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을 목전에 두고 접어야 했던 대암산

1. 산행일 : 2005. 5. 22 일요일

2. 동  행 : 교감선생님과 봄내지니

3. 주요지점 : 광치령-800.2봉-1057.6봉-대암산 용늪(왕복)

4. 도상거리 : 20km(편도 10km) (총산행시간 : 10시간 18분)

5. 지점별 기록

  -, 07:32   광치령 휴게소

  -, 07:40   임도

  -, 07:50   통신탑

  -, 08:17   800.2봉

  -, 09:22   1057.6봉

  -, 09:35   임도

  -, 09:52   임도 끝

  -, 10:17   좌측 후곡리능선과 합류봉(전망 좋음)

  -, 10:53   임도

  -, 11:34   차량차단기

  -, 11:40   점심(12시 12분까지)

  -, 12:20   철문

  -, 12:32   대암산 용늪 군초소

  -, 13:12   철수

  -, 17:50   광치령휴게소


 

대암산을 가고 싶었다

어릴적 추운 겨울 라디오 일기예보를 듣노라면 빠지지 않는 곳이 곳이 있었다 대암산 영하 몇십도

지난번 문창환님이 인제 한석산을 다녀오시며 대암산쪽에 눈길을 주시기에 언젠가 가시겠구나 싶어 주말이면 염치불구하고 따라가려 했는데 평일에 가시기에 따로 날을 잡아간다

  

엊그제 지역뉴스에 양구 어느 도로공사장에서 일하시던 분이 길가에 있는 곰취를 뜯으려다 발목지뢰에 다쳐 실려나오는 것을 본 뒤라 꺼림직하지만 이미 문창환님이 가셨던 길이고 하여 강행한다

교감선생님과 봄내지니님을 태우고 양구를 지나 광치령휴게소 도착


  07:31  광치령휴게소

좌우 어느쪽을 봐도 경사가 녹녹치가 않다

산세를 보니 좌측 7~8부능선으로 임도가 보이기에 휴게소 뒤 계곡으로 들어가니 희미한 길흔적이 있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교감선생님이나 봄내지니도 방송은 보았을터 하지만 말이 없다

 

  07:40  임도

임도에 도착하니 들머리인 이동통신중계탑과는 거리가 있다


  07:50  이동통신중계탑

임도 3거리다

가야할 북쪽 사면으로 뚜렷한 길이 나 있는 것을 보니 지뢰에 대한 공포감은 좀 줄어든다

좌측 조림된 잣나무의 호위를 받으며 한 10여분 오르니 우측에서 올라오는 능선과 합류하는 곳

북쪽으로 조그마한 내림길에 이어 언덕을 오르면 정상이 참호로 둘러쌓인 삼각점이 있는 800.2봉이다


 

  08:17  800.2봉

800.2봉을 지나  조그만 봉우리 오름길

이곳이 오늘 유일하게 돌을 밟는 곳이다

한 3m 정도의 부드러운 암릉길

이곳을 지나며 우측 돌출 바위에 서서 뒤돌아 보면 오늘 처음으로 지나온 방향으로 시야가 터진다

                        지나온 능선

잠시 지나온 능선과 인제쪽의 조망을 감상한다

능선상 희미하게 길은 있지만 철쭉을 비롯한 잡목이 빼곡하여 진행에 어려움은 있지만 때묻지 않은 자연에 그리 싫지만은 않다

어느 벙커가 있는 무명봉우리 휴식겸 간식을 먹고 벙커를 돌아 내려가려는데 벙커 출구에서 시커먼 짐승이 튀어나와 화들짝 놀라 바라보니 어미 흑염소와 2마리의 아기 염소가 달아난다

 

요즘 야산에 다니다 보면 심심치 않게 만나는데 아마도 방목하여 기르던 염소중 무리에서 이탈하여 야생화된 염소가 아닌가 싶다

이후로는 계곡 사면 곳곳서 나물을 채취하는 분들과 마주친다


  09:22  1057.6봉

작년에 재설한 삼각점이 있는 1057.6봉

조망도 없는 그저 그런 봉우리

1057봉을 내려와 봉우리 하나를 우회하자 임도다

  09:35  임도

임도가 시작되는 곳에 사륜구동차와 아주머니 몇분이 서성거리고 있다

 

임도를 따라 한 15분 정도 걸으니 지금까지와는 달리 잘 닦여진 임도

이곳에는 화물차와 승용차까지 들어와 있다


 

  10:00  임도 끝

임도가 끝나는 지점에서 능선으로 오르는 길도 뚜렷하다

좌측으로 자작나무가 조림되어 있는 길을 따라 오랜만에 급한 경사길을 올라가니 좌측으로 윗광치서부터 뻗어 올라온 능선과 맞닫는 곳

                      멀리 좌측 도솔봉, 우측 대암산

                 양구군 동면 팔랑리 방향

 

  10:17  윗광치에서 올라온 능선과 맞닫는 봉우리

처음으로 대암산과 도솔봉도 조망된다

                               붉은참반디

벙커밑 공터에서 잠시 쉬려고 자리를 잡는데 온통 고사리 밭이다

고사리를 좀 꺽고 내려가려는데 이번에는 곰취가 발목을 잡는다

 

                        폐임도

점심 먹을 만큼 뜯어 배낭에 담고 기분 좋게 내려가는데 최근에는 이용하지 않는 듯한 흐릿한 임도가 나타난다

  10:53  잘 닦여진 임도

다시 또 차량통행이 많은 듯 잘 닦여진 임도와 만난다

이제부터는 곳곳에 짚차며 화물차 심지어는 승용차까지 올라와 있다

이사람들이 등산왔을리는 없고 ...

