음식을 먹은 격이 됬다. 4시경에 밥을 먹었으니 6시간만에 밥을 먹은 격이 된다. 등산학교에서 산행시 다음 네가지를 지키라고 강조한다. 즉, 춥기 전에 입고 덥기 전에 벗고 지치기 전에 쉬고 허기지기 전에 먹으라고. 그래서 나는 이 강조사항을 보행4전(前)원칙으로 정하고 잘 지켜나가고 있다.

 

 

↗오련폭포 계곡길

 

↗오련폭포                                                                                 친선골입구

 

▶오련폭포를 지나 칠선골로 접어들다_10:51.

 

귀면암가는길

 

귀면암

↗비선대가는길

 

▶귀면암에 도착_11:26. 비선대가 얼마 남지 않은 듯. 디카 밧데리가 여분용까지 다 떨어지다. 디카 렌즈뚜껑이 망가지다보니 밧데리 전원소모율이 높아 진 모양이다. 비선대를 향하며 풍광사진을 디카폰으로 찍다.

 

↗설악골 표지판

 

 

↗비선대 가는길

 

↗비선대                                                                                  ↗신흥사에 앉아 게시는 부처님

 

↗신흥사

 

▶설악골을 지나 비선대 도착_12:37. 양손이 동상에 걸린 것 같다. 손톱 양끝의 살이 갈라져 피가 엉기고 핸드폰단추를 누르는 것이 고통스러울 정도다. 영하의 날씨도 아닌데 동상에 걸리다니. 지난번 지리산 다녀 온후에도 동상에 걸려 고생했는데 이번에도 이렇다니. 여하튼 앞으로는 봄여름가을에도 보온 장갑은 무조건 준비해가야 겠다. 나중에 집에 돌아와 뜨거운 물로 이틀 정도 찜질을 했다. 비선대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한 후 신흥사를 거쳐 설악동주차장 버스정류장에 도착_13:07. 속초시 시외버스터미널행 7번 버스를 타고 터미널에 도착하니 성남행버스가 16:00에 출발예정이다.  1시간 30분 이상을 대합실에서 기다리다. 5시간을 달려 성남에 도착하니 밤 9시 05분이다. 속세로 다시 돌아온 느낌이다.

 

<낙수>

alson님의 산행기가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주로 나홀로 산행을 합니다만 산하가족 여러분의 선행기에 많이 의지하고 있답니다. 항상 즐겁고 건강한 산행 되시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