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팔공산(八公山, 1193m), 대구시, 경북 경산시, 영천시, 군위군


산행일자 : 2005년 5월 5일 (일요일 )
날씨 : 맑음

참가자 : 총 34명 (창원51 회원 11명 + 대구 51산악회 회원 23명)


산행코스 :

       수태골 휴게소 →  팔공산 동봉(1167m)  →  공산폭포 → 수도사 → 치산 시설지구


구간별 산행시간 :

      수태골 휴게소 - 1시간 35분 - 동봉/서봉 갈림길 - 10분 - 마애약사여래좌상 - 20분 - 동봉정상 - 5분
      - 약사여래입상 -
15분 - 갈림길(우측으로) - 1시간 30분 - 공산폭포 - 20분 - 수도사

총 산행 시간 : 약 4시간 20분 ( 점심시간 제외)


참고 산행지도

(그림 누르면 확대)




다른 참고자료 (산행지도, 코스, 산행기 등) : 아래자료에서 대구경북 지역 "팔공산" 참조


팔공산 소개

 

팔공산(1,193m)은 대구와 군위, 영천, 경산을 경계하는 우리나라 명산 중의 하나이다. 태백산맥의 남단에 자리하고 주봉인 비로봉을 중앙에 두고, 동쪽으로는 동봉(1,167m)과 인봉(897.6m), 관봉(갓바위)을 향해 반원을 그리며 산줄기를 뻗어 나아가고, 서쪽으로는 톱날바위, 파계봉, 파계재를 넘어 여기서 다시 북서쪽으로 꺾어져 멀리 가산을 거쳐 다부원의 '소아현'에 이르고 있다.

  

팔공산은 부악, 공산, 동수산이라 불리다가 고려 때부터 현재의 이름으로 굳어졌다고 전하는데, 고려 태조 왕건이 신숭겸 등 그의 충복 8명이 이곳에서 견훤과 맞서 싸우다가 전사하자 그들을 추모하는 뜻에서 팔공산이라 이름지었다고 한다.

  

팔공산은 산기슭 곳곳에 동화사, 파계사, 은해사, 수도사, 염불암, 성전암, 백년암 등 크고 작은 사찰이 자리잡고 있는 데에서 엿볼 수 있듯이, 예로부터 경북도민들에게는 불교신앙지로서 신성한 산으로 여겨오는 곳이다. 이와 함께 팔공산은 은해사 거조암 영산전(보물 제14호), 군위 삼존석불(보물 제109호) 등 많은 보물을 간직하고 있는 문화 유적지로도 이름높다.



산행로 메모와 사진


오늘 산행의 들머리는 수태골 휴게소이다.

비교적 빠른길로 동봉에 올랐다가 수도사로 내려가는 치산계곡의 늦봄 정취를 여유롭게 즐기기 위함이다.

또한, 가는 날이 마침 부처님 오신 날인지라, 동화사나 파계사, 갓바위 방면은 상당히 복잡할 것으로 예상했다. 

  

수태골입구를 지나 한 30분을 오르면 죽죽 뻗어오른 송림아래 넓은 쉼터를 만나고,
곧 이어 가파른 암벽등반 코스를 옆으로 지난다.

여기서 10분 정도 가면 산행로 옆에 전망 좋은 바위를 만난다.
들머리에서 한 40분 정도 올라왔으니 잠시 쉬어가기 좋다.

  

전망바위에서 본 5월의 팔공산 신록 (사진 누르면 확대)

  

  

곧 이어 갈림길 (수태골 2.7, 동봉 0.8, 스카이라인 1.4, 염불암 0.7)을 지나고,
다시 동봉과 서봉으로 갈라지는 갈림길(수태골 3.2, 동봉 0.3, 서봉 약사여래좌상 0.8)을 만난다.

갈림길에서 서봉방향으로 평평한 길을 10여분 가면 팔공산 마애 약사여래 좌상이 있는 언덕이 나온다.

