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교산 팔공산(대구)을 오르다◆

 

★  일시 : 2005년 2월 20일 (일)

★  오른길 : 수태골(10:20)→서봉(12:10도착 12:55출발) →파계봉쪽 헬기장(14:38)

       →부인사 하산 종료(15:30)

★  누구랑 : 짝지랑 
 

  

   갑작스런 추위에 매스컴이 한파주의보니 호들갑을 떠는 바람에 멀리 갈 엄두가

나지 않아 마음편하게 가까운 팔공산이나 갔다오자며 여유있게 집을 나선다.

엊그저께 내린 눈이 출퇴근을 할때마다 이 겨울이 지나기전에 자신의 모습을

과시라도 하듯 병풍처름 둘러쌓인 팔공산 자락이 은색으로  유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어

남도에서의 흔치 않은 모습이 휴일산행일을 기다리게  만든다.

동화사 집단시설지구를 돌아 고개를 넘자마자 긴 주차 행렬이 장난이 아니네.

입구에는 이미 주차만원된지 오랜듯 하고 고개 바로 아래까지 양쪽 도로를

가득 채우고 있는 자가용의 행렬을 한참 지나쳐 내려가고난 후  부인사 입구 조금 전에

주차를 한다.

 마침 정상에 낼름  갔다오기에는 뭔가 부족함이 있는것 같아  미리부터 수태골에서

서봉을 돌아 가능하다면 부인사쪽으로 하산계획을 세운터라 하산시  차량회수를 감안하면

오히려 부인사쪽으로 내려 갈 수록  유리 할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차에서 내리자 기상청 예보대로 뺨을 스치는 바람이 차가와 금새 방한복에

달린 모자를 써야 할 정도다. 날씨가 추워 한가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오히려 근교산행쪽으로 몰린 탓인지 오름길이 북새통을 이룬다.

처음 나오는 계곡을 지나 조금 오른뒤 길은 녹다가 만 눈이  얼어  빙판길이라

이내 아이젠을 착용한다.

 암벽바위를 지나고 얼어 붙은 폭포는 물소리조차 감춘채 고요하나 오를수록

산에는 눈이 많아지기 시작한다.

 오도재를 통하여 서봉에 가려던 참이었는데 마침 일행중에 지름길로 가는길이

있다하여 따라가는데 발등까지 덮일 정도로 눈이 쌓여 있다. 

고도가 높아지면서 동봉이 잡목 가지 사이로 시야에 들어오고 나뭇가지에

영롱한 얼음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어 가지를 흔들면 마치 방울처럼 쇳소리가

난다.

 오를 수록 바람은 오히려 약해지고 갈증과 땀이 맺히기 시작하니 이때는

나무에 매달린 얼음조각을 떼어 입에 넣거나 눈 한 웅큼을 푹 파서 먹는 이맛이

겨울 산행의 또 다른 작은 묘미라 할까.

 서봉 정상에 다다를수록 환상의 향연은 강도를 더해간다.

덕유산 빙화가 산하 산행기에 오르더니 이곳 정상에도 예외가 아니다.

덕유산에 비할 바야 있으랴마는 남도에서 보기 드문 현상이 서봉에서 동봉에

이르는 능선을 타고 아름답게 펼쳐져 있으니 여기저기서 탄성이 절로 나오네.

 정상을 거쳐 내려서기가 아까와 이 멋진 경치를 보며 식사를 한 후에 여길 떠나야

할까보다. 점심이라야 컵라면 하나에 쪼코파이 두개가 전부네.

그래도 늦게 먹은 아침식사때문에 시장기가 느껴지지 않아 별 생각이 없던

터라 따끈한 커피 한잔이 운치를 더해 주는 것 같기도 하다.

휴식을 하고 서쪽 파계봉 쪽으로 산행을 계속한다. 이쪽 능선의  그늘진곳엔

쌓인 눈이 더 많다.

군데 군데 바위를 돌아 오르고 내리고 눈길 걷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이따금씩 마주치는 산행객들과의 인사에 심심치도 않고 쉼없이 서쪽으로

걸어 가는데 사실 부인사쪽으로의 하산 길이 분명치 않아 내심 혹시나 하는 걱정이

없는건 아니다. 부인사쪽에서 예전에 온가족이  능선까지 오른적은 있었는데

오다보니중간에 길이 없어져 좀 헤맨적이 있었고 그때 올라선 곳이 공룡능선같이 생긴 바위가

많이 솟아 있던 지점이었고 그 곳을 통과하면서 새삼스레 그때 추억이 되살아 난다.

마침 하얀눈으로 뒤덮힌 헬기장을 만나고 끝나는 지점에 리본이 달려 있는 좌측길이 부인사 가는

곳이구나 라는 예감이 든다.

이 길엔 벌써 많은 사람들이 오간 흔적이 뚜렷이 남아 있다.

지능선을 따라 나있는 하산길은 울창한 소나무숲이 일품이다.

경사도 대체로 완만하여 내려가는 길임에도 큰 무리 없이 오르 내릴수 있는 등산로라

혹시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산행으로 좋은 코스가 될 것 같다.

헬기장을 출발하여 내림길에 접어든지 한시간여만에 부인사 바로 뒤편에 내려선다.

이 길은 오히려 한산하고 시멘트 포장길을 통해서 내려오는 산행객이 우리가 하산했던 곳보다 많다.

원점 회귀의 산행인 듯 하면서도 차량회수에 큰 무리 없이 한바퀴 돌아 내려 올수 있는

코스로 추천을 권해보고 싶은 산행이었다.

  


 

▲수태골 입구에서 본 정상 쪽 조망

  

▲소나무에 핀 빙화

 

 


 

 


 

 


 

▲서봉정상부근의 설화

 ▲비로봉과 동봉의모습

 

▲정상부근의 설경


▲비로봉 조망

 

▲동봉 조망

 

 ▲올려다 본 서봉의 모습

 

▲서봉정상 바위에 핀 빙화

 

 

▲지나다가 되돌아본 비로봉 능선

 

▲파계봉 쪽 조망

 

▲갓바위 쪽 조망 (흰 곳은골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