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88차 산행
   웅석봉 1099m     경남 산청
   05. 5. 10(화)     

   안내산악회를 따라서
○밤머리재12:00

○첫째헬기장12:35

○중식

○왕재(925m)13:37 

○둘째헬기장14:15

○정상(1099m)14:30

○십자봉(무명봉)갈림길15:30

○셋째헬기장

○선녀탕갈림길임도15:43

○지곡저수지주차장15:50

 

○지금은 백두대간 종주를 할 때 중산리나 대원사에서 지리산 천왕봉을 오르지만 옛날 백두대간꾼들은 웅석봉 정상에서 시산재를 올리고 밤머리재를 넘고 왕등재를 지나 천왕봉으로 오르내리는 산행 들날머리로 삼았다고 한다(안내 산악회 산악대장의 설명에 의하면).
그렇게 하자면 들머리를 지곡 내리제나 성심원이 있는 아랫바람재 또는 어천리에서 산행을 시작했을 터,
하지만 오늘 우리 일행은 밤머리재를 들머리로 하고 지곡 내리제를 날머리로 한다.

산청 나들목을 빠져 나온 버스는 곧바로 산청 하동간 59번 국도로 들어선다.
남으로 기수를 돌리고 구불구불 산길(짧지만 마치 속리산 말티 고개 같다)을 힘겹게 오른 버스는 밤머리재에 도착한다.

 

밤머리재
이곳 웅석봉은 군립공원이다.
이곳에는 비포장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고
콘테이너 박스의 매점도 있다.
이 매점 뒤로 조그만 가파른 산길이 있는데
이 길은 왕등재로 하여 천왕봉으로 가는 길이란다.

 

도로 건너편에 웅석봉으로 가는 입구가 있다.
안내판이 있으며 각 구간의 거리 표시도 되어 있다.
정상까지는 약5.3km이고
정상에서 내리제까지는 4.8km이니
오늘 우리는 10.1km의 산길을 걸어야 한다.

 

입구에 들어서니 곧바로 된비알의 계단이다.
설치한지가 오래 되어 계단목들은 썩어있다.
선두 두 사람은 쏜살같이 계단을 올라 사라진다.
나는  산행기에 사진을 넣기 위하여

사진을 찍느라 맨 뒤로 쳐진다.

 

등산로 좌우에는 철쭉꽃이 만발하였다.
내가 어릴 적에는 진달래를 참꽃 또는 창꽃, 철쭉을 개꽃이라 했었다.
그 개꽃이 짙은 분홍빛을 듬뿍 머금고 탐스럽게 피었다.
또한 연분홍 빛이 감도는 철쭉이 간간이 나타나 신비스럽다.
이 철쭉을 경상도에서는 연달래라 부른단다.
나무의 크기는 사람 키 보다 훨씬 크다

우리 수원 광교산에도 이런 철쭉꽃이 있다.
상광교 법성사 뒤 등산로 주변과 정상인 시루봉 주변에서 볼 수가 있다.
또한 오래 전에 영암 월출산에서는 순백색의 철쭉꽃을 본 적이 있다.
햇빛을 받아 색깔이 선명한 꽃을 골라 셔터를 열심히 누른다.
기술이 없으니 많이 찍어 그 중에서 좋은 것을 골라야 되니까.

 

3분 여를 땀 흘리며 된비알 계단을 올라서면
계단도 끝나고 오르막도 끝난다.
이제부터는 적당히 비탈진 능선길이다.
뒤돌아 저 멀리 지리산의 천왕봉과 중봉이 조망된다.
이후로 계속 하산 할 때까지 천왕봉을 뒤돌아보거나
또는 건너다보면서 산행을 한다.

 

겨우네 듣지 못했던 새들의 지저귐도 반갑다.
특히 휘파람 새소리는 깊은 계곡에서  힘차게 들려온다.
900고지를 넘어서니 이름 모를 야생화들이 나타난다.
열심히 셔터를 눌러 된다.
철쭉꽃 색깔도 올라갈수록 연해지고 빛깔도 곱다.
바래봉이나 황매산이나 소백산처럼

군락을 이루지는 않지만

등산로 좌우로 정상까지 계속 이어진다.

 

왕재 못미쳐 그늘에 모여 앉아 점심을 먹는다.

아침을 김밥 한줄과 버스에서 나눠준 가래떡 두 개로 떼웠더니

허기가져 도저히 더는 못 가겠기에 일행들을 붙잡아 앉힌다.

왕재
왼쪽으로 선녀탕으로 내려가는 하산로가 있다.
소나무 사이로 천왕봉이 보인다. 카메라에 담아본다.
가파르게 올라서니 남동쪽으로 곧게 뻗은 장쾌한 능선이 이 능선과 연결된다.
가야할 정상도 시야가까이 들어오고,
산아래 산청 읍내가 평화스럽게 펼쳐지고,
대전 통영간 고속도로 위로 차들이 쌩쌩 달린다.

식후라 배가 불러 산행이 힘들다.

새싹들의 연두색 고운 빛깔에 취하며
느긋하게 산길을 걷는다.
정상이 가까워지니 키 작은 나무들,
땡볕 아래 흐르는 땀을 닦으며 정상을 향한다.
앞서 가던 산하 가족 김성기님을 만나 정담을 나누며

걷는다.