  

  

팔공산 마애약사여래좌상 (八公山 磨崖藥師如來坐像) 소개

 

이곳 절벽에 새겨진 이 불상은 통일신라때의 마애약사불상이다. 연꽃대좌 위에 앉아 불꽃무늬에 휩싸인 이 불상은 민머리칼의 머리 위에 큼직한 육계, 세련되고 단아한 이목구비, 탄력있고 우아한 얼굴과 어깨의 둥글고 탄력감나는 표현, 잘쑥한 허리와 무릎에서 밖으로 내려뜨린 오른손과 무릎 위에 얹어 약그릇을 들고 있는 왼손의 세련성 등은 이상적인 사실양식을 나타낸 것이다. 광배(光背)는 두신광(頭身光)과 불꽃무늬의 거신광(擧身光)으로 구성되었는데 연꽃무늬와 당초무늬가 유려하면서도 정교하게 새겨졌다... 이처럼 탄력적이고 세련되며, 우아하고 화려한 사실주의 양식의 걸작으로 병고에 허덕이는 수많는 중생들의 돈독한 믿음을 받았던 약사불상이라 하겠다. (대구광역시 유형문화재 제3호)

  

  

팔공산 마애 약사여래 좌상

 

 

약사여래좌상 언덕에서 본 서봉 모습

 

 

약사여래좌상 언덕에서 본 동봉(1167m) 모습

 


  

왔던 길을 되돌아 한 20분 와서, 가파른 나무계단을  타고 동봉에 오른다.

동봉의 높이는 자료마다 좀 다르나, 정상석에는 1,167m라고 선명하게 적혀있다.

팔공산 정상인 비로봉(1,193m)는 통신시설인지 뭔지가 있어서 접근이 통제되어 있다.

  

팔공산 동봉 (1167m)

 

 

팔공산 정상부의 통신시설과 팔공산 정상 비로봉(1193m, 오른쪽)

 


동봉 바로 아래에는 석조 약사여래 입상이 있다.
아까 본 불상과 같은 약사여래불인데 그 쪽은 좌상이고, 여기는 입상이다.


팔공산 동봉 석조약사여래입상 (八公山 東峰 石造藥師如來立像)은...

 

이 불상은 팔공산 주봉에서 서봉으로 가는 도중 능선상에 돌출된 큰 암석에 반양각으로 조각한 약사여래입상이다. 전체 높이가 6m에 달하는 거대한 것으로 소발(素髮)의 머리와 얕은 육계를 가졌다. 두 볼은 풍미하여 입가에 약간의 미소를 띤 것과 잘 조화되어서 자비스러움을 느끼게 한다. 직립한 발끝은 노출되었고 발가락의 조각도 뚜렷하다. 오른팔은 안쪽으로 늘어뜨렸으며 자연스럽게 달린 다섯 손가락은 고르지 않은 조각기법을 보이고 있다. 왼팔은 가슴 앞으로 올려 장지를 엄지에 구부려 지물(持物)이 있는 듯이 보이나 확실치는 않다. 그리고 광배 또한 두광이 있는 것 같이 보이나 마모가 심해 확실치 않다. (대구광역시 유형문화재 제20호)

  

  

동봉 약사여래 입상 (정면과 옆면)

 


 

하산은 공산폭포와 수도사 방면으로 갔는데, 약사여래 입상에서 15분쯤 가다가 나오는 갈림길에서 직진하지 않고, 오른쪽으로 내려가는 소로를 택했다.

여기서 부터는 외길이므로 길 찾기는 쉽다.

  

몇 십분 내려가면 계곡을 따라 나무가 우거진 산행로를 여유롭게 걷는다.
경사도가 별로 없는 탓에 산행시간은 꽤 걸린다.

  

숲과 계곡이 잘 어우러진 길

  

  

가다가 갈림길(팔공폭포 0.5, 신령재 2.4, 동봉 5.0, 진불암 2.5, )을 지난다.
여기서부터는 계곡이 더 넓어지고, 경치도 유명한 어떤 산 못지 않다.