산림을 보호하기 위하여 만들어 놓은 임도가 산림을 훼손하는데 이용되고 있음을 보니 씁쓸하기 그지없다

                            큰앵초

이제부터는 임도만을 따른다

가끔 빗방울까지 뿌리던 하늘은 언제 그랬냐는듯 햇살이 제법 따갑다 

임도를 따라 몇굽이 돌아가니 천막과 안테나까지 설치하고 교신에 여념이 없는 햄동호회원들을도 만나고

                                 햄 동호회원들

아침을 5시에 먹었더니 11시가 조금 넘었을 뿐인데 배가 고파온다

밥 먹을 곳을 찾다보니 남동쪽 원통에서 올라온 능선과 맞닫는 지점을 지나 차량차단기와 원형철조망이 한쪽으로 치워져 있는 곳 도착


  11:31  차량차단기 있는 곳

차량을 차단하기 위하여 차단기와 주변으로 원형철조망을 설치해둔 곳인데 나물채취꾼들에 의해 원형철조망이 치워지고 그곳으로 차량이 다닌 흔적이 뚜렷하다

차단기를 지나 물이 흐르는 계곡에서 곰취를 씻어 점심식사를 하려고 하는데 웬 날파리가 이리도 많은지 하는수 없이 자리를 옮겨 곰취향 그윽한 점심을 먹는다


 


 

  11:35  점심(12:12까지)

천천이 한굽이 돌아가자 이번에는 철문과 주변으로 원형철조망이 쳐져있고 원형철조망 너머로는 지뢰경고판


  12:20  철문

이를 어찌해야하나 고민중인데 아주머니 3분이 다가오더니 철문 중앙쪽 틈새로 좀 어색한 낮은 포복으로 나오신다

ㅎㅎㅎ 그리도 그렇게 넘어갔다

전부터 조금씩 빗방울이 떨어지더니 이제 제법 빗줄기가 굵어진다

일기예보상으로는 오느듯 마는듯이라 했으니 믿고 간다

                                우측 대암산

대암산이 우측으로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가 싶더니 저 앞 언덕위로 차단기가 있는 검문소가 눈에 들어온다

어느 정도는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이미 2개의 통행제한 차단기를 넘어온 범법자의 신분인지라 몸과 마음은 한없이 움츠러들지만 태연을 가장해서 다가가 본다

아무도 없다

                              대암산 가는길 넘어로 용늪

  13:32  군초소

점점더 비바람은 거세져만 간다

하는수 없이 주인없는 초소에 들어가 빗줄기가 약해지기를 기다리지만 약해질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한 30여분을 그렇게 하릴없이 주인없는 초소를 지키고 있는데 도솔봉쪽에서 장교 1명과 하사관 2명이 다가온다

                                  잔털제비꽃?

이럴줄 알았으면 비를 좀 맞더라도 대암산으로 가는건데

장교에게 산행하는 사람이라 이야기 하고 대암산에 가려고 한다니까 아직까지는 대암산 등반은 불법이므로 돌아가는 입구까지 안내해드릴테니 가자고 한다

 

벼르고 별러서 온 대암산인데 정상을 목전에 두고 돌아서야 한다니 아쉽기 그지없다

잠깐 다녀오자고 부탁해보고도 싶지만 나라를 지키고자 군인의 길을 선택한 그들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 그들을 따라 오던 길로 되돌아 내려가는데 눈은 자꾸 좌측에 있는 대암산을 향한다


 

  17:50  광치령

13:15분에 하산을 시작하여 왔던 길 그대로 되집어 광치령 휴게소에 도착하니 17:50분이다

대암산을 산행지로 정하게 된 이유는 전부터 가고 싶기도 했지만 최근 양구군에서 대암산을 개발하여 등산로를 열겠다는 얘기를 심심치 않게 들었고 또 최근에는 대암산 곰취축제라는 것도 열리고 하여 어쩌면 대암산에 합법적으로 들어갈수 있겠다 싶어 도전해 보았으나 아직까지는 입산이 통제되는 곳이었다

 

그곳을 지키는 장교의 말로는 최소한 올 8~9월은 되야 제한적으로 입산이 허용될것 같다고 한다

그때 돌모자를 쓴 잘생긴 대암산에 다시 가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