 

정상아래 헬기장
널따란 분지에는 노란 꽃이 만발하였고
꽃을 찾아 벌들도 많이 날아든다.
열심히 셔터를 누른다.
꽃에 앉은 벌을 찍고 나니 필름이 감겨 버린다.
아무리 배낭을 뒤져도 필름이 나오지 않는다.
아뿔사! 여유분이 있는 줄 알고 준비를 안 했네...

 

주목을 인공 조림하였다.
지금은 어리지만 몇 십 년 몇 백 년 후

좋은 군락을 이룰수 있도록 잘 자랐으면 좋겠다.

정상
길 양쪽에 봄꽃이 많이 피어 있다.
풀 속에 피어 있는 작은 철쭉이 더 선명하고 빛깔도 곱다.
약간 가파른 길을 올라서면 작은 암봉인 정상이다.
산불 감시 초소가 있다.

 

조망이 뛰어나다.
천왕봉을 비롯하여 지리산의 골골이 조망되고
철쭉꽃이 만발하여 물감을 뿌려 놓은 듯한 황매산이
서북으로 손에 잡힐 듯하며
산청 읍내가 산아래 펼쳐지고
고속도로가 시원스럽게 지나간다.
그 옆으로 경호강이 굽이굽이 흐른다.
이 물은 진주 남강을 이루고
다시 흘러흘러 낙동강이 된다.

 

정상 주위의 쓰레기를 줍는다.
다행히 이곳은 깨끗하다.
오늘부터 한국의 산하 패찰을 달고
쓰레기 봉투를 배낭에 달고 산행을 한다.

 

산이 좋아 산에 가면 산을 사랑하자
길이 아닌 곳은 들어 가지말고
풀과 나무를 보호하고
쓰레기를 버리지 말고

버려진 쓰레기는 주어 오자.

 

하산
단풍취나물이 지천이고
오른쪽 비탈면에는
이름 모를 노란꽃(사진을 찍지 못한 것이 아쉽다)이 군락을 이루는
급경사 내리막길을 10여분 내려오니
평탄한 작은 봉우리의 능선길이다.
십자봉 삼거리까지는 이런 길이 계속 된다.
굴참나무가 하늘을 가리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준다.
몸살기와 감기 기운이 있어 왕재부터 힘이 들었는데
이 곳에 오니 몸이 더 안 좋다.
일행 중에 약사 분이 계셔서
진통재 한 알을 꺼내준다.

 

십자봉(안내도에는 무명봉으로 표시된 것도 있음) 아래 갈림길에서
왼편의 내리제 방향으로 들어선다.
오른쪽은 아랫바람재나 어천으로 가는 길이다.
양쪽 모두 8-9부 능선에 길이 나 있다.
나중에 지나고 보니 십자봉 정상으로 통과 할 수가 있었다.
내리제 이정표가 넘어져 있어 똑바로 세워 놓는다.

 

안내도에는 암릉으로 표시 되어 있으나
작은 바위들이 길 주위에 있을 뿐인 암릉구간을 통과한다.

 

부서져 가는 헬기장을 지나면 급경사 내리막 계단이다.
다행히 숲이 울창하여 그늘이 시원하다.
이곳에도 휘파람 새소리가 들린다.
시작부터 지금까지 계속 저 새소리를 들으며 산행을 한다.

 

까마귀 두 마리가 우리 머리를 한 참이나 배회하며
울부짖더니 어디론가 날아간다.
아! 멋쟁이 우리 큰형님{우리는 독수리 사단(병력은 겨우 10여 명)장님이라 호칭함}
김성기님 왈
"우리 산행 축하 비행이여!"

 

선녀탕 갈림길(임도)
날머리가 가까워지니
고속도로의 자동차 소음이 크게 들린다.
임도가 나오고 이정표가 있다.
이정표 아래는 쓰레기가 잔뜩 쌓여 있다.
리어카 한 대 불량은 되겠다.
담아올 엄두가 나지 안는다.
임도를 따라가면 선녀탕(2km)이다.

 

임도를 건너 리본이 많이 달려 있는 길로 내려선다.
밤나무 밭을 지나고
우측 언덕에 작은 녹차 밭이 있는
내리막길 끝머리에 저수지가 있다.
맑은 물이 가득 담긴 작고 아담한 저수지다.
저수지 위 계곡에서 발을 담그고
산행을 마무리한다.

 

뒷풀이
매점이 없어
민박집에서 소주와 맥주로 뒤풀이를 한다.
인심 좋은 경상도 아지메가
내어 주는 무공해 배추김치 맛이 일품이다.

 

수원에 도착한 독수리 사단 몇 명은
부사단장 "화려한 백수" 문 화백님의 주선으로
횟집에서 마지막 날개 짓을 하고
둥지를 찾아 날아간다.

      등산로 입구

    

       힘겹게  한 발짝 한 발짝...
 

  철쭉 -1-
 

      철쭉 -2-
 

    뒤돌아 본 밤머리재
 

        철쭉 -3-  (산청읍네가 희미하게)    
 

    지리산 천왕봉과 중봉이...
 

     화사한 연달래

 

    뾰족봉우리가 가야 할 웅석봉 
 

    가느다란 줄기에서...

     정상의 철쭉은 아직...

 

      산아래 산청 시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