  

넓은 암반위로 흐르는 치산계곡 물길을 따라


 

동봉에서 하산하여 슬금슬금 경치 구경하면서 내려오면 약  두시간 만에 공산폭포 위쪽입구에 도착한다.
여기서부터 시멘트 임도가 시작하고, 차 몇대 주차할 공간도 있다.

여기서부터 동봉까지는 4km, 수도사까지는 1.5km라는 이정표가 있다.

임도옆으로난 소로로 잠시 들어가면 공산폭포 위쪽이 나온다. 

폭포구경을 잠시하고 나와 임도로 10분쯤 내려가면 공산폭포 아래쪽 입구가 나오는데 폭포를 볼려면 제법 안쪽으로 들어가야 한다.

이정표에는 팔공폭포, 안내판에는 공산폭포라고 적혀있고.. 일명 치산폭포라고도 한다는데 어는 하나로 통일했으면 좋겠다.

  

  

팔공산 공산폭포 소개

 

영천시 신령면 치산리 소재 수도사에서 계곡을 따라 약 1.5km 지점에 자리잡고 있으며 일명 “치산폭포”라고도 한다. 팔공산 남쪽과 서쪽을 에워싸고 있는 광활한 일대의 원시림지대에서 흘러 내리는 이 폭포는 3단으로 총 연장 60m, 높이 30m, 폭 20m 정도로 팔공산에 산재해 있는 폭포가운데 가장 낙차가 크고 낙수물이 풍부하며, 계곡의 맑은 물과 주변의 산세와 조화를 이루어 경관이 좋다.

  

공산폭포 (팔공폭포, 치산폭포)모습

  


공산폭포를 지나서부터는 계곡물이 제법 많아진다.
가족들  유원지나 소풍장소로 좋은 곳도 많다.

  

치산계곡 유원지

 

 

폭포에서 20여분 동안 시멘트길을 따라 내려오니 수도사에 도착했다.
마침 4월 초파일 부처님 오신 날이라 절 경내가 연등으로 화사하게 치장되어 있다.

요즘 북핵문제, 매끄럽지 못한 대미, 대일 관계로 어수선한 시절에 "부처님 마음으로 인류평화 성취"가 되기를 바래본다.

  

부처님 오신날의 수도사


산행 후기  (창원51s)


신록을 바라다보면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즐겁다.

내 나이를 세어 무엇하리 나는 지금 오월 속에 있다.

연한 녹색은 나날이 번져 가고 있다.

어느덧 짙어지고 말 것이다.

머문 듯 가는 것이 세월인 것을.

유월이 되면 "원숙한 여인"같이 녹음이 우거지리라.

그리고 태양은 정열을 퍼붓기 시작할 것이다.

밝고 맑은 순결한 오월은 지금 가고 있다.

  

-피천득의 "인연-오월"중에서

 


새벽 4시 50분.... 알람소리에 잠을 깬다.

제일 먼저, 전날 미리 준비해 놓은 전기밥솥의 스위치부터 눌러 놓고...
세수를 하고...
등산 준비물을 챙기고..

이른 아침 출발은 항상 마음이 바쁘다., 어쩜 시간이 이리도 잘 가는지?..


6시.... 약속 장소엔 모두 집합이다.
우리가 꼴찌?


YH님은 다른 용무로 한발 먼저 대구로 출발하시고,
열명의 회원이 두대의 차에 남녀 구별 확실(?)하게 해서 대구로 향했다.

 

선택의 여지(?)없이 현풍 휴게소에서 아침 식사를 한다.
비빔밥의 밥은 싸늘하게 식어있고, 나물 또한 오래 보관된 냉장고 특유의 냄새까지 난다.
꾸역꾸역 맛없는 비빔밥을 먹고있는데, 난데없이 배식구에 몇 명의 아저씨들의 항의의 목소리가 요란하다.
아마 버스 기사님들인 모양이다.
동감하지만, 너무 시끄럽다.

 

8시 30분.... 범어동 검찰청앞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약속 장소로 가니, 대구 동기들이 반갑게 맞이한다.
미리 대기해 있는 버스에 올라 팔공산으로 출발한다.

고등학교까지 대구에 살았지만, 차창밖으로 지나치는 시가지 풍경들이 낯설기만 하다.

찹쌀떡과 오렌지를 준비한 대구동기님들의 따뜻한 배려에 고맙기도 하고 ...
바쁘게 왔다는 핑게로 빈손으로 온게 어째 영~ 미안스럽다.

 

이곳 팔공산 자락이 고향이라는 동문님의 팔공산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으며 도착한 곳이 어느새 수태골입구다.

화창한 햇살아래 신록은 푸르다 못해 눈이 부신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산을 오르며 마주치는 사람들이 대구 동기분인지 아닌지 가끔 구분이 잘 가지 않는다.
먼저 인사를 받는 순간엔 괜히 검연쩍다.
미처 못 알아보고 안면몰수했으니 ...

"창원은, 여성회원들이 월등한가봅니다?"

"뭘요,,,먼저 출발했으니 앞장 서서 갈밖에요."

 

동봉 서봉 갈림길에서 잠시 갈등이 생긴다.
바로 동봉으로 오르것인가? 아님 서봉쪽으로 0.8Km 거리의 약사여래좌상을 보고 다시 내려올것인가?
힘은 들지만 이곳까지 왔는데 안 보고 갈수는 없지않은가..

 

또다시 힘을 내 보지만 오르막의 숨참에 잠시 잠깐 후회도 된다.


약사여래좌상을 둘러보고 다시 갈림길로 되돌아 와서 동봉을 향해 다시 오른다.


동봉 300m 전, 넓은 안부에는 석조 약사여래입상이 커다란 바위에 새겨져 있다.
다소 못 생기고 순박한 모습이 오히려 정겹다.


수많은 나무 계단을 밟고서야 드디어 동봉!!

몇 장의 기념 사진을 찍고 다시 안부로 내려서서 오른쪽 하신길로 접어 든다.

팔공산 주봉인 비로봉은 통신시설 등으로 입산 금지라 먼 발치에서 잠시 감상만 해 본다.


하산길 적당한 곳에서 점심 식사시간...
약간(?)의 술과 유쾌한 웃음으로 하루의 피로가 싹 가시는듯 표정들이 밝다.


수도사 못미처 공산 폭포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산행을 마감했다.


뒷풀이

 

산행후 팔공산 자락, 이곳이 고향인 동문의 고향집에서 저녁식사를 하였다.
자연스러운 시골집 분위기가 마치 어린 시절로 돌아간듯 하다.


커다란 가마솥, 두껑덮인 우물, 옛 무기창고로 쓰였다는 터널, 나란히 땅에 묻힌 김치독, 멧돌...
마당가에는 아직 채 피지는 않았지만 목단꽃보우리가 탐스럽게 매달려 있고, 미나리, 부레옥잠, 연...
모든게 옛 향수를 느끼게 해준다.


너른 마당 한쪽에 커다란 드럼통에는 불길이 훨훨 탄다.
미리 준비해 온 밀대를 잡고 불위에서 돌려가며 그을린다.


새까맣게 그을린 밀이삭을 양손바닥에 놓고 부비다 후욱~ 불면 진녹색의 밀알만 남는다.
아직 밀알이 덜 여물어 아쉽긴 하지만, 쫀득쫀득 고소한 그을음 냄새가 일품이다.

난생 처음 경험해 본 밀싸리


시끌법쩍, 왁짜왁짜...
50대 중반의 아저씨들이 마치 까까머리 소년들 같아 귀엽기도(^ ^*)하고 우습다...
동창이란 만나면 그때 그시절의 동심으로 돌아가는 것일까?


푸짐한 닭백숙으로 저녁을 잘 먹고...

우린 검찰청앞 주차장에서 대구 동기회와의 합동 산행의 하루를 마감했다.


살가운 정을 나눠주신 대구 동기 산악회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덕분에 팔공산 산행 잘 하고, 즐거운 추억 한 자락 간직하고 돌아왔다.